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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제주도

대포동 주상절리의 비경, 용암을 바닷가로 흘려 빚은 신(神)의 조각품

by 혜강(惠江) 2010. 2. 4.

                                    

제주 대포동 주상절리의 비경 

 

용암을 바닷가로 흘려 빚은 신(神)의 조각품

 

 

글·사진 남상학

 

 

 

 

  이미 오후 1시가 넘어 시장기가 몰려왔다. 컨벤션센터를 지나서 지삿개 해변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대포동에 있는 주상절리를 보기 위해서였다. 주차장 근처에는 식당이 없다. 큰길가에 식당이 있었지만 지나쳐 온 터라 거센 빗줄기를 뚫고 다시 갈 수도 없고, 주변에서 간단히 요기할 것을 찾으니 마땅치 않다. 귤과 한라봉을 타는 아주머니, 임시 간이시설로 오뎅, 삶은 옥수수를 파는 노점, 트럭에서 호떡을 굽는 아저씨밖에 제대로 된 음식은 찾을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임시 비가림막 안에서 오뎅과 호떡으로 점심을 때우기로 했다.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오뎅과 호떡이 말 그대로 꿀맛이다.

  숨을 돌리면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좀처럼 빗줄기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없고 입장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안내표지판을 따라 해변 전망대로 이동했다. 사진과 TV에서 보아온 대로, 마치 석공이 정교하게 다듬은 듯 겹겹이 쌓인 돌기둥이 대장관이었다. 인간의 힘으로는 빚을 수없는 대자연의 위대함이리라.

  1.75㎞에 달하는 대포동 해안선을 따라 용암과 파도가 빚어놓은 거대한 예술품인 수천 개의 육각형 기둥이 절벽을 이루고 있다. 키가 큰 것은 20m 안팎에 이르며, 윗부분에서 아랫부분에 이르기까지 깨끗하고 다양한 형태의 검붉은 돌기둥이 조각 작품과도 같다. 마치 동화 속 궁전의 기둥이라고 하면 될까?

  바다에서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 장관을 이루고 있는 이 직육면체의 돌기둥들은 지질학적으로 주상절리(柱狀節理)라 한다. 이곳의 정확한 명칭은 대포동 주상절리. 주상(柱狀)은 암석이 규칙적으로 갈라져 이룬 기둥꼴을 말하며, 절리(節理)는 갈라진 틈이라는 뜻으로, 주상절리란 바위의 특정한 현상에 의해 규칙적인 문양으로 갈라진 것을 말하는데, 이곳의 주상절리는 한라산의 용암이 흘러내리다 바다에 닿아 급격히 식으면서 생긴 현상이라 한다.

  마침 바람이 거세게 불어 집채만 한 파도가 해변을 빼곡히 메운 육각형의 까만색 바위에 여러 겹으로 부딪히며 높은 물보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런 세찬 물보라를 내 생전 언제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이러한 주상절리는 많이 있는데, 이곳 지삿개 주상절리처럼 육각형 모형이 대규모로 분포된 곳은 드물다고 한다.

  때문에 제주의 지질학적인 형성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어 관광 외에도 문화적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현무암 용암이 굳어질 때 일어나는 지질현상과 그 뒤의 해식작용에 의한 해안지형 발달과정을 연구, 관찰할 수 있는 중요한 지질자원으로서 학술적 가치와 경관이 뛰어나 2005년 1월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었다.

  제주도의 비경인 이곳은 접근성 때문에 비경 자체로 오래 가려져 있었는데, 제주 컨벤션센터가 바로 앞에 세워지면서 베일을 벗고 제주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새 명소로 각광받게 되었다. 특히 제주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들이 앞을 다투어 지삿개를 배경으로 내 보내면서 그 인기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또한 지삿개는 제주 여행의 중심지인 중문에 위치해 있고, 중문 민속촌에서 지척의 거리다. 만약 제주여행에서 파도가 심해 다른 곳으로 가기 힘들 때는 가장 먼저 지삿개로 가보기를 권하고 싶다.  


  거센 빗줄기 속에서 그런대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펼쳐지는 자연의 외경스러움을 만끽한 우리는 대포포구에서 월평포구에 이르는 8㎞남짓의 구간 걷기를 포기하고 컨벤션센터 앞에서 서귀포행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대신에 우중에도 관람할 수 있는 서귀포 아케이드와  이중섭미술관 관람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어쩌면 다리도 쉴겸 잘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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