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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가평 '꽃무지풀무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식물원

by 혜강(惠江) 2012. 9. 27.

  

가평 '꽃무지풀무지'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식물원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안정수 취재기자

 

 

 

 * 입구 *

 

   또 가고 싶은 식물원이 있다. 30일 동안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 때문이 아니다. 살펴볼수록 곳곳에서 발견되는 예쁜 토종 꽃과 풀이 또 보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동쪽으로 약 40km 떨어진 가평으로 가는 길. 한강의 북단과 남단으로 넓게 조성된 도로가 점점 좁아지더니 2차선 도로가 되고, 한강과 차도 사이에는 자전거여행객이 긴 행렬을 이룬다. 페달을 돌리는 그들의 종아리가 마치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탄탄하다. 자연의 품속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질 즈음이면 가평에 도착이다. 강원도처럼 삐죽한 산세가 사방으로 거칠다. 북한강 주변은 강을 호위하듯 산이 버티고 서 있다. 강도 좋고, 산도 좋고, 계곡도 좋다. 어디든 자연을 벗 삼아 자리 잡으면 그곳이 명당인 가평. 좀 더 깊숙한 곳으로 가보자.

 

   한강을 거슬러, 북한강. 북한강을 거슬러, 조종천. 조종천 상류 어느 산골, 목적지를 500m 앞두고 '이 길이 맞나' 주위를 살피게 된다. 이정표와 안내판을 따라 제대로 왔지만, 도착지와 가까워질수록 길은 좁아지고 경사는 높아지며 포장도로는 이내 비포장도로로 변한다. '좀 더 가볼까' 마음을 먹는 순간 계곡부 전망이 트이면서 식물원의 입구가 보인다. 후진에 자신이 없는 본기자, 한숨을 돌리며 "다행이다" 한숨을 내셨다.

 

 

꽃무지? 풀무지?

 

 

꽃무지풀무지 식물원 안내판

* 꽃무지풀무지 식물원은 긴 계곡 사이 분지에 조성됐다 *

 

 

   '식물원'을 떠올리면, 커다란 온실 속 형형색색 진한 색감과 매혹적인 향을 자랑하는 식물의 향연이 머릿속에 맴돈다. 그런 면에서 꽃무지풀무지는 기존의 식물원과 다른 점이 많다. 일단, 멀리서도 눈에 확 띄는 꽃이 드물다. 그래서 걷는 동안 놓친 야생화가 있을까 싶어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향을 맡으려면 자세를 낮춰 꽃 가까이 코를 대봐야 한다. '이걸 놓칠 뻔했구나'라며 쭈그려 앉은 것이 몇 번째인지 모를 정도로 빈번했던 식물원. 꽃과 풀이 무지 많다는 '꽃무지풀무지 식물원(이하 꽃무지풀무지)'을 소개한다.

 

   대금산(704m)의 남서 방향, 계곡 폭이 넓어 경사진 분지 지형을 가졌다. 웅장한 산세, 높은 산과 깊은 골, 여러 조건상 청정한 환경을 유지해왔을 공간이다. 이곳이 1997년에 김광수 씨의 눈에 띄었고 이후 6년 동안 식물원으로 다듬어져 꽃무지풀무지라는 이름의 식물원으로 공개됐다.

 

 

꽃무지풀무지 식물원 입구

* 입구 *

 

 

  식물원 입구, 흙길은 기분 좋고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지만 딱히 인상적으로 연출된 공간은 눈에 띄질 않고 선뜻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엔 한 풍경이 이어진다. 안내소책자 지도상에는 다양한 주제의 공간이 곳곳에 배치돼 있지만 하늘 아래 식물원은 그냥 한 골짜기, 자연의 한 모습처럼 보일 뿐이다.

 


 자세히 봐야 구분되는 군락

 

 

수생식물원 풍경

* 수생식물원 풍경 *

 

 

  작은 연못에 돌이 듬성듬성 놓였고 눈에 잘 안 띄는 구석마다 개구리가 얼굴을 드러낸다. 그 주위로 소금쟁이는 바쁜 몸짓으로 이곳저곳을 헤집는다. 이어서 온대성 식물이 자라는 작은 온실을 지나면 연, 창포, 부레옥잠 등 수생식물이 자라는 수생식물원이 계단식 논처럼 층층이 형성돼 있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꽃무지풀무지 특유의 야생 속 식물원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가을향기 정원

     * 가을향기 정원, 부추꽃과 절굿대가 개화기를 맞았다 *

  

 

                      

백당나무

 

                      

노란상사화

                    

[위/아래]백당나무, 열매가 익어간다 / 이 구간에서는 노란  상사화가 개화시기를 맞았다

 

 

   정성스레 가꾼 흔적이 역력하다. 마치 시골집 앞 텃밭처럼 일일이 잡초를 뽑은 듯 군락을 조성했고, 풀 사이는 일정한 간격을 띄고 있다. 품종이 다른 식물 사이는 칸막이 없이 이어져 자세히 살펴봐야 군락이 구별된다. 작은 군락이라도 식물명과 꽃 사진이 있는 팻말이 꽂혀 있어 보기 드문 국내 야생식물을 익혀두기에도 좋다. 이렇게 자연 속에서 친근하게 여러 식물과 만나 교감하는 것도 좋지만, 흙과 물과 바람과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환경은 꽃무지풀무지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삼림욕장 코스도 갖춰져 있어 숲 내음 진한 산책도 즐길 수 있다.

