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대매물도
걸음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비경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이면 대매물도의 남쪽, 대항마을에 닿는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27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이 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다. 장군봉(210m)에 기대어 자리한 민가의 모습이 마치 갯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처럼 정겹다.
▲ 탐방로에서 바라본 대매물도의 아름다운 모습
가파른 마을 입구를 오르면 가익도, 소지도, 비진도 등이 눈 아래 펼쳐진다. 대매물도와 가장 가까운 가익도는 거대한 왕관이 바다에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다섯 개의 크고 작은 바위로 이뤄진 가익도는 주민들 사이에서 '삼여' 또는 '오륙도'라고 불린다. 보는 위치에 따라 바위가 세 개로도, 다섯 개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익도 뒤로 보이는 소지도는 배우 엄태웅이 모델로 나온 모 음료회사의 광고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 <왼쪽/오른쪽> 가익도와 비진도 사이로 넘어가는 일몰 / 해질녘 가익도와 소지도의 모습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은 1km 남짓한 완만한 고갯길로 이어진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보면 소박한 모습의 이정표와 조형물을 만난다. 이는 지난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된 후 생겨난 변화이다. 문화예술 사단법인 '다움'과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했다.
고갯길에서 만난 조형물, 당금마을 선착장에 있는 철제 탑과 거대한 여인 모습의 작품, 주민들이 말려놓은 생선을 훔쳐 먹던 '매갱이(해달)'와 물을 길어오는 노부부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작품도 있다. 섬 마을 주민들의 삶을 표현해 놓은 조형물은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대매물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섬마을 옛집', '어부의 집', '무지개 노는 집' 등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민박집 앞 문패들도 볼거리이다.
▲ 대항마을 입구 이정표와 집집마다 걸려있는 앙증맞은 문패
▲ <왼쪽/오른쪽> 고갯길에서 본 당금마을 선착장 / 방파제 뒤로 보이는 당금마을
전망대에서 걸음을 옮겨 한산초등학교 매물분교(폐교)를 향해 가면 본격적인 탐방로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탐방로는 대매물도를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당금마을에서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5.2km 정도 이어진다.
대매물도의 풍광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탐방로는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이 펼쳐져 지나치기가 아쉽다. 기암절벽과 몽돌해변은 물론 숲길과 초지도 번갈아 길동무가 되어준다. 물론 그 길의 끝에는 어김없이 해안절경이 다가선다. 바다 위에 보석처럼 떠있는 많은 섬들도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짧은 동백 숲을 지나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르면 지금껏 걸어온 길이 파노라마처럼 눈 아래 펼쳐진다. 계단 끝에 마련된 정자에 앉으면 그 길을, 그 풍광을 다시금 눈에 담게 된다. 대매물도의 남쪽 해안과 어유도 그리고 멀리 가왕도와 거제도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 [왼쪽/오른쪽] 매물도 분교의 모습 / 탐방로 남쪽전망대에서 바라본 등대섬
정자가 있는 쉼터에서 장군봉 들머리인 삼거리까지는 내리막길이다. 짧지만 제법 가파른 구간이라 주의가 필요하다. 삼거리에서 장군봉까지는 금방이다. 올라야 하는 거리가 800m 정도 되지만 굽이굽이 휘어 돌아가는 길은 언제 정상에 올랐나 싶을 만큼 경사가 느껴지지 않아 편안히 걸을 수 있다.
장군봉이 선사하는 최고의 풍광은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다. 그 모습이 마치 바다로 나아가는 거북이를 닮은 듯도 하고, 비상하는 독수리를 닮은 듯도 하다. 소매물도 앞, '등대여'라 불리는 작은 바위군락도 매력적이다. 장군봉 정상에는 군마상과 휴식을 위한 벤치 등이 마련돼 있다.
