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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강설(降雪)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09. 12. 21.

 

강설(降雪) 


- 남상학

 

 

 

그 날 저녁 별빛이 빛나듯 
헐벗은 대지에 눈이 내린다 

하이얀 옷깃을 펴고 
한 무리의 양무리가 와서 눕고 
별들이 와서 눕고 
하늘이 다시 포개어 눕고 

아낌없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심으로 
죽으실 일 하나로 
소리없는 갈채로 고요하게
그 날의 당신처럼 오신다

해마다 이맘때면
불 밝힌 뜰을 밟고 와서
영혼의 장지문 열고
천상의 수분으로 
나의 마음 포근히 적셔 주노니

칭얼거리는 아기 잠재우듯
잠자는 머리맡에
자애롭게 솜이불을 덮는
하늘 어머니의 자장가 

오늘 밤, 흰 옷 입고 
꿈에 그리던 당신 나라 
백성이 되어 
당신을 맞이하듯 강설을 본다.

 

 

 <수록> 시집 「비상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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