 

 

한 송이 꽃으로 세상을 보이다

 

 

 

암석원과 수변식물원 사잇길

* 암석원과 수변식물원 사잇길 *

 

  

  꽃무지풀무지에서는 추운 겨울을 제외하고 연중 야생화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 후면 활짝 필 꽃망울, 개화기가 지나 떨어진 꽃잎, 익어가는 열매 등 식물의 일생을 여러 식물에서 단편적으로 포착하는 재미가 곧 감동으로 바뀌며 자연에 한걸음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계절을 기준으로 봄의 노래, 여름마당, 가을향기, 겨울안개 등 대주제 정원이 구성된 덕분이다.

 

 

 

개화를 시작하는 절굿대

 

개화기를 맞은 미타리

  * [왼쪽/오른쪽]개화를 시작하는 절굿대 / 개화기를 맞은 미타리 *

 

꽈리열매

 

버섯원

* 생태를 볼 수 있는 버섯원

 

 

  대주제 정원 안에서 다시 식물을 기준으로 수생식물원, 암석원, 국화원, 약초원, 남부식물원, 산채원, 삼림욕장, 버섯원, 꽃풀들판, 이벤트장, 향기원, 나리원, 덩굴식물원 등 소주제 정원으로 나뉜다. 각 정원의 안내판에는 식재된 식물과 개화기가 명시돼 있다.

 

 

야생화와 개화시기가 안내돼 있는 안내판

 * 소주제 정원마다 볼 수 있는 야생화와 개화시기가 안내돼 있다 *

 

 

  세심하면서 꼼꼼한 애정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현 모습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을 들였을까. 여러 야생화, 토종식물을 모아 선보이기 위해 토질, 습도, 일조량, 온도 등을 파악하고 일일이 제자리를 잡아주는 주인장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30일짜리 입장권

 

  꽤 길어 보이던 식물원의 구석까지 야생화와 풍경에 이끌려 힘든지도 모르고 올라왔다. 잠시 쉴 곳이 필요하던 차에 작은 정자가 눈에 띈다. 미진하게 도는 솔향이 상쾌하다. 작은 것이라도 놓칠세라 몇 걸음 뒤도 살펴보며 올라왔는데, 못 가본 길이 있는지 안내소책자를 다시 펼쳐 좀 더 짜임새 있는 동선을 이어본다.

 

 

새집

* 새들도 이곳에서는 집걱정이 없겠다 *

 

 

  식물원에 도착했을 때와는 다른 '다행이다'가 되뇌인다. 어쩌면 굴착기로 밀리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섰지 모를, 그렇게 자연과 단절됐을지 모를 이곳이 좋은 식물원으로 거듭나 다행스럽고 한편으론 고맙다. 또 자연에 사람의 발길이 닿으면 크든 작든 자연은 생채기를 입기 마련인데, 입장객을 대신해 대곡산을 보듬으며 건강한 모습을 유지시키고 있는 식물원 관계자의 수고에 다시 한 번 고마움이 든다.

 


              

꽃풀전시실

 * 꽃풀전시실, 산책하며 봤던 야생화가 화분에서 매력을 뽐내는 곳 *

 

                                     

명자나무

* 명자나무에 꽃이 폈다 *

 

 

 꽃무지풀무지 입장권은 유효기간이 30일이다. 하루가 다르게 옷을 갈아입는 꽃무지풀무지를 여러 번 찾아와 맘껏 둘러봐 주길 바라는 주인장의 마음이 담겼다. 입장권을 지갑에 넣어두고 29일 후 날짜를 달력에 표시하면서 다음 방문을 기약해 본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 46번 국도 → 청평 → 청평검문소 좌회전 → 상면 초등학교 → 향사리 → 우회전 → 꽃무지풀무지

 2.맛집

 

왕장어촌 : 장어구이정식, 031-582-9933
양태봉촌두부 : 모두부, 두부전골, 031-582-0058
더불어식당 : 왕갈비탕, 즉석잣콩국수, 031-582-8483
가평축협한우명가 : 꽃등심, 031-582-1592

3.숙소

가평관광호텔 :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031-581-0505
나우 호텔 : 가평군 가평읍 대곡리, 031-581-6969
동영모텔 : 가평군 가평읍 대곡리, 031-581-2248
성원모텔 : 가평군 가평읍 읍내리, 031-581-6010

 

 

 <출처> 2012. 9. 21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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