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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남해

거문도와 백도, 가슴마저 파랗게 물들이는 다도해의 비경

by 혜강(惠江) 2012. 7. 6.

 

거문도와 백도

 

가슴마저 파랗게 물들이는 다도해의 비경

 

 

다도해상국립공원의 최남단 거문도와 백도.

날씨가 좋지 않으면 종종 섬 안에 발길이 묶이는 곳이지만

여행자들에게는 언제나 그리운 곳이다.

 

 

 

 

 

   여수에서 거문도까지는 뱃길로 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거문도에서 백도를 유람하려면 또 왕복 2시간. 만만치 않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거문도와 백도는 1년 내내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순박한 인심과 때 묻지 않은 비경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거문도를 걸어서 일주하는 것은 도보 여행자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깊고 푸른 섬과 오롯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도해의 비경을 온몸으로 느끼는 거문도 도보 여행

 

 

* 거문도 내해 전경 *

 


 

  거문도는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곳으로,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신비의 섬이다. 행정구역으로는 동도, 서도, 고도를 비롯해 삼부도와 백도까지 아우르지만 통상적으로 거문도라고 일컬을 때는 동도, 서도, 고도 등 3개의 본섬을 말한다. 거문도의 관문은 가장 작은 고도이다. 하지만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라는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섬이나 다름없다.

 

 

  보통 여행자는 거문도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거문도등대를 왕복하는 것으로 여행을 마친다. 하지만 자주 찾을 수 있는 섬 여행이 아니니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거문도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거문도 트래킹 코스를 통해 섬의 다채로운 매력에 빠져보자. 출발지는 고도의 거문항이다. 면사무소와 우체국, 수협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숙소와 식당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다.

 

 

 

* 거문도 등대가는 길 *

 

 

* [왼쪽/오른쪽]거문도 해안트래킹 / 영국군묘지 *

 


 

  본격적인 트래킹을 시작하려면 등대에서 나와 목넘어를 다시 지나야 한다. 목넘어를 지나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에 왼쪽 산길로 들어서는 등산로가 있다. 울창한 동백림 사이 좁은 숲길은 제법 가파르다. 365계단이라고 이름 붙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이 계단을 다 오르면 시원한 남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거문도등대도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후 비교적 완만한 트래킹 코스가 이어진다.

 

 

  트래킹 코스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신선바위이다. 해안 벼랑에 우뚝 솟은 바위는 매우 웅장하다. 등산로가 연결되어 있어 바위 정상까지 올라가는 등산객도 제법 많다. 암벽을 타고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조금 위태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점처럼 작은 등산객들의 모습 덕분에 바위가 더욱 거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신선바위를 400m쯤 지나면 누군가 쌓아놓은 3개의 돌탑이 나온다. 이곳에서 약 100m 구간이 기와집몰랑이다. '몰랑'은 '산봉우리' 혹은 '산마루'를 뜻하는 지방 방언이다. 해안에서 보면 이곳의 능선이 마름모골 기와집 지붕과 닮았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기와집몰랑이 끝나는 곳은 삼거리다. 직진하면 1.7km 떨어진 불탄봉으로 향하는 길이고, 오른쪽 하산길로 내려가면 유림해수욕장이 나온다.


 

 

* 거문도 등대 *

 


  이후 불탄봉까지는 의외로 등산객이 많지 않아 풀이 무성하게 자랄 때면 등산로의 흔적이 사라지는 구간이 많다. 그러니 시간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은 해수욕장 방면으로 하산하는 것도 좋다. 이 구간에서 볼거리는 억새밭이다. 가을이면 무성하게 억새가 피어나는 넓은 구릉이 이 구간에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억새밭 사이를 통과하는 것이 버거울 정도로 등산로의 흔적이 흐려지는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뻔히 앞이 보이는 억새밭에서 길을 잃는 등산객도 있다고 한다.

 

 

  불탄봉은 해발 195m의 봉우리다. 높이로 보자면 동도의 망향산(247m)과 서도의 음달산(237m)보다도 낮지만 섬의 중심에 자리해 거문도 트래킹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한다. 섬의 중심 봉우리답게 불탄봉에서는 건너편 고도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에 걸친 트래킹의 피로를 날려버리기에 더 없이 좋은 곳이다. 터벅터벅 덕촌마을로 하산하다 보면 어느새 거문도와 하나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 여행수첩

  점심은 미리 도시락을 준비해야 한다. 트레킹 중간에 상가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거문도 일주 트레킹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요한다. 만약 체력 안배를 원한다면 선착장에서 거문도등대 입구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택시 요금은 정액제

 

 

* (스토리)거문도 인어의 전설
거문도는 우리나라에서 흔하지 않은 인어의 전설이 숨어 있는 곳이다. '신지끼' 혹은 '신지께'라고 불리는 인어의 하체는 물고기의 모양이고 상체는 여인의 모습으로 전해진다. 검은 생머리에 하얀 살결을 가진 인어는 달빛 아래서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신지끼가 절벽에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내면 큰 풍랑이 일어나기 때문에, 거문도 주민은 예부터 풍랑을 미리 알려주는 수호신으로 여겨왔다고 한다.

 

 

* 거문도 여행팁
주소 :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
전화번호 : 061-666-9900(다도해해상국립공원 거문도 분소) / 입장료 없음

 

사진 찍기 좋은 곳 : 거문도는 곳곳이 촬영 포인트다. 그중에서도 거문도 등대는 거문도의 상징으로 놓쳐서는 안 될 곳이다. 거문도 등대를 제대로 촬영하기 위해서는 등대 뒤편 정자에서 촬영하는 것이 좋으며 등대 전망대에서 바다를 촬영하는 것도 새로운 사진을 얻는 방법이다.


