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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충남 보령 삽시도, 경치 좋고 인심 좋은 고향 같은 섬

by 혜강(惠江) 2011. 7. 22.

 

충남 보령 삽시도

 

 

경치 좋고 인심 좋은 고향 같은 섬

 

 글·사진 남상학

 


  

  태안반도의 안면도에서 남쪽으로 약 6㎞, 대천항(어항에서) 13.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고 아담한 섬이다. 삽시도(揷矢島)는 하늘에서 바라보면 화살[矢]을 꽂아놓은[揷] 활처럼 생겼다고 한다. 충청도에서는 안면도, 원산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하지만 면적은 3.78k㎡, 해안선 길이는 10.8㎞에 불과해 도보로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서두르지 않아도 한나절만 자분자분 걸으면 섬 구석구석을 다 들여다볼 수 있다.

 

 

 


  하지만 처음 찾은 사람에게 삽시도는 실제보다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최고지점(113m)이 있는 섬의 서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낮은 구릉지를 이룬다. 해안에는 넓은 만이 발달해 있으며, 곳곳에 작은 돌출부가 있다. 동쪽과 남쪽 해안에는 육지에서 밀려온 토사가 퇴적해 넓은 사빈이 발달해 있으며, 북서쪽은 암석해안이 있다. 술뚱선착장이 있는 웃말과 밤섬선착장이 있는 밤섬마을 사이에 제법 널찍하고 반듯한 논밭이 펼쳐져 있다. 주민은 대부분 농업보다 어업에 많이 종사하며, 농산물로 쌀을 비롯한 보리·콩·고구마·마늘·고추 등이 약간씩 생산된다. 삽시도의 3개 마을 가운데 가장 큰 웃말에는 초등학교, 발전소, 보건소, 경찰초소 같은 공공기관과 정미소, 교회, 발전소, 민박과 펜션, 식당, 슈퍼마켓 등이 몰려 있다.

  작은 섬이지만 청정지역으로 자랑하는 이 섬에는 세 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거멀너머해수욕장은 웃말의 술뚱선착장에서 초등학교와 발전소 앞을 지나 야트막한 언덕을 하나 넘어가면 된다. 한산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백사장은 1.5km에 걸쳐 고운 모래가 깔려 있고, 백사장은 의외로 단단하다. 물이 맑고 경사도 아주 완만해 아이들이 마음 좋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백사장의 작은 구멍에는 물이 빠지면 고동을 줍거나 조개를 캘 수 있다.

