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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세빛섬, 서울의 랜드마크를 꿈꾸다.

by 혜강(惠江) 2015. 2. 13.

 

세빛섬 서울의 랜드마크를 꿈꾸다.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과 둔치와 연결된 '예빛섬'으로 구성


 

글·사진 남상학

 

 



 
세빛섬은 서울 한강 반포지구 한강에 떠 있는 인공섬이다. 서울시민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아름다운 한강의 정취를 느끼고 삶의 여유를 즐기길 원하는 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결실을 맺었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인 2006년 시민들의 상상과 제안을 정책으로 실현하자는 의미에서 만든 '천만상상 오아시스' 창구에 재미있는 제안이 올라왔다. 한강에 인공섬을 띄우자는 것이었다. 오 전시장은 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강에 인공섬을 조성해 소형 이벤트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했다. 하지만 이 소형 인공섬 조성사업이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핵심사업으로 부상하면서 한강 위에 세계 최대 규모의 3개의 인공섬을 띄우겠다는 초대형 사업으로 확대됐다. 서울시가 총 1390억 원을 투입해 9995m2 규모로 조성한 수상 인공섬은 '세빛 둥둥섬'이었다.

  하지만 곧 문제가 발생했다. 2008년 최초 사업시행자이자 최대주주였던 C&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선언, 그해 12월 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후 서울시는 새로운 사업자 선정에 나섰지만 난항을 겪었고 결국 초기 50억 원이던 사업비는 1,390억 원까지 늘어나게 됐다. 다행히 효성이 새로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다시 활력을 찾나 싶었지만 2011년 9월 완공되었다. 

  그러나 2011년 11월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이후 전시행정으로 지적되면서 사업 재검토가 시작되었고 2012년 7월에는 임대사업체 비리, 부실설계·시공에 따른 감사, 운영사 선정 문제 등으로 ‘총체적 부실 사업’으로 규정되어 폐장했다. 결국 개장이 미뤄지면서 세빛섬은 '한강의 흉물' '세금 둥둥섬' '전시행정' 등의 지적을 받았다.

   3년간 방치돼 있던 세빛섬은 2013년 9월, 서울시와 (주)효성이 운영을 정상화히기로 합의했지만 지난 8년간 흉물로 방치돼 있던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목표로 지어졌지만 개장하기도 전에 각종 오명을 쓰게 된 '세빛 둥둥섬'은 이미지 개선이 필요했다. 때문에 이름부터 '세빛섬'으로 변경했다. 3개의 빛이 한강에 둥둥 떠 있다는 의미로 '세빛 둥둥섬'으로 명명됐지만 '둥둥'이란 명칭에서 표류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느껴지는 만큼 이를 빼기로 한 것이다. 각종 우여곡절 끝에 새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세빛섬은 2014년 10월 15일 전면 개장했다.

  세빛섬은 비슷한 유형의 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강의 자랑거리로 내세우기에 충분하다. 외국에도 독일 하노버와 로스톡, 오스트리아 그라츠 등에 유사 사례가 있다고 하지만 세빛섬은 일단 시설과 규모에서부터 남다르다. 3개의 섬을 연결한 설계구조에서부터 아트갤러리의 초대형 수상 스크린에 이르기까지 이용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건축학적으로는 대단히 특이한 구조를 자랑하는데, 물 밑으로 인공섬을 고정시키는 구조재가 없이 와이어로만 묶여 있어, 각 섬이 단독으로 물 위에 떠 있는 구조이다. 세빛섬의 특이한 매력은 세계인들에게도 주목을 받아 올해 3월 30일,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의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한강 반포대교 남단 수상(水上)에 꽃을 형상화하여 조성된 인공섬 세빛섬은 '가빛섬' '채빛섬' '솔빛섬' 3개 인공섬과 둔치와 바로 연결돼 있는 '예빛섬'으로 구성돼 있다. 한강 위에 총 9,209㎡(브릿지 포함 9,995㎡) 크기로 지어진 세빛섬은 행정상 '선박'으로 분류된다.

