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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조선 명의(名醫) 허준박물관을 찾아서

by 혜강(惠江) 2014. 12. 13.

 

강서구 가양동

 

조선 명의(名醫) 허준박물관을 찾아서

 

 

·사진  남상학

 

 

 

* 도로쪽의 박물관 입구(1층) *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있는 허준박물관을 찾았다. 허준박물관은 서울특별시 강서구가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체계화한 구암(龜岩) 허준(許浚)의 숭고한 인간애와 학문적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한 한국 최초의 한의학 전문박물관이다. 박물관은 허준이 《동의보감》을 집필한 곳으로 알려진 허준로 87(가양 2동 26-5번지) 일대 구암공원 안에 있다. 대지 면적은 1,725평, 건축면적은 543평, 전체면적은 1,190평이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의원이었던 구암 허준(1539, 중종33~1615, 광해군7)은 양천(陽川) 허씨로서 자는 청원(淸源), 호는 구암(龜岩)이다. 훈련원정 허곤의 손자, 용천 부사 허론의 아들로, 경기도 양천현 파릉리 능곡동 백석마을(현 서울시 강서굴 등촌2동)에서 태어났다. 조선의 양천은 지금의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에 해당하는 지역. 강서구의 구암공원 일대는 허준이 태어났고, 세상을 떠난 곳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대 최고의 명의(名醫)로 이름을 떨쳤으며, 질병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의 아픔을 덜어주고자 9종이나 되는 많은 의학서를 저술하였고 숭고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한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東醫寶鑑)』을 저술하여 한의학의 체계를 세워 동양의 의성(醫聖)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 복도에 걸린 허준의 초상화 *  

 

  이곳 허준박물관은 허준 선생의 다양한 자료뿐 아니라 모형, 영상, 터치스크린, 허준 체험 공간 등이 있어 한의학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한의학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은 900여 점의 한방 관련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단순히 보는 박물관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한방 음식전, 한방약재공예작품전, 약초표본전, 동의보감 특별전 등을 열어 한의학을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박물관 매표소를 지나 로비에 들어서면 곧바로 번 전시실인 3층과 연결된다. 1층에는 관리사무실과 기타 부대시설이 있고 2층에는 뮤지엄샵 및 시청각실과 휴게시설이 배치됐다. 로비에는 조선 시대 양천 고을의 모습을 재현한 미니어처 뒤로 양천 지역의 역사를 설명해놓은 커다란 안내판이 눈에 띈다. 삼국시대부터 오늘에 이르는 양천의 역사를 일별하고 계단을 본격적인 전시실이 이어진다. 


* 3층 로비에 전시된 허준의 연표 및 소개 *  

 


  3층은 영역에 따라 6개 전시실로 세분된다. 첫 전시실인 허준기념실은 허준의 일생, 허준 관련 유물, 《동의보감》 제작 과정 및 집필 모형, 허준의 저서와 한의학 관련 고서적, 허준과 한의학의 미래 등에 대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 허준기념실 입구 의료인 모형 *

 

*전시실 내부 *

 

 

  동의보감의 제작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동의보감》을 미처 완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조가 승하하자 당시 어의였던 허준은 책임을 지고 귀향길에 오르게 된다. 당시에는 왕이 설령 불치병으로 죽었다 하더라도 어의가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자 시절 허준의 도움으로 두창(천연두)를 치료했던 광해군이 허준을 유배에서 풀어준다. 그리고 1년 뒤인 1610년(광해군 2)에 허준은 《동의보감》을 완성해 광해군에게 바친다.

《동의보감》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시실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그전에 먼저 제목의 뜻부터 살펴보자. 《동의보감》의 ‘동의(東醫)’는 넓게는 동양의 의학, 좁게는 중국의 동쪽, 그러니까 조선의 의학을 가리키는 것으로서, 여기에 ‘보감(寶鑑)’을 붙인 것은 ‘다른 사람이나 후세에 본보기가 될 만한 귀중한 일을 적은 책’이라는 뜻이 되니, 《동의보감》은 ‘조선 의학의 정수를 담은 귀중한 책’이라는 의미이다.

 《동의보감》은 <내경편>과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등 5개 강목으로 이루어졌다. 이중 <내경편>은 인간의 오장육부, 그러니까 서양 의학으로 치면 내과를 다룬다. 이어지는 <외형편>은 외형적으로 관찰되는 신체 각 부분들의 의학적인 기능과 질병을 설명한다.