  거멀너머해수욕장 남쪽에 있는 길이 100m쯤의 갯바위지대를 통과하면 진너머해수욕장이 나온다. 진너머해수욕장은 마을의 당산너머에 있는 1km의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당너머해수욕장’으로도 불리는 이 해수욕장의 풍경, 분위기는 거멀너머해수욕장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백사장 뒤편의 소나무 숲에서 야영도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뒤편에 거멀너머해수욕장보다 훨씬 더 높은 언덕이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를 뿐이다. 이 언덕에는 해당화를 비롯한 야생화가 철따라 끊임없이 피고 진다.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 저쪽에는 호도, 녹도 등의 섬들이 보석처럼 흩뿌려져 있다. 해질녘이면 그 섬들의 하늘과 바다를 현란하게 채색하는 해넘이와 저녁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또 하나의 해수욕장은 삽시도의 서남쪽에 ‘수루미해수욕장’으로도 불리는 밤섬해수욕장이 다. 다른 두 해수욕장에 비해 찾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길이가 1km안팎이고 너비도 50m안팎인 해변은 모래의 질이 좋고 물망터에 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발을 담그기에 안성맞춤이다. 모래밭 끝까지 가도 물이 허리춤까지만 차서 수영을 하기보다는 그냥 더위를 식히기에 좋다. 해변 뒤편으로 송림 숲이 있어 텐트치고 야영하기에 좋고 시원한 그늘에서 소나무의 향을 느끼며 쉬기 좋은 곳이며 물망터 샘물로는 속 더위와 마음의 더위를 해수욕장에 몸을 담그고선 거죽의 더위를 식히면 된다. 성수기인 피서철에도 한가롭고 오붓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바닷물이 빠진 모래밭을 호미로 뒤적거리면 어린아이의 주먹만 한 조개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삽시도에는 다른 섬과 다른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 면삽지, 물망터, 황금곰솔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면삽지와 물망터는 썰물 때만 만날 수 있다. 면삽지는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자그마한 무인도다. 밀물 때는 뚝 떨어져 혼자 있다가 썰물 때 좁은 모래톱을 통해 삽지도와 연결된다. 면삽지의 깎아지른 절벽 아래에는 작은 해식동굴이 자리하는데, 그 안에는 맑고 시원한 약수가 솟는 샘터가 있다. 물 빠진 면삽지 주변의 얕은 바다와 갯바위에서는 조개, 해삼 같은 해산물을 맨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다. 예전에는 면삽지에 가려면 썰물 때에 맞춰 진너머해수욕장 남쪽의 갯바위지대를 조심스레 통과해야 했다. 그러다 몇 해 전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당시 방제작업용 차도이 개설된 덕에 지금은 들어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면삽지에서 다시 암석해안을 끼고 돌아가면 삽시도의 또 다른 보물인 물망터를 만난다. 밀물 때는 바다 속에 잠겼다가 썰물이 되어 윗물을 걷어내면 깨끗한 샘물이 솟아오르는 신비의 샘이다. 삽시도는 옛날부터 물맛 좋기로 소문난 섬이었다. 특히 음력 칠월칠석날에 여자들이 물망터 샘물을 마시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그 물의 맛은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삽시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삽시도의 마지막 보물인 황금곰솔은 곰솔(해송)의 돌연변이종이다. 사시사철 푸른 빛깔을 띠어야 할 솔잎이 온통 황금색이다. 우리나라에는 세 그루만 자생할 정도로 희귀한 소나무라고 한다. 황금곰솔을 보려면 먼저 밤섬해수욕장 서쪽 끝 솔숲에 자리 잡은 금송사라는 암자를 찾아가야 된다. 거기서 멀지 않은데도 길 찾기가 간단치 않다. 암자에서 정확한 길을 다시 확인한 뒤에 길을 나서야 헤매지 않는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실제로 본 황금곰솔은 황금색이 별로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주민의 말로는 해질 무렵에 봐야 진짜 황금색을 띤다고 한다. 그래도 ‘세계적인 희귀 소나무여서 학술적으로 연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안내판의 설명글을 읽고 나면, 그곳까지의 다리품이 헛되게 느껴지진 않는다.

  또 하나, 삽시도에서의 즐길 거리를 찾는다면 거의 모든 해수욕장에서 조개잡이가 가능하다. 밀물 때는 물밑을 보면 조개를 볼 수 있어 주울 수 있고, 썰물 때는 무작정 모래 밑을 파면서 조개잡이를 할 수 있다. 모래 팔 때의 노하우는 조개 종류마다 다르지만 그 중 한 가지는 모래를 잘 관찰하면 아주 조그마한 구멍이 있는데 조금만 파면 조개를 발견할 수 있다.(유치원 아이들도 구멍을 찾을 수 있음)

또 해수욕장 양쪽의 갯바위 지대에서 재미 삼아 굴도 따고, 바지락 등 조개를 캐거나, 지천으로 깔린 고둥을 주울 수 있다. 사리 때에는 밤에 랜턴을 들고 나가 썰물로 드러난 해안에서 게나 낙지를 잡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술뚱 선착장 왼쪽의 요강수는 꽃게, 낚지가 숨기 적당한 곳이기 때문에 썰물이 된 때를 맞춰 양동이와 랜턴, 면장갑을 준비해 가면 된다. 갯바위로 형성된 해변에서는 우럭, 도미 등이 잘 낚인다.

 

추천여행일정

 

1일:대천항 도착→삽시도행 선박승선→삽시도 도착→숙소정하기→아침식사→밤섬해수욕장 소나무숲 산책→점심식사 해수욕 및 모래찜질, 휴식→물망터 도착→숙소→저녁식사→취침

2일 : 기상→아침식사 및 점심식사 준비→거널너머해수욕장→보트로 면삽지도착→저녁식사→요강수 개펄→게, 소라잡이→숙소→취침

3일 : 기상→아침식사→짐정리→삽시도 선착장→ 대천행 선박승선→ 대천항 도착

 

교/통/정/보


●대천↔삽시도
대천여객선터미널에서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를 거쳐 가는 신한해운(041-934-8772)의 카페리호가 평일에는 하루 3회(07:30, 13:00, 16:00), 주말과 휴일에는 하루 4회(10:40 추가) 운항한다. 피서철에는 증편되며, 안면도의 영목항에서도 삽시도행 카페리호가 하루 1회(16:30) 출항한다. 대천에서 삽시도까지는 약 40분 걸린다. 삽시도에서는 물때에 따라 윗말 술똥선착장과 밤섬선착장을 번갈아 이용하기 때문에 삽시도에서 승선할 경우에는 어느 선착장에 배가 도착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섬 내 교통
택시나 정기 노선버스가 없다. 자동차를 배에 싣고 가거나 두 발로 걸어 다녀야 한다. 민박집에 연락하면 배 시간에 맞춰 차를 갖고 나오기도 한다.

