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의 낭만이 흐르는 '안산 대부도'
스포츠조선=김형우 기자
서해 여행의 또다른 매력은 낭만의 낙조 감상에도 있다.
해질녘 바닷가에 나서서 마주하는 일몰은 일상에 담긴 많은 것들을 일깨워 준다.
일상탈출의 명소로는 섬여행이 제격이다. 가슴 툭 트이는 바다와 신선한 미식거리, 호젓한 낭만의 해변 등 한 번의 발품으로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접근성이 문제다. 그런 면을 감안하면 수도권에 자리한 대부도(경기도 안산시)는 훌쩍 바람 쐬러 나서기에 적당한 곳이다.
서울서 자동차와 전철로 불과 1시간 거리에 자리하고 있으니 요즘 같은 바캉스시즌에는 썩 괜찮은 대안이 된다. 광활한 갯벌에 염전 등 어촌 체험마을과 유럽의 승마 마니아들도 감탄한다는 럭셔리 승마클럽, 그리고 와인빛 저녁노을이 압권인 구봉도 트레킹 코스 등보고 즐길 거리가 쏠쏠하다.
- * 구봉도 낙조전망대 *
◆서해안 낭만의 비경 속에 빠져든다
우리의 서해안은 세계 5대 갯벌에 속하는 광활한 뻘밭을 품고 있다. 그 중 경기도 안산시 소재 대부도는 수도권의 대표적 갯벌지대로 '체험 여행 코스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물이 빠지면 펼쳐지는 흑빛 갯벌은 천혜의 생태체험장에 다름없다. 따라서 연중 가족 단위 탐방객이 섬 곳곳의 뻘밭을 메우며 그 매력 속으로 빠져든다.
시화호방조제 끝에 자리한 대부도는 구봉도, 누에섬, 메추리섬, 풍도 등 아름다운 섬들도 거느리고 있다. 또 최근에는 수질이 맑아져 숭어가 돌아오는 시화호, 조력발전소, 해풍 속에 당도가 으뜸이라는 대부포도 등 풍성한 관광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섬 '구봉도'
서해 낭만의 또 다른 이름은 '노을'이다. 경기도 안산시 소재 대부도 또한 오렌지, 와인빛깔로 붉게 물들어가는 해넘이가 압권이다. 대부도 최고의 일몰 포인트로는 구봉도를 꼽을 수가 있다. 시화방조제(12km)를 따라 대부도에 진입해 구봉저수지를 지나면 나타난다.
구봉도는 1950년대 초 염전을 만들기 위해 쌓은 제방으로 육지화가 되었다. 섬 들머리 저수지는 좌대낚시터로 늘 성황이다. 지난 90년대 말 소금 수입 자유화 조치로 값싼 중국산 소금에 밀려 문을 닫게 된 염전들이 있던 곳이다.
- * 고깔섬으로 이어지는 연육교. *
종현어촌체험마을을 지나 해안선을 따라 걷다보면 백사장 끝자락에 자리한 두 개의 큰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할매-할아배 바위'다. 굳이 해질녘이 아니어도 멋진 풍광을 자아낸다. 이들 선돌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는 대부도 최고의 비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때문에 해질녘이면 으레 사진작가들이 장관을 담기 위해 포인트로 몰려든다. 낙조를 바라보다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리면 멀리 영흥대교도 눈에 들어온다. 선재도에서 영흥도로 건너가는 길이다.
섬 서쪽 끝자락에는 조그만 무인도가 하나 불쑥 나타난다. 고깔섬이다.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닿을 것만큼 가깝다. 최근 고깔섬에 구봉도 낙조전망대를 만들며 연육교를 놓아 아무 때나 걸어 들어갈 수가 있다. 해안 주변은 해식애, 파식대 등 비경이 펼쳐지고, 두 사람이 누우면 족할만한 앙증맞은 비치도 품고 있다.
요즘 고깔섬 산책로에는 나리꽃이 곱게 피어올라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섬의 끝자락, 나무데크를 따라 내려가니 멋진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서해안의 아름다운 노을과 햇빛을 형상화한 공모 작으로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운치 있는 이름의 작품이다. 널찍한 데크에 세워진 조형물 주변에는 추억을 담아내려는 연인, 가족들의 모습이 분주하다.
- * 구봉도 산책길 *
해질 녘 구봉도의 솔밭야영장과 낚시터의 풍광도 불만하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선 구봉솔밭과 오렌지빛깔로 물든 석양을 담아낸 저수지의 조화가 환상이다.
구봉도 지역은 최근 안산시가 개통한 대부해솔길 7개 코스(74㎞) 중 가장 운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숲이 우거진 좁다란 오솔길과 푸른 바다를 번갈아 만나며, 멀리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도 눈에 들어온다.
한편 종현어촌체험마을(032-886-6044)에서는 조개 캐기 등 갯벌체험도 즐길 수 있다. 뻘에서는 맛조개, 바지락, 소라, 낙지 등이 많이 나 제법 쏠쏠한 손맛을 볼 수가 있다. 조개를 캐는데도 요령이 있다. 우선 아무 뻘이나 파서는 안 된다. 적당이 물이 있고 미세한 기포가 올라오는 곳이 명당이다. 이런 곳에는 십중팔구 조개 등속이 살고 있어 굳이 깊게 파지 않아도 조개를 캐낼 수가 있다.