걷기 코스 : 거문항-600m-영국군묘지-600m-거문항-4.8km-거문도등대-2.42km-신선바위-520m-기와집몰랑-1.7km-불탄봉-700m-덕촌마을-1km-거문항(총 12.34km, 소요 시간 약 5시간)

 

 

여행정보


* 친절한 여행팁

 

- 거문도
여수여객터미널과 거문도에서 각각 하루 두 편의 여객선이 출항한다. 여수 출항은 오전 07:40, 오후 13:00이며 거문도 출항은 오전 10:10, 오후 15:30이다. 하지만 동절기와 하절기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으니 사전 문의는 필수다. 요금은 성인 36,600원, 소아 18,300원이다. 문의 061-663-2824(청해진해운)

 

- 백도
거문도보다 여행 기회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거문도에서만 백도 유람선이 출발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전에 거문도 여행을 마친 여행자가 백도만 여행하고 싶다면 여수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거문도행 여객선을 타는 것도 방법이다. 이럴 경우 거문도에 도착 후 곧바로 백도유람선을 승선할 수 있으며, 백도 관광을 마친 후에 거문도에서 숙박하지 않고도 오후에 출발하는 여수행 여객선을 승선할 수 있다.

 

 

*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서울 기준 : 경부고속도로 → 천안 · 논산간 고속도로 → 호남고속도로 → 순천I.C → 여수행 17번국도 이용
- 부산 기준 : 남해고속도로 → 순천I.C → 여수행 17번 국도 이용

 

* 대중교통

버스 : 강남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여수행 버스가 하루 18회 운행한다. 첫차 6:00, 막차 23:20이며 소요 시간은 5시간이다.


 

 

바람과 파도가 만든 섬 백도

 

 

 

* 백도 풍경 *

 


    거문항에 도착하면 바로 백도유람선으로 갈아 탈 수 있다. 국가 명승지 제7호로 지정된 백도는 망망대해에 점점이 뿌려진 39개의 바위섬으로 구성된 무인도다. 거문도와 함께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최남단에 위치해 있으며 1987년부터 문화재청이 환경과 생태계 보존을 위해 관광객의 입도를 전면 금지시켰다. 때문에 현재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으면 관광객은 물론이고 낚시꾼들도 선박을 접안할 수 없다. 거문도에서 출발하는 백도유람선 역시 백도 주위를 순회만 하고 돌아온다.

 

 

  국가명승지로 지정된 백도는 크게 상백도와 하백도로 나뉘어 있지만 주변에 솟아있는 크고 작은 돌섬을 모두 합하면 39개 이른다. 거문도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상백도를 먼저 순회한다. 상백도에서는 매바위와 형제바위, 물개바위, 삼선암 등 이름처럼 모양도 각양각색인 바위들을 감상할 수 있다. 모든 바위의 모양새가 하나같이 눈길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하지만 백도의 백미는 누가 뭐라 해도 하백도라고 할 수 있다. 서방바위, 궁전바위, 원숭이바위, 각시바위, 촛대바위 등 다양한 이름의 바위들이 바다의 금강임을 말해주고 있다.

 

 

 

* 백도 서방바위 *

 

 

 

* 백도 풍경 *

 


    섬 안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눈향나무, 석곡, 풍란 등 350여종의 아열대식물이 자라고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가마우지와 갈매기 등 30여종의 희귀 조류가 서식한다. 바람과 파도가 만든 아름다운 백도에 이제는 사람이 아니라 각종 희귀 동식물들이 주인인 셈이다.  

 

  백도는 썰물과 밀물에 의해 정확히 셀 수가 없어 대략 100개쯤 된다고 하여 '백도(百島)'라고도 했고 또 멀리서 보면 섬이 희게 보인다하여 '백도(白島)'라고 부르기도 한다. 태초에 옥황상제 아들이 아버지의 노여움을 받아 귀양을 왔다. 그는 용왕의 딸과 눈이 맞아 바다에서 풍류를 즐기며 세월을 보냈다. 옥황상제는 몇 년 후 아들이 몹시 보고 싶어서 아들을 데리러 신하를 100명이나 보냈으나, 신하들마저 돌아오지 않았다. 옥황상제는 화가 나서 아들과 신하들을 벌을 주어 돌로 변하게 하였는데, 모두 크고 작은 섬이 되어 백도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백도 여행팁
주소 :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 87-54
홈페이지 : http://dadohae.knps.or.kr
전화번호 : 061-666-9900(다도해해상국립공원 거문도 분소)
입장료 없음


사진 찍기 좋은 곳 : 상백도보다 하백도에 촬영 포인트가 더 많다. 특히 유람선의 우측 난간에 자리를 확보하고 있어야 사진 촬영이 용이하다. 상백도는 유람선 좌측이 포인트이기 때문에 사진에 욕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상백도 선회를 마치고 하백도로 향할 때 빨리 유람선 우측 자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하면 다른 여행자의 머리에 걸려 좋은 사진을 얻기 힘들다. 만약 상백도 선회 시 좌측 자리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과감하게 상백도 촬영을 포기하고 우측 자리를 확보한 채 하백도 촬영을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이동)백도유람선은 거문도에서 출발한다. 요금은 성인 29,900원, 소아 14,500원이며 왕복 2시간~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단, 충분한 인원이 모이지 않으면 출항하지 않는 비정기 유람선이기 때문에 사전 문의는 필수다. 문의 061-666-2801(청해진해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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