 

●숙박

 

삽시도엔 환상의바다·동백하우스 등 펜션·민박집이 40여곳 있다. 비수기 평일 8만~10만원.

태창비치하우스펜션(041-932-6925), 동백하우스(011-408-3738)
펜션나라(041-931-5007), 바다타운(010-8300-4321), 버디하우스펜션(011-203-2921)

삽시도통나무펜션(017-403-3643), 해돋는펜션(041-935-1617)
청해펜션(041-932-3769), 모닝펜션(041-932-3648), 글로리펜션(041-932-0768) 등 펜션과 시설 좋은 민박집이 많다.

●맛집

 

삽시도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식사를 차려준다. 술뚱과 진너머에 동백하우스 펜션·식당(진너머해변) 등 식당이 3~4곳 있다. 동백하우스식당의 경우 우럭·광어 등 제철회와 매운탕, 바지락탕·칼국수·백반 등을 먹을 수 있다. 반찬을 뷔페식으로 낸다. 일부 펜션·민박들에서도 요청하면 식사를 할 수 있다. 

 

특히 태창비치하우스펜션(041-932-6925)의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는 가정식백반은 남도의 맛집 못지않게 밑반찬이 맛깔스럽고 푸짐하다. 해수욕장 언덕 바로 위에 있어 전망도 좋다. 진너머 해수욕장 언덕 위에 새롭게 자리잡은 동백식당(041-932-3738)은 식당을 겸하여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삽시도 대표적인 식당이며 펜션이다. 음식맛이 좋고, 특히 값싼 백반에 딸려 나오는 조갯국이 일품인데, 푸짐하게 들어간 바지락조개에서 우러난 국물 맛이 아주 시원하고 담백하다. 해돋는펜션식당(041-935-1617) 등도 상설식당이다. 대부분 생선회, 김치찌개, 해물탕 등을 내놓는다. 음식 맛과 가격도 비슷한 편이다.

 


* 우리를 타고갈 배가 대천항에서 손님을 태우고 있다.

 

* 우리가 타고온 신한고속페리가 밤섬 선착장에서 차량과 승객을 내리고 있다.

 

* 선착장에서 내려 북쪽 마을(윗말)로 올라가는 도로의 우측 해안에는 모래와 펄이 섞여있는 갯인데, 이곳에는 삽시도 특산물인 바지락이 지천이다. 어촌계에서 관리하는 장소에는 마을 주민을 제외하곤 들어갈 수 없다.

 

 

* 진너머해수욕장, 멀리 보이는 작은 섬이 면삽지로, 썰물이 되면 육지와 이어진다.

 

* 썰물 때 파도가 만들어낸 진너머 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게구멍, 누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 진너머해수욕장의 언덕에서 면삽지, 물망터, 황금곰솔까지 이어지는 임도

 

* 20분 정도 걸어가면 드디어 면삽지의 모습이 보인다.

 

 

*면삽지까지는 300여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 면삽지 근처에는 기암괴석과 해식동굴이 있다.

 

* 면삽지 해변에서  언덕 위 육로를 통해 물망터까지 갈 수도 있으나, 밤섬 해수욕장 뒤 소나무 숲으로 난 길을 따라간다.

 

* 물망터가 있는 해변, 관광객들이 바위틈에서 나오는 샘물을 퍼내고 있다. 

 

 

* 진너머 해변 언덕 위에 자리잡은 태창비치하우스펜션

 

* 숙소에서 바라본 해질녘 하늘과 바다

 

 

*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저녁노을의 장관

 

* 삽시도 민박집에서 내놓는, 바다향기 가득한 가정식 백반

 

 

* 그 밖의 펜션들, 새로 지은 것이라 시설이 깔끔하다.

 

* 삽시도의 특산물, 전국 어디나 택배가 가능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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