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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문화일반

오세영(OH SEA YOUNG) 개인전 "심성의 기호"

by 혜강(惠江) 2016. 5. 16.

 

오세영(OH SEA YOUNG) 개인전

 

"심성의 기호"

 

 

  일시 : 2016. 5.12(목)~5.19(목)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

 

 

 

 

 

  

 참 오랜만에 오세영(吳世英, OH SEA YOUNG) 화백과 전화통화를 했다. 15년 전쯤, 명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난 뒤로 오랜만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예나 변함없이 차분하게 가라앉은 소리로 친근미가 넘쳐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던 중 마침 개인전 기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전시장인 예술의전당으로 달려갔다.

 

 

 

 

 

 

 

 오 화백은 이번 전시회에서 이런 화두를 던졌다.  " I am that I am 나는 나다. 60년 그림과 함께 한 나의 셍(生). 결국 점 하나 찍고 선하나 긋고 보니, 바로 그것이 내 마음의 거울처럼 와 닿는다. 또 이제 다른 뭐가 있겠는가"

 

  전시장 입구에 걸린 그의 이 말은 60년간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제 나름대로 자신의 세계에 도달했다는 고백일 것이다.  점과 선이 그려낸 그의  작품은 화가 인생을 통하여 찾아낸 그의 독특한 작품의 경지였던 것이다.  그는 2014년 그의 일생의 화업이 담긴 화집 <오세영 화업 55년 기념화집>을 발행하며 이렇게 말했다.  " 영원한 보헤미안 오세영이 이제 둥지를 틀고 안주하려 한다. 코뿔소처럼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77년의 긴 세월,  이제 종신의 나이 막바지에 끝없이 그림 그리기에만 몰두한 55년간을 회고하니 기고만장한 한편의 인간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순간순간마다 살얼음을 걷는 스릴 있는 인생을 영위해  온 나 자신이었다."며, 자신을 아끼고 후원해준 국내외 여러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오 화백은 서울대 회화과, 홍익대학원 공예과, 미국 뉴욕 PRATT대학원 회화과와 필라델피아 펜실베니아 아카데미 오부아트 회화과를 졸업한 우리나라 대표 서양화가이자 판화가이다. 오 화백은 196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에서 각종 단체전과 개인전을 통해 다양한 표현기법을 선보이며 한국화단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작품은 영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스페인과 국내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예술의전당 등 전문 갤러리와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등 전 세계 24곳에 전시되고 있을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 화백은 올해 78세를 맞이했으면서도 열정적으로 창작한 그의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뜨거운 창작열과 도전정신의 소유자였다. 그의 실험정신이 응축된 결과가 2000년대 이후 <심성의 기호> 연작을 탄생시킨 것이다.

 

 

 

 

 

 

 

 

 

   '심성의 기호' 시리즈는 사회와 문화 그리고 예술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를 한국의 정신성을 상징하는 태극의 괘를 소재로 하여 범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동양철학을 다양한 형상으로 화폭에 담아내 독창성을 보여준다. 오 화백은 토기나 태극의 괘를 연상시키는 '심성의 기호(Sign of Mentality)' 시리즈, 올오버 풍의 '진상' 시리즈, 전체 화면을 색면으로 나눈 '성(城)' 시리즈의 회화로 유명하다. 또 유화, 판화, 드로잉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면서 개성 있는 조형세계를 열어가면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캔버스에 다양한 색상의 안료를 바르고 마지막에 황톳빛 안료로 덮은 뒤 긁어내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작품 속 황톳빛 표면을 자세히 보면 황토색뿐만 아니라 여러 색을 품고 있다. 작품 내 빗살무늬토기 표면처럼 표현된 부조적 마티에르는 초기 작업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작가의 서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반도를 면면히 지켜온 금빛 빗살무늬의 찬란하고도 영광된 역사의 물결 그 발자취들의 웅혼한 정신이 배어 나온다.

