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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멕시코, 쿠바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 멕시코 치첸이트사

by 혜강(惠江) 2012. 11. 17.

멕시코 치첸이트사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 멕시코 치첸이트사

 -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 -

 

 

치첸이트사·칸쿤(멕시코)=정인성 기자

 

 

 

 

       * 칸쿤 해변가에 들어선 호텔들. 오른쪽으로 카리브해, 왼쪽으로 석호(라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 정인성 기자 *

 

 

펠로타에서 이긴 자, 심장을 바쳐야 했다

 

 

  강도 산도 없다. 대신 밀림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멕시코 동남 지역의 유카탄 반도. 문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천문과 수학으로 유명한 고대 마야 문명의 중심지다. 16세기 초 스페인이 지배하기 전까지 명맥을 유지했던 문명이다. 유카탄 반도에 있는 치첸이트사, 옥스말, 팔렝케, 칼라크믈 등 4개 고대 마야 도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이 중 치첸이트사는 2007년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됐다. 멕시코에서 마야 문명과 톨텍 문명이 결합된 유일한 유적지다. 톨텍 문명은 톨텍족이 이룬 고대 멕시코 문명으로, 상형 문자와 달력이 있었고 석조 건축과 미술이 뛰어났다.

  세계적 휴양지 칸쿤에서 치첸이트사까지는 버스로 약 3시간 정도 걸린다. 밀림지역에 곧게 뻗은 고속도로가 나 있다. 길 중간에 식민도시 바야돌리드에서 산 세르바시오 교회 등을 볼 수 있다.

 

 

 

* 마야문명의 도시 치첸이트사에 있는 피라미드‘엘 카 스틸로’. 밀림 한복판에 산처럼 우뚝 솟아 있다. / 정인성 기자

 

 

* 고대 마야인들이 신성시한 태양신 킨 모습. 마야인은 태양신의 움직임에 따라 세상의 방위가 결정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동·서·남·북·중앙 등 방향을 지시하는 목걸이를 걸 고 있다. /멕시코관광청 제공

 

 

◇거대한 피라미드 유적

 

 

  치첸이트사는 마야어로 '우물가에 사는 이트사족의 집'이란 뜻으로, 마야 문명의 중심지다. 450년쯤 마야의 부족 중 하나인 이트사족이 처음 건설했다. 이후 북부 고원 지역에서 톨텍족이 들어와 함께 살면서 마야와 톨텍 문화가 섞이며 독특한 건축물과 풍습이 만들어졌다.

  치첸이트사로 향하는 길가에는 신과 왕을 상징한다는 재규어 인형의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 마야 후손들이 직접 만든 재규어 머리 모양의 토기 인형에 입으로 바람을 불어 넣어 내는 소리다.

  작은 숲을 지나니 돌로 쌓은 거대한 피라미드가 앞을 가로막는다. 쿠쿨칸 피라미드(Pyramid of Kukulkan)로도 불리는 '엘 카스틸로'다. 고대 마야 문명의 상징 같은 유물이다. 주변에 산이 없으니 우뚝 솟은 모습이 더 인상적이다. 높이 25m로, 45도로 된 4개의 경사면 중앙에는 각각 91개의 계단이 나 있다. 합치면 모두 364개다. 피라미드 맨 위의 쿠쿨칸 신전 제단까지 더하면 365개가 된다. 태양력의 1년인 365일을 뜻한다.

 

  피라미드 자체가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하던 마야 달력을 상징한다고 한다. 무덤으로 사용된 이집트 피라미드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가까이 가서 보니 훨씬 정교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피라미드 안에는 또 다른 미니 피라미드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볼 수는 없다. 피라미드는 2007년부터 복구작업 중이어서 계단을 통해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피라미드에서는 매년 3월과 9월 '쿠쿨칸(깃털 달린 뱀)'이라는 마야의 신이 나타난다고 한다. 태양빛에 의해 만들어진 길쭉한 모양의 모서리 그림자가 피라미드 한쪽 끝 부분에 있는 뱀 머리 모양 조각에 연결되어, 마치 뱀의 머리와 몸통이 연결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된다는 것. 이 모습이 마치 쿠쿨칸 같다고 한다. 마야인들은 이 시기에 맞춰 씨앗을 뿌리고 수확을 했다.