[왼쪽/오른쪽]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모습 / 장군봉 정상에 있는 벤치
장군봉에서 대항마을에 이르는 2.8km 구간은 편안한 내리막과 평지로 이뤄져 있다. 길도 널찍하고 난간이나 계단 등 안전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간혹 잡풀이 길게 자란 구간이 있기도 하지만 길의 흔적이 뚜렷해 걷기에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장군봉에서 꼬돌개에 이르는 1.4km 구간에선 어디서나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보인다.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달라지는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소매물도와 등대섬 뿐 아니다. 고개를 약간만 돌리면 대매물도의 남쪽 해안이 시야에 들어온다. 덕분에 한 길 위에서 대매물도의 남쪽과 북쪽해안을 동시에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대매물도 남쪽해안
소매물도를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남쪽전망대를 지나면 대매물도의 일몰 명소로 알려진 꼬돌개(당금마을 앞 탐방로 안내표지판에는 꼬들개라고 명시되어있지만 마을주민들은 꼬돌개가 맞다고 한다)가 나온다.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대매물도 초기 정착민들이 흉년과 괴질로 '꼬돌아졌다(꼬꾸라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꼬돌개를 지나면 어느새 대항마을이 눈앞이다. 하지만 대항마을로 들어서기 전 필히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대매물도의 당산나무인 후박나무(경남도기념물 제214호)이다. 수령 300년의 이 후박나무는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는 20여 년 전 사라졌던 당제를 다시 열고 있다.
▲ [왼쪽/오른쪽] 아담한 대항마을 선착장 / 수령 300년의 매물도후박나무
<당일 여행코스>
통영여객터미널 → 당금마을 → 탐방로 → 대항마을
<1박2일 여행코스>
첫째날 / 통영여객터미널 → 당금마을 → 탐방로 → 꼬돌개 일몰
둘째날 / 당금마을 일출 → 방파제 낚시 → 대항마을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통영시청관광과 : www.utour.go.kr
○ 문의전화
- 통영시관광안내소 : 055)650-4681
- 한산면사무소 : 055)650-3600
- 통영항여객선터미널 : 055)642-0116
- 한솔해운 : 055)645-3717
○ 대중교통 정보
[ 버스 ]
서울고속버스터미널-통영종합터미널 : 매일 07시 10분부터 00시 30분까지 하루 17회 운행,
(약 4시간 10분 소요)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여객선 ]
통영항여객선터미널-대매물도 : 매일 3회(07:00, 11:00, 14:10) 운항, 약 1시간 20분 소요.
▶ 1항차, 2항차 (07:00, 11:00 출발) : 통영 - 비진도 - 소매물도 - 매물도(대항) - 매물도(당금) - 비진도 - 통영
▶ 3항차 (14:10 출발) : 통영 - 비진도 - 매물도(당금) - 매물도(대항) - 소매물도 - 비진도 - 통영
문의 : 통영항여객선터미널 055-642-0116, 한솔해운 055-645-3717
○ 자가운전 정보
통영대전간 고속도로 통영IC - 통영방면 우측방향 - 관문사거리에서 좌회전 - 무전사거리 직진 - 북신사거리에서 여객터미널 방면 우측 방향 - 통영항여객선터미널
○ 숙박정보
대매물도에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에 민박과 펜션이 있다.
-노을민박 : 055-646-3008
-바람민박 : 055-642-9855
-동백민박 : 055-642-4963
-매물도섬민박 : 055-648-1004
-바다이야기펜션 : 055-642-6171
-노을바다펜션 : 055-645-8853
-바다민박 : 055-641-2840
○ 식당정보
대매물도에는 식당이 없다. 때문에 민박집에서 식사를 같이 해결해야 한다. 식사비용은 6~7천원.
대매물도에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에 각각 한 곳씩의 구판장이 있다. 하지만 비치된 물품이 많지 않아 필요한 음식은 통영시내에서 미리 준비하는 게 좋다. 대항마을 구판장은 현재 내부 공사 중으로 이용이 불가하다.
○ 축제 및 행사정보
- 통영국제음악제 : 매년 3월경, www.timf.org, 055-642-8662~3
- 통영한산대첩축제 : 매년 8월경, www.hansanf.org, 055-644-5222
- 통영예술제 : 매년 10월경, 055-645-9975
- 2012 통영 ITU 트라이애슬론대회 : 2012년 9월20일~9월23일,www.triathlon.or.kr
○ 주변 볼거리
소매물도, 등대섬, 비진도, 한산도, 미륵산케이블카
※ 글·사진 제공=한국관광공사
<출처> 2012. 7. 25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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