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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서해 외연도, 중국 닭소리 들리는 아름다운 외딴 섬

by 혜강(惠江) 2011. 8. 12.

 

서해 외연도

 

중국 닭소리 들리는 아름다운 외딴 섬

                  

-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아름다운 명금해변 -

 

 

  

  외연도선착장에 정박한 어선들. 이날에도 안개가 짙게 깔려 있었다. 

 

 

 

  육지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 '외연도'. 이곳은 서해에서 멀리 떨어져 조용한 새벽녘에는 중국에서 우는 닭소리도 들릴 정도라고 한다. '연기에 가려진 섬'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섬에 닿을 듯이 다가서야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있다.  

 

  출항시간 20분 전에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서둘러 표를 구입하고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착장에는 등산객들과 낚시꾼들이 줄지어 배에 오르고 있었다.   외연도는 대천항서 서쪽으로 53㎞나 떨어진 곳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던 항구와 달리 바닷길은 해무가 짙게 끼어 있다. 출렁이는 파도를 넘어 2시간 만에 외연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선착장에는 관광객들을 데리러 나온 사람들로 붐벼댔다. 이곳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외연도 사람들이다. 그들은 관광객의 짐을 싣고 하나둘씩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외연도를 찾은 관광객들과 그들을 데리러 나온 외연도 주민들

 

  

   가방을 짊어지고 마을로 향했다. 선착장에서 바라본 외연도의 모습은 섬의 이름과 같이 안개가 짙게 깔려있어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냈다.   인근 민박집에 자리를 잡은 후 외연도 명소를 마을 이장님께 물었다. 이장님은 "천연기념물 136호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명금해변', '외연열도' 등이 유명하다"고 일러 줬다. 

 

  점심 식사 후 마을 뒤편에 위치한 상록수림을 찾았다. 이곳에는 후박나무와 동백나무, 식나무, 둔나무, 붉은가시나무 등의 상록수림과, 팽나무, 상수리나무 등 다양한 식물 군락이 형성돼 있었다. 있었다. 더욱이 이곳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만큼 우리나라 남서부 도서의 식물군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이다.

  

 

 

                    

▲ 천연기념물 135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의 모습. 상록수림 사이로 설치해 놓은 산책로와 주변경관을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깔끔하게 정리 된 산책로를 따라 상록수림 안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무더워진 날씨 탓에 온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들었다. 그나마 빽빽하게 자라난 나무들이 뜨거운 햇살을 막아주는 그늘 역할을 대신했다.  

 

  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걸었을까. 눈앞에 신기한 모양의 나무가 보였다. 서로 다른 뿌리에서 자라난 나무의 줄기가 서로 연결되어 보였다. 나뭇가지 사이를 살펴보니 하나의 줄기임이 확실했다. 이 나무는 외연도의 상징인 '사랑나무'였다.    마을 사람들은 사랑나무 사이를 통과하면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해 제 7호 태풍 곤파스의 영향으로 뿌리가 뽑히고 가지가 부러져 지금은 조금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 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걸으면 보이는 '사랑나무'의 모습. 지난해 제 7호 태풍 곤파스로 인해 나무가 훼손됐다.

 

 

   예전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태풍도 갈라놓지 못한 나무의 사랑은 변함이 없었다. 사랑나무를 지나 상록수림 뒤편 해수욕장을 찾았다. '명금해변'이라 불리는 이곳은 타조 알처럼 생긴 커다란 몽돌이 지천에 깔려있다. 몽돌 사이로 들락날락하는 바닷물은 맑고 투명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해변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드넓게 펼쳐진 바다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 잠시 의자에 앉아있으니, 몽돌에 부딪히는 경쾌한 파도소리에 마음이 평온해졌다.  섬을 둘러본 뒤 마을로 향했다. 가는 길에 봉화산 중턱에 있는 약수를 맛 볼 수 있었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약수 한 모금을 마시자 온 몸의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 상록수림 뒤편의 '명금해변'의 전경. 이곳에서는 타조 알처럼 생긴 몽돌을 볼 수 있다.

 

 

 

 

● 식당도 가게도 없지만, 인심만은 풍요로운 '녹도' 

 

 

▲ 포구에서 바라 본 '녹도'의 마을 전경.

 

 

 다음날 아침. 외연도에 도착한 쾌속선을 타고 녹도로 향했다. 한 시간 남짓 바다를 가로질러 녹도에 도착했다. 선착장과 마을과의 거리는 걸어서 약 10여분 정도 걸린다. 해안도로를 따라 마을로 걷기 시작했다. 도로 옆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바지를 걷어 올리고 잠깐 바다를 만끽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을회관에 짐을 풀어 놓고 섬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곳은 '고개는 서쪽으로 뿔은 동쪽으로 두고 드러누워 있는 사슴과 같이 생겼다'고 하여 녹도라 불리는 곳이다.  회관 앞에는 포구가 늘어서 있는데 바다로 나가지 못한 어선들이 줄지어 정박해있었다. 포구 건너편 방파제에서 바라보니 전형적인 어촌마을의 풍경이었다. 

 

 

 

 ▲ 섬 뒤편에 위치한 기암괴석의 모습. 파도가 깎아 놓은 괴석의 모양이 신비롭다.

 


  포구 곳곳에는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동네 주민은 우럭이 가득 담긴 바구니를 내 보이며 "오늘은 별로 못 잡은 거예요. 조금 늦게 나왔더니 물이 다 빠져버려서 많이 안 잡히네요."라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식사는 하셨어요? 식사 안했으면 몇 마리 가져가 드세요."라며 우럭 세 마리를 건넸다. 받은 우럭은 노인회관서 어르신들과 맛있게 나눠 먹었다.    포구를 따라 섬 뒤편으로 향했다. 잘 닦여진 길을 지나니 몽돌해변이 펼쳐졌다. 해변에 자리 잡은 커다란 바위를 지나니 파도에 깎여진 기암괴석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센 파도가 괴석에 몰아치는 이곳은 장관 그 자체였다. 

 

 

  

▲ 마을주민이 방파제에서 잡은 우럭의 모습.

 

 

  물이 빠질 때에는 해안을 따라 섬 뒤편 해수욕장까지 걸어갈 수 있지만 이날에는 물이 서서히 들어오는 때라 그리 멀리가지 못했다.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자칫 물때를 놓치면 위험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이밖에도 섬 곳곳에서 소소한 어촌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1박 2일의 이승기가 낙오했을 당시 묵었던 '폐교'와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바라볼 수 있는 포구, 몽돌이 펼쳐진 해수욕장 등이다.  외연도와 녹도는 대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매일 2회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해 갈 수 있다.

 

     

 

<여행정보>

          

 

*배편

 

웨스트프론티어호(신한해운, 041-934-8772-4)가 매일 2회(08시, 14시)에 출발한다. 매표소 전화 (041)936-5013

 

* 외연도 추천숙박시설  

 

은진민박(041-936-9776, 010-4418-4566), 장미횟집 운영

어촌계여관(931-5750), 서울여인숙(936-5098)

인천민박(936-5010) - 낚시배 대여가능

우리민박(936-5017) - 낚시배 대여가능 

외연도민박(935-5778) - 낚시배 대여가능

서울민박(936-5598) / 대천민박(936-5101) /개척민박(936-5071)

 

 

 

 

<출처> 2011. 8. 3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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