  소리의 신비로움도 경험할 수 있다. 피라미드 정면을 바라보고 서서 손뼉을 세게 치면 소리가 피라미드에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손뼉 소리는 새 소리 비슷하게 변형되어 들린다.

 

 

 

* 치첸이트사 피라미드 인근에 있는 펠로타 경기장. 우승한 팀 주장의 심장을 신에게 바치는 모습이 한쪽 벽에 새겨져 있다. / 정인성 기자 *

 

 

 

◇우승팀 주장의 심장 바친 펠로타 경기장

 

치첸이트사에는 중앙아메리카 최대 규모(길이 168m, 폭 67m, 높이 8.5m)의 펠로타 경기장이 있다. 펠로타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양쪽 벽 8m 높이에 달려 있는, 농구 골대 같은 지름 30cm 정도의 구멍에 공을 통과시키는 팀이 이기는 경기다. 손과 발을 사용하지 않고 골반을 이용한다. 멀리 떨어져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가이드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리는데, 이 벽 때문이라고 한다. 양쪽 벽이 안쪽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어 소리가 잘 들린다고 하지만 눈으로는 벽이 기울어진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특이한 것은 경기가 끝난 후 우승팀 주장의 심장을 신전에 바쳤다고 한다.

  피라미드의 동쪽에는 천 개의 기둥에 둘러싸여 있다는 '전사(戰士)의 신전'이 있다. 전쟁의 승리를 기념하던 장소다. 신전 입구에 세워져 있는 60개의 사각형 기둥에는 전사들이 새겨져 있다. 3층 기단으로 된 신전 위에는 사람이 비스듬히 누워 있는 모습의 '착 몰상'이 있다. 이 상의 배 위에 인간의 심장을 제물로 올려놓았다고 한다.

  피라미드 남쪽으로 10여분쯤 걸어 들어가면 마야의 '첨성대'인 카라콜을 구경할 수 있다. 고대 마야인들이 태양과 달, 금성 등을 관측했던 둥근 돔 모양의 천문 관측대다. 10세기 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전체 높이가 22.5m로 경주 첨성대보다 큰 규모다.

 

 

* 멕시코 마야 문명 유적지 인근 기념품 가게에서 만날 수 있는 마야 달력 상징물. / 정인성 기자

 

* ‘전사(戰士)의 신전’위에 있는 착 몰상. 이 동상의 배 위에 인간 심장을 제물로 올렸 다. / 멕시코관광청 제공

 

* 지도 *

 

 

* 이킬 세노테 / 정인성 기자 *

 

 

 

희한한 연못… 석회암 동굴 지하 20~30m 아래에  수심 50m·80m

 

 

  치첸이트사에는 지하 동굴 연못인 세노테가 있다. 석회암 동굴의 천장이 무너져 내려 아래 고여 있는 물웅덩이가 밖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성스러운 우물이라고 여기고 있다.지하 20~30m에 있는 지하 연못에 지름 60m, 깊이 80m의 물이 고여 있다. 고대 마야인들은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며 어린 여자아이들을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지하 동굴 연못에 햇빛이 비치면 초록빛 수면과 어우러져 신비스러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는 사람들이 들어가 수영을 할 수 있는 이킬 세노테<사진>가 있다. 유적지를 둘러보며 흘린 땀을 씻어낼 수 있다. 간단한 샤워시설과 사물함까지 갖추었다. 수온은 실내수영장 정도. 물은 맑지만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깊이가 50m라는 얘기를 듣고 조금 겁도 났지만, 관광객들은 줄지어 뛰어든다. 호흡을 가다듬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속은 깜깜하다. 수면 위로 올라오니 작은 물고기들이 반겨준다.

 

 

 

여행수첩

●한국에서 멕시코 칸쿤 직항은 없다. 미국 또는 일본을 경유해야 한다. 비행시간만 최소 16시간 이상 걸리고 대기시간까지 포함하면 꼬박 하루 걸린다. 칸쿤 호텔들이 모여 있는 지역에는 버스가 24시간 다닌다. 요금은 미화 1달러. 전 지역이 면세지역이다.


●멕시코관광청 www.visitmexico.com, 자세한 칸쿤 정보는 www.cancun.travel

 

 

 

<출처> 2012. 11. 8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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