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및 정보/- 미국. 캐나다

캐나다 컬럼비아 대빙원과 에메랄드 빛 레이크루이스의 장관

by 혜강(惠江) 2011. 6. 8.

 

 

캐나디안 로키산맥(Rocky Mountains) 2


캐나다 컬럼비아 대빙원과 
에메랄드 빛 레이크루이스의 장관

 

 

글·사진 남상학

 

 

 

태고(太古) 속에 귀를 세워 영원의 끝에 닿아 있는 영겁(永劫)의 소리, 

때 묻지 않은, 순수 그대로의 로키(Rocky)여 ! 

 

 

 

 오랜 세월에 걸쳐 겨울마다 계곡에 쌓인 눈이 여름에 녹지 못하고 계속 쌓여 형성된 빙원 

 

 

 

 오늘은 캐나다 여행의 나흘째 되는 날이다. 로키산맥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빙하체험(Glacier Experience Tour)을 하고 ‘캐나디안 로키의 보석’으로 알려진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와 그 주변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 일정으로 되어 있다. 어제와는 다르게 비도 그치고 아침에 옅은 안개만 드리워 있을 뿐 쾌청한 날씨가 예상된다.    

  밴프국립공원 안에 있는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마친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까마귀 발 빙하, 눈물의 벽 등을 감상하며 콜롬비아 대빙원으로 이동했다. 눈 덮인 우람한 산세가 우리를 압도했다. 컬럼비아 대빙원에서 빙하를 직접 밟아본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들떠 있는 상태로 아이스필드센터(Colmbia Icefield Center)에 도착했다. 아이스필드센타는 컬럼비아, 안드로메다, 스노우돔 등 3천m가 넘는 고봉들이 올려다 보이는 지대에 있었다. 색깔이 좀 바랜 녹색의 지붕의 3층 콘크리트 건물의 아이스필드에는 빙하체험을 위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표를 끊는 동안 나는 아이스필드센타 앞에 세워놓은 안내도와 아이스필드센터에 마련된 안내문을 열심히 들려다보며 빙하체험을 위한 정보를 살폈다. 컬럼비아 대빙원의 빙하는 아이스필드 전면의 높은 산으로 올라가도록 되어 있었다.


컬럼비아 대빙원 위에서의 빙하체험

 

  컬럼비아 대빙원 빙하체험을 위해서 컬럼비아 아이스필드센터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빙하의 중간지대인 해발 2,133m 지점까지 올라간다. 그곳에는 우리를 빙원까지 이동시켜주는 설상차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를 타고 설상차가 있는 곳까지는 이동하면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설상차를 갈아탄다. 설상차는 빙하 위를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고안된 차인데, 사람 크기만 한 바퀴가 여섯 개 달려있다. 바퀴 하나만 하더라도 수백만 원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가 탄 설상차는 눈 덮인 가파른 언덕을 올라 비로소 컬럼비아 대평원의 아사바스카(Athabasca Glacier) 빙하 위에 우리를 내려준다. 이곳이 바로 컬럼비아 빙원의 빙하체험 현장이다.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빙하는 가까이서 보면 단순한 거대한 얼음벌판이었다. 내가 선 규모가 엄청나게 큰 얼음벌판이 빙하라니! 해발 3,750m의 컬럼비아 산줄기에 쌓인, 콜롬비아 아이스필드 지역의 빙원과 빙하는 모두 엄청난 시간에 걸쳐서 생성된 것이다. 이 얼음덩어리는 총 면적이 6㎢, 길이가 6km이고, 두께가 얕은 곳은 90m에서 깊은 곳은 300m로 추정한다고 하니, 빙하의 크기가 쉽게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겨울마다 계곡에 쌓인 눈은 여름에 녹지 못하고 계속 쌓임으로서 형성된 것인데, 현재는 화석연료의 소비증가, 삼림파괴와 더불어 공해가스의 분출로 빙하의 소멸을 촉진시켜 빙원은 급격하게 그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빙원(Icefield)이라고 말하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 얼음이 쌓여있는 곳을 말하고, 빙하(Glacier)는 얼음덩어리가 천천히 비탈면을 따라 내려가는 유동적인 곳을 말한다. 내가 얼음 덩어리 위에 서서 빙하체험을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연의 수천 년 역사의 현장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는 경험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빙하는 전혀 움직이지 않는 거대한 평원처럼 보였지만, 그 위치에 따라서 사람이 눈치 챌 수 없을 정도로 연 10~30m정도로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 높은 지대의 빙하 위에는 얼음 녹은 물이 얼음고랑을 이루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눈 녹은 물을 빈 병에 담아 마셔보기도 하고 빙원 위를 걸어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빙하는 흘러 내려오면서 계곡 양편의 절벽을 깎고 또 급격한 기온차로 인한 풍화작용으로 인해 부스러진 암석을 하류로 운반하고, 하부의 얼음층은 암반을 마모하고 파는 작업을 하므로 계곡 밑으로 엄청난 양의 잔재(殘滓, 암석과 부스러기)를 운반한다고 한다. 실제로 설상차를 타고 오르는 길 주변의 쌓여있는 많은 양의 암석들은 바로 그 빙하가 밀어낸 것들이었다.

  이곳에선 바로 옆의 또 다른 빙하의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인간의 한정된 시야로 봐서는 그 규모가 쉽게 짐작이 되지 않지만 정말 거대한 규모였다. 주위에 비교할만한 사물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빙하 위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단 30분쯤. 빙하 위에서의 짧은 시간을 보내고는 다시 설상차를 타고 처음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왔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상상했던 빙하와는 다소 다른 느낌이었지만, 그 오랜 자연이 만들어낸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빙하체험을 지원, 관장하는 아이스필드센터 건물.

