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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촌 탐방(1) - 세종마을로 불리는 서촌(西村)을 가 보셨나요?

by 혜강(惠江) 2014. 6. 11.

  

서촌 탐방(1)

 

세종마을로 불리는 서촌(西)을 가 보셨나요?

 

과거와 현재가 멋스럽게 공존하는 공간
- 문화적 향기와 즐길 거리 풍부 -

 

 

·사진 남상학

 



 

  최근 서촌이라 불리는 동네가 인기다. 경복궁과 창덕궁 중간에 북촌이 있다면 경복궁의 서쪽, 인왕산 밑에는 서촌이 있다. 본디 서촌은 서소문 일대를 일컫던 지명이었고, 이 일대는 ‘상촌(上村 )’이나 '웃대' 혹은 '웃마을'이었는데, 언제부턴가 이곳을 북촌에 대비하여 서촌이라고 불렀다. 아마도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는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2011년 종로구에서는 세종대왕 탄신 614주년을 맞아 서촌을 ‘세종마을’로 명명했다.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장소를 포함한 동네라는 데서 지명을 바꾸려 한 것이리라. 하지만 아직은 ‘서촌’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여하튼 서촌의 전체 면적은 1.8㎢로서 각 방위별 경계를 보면 동쪽은 효자로와 창의문로, 서쪽은 인왕산로, 무악동 경계선, 홍제동 경계선, 남쪽은 사직로, 북쪽은 부암동 경계선과 창의문이다.

  이곳 서촌에는 조선을 호령하는 노론계층의 관료들이 주로 살았던 북촌한옥마을과는 달리 역관이나 의원 등의 중인계급이 많이 모여 살았다. 조선시대에는 화가 겸재 정선과 최고의 문필가 추사 김정희 선생도 이곳을 거쳐 갔다. 근대에는 화가 이상범과 박노수, 이중섭과   시인 노천명과 윤동주도 이 지역에 살면서 예술의 꿈을 키웠다. 

  그뿐만이 아니다. 서촌을 품은 인왕산은 예로부터 수많은 화가의 연습 상대가 되어왔다.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 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도 인왕산을 그린 것이다. 그만큼 서촌은 멋진 풍경 속에 들어선 마을인지를 짐작하게 된다. 이곳의 필운대는 삼청동, 회현동, 남산, 낙산계곡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한양 도성 안의 명승지로 손꼽혔다.

  그런 서촌이 청와대가 지척에 있어 서촌은 오래도록 개발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1990년대 말 건축 규제 완화로 빌라들이 들어서면서 서촌에는 한옥과 빌라가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그후 개발과 보존 사이 서촌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그래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간직한 서촌에 현대의 시간이 조심스레 포개진다.

  한옥과 양옥이 촘촘히 어우러진 골목은 말 그대로 한가롭다. 이 한가로운 거리에 촌스러운 ‘머리까끼’ 이발소 간판, 옛날 느낌 물씬 풍기는 옥인상점 앞 새빨간 우체통, 책방과 예스런 여관 간판, 그 속에 갤러리, 박물관, 공방 등 다양한 문화 공간과 개인 커피숍이 거대한 상권을 형성하면서 서촌은 일약 서울시내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서촌은 문화적 향기와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는 것이 다른 어느 곳보다 강점이다.
  
  서촌을 구경하려면 차 대신 지하철을, 하이힐 대신 운동화를 신는 것이 현명하다. 차로 다닐 수 없는 골목의 구석구석을 여유롭게 돌아보는 것이 서촌의 묘미이기 때문이다.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눈앞에 4차선 도로 자하문로가 펼쳐진다. 이 도로를 중간에 놓고 인왕산 방향의 왼쪽 블록은 옥인동, 누상동, 누하동, 통인동, 체부동이고, 경복궁과 가까운 오른쪽 블록에는 효자동, 창성동, 통의동이 자리한다. 오른쪽 블록엔 갤러리와 레스토랑, 격식 있는 카페가 모인 편이고, 왼쪽에는 작은 가게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상반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촌 골목 나들이는 경복궁역에서 자하문 터널로 이어지는 자하문로를 중심으로 해서 두 개의 권역으로 나누어 즐기는 것이 편하다. 자하문로 서쪽 편에는 인왕산과의 사이에 사직단, 필운대, 황학정, 이상 옛집, 이상범 가옥, 이중섭 집터, 윤동주 하숙집 터, 세종대왕 나신 곳, 통인시장, 수성동 계곡, 우당기념관, 선희궁 터, 송강 정철 집터 등이 있다. 

  반면 자하문로 동쪽편에는 경복궁 담장과의 사이에 대림미술관, 추사 김정희 집터, 진아트갤러리, 통의동 백송 터, 통의동 한옥마을, 쌍홍문 터, 해공 신익희 가옥, 겸재 정선 집터 등이 있다. 어느 쪽을 먼저 여행하든 자하문고개 서쪽 편에 조성된 윤동주시인의 언덕과 세종마을 중앙부의 전통시장인 통인시장은 필수 방문지이다.

  필자는 경복궁 2번 출구에서부터 서촌의 서남쪽 사직공원을 시작으로 자하문로 서쪽 지역을 올라가며 차례대로 탐방한 뒤 윤동주 시인의 언덕을 정점으로 말발굽 형태로 내려오면서 자하문로 동쪽 지역을 탐방한 뒤 출발지점인 경복궁역으로 원점 회귀 코스를 따르기로 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서촌 골목을 완벽하게 걷는 건 쉽지 않다.

  인터넷에서 지도와 탐방지 주소를 확인하고 코스를 따라 길을 나섰지만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비슷한 골목 사이를 몇 번이나 오갔다. 이정표가 없으니 결국 사람에게 길을 물어 탐방할 수밖에. 코스는 다음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으나 월요일에는 개방하지 않는 곳이 있어 나머지 지역은 다음날 다시 탐방하였다. 

 

 

* 탐방코스(상향) : 경복궁역→사직공원(단군성전, 사직단)→등과정 터의 황학정→필운대(이상범 가옥)→배화여고생활관→홍종문 가옥→이상범 가옥 및 화실→이상의 집→노천명 가옥→세종대왕 나신 곳→통인시장→정자각→박노수미술관→윤동주 하숙집→이충섭 집터→백호정→수성동 계곡→헌책방 대오서점→송석원 터→자수궁 터→인곡정사 터→우당기념관→선희궁터→송강 정철 집터 및 시비→김상용 집터 백세청풍 바위→윤동주 시인의 언덕

 * 탐방코스(하향) : 윤동주 시인의 언덕→창의문→겸재 정선 집터→육상궁(칠궁)→해공 신익희 가옥→통의동 한옥마을→영추문→통의동 백송→추사 김정희 집터→경복궁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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