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월간문학 신인상 수상작>
애기사과나무분재
류병구
무슨 죄를 얻었는지
여태껏 들어본 적이 없다
다 큰 것 데려다가 철시로 결박한 채
주리를 틀어대던 남정의 입가에
야릇한 미소가 아렴풋 스쳐갔을 뿐,
생살 파열하는 아픔에도
통성(痛聲)할 기력도 없었다
골수에 맺힌 통한 다 묻어버리고
가슴 풀어 젖힌 채
고분고분 체념한지도 오래…
설늙은이 그럭저럭
비석팔자*로 살다마는 건데,
그래도
삼신할미가 애처롭게 여겨
염소똥 같은 새끼들을
올망졸망 달아 주었다
후터분한 바람 맞으며
저들끼리 한여름을 깨문다
* 碑石八字 : 생전에 벼슬 하지 않은 사람의 아내 묘비명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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