 

 

 아이스필드센터 건물 내외에 세워놓은 안내판.

 

 

 사진에서 희게 보이는 부분이 빙원(빙하)에 해당함을 보여준다.

 

 

빙하체험을 위해 오르는 길, 아이스필트센터 앞에서 찍은 것들.

 

 

빙원까지는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수제작한 설상차를 타고 올라간다.

 

설상차를 타고 거대한 빙하에 내려 선 관광객들, 마치 눈 덮인 광장에 선 듯한 느낌일 뿐이다.  

 

 

빙하의 물이 녹아 도랑을 이루어 흘러간다. 빙하가 녹은 물을 병에 담는 아내 

 

 

빙하에서는 눈이 쌓여 얼어붙은 얼음층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빙하에서 올려다 본 스노우돔과 안드로메다 산의 위용이 대단하다.

 

 

에메랄드 빛깔의 거대한 호수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



  콜럼비아 대빙원 빙하체험을 끝내고 같은 방법으로 다시 아이스필드센터로 내려와 버스를 탔다. 그리고 케스케이드산, 노케이산 등 로키 산맥의 장엄한 줄기들을 감상하며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로 이동했다. 밴프국립공원 안에 있는 레이크루이스는 '캐나디안 로키의 보석'으로 불리며, 유네스코 자연유산이자 세계 10대 정경 중 하나이다. 이 호수는 빙하수가 녹아든 물로 만들어진 것인데 2.4km, 폭 800m, 수심 70m로 에메랄드 빛깔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희뿌옇고 파란 환상의 물빛은  만년설을 이고 있는 템플산(3543m), 화이트산(2983m), 니블록산(2976m) 등의 산봉우리에서 녹아내린 차가운 빙하수에 섞인 광물질 탓이라고 한다.

  이곳 원주민인 인디언들은 이 호수를 본래 '작은 물고기 호수'라고 불렀다. 그런데 1882년 이방인으로 처음 이 호수를 발견한 토머스 윌슨(Tom Wilson)이 빅토리아 여왕의 딸인 '루이즈 공주'의 방문을 기념하여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딸 캐롤라인 루이스(Louise)의 이름을 따서 '레이크루이스'로 이름을 고쳐 불러 지금에 이르렀다. 이 호수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화무쌍한 절경을 보여준다고 한다. 호수 뒤편으로는 웅장한 빅토리아 빙하가 펼쳐 있고, 겨울이면 얼어붙은 호수와 빙하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호수의 정면에 보이는 마운트 빅토리아의 뾰족뾰족 솟아오른 거대한 암봉들이 장관이며, 그 아래에 Six Glacier' 빙하가 있다. 먼 거리지만 정면 호수 위로 높이 솟은 거대한 산줄기에 걸쳐있는 빙하의 모습이 육안으로도 식별될 정도였다. 호수를 보러 온 관광객들은 이것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호수의 또 다른 명물은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이다. 에메랄드 빛깔의 아름다운 호수 입구에 있다. 호반과 어우러진 멋진 호텔 풍광이 마치 달력 그림을 대하는 듯하다. 호텔은 1890년 문을 연 이래 영국의 에드워드 8세, 엘리자베스 2세, 덴마크 마가렛 여왕, 요르단의 후세인왕을 비롯해 알프레드 히치콕, 마릴린먼로 등 유명인사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특히 호수의 절경이 알려지면서 1920년대 이후로는 영화촬영도 이어져 '북쪽의 할리우드'라는 별칭까지 얻고 있다. 일행은 호수 우측으로 난 산책길을 걸으며 호수의 정취를 만끽했다. 드넓은 에메랄드 호수 위에 드리워진 거대한 설산이 동화 속을 거니는 착각을 갖게 했다.   

  레이크 루이스 곤돌라(Lake Louise Gondola)는 레이크루이스 호수 반대편에 있다. 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이용하여 14분 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광대한 원시림 속에 보석처럼 파묻혀 있는 레이크루이스를 감상할 수 있다. 나는 곤돌라 대신 로키의 신선한 바람을 만끽하기 위하여 리프트를 탔다. 삼나무, 전나무, 소나무로 뒤덮인 삼림 뒤로 거대하게 버티고 선 눈 덮인 바위산들을 바라보며 그 풍경을 한 컷이라도 더 담아오기 위하여 셔터를 눌러댔다.


 

 

 레이크루이스가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레이크루이스에 대한 안내판 

 

 

에메랄드 빛 호수, 레이크루이스와 주변 산들  

 

 

 레이크루이스의 또 다른 명물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 

 

우리는 호수 주변에서 사진도 찍고, 산책길을 따라 걷기도 했다. 

 

 

레이크루이스 주변의 울창한 삼나무 숲. 

 

 

레이크루이스 리조트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콘도라와 리프트. 

 

멀리 평면으로 희게 보이는 부분이 레이크루이스, 높은 고지대에 호수가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레이크루이스 주변에 사는 들쥐?(상)와 새(하)

 

 

 

  로키는 장대했다. 자연의 신비로움과 웅대함이 거기 있었다. 그래서 앨버타 주 밴프국립공원은 사계절 관광지로 이름이 높다. 우리는 로키를 뒤로 하고 내일 새벽 다음 행선지인 토론토 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캘거리로 돌아왔다. 꿈만 같은 하루를 되새기며 블랙 풋 인 호텔(Blacf foot inn Hotel)에 투숙하여 잠자리에 들었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