- * 나리꽃 *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누에섬 등대'
탄도 포구를 찾으면 이국적 풍광을 만날 수가 있다. 포구 건너편이 화성 전곡항으로 해변에는 수십 대의 요트가 정박하고 있다. 또 하루에 두 차례 바다길이 열리는 누에섬도 탄도포구 지척이다. 누에섬 가는 길에서는 100m 높이의 거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1.2㎞ 노두길을 걸을 수가 있다.
누에섬을 향하는 포구에는 철맞은 해당화가 화사한 자태를 뽐내고 있어 '섬마을'의 운치를 더한다. 갯벌 위로 놓인 노두길을 걷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뻥뚫린 광할한 개펄을 따라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못해 후련하다. 도중에 갯골이며, 망둥어, 칠게 등 개펄의 어종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탄도항 또한 대부도 최고의 사진 촬영 포인트다. 탄도에서 누에섬을 바라보며 담아내는 풍광이 압권이다. 특히 석양이 물들고 물이 찼을 때의 모습은 감탄을 절로 나게 한다.
- * 누에섬 가는 노두길 *
대부도가 거느리는 섬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풍도다. 풍도는 대부도에서 24㎞ 떨어진 서해의 작은 섬으로 야생화와 단풍, 몽돌 등이 수려한 곳이다. 특히 우럭, 놀래미 등 어종이 풍부한 데다 분위기도 호젓해 손맛을 즐기며 휴가를 보내기에 그만이다. 풍도는 역사적 사건의 시발지이기도 하다. 경기만을 지나는 배들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서해의 전략 요충지로 청·일전쟁의 시발점이 된 곳이다. 한편 대부도에는 여러 곳의 염전이 있는데, 1953년 문을 연 동주염전이 대표적이다.
◆ 럭셔리 체험도 즐긴다 '베르아델 승마클럽'
안산은 갯벌체험 말고도 럭셔리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고품격 여행 명소로도 통한다. 승마체험이 바로 그것으로,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국내 내방객사이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중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에 있는 '베르아델승마클럽'은 세계적 수준의 골든 돔 실내마장과 다양한 시설로 유럽 등 승마선진국에서도 견학을 올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베르아델승마클럽이 있는 대부남동의 말부흥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말을 키우고 조련하던 곳으로, 승마클럽은 2005년 문을 열었다.
- * 베르아델 승마클럽 골든 돔 실내마장 *
베르아델승마클럽의 규모는 세계적 수준이다. 110개의 마방과 마장마 트랙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마장, 잔디 마장과 외승코스, 클럽하우스, 팬션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국내외 마구와 조각, 고서 등 말 관련 유물을 전시해 놓은 마역사관, 세미나실, 레스토랑, 락커, 샤워실, 휴게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짚라인 등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도 대폭 늘려 스테이형 원스톱 체험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베르아델승마클럽(www.horseride.co.kr)에서는 현재 승마리더십 강좌와 단체승마, 승마CEO 글로벌리더과정, 승마캠프, 승마클리닉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심신장애와 사고나 질병 등으로 말미암은 후유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재활승마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베르아델승마클럽의 김영숙 이사는 "승마야 말로 모든 게 함축된 운동"이라면서 "승마가 요즘 아이들이 성장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사랑과 소통'이라는 정서 함양과 리더십교욱에 큰 도움이 되는 스포츠"임을 강조한다. 그는 또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맛난 밥 한 끼 사주기에 앞서 말 등에 한 번 올려 주시기를 바란다"며 승마교육이 아이들 인성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032)882-2255
- * 마역사관 *
◆ 대부도에서 추억을 만나다 '동춘서커스'
대부도를 찾으면 시원한 바다 말고도 추억도 덤으로 얻을 수가 있다. 88년 전통의 동춘서커스 상설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1925년에 창단 이래 대중에게 웃음과 추억을 안겨 준 국내 유일의 동춘서커스가 이제는 안산 대부도에 둥지를 틀었다.
동춘서커스는 1925년 고 동춘 박동수가 조선인 30여 명을 모아 창단하고 1927년 목포시 호남동에서 첫 공연을 시작했다. 1960~70년대 최대 호황을 누렸으며, 한때 단원이 300명 가까이 이르기도 했다. 영화배우 허장강, 코미디언 서영춘을 비롯해 남철, 남성남, 배삼룡, 장항선 등 그야말로 예능 스타 배출의 산실이었다.
- * 동춘서커스 공연 *
80년대 들어 국내 서커스공연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동춘서커스단도 위기를 맞았지만 창단자의 양아들인 박세환 단장(63)이 그 맥을 잇고 있다. 동춘서커스 대부도 상설공연은 공중곡예 등 14~15개 프로그램을 90분간 매일 오후 2시, 4시 30분, 6시 30분에 연속으로 3회 공연을 하며, 관람료는 어른 2만원, 중학생 이하 어린이 1만 2000원(가족 동반 어른 1만 3000원, 어린이 7000원)이다. 공연에 관련 문의(02-452-3112)
- * 우즈베키스탄 요리 *
◆여행메모
▶가는 길=◇서해안 고속도로 안산 분기점~월곶IC~시화방조제~대부도~구봉도
◇경부 고속도로 신갈분기점~영동고속도로 월곶IC~시화방조제~대부도~영흥도 방향~말부흥
▶먹을거리=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다문화 거리에서는 중국, 인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맛볼 수가 있다.
원곡동 우즈베키스탄 식당 '훌세단 샤마르칸 카페'에서는 양꼬치 샤실릭(1개 3000원), 닭꼬치, 양고기스프(5000원), 왕만두(만티· 5개 6000원)등의 별미를 접할 수 있다.
▶여행문의=안산시청 관광과(031-481-2721)
<출처>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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