인제군 북면
십이선녀탕 계곡에 찾아온 가을
탐방일 : 2017.10.16 / 묵은지
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 계곡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내설악에 있다. 내설악은 설악의 계곡미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백담계곡, 수렴동계곡, 구곡담계곡, 가야동계곡, 십이선녀탕계곡, 용아장성, 귀때기골 그리고 장수대지역의 대승폭포, 옥녀탕 등 계곡마다 산세가 빼어나고 아름답다. 계곡의 갈래가 다양하므로 등산코스도 그만큼 많다.
내설악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십이선녀탕계곡은 대승령(1260m)과 안산(1430m)에서 발원하여 인제군 북면 남교리까지 이어진 약 8km 길이의 수려한 계곡으로 한국 산수미를 이해하는 관문이자 첩경으로 꼽힌다. 산중미인이랄까, 설악산에서도 최고로 아름다운 계곡으로 손꼽히는 십이선녀탕 계곡은 "지리곡 (支離谷)", "탕수골" 또는 "탕수동 계곡(湯水洞溪谷)"으로 불렸다. 그러던 것이 50년대 말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다.
인제∼고성간 46번 국도변인 남교리에서 남동쪽으로 북천을 지나 12㎞ 지점에 있는 십이선녀탕 계곡의 가을 단풍은 매혹적이다. 이 계곡에는 단풍나무. 전나무. 박달나무. 소나무 등 거목이 우거져 있어 계곡의 모습이 황홀하기 그지없다. 폭포와 탕이 연이어진 이 계곡은 가을의 단풍 산행으로 인기 있지만 연중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남교리에서 출발해 계곡을 타고 오른다. 남교리 매표소에서 4km지점 십이선녀탕 입구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이곳에서부터 우거진 숲속으로 암반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은 바위를 깎아 내리며 탕을 만들고 탕마다 넘치는 물은 폭포를 이룬다. 전형적인 V자 협곡인 십이선녀탕계곡은 물을 건너는 곳마다 철다리가 놓여 있다.
폭포 밑에서 소용돌이치는 곳을 탕이라고 하는데, 이는 물줄기가 암석에 떨어짐에 따라 일어나는 수은작용(水銀作用)에 의한 것이다. 응봉폭포에서부터 계곡은 폭포와 탕이 연속된다. 구슬 같은 푸른 물이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른다. 울창한 수림과 어우러진 계곡미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넓은 반석 위에 두터운 골이 일곱 번 굽이쳐 흐르며 신비로운 물소리를 들려주는 칠음대, 칠음대를 지나 10분쯤 가면 아홉 번이나 굽이쳐 흐른다는 구선대에 이른다.
십이선녀탕은 8km의 십이선녀탕 계곡 중간 지점에 있다. 산악미의 전형을 보이는 십이선녀탕은 옛말에 탕이 열두 개나 된다고 하여 또는 밤에 열두 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만 실제 탕은 여덟 개밖에 없다. 첫 번째 탕에서 20여분 오르는 동안에 여덟 개의 탕과 여덟 개의 폭포를 뚜렷이 볼 수 있다.
이들 탕들은 장구한 세월을 거치며 하상작용에 의해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그 모양이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그중 폭포아래 복숭아 형태의 깊은 구멍을 형성하고 있는 일곱 번째 탕인 용탕 (일명 복숭아탕)이 백미로 꼽힌다. 폭포와 용탕의 진면목을 보려면, 철 구조물을 잡고 가파른 언덕을 올라야 한다.
남교리 매표소에서 용탕(복숭아탕)까지 4.2km 거리는 산책코스 정도로 등산로가 비교적 평탄하여 용탕까지 갔다가 내려오기도 한다. 우리는 일행 중에 교통 약자가 있어서 애초부터 용탕까지 오르기로 하였으므로 용탕의 멋진 모습을 감상하고 다시 되돌아 나왔다. 여유 있게 걸어 왕복 약 4시간 정도가 걸렸다.
욕심을 부려 두문폭포까지 오르기로 한다면, 용탕 옆으로 가설된 가파른 철 계단을 올라 계곡을 따라 1시간 30분 정도 오르면 물줄기 시원한 두문 폭에 닿게 된다. 물을 건너는 곳마다 많은 철다리가 놓여 있으나, 전형적인 V자 협곡이므로 폭우가 내린 경우에는 상류까지 올라가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본격적인 등산이라면, 남교리에서 십이선녀탕 계곡으로 올라 대승령을 거쳐 장수대로 하산할 수 있다. 걷는 시간 만 8시간 족히 걸린다. 중간에 쉬는 시간과 식사시간을 고려하면 최소 10시간 정도는 걸린다고 보아야 한다. 중간에 산장이나 대피소가 없으므로, 대개는 아침 일찍 남교리에서 출발하여 장수대까지 하루 일정으로 산행을 마친다.
<일행의 사진 모음>
탐방자 : 강상대, 김삼봉, 김성암, 남상학, 오용환, 우남일 6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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