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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겨울나무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09. 12. 21.

 

 

 

겨울나무

 

- 남상학

 

 

 

모든 것 다 버리고 난 
겨울나무는 아름답습니다. 

애두름에 홀로 서있는 나무 
그 우듬지에 잠시 머물던 바람에 
마지막 잎새를 실어보내고 

애지중지 옆구리에 끼고 살던 
연줄마저 놓아버린 
그 모습이 오히려 당당합니다. 

악몽으로 시달린 지난 날 
생의 끈적한 수분을 토해내고 
마안한 하늘을 바라보며 
그 빈자리에 투명으로 채워 가는 
헐벗은 겨울나무는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넉넉해지는 비밀을 
이젠 나도 좀 알 것 같습니다.

 

 

<주> 

애두름 : 낮은 언덕

우듬지 : 나무의 맨 꼭대기 줄기

마안한 : 끝이 없이 아득하게 먼

 

 

<수록>시집 '하늘을 꿈꾸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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