 

 

 

 

 

 

 

 

 

 

 

  김광명 숭실대(예술철학) 교수는 오세영의 예술세계에 대하여 “단색적인 이미지로서의 ‘심성기호’”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피력하고 있다.

 

  "작가 오세영(1938~)은 자신의 예술가적 삶을 통해 지적 호기심과 미적 상상력이 충만한 궤적을 우리에게 잘 보여주고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 실험과 표현 기법을 연구해 오고 있는 그에게 이번 전시는 오늘날 재평가되고 재음미 되고 있는 단색화 회화와 어떻게 서로 연관되고 있으며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닮고 있는가를 고찰하려고 한다. 다시 말하면 단색화적 바탕 위에서 심성의 기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대체로 70년대 한국미술의 기조를 모노크롬 회화양식과 그 정신성에서 찾지만, 오세영 작품의 과거에 미리 잉태되어 있으며, 또한 앞으로 전개될 미래에 과거를 한데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영은 작위적 의도를 숨기면서 단색의 화면이 스스로 말하게 하며 자연스러운 접근방법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색화적 바탕 위에서 심성의 기호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우리는 ‘그리는’ 행위와 ‘지우는’ 행위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물성에 담긴 정신성을 읽게 된다. ‘어떻게’와 ‘무엇’은 무관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속에서 ‘무엇’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다.

 

  오세영의 경우에는 변화를 무시하기보다는 변화 속에서 정체성을 찾는 쪽이다. 그는 남들이 하는 일의 전철을 밟지 않고 하고 싶은 작업을 자신의 방법대로 표현하는 작가이다. 이는 2000년 이후 지속해서 태극의 괘(卦)와 효(爻)를 해체하고 재구성하여 심성의 여러 모습을 기호를 빌어 드러낸 <심성의 기호>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오세영의 일관된 주제는 심성의 기호를 통해 기계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의 상호 화해를 모색하는 일이며, 단색 화면의 자연스러운 표출 가운데 인간 심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일이다. 여기에 미적 상상력에 기반을 두어 새로움을 추구하는 오세영의 다원적 접근이 엿보인다. 그럼에도 그 근거에는 단색조의 자연스러운 무작위와 무의도가 깔렸다. 삶을 통해 드러난 흔적은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고, 현재엔 우리 내면의 심성이 다양한 기호로 표출되며, 미래에 대한 염원으로 자리한다."

 

 

 

 

 

 

 

 

 

 

학력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수학, 홍익대학교 대학원 공예과 졸업

뉴욕 프랫대학원 졸업, 펜실베이니아 미술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수학

 

현재

한국미술협회 고문

뉴욕 오즈번 아티스트 그룹 부회장

필라델피아 판화가 그룹 이사

극동예술문화원 소장

대구카톨릭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약력

서울미술협회 서울미술대상운영위원회 심사위원장

미국 서부 롱비치 TVORI ART CENTER 미술관 관장(설립초대관장)

개인전, 초대전 포함 70여 회

 

   미술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저 그의 노력과 그가 다다른 경지가 위대할 것이라는 추측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작품이 나타내는 미적 감각과 심오한 경지를 어찌 알 수 있겠는가? 그의 예술을 향한 집념과 열정에 감복할 뿐이다.  전시장은 한가한 시간이라 전시된 작품을 둘러본 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여유롭게 기념촬영까지 했다. 사모님까지 뵐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헤어지는 자리에서 오 화백은 내게 일생의 화업이 담긴 화집 <오세영 화업 55년 기념화집>에 손수 사인을 해서 선물로 주었다.  400쪽의 두터운 화집은 들고 올 수 없을 만큼 무거웠다. 그리고 전시장을 떠나는 내게 춘천에 있는 작업실로 놀러오라고 했다. 그의 친절과 환대는 그가 본래부터 가진 친화력에 따른 것으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작가 주소 :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원창리 오세영미술관(연락처 010-8337-3069)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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