  이토록 동양 의학을 집대성한 《동의보감》은 중국과 일본에서도 여러 차례 간행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체계가 잘 짜여 있고, 각 병마다 처방을 풀이해놓아서 누구나 보고 활용하기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의보감》은 학문적으로 큰 획을 그었을 뿐 아니라 전쟁으로 피폐해진 민생을 살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지금 규장각도서와 장서각도서 및 국립중앙도서관 등에 있다. 1986년에 태학사(太學社)에서 1613년의 활자본 및 그 이후의 중간본을 탕액편만 모아 영인한 적이 있다.

 


《동의보감》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고 발걸음을 옮기니 약초·약재 전시실이다. 이곳에는 《동의보감》에 나타난 약초와 약재, 처방별 약재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우리 조상들이 임상적으로 경험한 전통 약초를 비롯하여 약재의 종류와 효능에 대해 알 수 있다. 이 역시 사진뿐 아니라 약재들을 식물 상태로 용액에 담가놓아 이해하기 쉽다. 거기다 우리가 흔히 먹는 쌍화탕이나 십전대보탕에 들어가는 약재들을 볼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약초∙약재실을 지나면 전통 제약기를 이용해 직접 약을 갈아보는 ‘약 갈기 체험실’이 나온다. 이곳에서 아이와 함께 한약 냄새를 맡으며 전통 약재를 갈아보는 체험도 기억에 남을 만하다. 이어지는 의약기실에는 침과 뜸을 비롯한 한의학 의료기구들과 약초를 캐는 채약도구들, 약을 만드는 제약기, 한약을 달이는 약탕기, 약의 무게를 재는 약도량형기 등이 보인다. 기능도 기능이지만 모양이나 문양 등도 매우 아름다운 것이 눈에 띈다.

  다음으로 체험공간에서는 단순한 관람 차원을 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학습의 장으로 약봉지 싸기, 체질 알아보기, 약 갈기, 혈압 및 체지방 측정 등의 체험 공간도 갖추고 있다.  람의 체질을 네 가지로 분류한 이제마(李濟馬, 1837~1899)의 ‘사상의학’에 따라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고 거기에 맞는 건강 관리 요령까지 알려준다. 허준 이후에 한의학에서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이 바로 사상의학을 창시한 이제마이다.

 

  사상의학에 따르면 사람은 체질에 따라 태양인과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뉘는데, 지금도 한의학에서는 사상의학에 따라 체질을 진단하고 약을 쓴다. 여기서 주의할 것 두 가지. 우선 이러한 네 가지 체질에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다른 하나는 여러 체질의 특성을 동시에 가진 ‘복합체질’도 있다는 사실. 한마디로 이러한 체질론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밖에 기증품을 중심으로 한 기증자료실, 내의원의 주요 구조와 생활상을 축소 모형으로 재현한 내의원과 한의원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 시대 내의원과 한의원을 정교하게 재현한 내의원∙한의원실은 제법 규모가 크다. 건축 구조까지 알 수 있도록 만든 궁궐 내의원 안에는 처방에 몰두하는 어의들, 탕약을 달이는 의녀들, 약초를 다듬는 일꾼들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여기까지 보았다면 전시실은 모두 둘러본 셈이다. 

 

 

  어두운 실내를 벗어나 옥상정원으로 나오면, 탁 트인 서울 시내를 감상할 차례다. 이곳 약초원에서는 《동의보감》에 소개된 90여 가지의 약초를 직접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 옆에는 각종 성인병·난치병 등을 연구하는 한국 한의학연구소와 대한한의사협회 건물이 있다.

 

<여행 정보>

* 주소 : 서울 강서구 허준로 87(가양 2동 26-5번지) / 전화 02-3661-8686
* 교통 : 지하철 9호선 가양역 1번 출구-도보 10분
* 관람 : 3~10월 10시~18시 / 11~2월 10시~17시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 맛집 : 수라간 : 한정식 / 강서구 양천로 364 / 02-3663-3500
           옛골토성 : 한정식 / 강서구 공항대로 353 / 02-3662-5192
           취복헌 : 중국 요리 / 강서구 강서로 360 / 02-2668-8885 
           이가바지락손칼국수 : 왕만두 / 양천로 460 / 02-3661-2077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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