  세빛섬 중 가장 큰 규모인 '가빛섬'은 연면적 5478㎡에 높이 27m로 3층 건물로 가장 먼저 개장했다. '가빛'이란 고급스럽고 우아한 빛이 가득하다는 뜻으로, 건축물도 활짝 핀 꽃 모양을 형상화했다. 1층에 올라(OLA)라는 레스토랑과 CNN 카페가 있고, 2층에는 국제회의, 결혼식 등 700여 명까지 수용이 가능한 행사를 치를 수 있는 플로팅 아일랜드 컨벤션(FIC 컨벤션) 이 있다. 500석 규모 화이트 돔형의 컨벤션홀 단상 뒤편은 전면 유리로 한강과 푸른 하늘이 드러나 보인다. 컨벤션에서는 웨딩뿐 아니라 평일에는 패션쇼, 자동차 런칭쇼, 국제회의, 기업연회 등도 진행된다. 그리고 한강의 아름다운 조망과 이국적인 정취를 연출하는 3층의 VISTA PUB에서는 브런치부터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과 세계 생맥주, 칵테일, 와인을 선보인다. 

 


 
  ‘가빛섬’ 브릿지 난간에는 꽤 많은 ‘사랑의 자물쇠’가 걸려 있다. 젊은 연인들이 사랑의 증표로, 혹은 소원의 뜻으로 매단 것이다. 그 옆에 ‘채빛섬으로 가는 브릿지 입구 의자 옆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기 위해 세워둔 순록의 몸통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산타할아보지는 간 곳이 없고. 

 

 

 


  '채빛섬'은 3419㎡ 크기에 높이 21m, 3층 건물로 이루어졌다. 피어나는 꽃봉오리 모양을 형상화했으며 '채빛'이라는 이름엔 밝고 화려하고 즐거운 빛이 가득하다는 뜻을 담았다. 2·3층엔 고품격 수상뷔페레스토랑 ‘채빛퀴진’이 있다. 이곳 뷔페의 가격은 주중 점심 가격이 1인당 2만9,000원, 저녁의 경우 5만5000원이다.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긴 부담드러운 가격이다. 그래서인지 점심 때 오는 손님 대부분은 강남에 사는 돈 있는 아줌마들이다. 한강이 보이는 창가 쪽 자리는 일찌감치 예약이 차 있다고 했다. 

 

 



  '솔빛섬'은 꽃의 씨앗 모양을 형상화했다. 보기 좋고 훌륭해 본보기가 되는 빛이라는 뜻의 솔빛섬은 1098㎡ 크기에 높이 13m로 이뤄진 2층 건물이다. 한강을 배경으로 각종 전시회, 행사등을 통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을 수 있는 돋특하고 특별한 공간이다. 1·2층이 전세관으로 돼 있으며 각종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빛섬 왼쪽에 있는 미디어아트 갤러리 '예빛섬'은 재주와 예능을 나누는 섬이다. 다양한 영상 콘텐츠부터 콘서트, 무대행사 등을 즐길 수 있는 미디아 아트갤러리인 셈이다. 대형 LED 스크린과 수상무대를 활용하여 한강변에 마련된 계단식 객석에 앉아 무대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손에 닿을 듯 선상에 있는 듯 탁 트인 한강 조망. 호텔과 리조트를 섞어 놓은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 세계 최대 인공섬 세빛섬은 밤이 되면 인공섬마다 색색이 불빛이 켜져 눈이 황홀해진다. 저녁엔 그야말로 환상적인 한강의 야경을 선사한다. 더구나 세빛섬과 함께 서울 반포대교에 설치된 달빛무지개분수를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반포대교 570m 구간 양측 총 1천140m에 380개 노즐을 설치해 수중펌프로 끌어올린 한강물을 분당 190톤에 달하는 물을 약 20m 아래 한강 수면으로 떨어뜨린다. 조명 200개가 아름다운 무지개 모양의 야경,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지만 아직도 접근성에 대해서는 지적이 이어진다. 걸어가려면 지하철 3·7·9호선 고속버스터미널역 5, 6번 출구로 나와 올림픽대교 지하보도로 지나면 한강공원 반포지구 잠수교 옆에 세빛섬이 떠 있다. 세빛섬과 고속버스터미널역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있지만 40분 간격으로 운행해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 고속터미널역에서 세빛섬까지 가는 시내버스는 405번과 740번 2개 노선밖에 없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되지만 성수기에는 한강고수부지 내 주차장을 이용하기가 힘들어 주차가 어렵다.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다시 돌아갈 때도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데 택시가 없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세빛섬이 천만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공의 공간'이 되기 위해선 구체적인 세빛섬 공공성 확보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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