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도
들국화가 많이 핀다는 아름다운 섬
동쪽으로 매박섬(토끼섬), 서쪽으로 두지섬을 거느리고 있다.
글·사진 남상학
* 장고항 선착장에서 바라본 국화도
들국화가 많이 핀다고 해서 ‘국화도’ 라는 이름이 붙여진 섬. 섬이래야 동서로 400여m, 남북 2㎞의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 작은 섬이다. 이 섬은 충남 당진 앞바다에 있으면서도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화성시 우정읍에 속한다. 화성에 있는 매향리 포구에서 배를 타면 국화도까지는 직선거리로 18㎞, 배로 1시간 남짓 걸린다. 그러나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서 정기여객선을 타면 10여분 밖에 안 걸린다.
장고항이나 왜목마을에서 바라보면 국화도와 형제처럼 나란히 매박섬(토끼섬)이 떠 있다. 국화도는 장고항에서 바라보면 온통 소나무 숲이다. 섬을 뒤덮고 있는 숲 때문에 사람이 살지 않는 섬처럼 보인다. 빨간 등대가 서 있는 선착장 가까이 다가가서야 선착장을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소나무 숲에 포근하게 안겨 바다를 바라보며 어깨를 맞대고 있는 작은 집들이 평화롭다. 주민은 모두 22가구에 45명. 주민들의 주업은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운영과 원주민들은 주로 바지락을 캐기, 젓갈을 담그기, 겨울엔 김 또는 굴양식 등이다.
국화도는 본섬을 중심으로 동쪽으로 매박섬(토끼섬), 서쪽으로 두지섬을 거느리고 있다. 선착장을 기준으로 하면 매박섬까지는 1.5㎞, 두지섬까지는 1.3㎞로 표시되어 있다. 선착장 안쪽으로는 작은 고깃배들을 정박할 수 있는 아담한 포구가 형성되어 있고, 앞마을은 토착민이 주로 살고, 언덕 뒤 펜션마을은 외지에서 들어온 이들이 해수욕장을 끼고 새롭게 개발한 마을이다. 국화식당 옆으로 난 작은 길을 올라 언덕을 내려가면 해수욕장 앞으로 펜션과 식당들이 형성되어 있다.
국화도를 찾는 사람들에게 국화도는 세 가지의 선물을 준다. 아담한 해수욕장, 그리고 장엄한 일출과 일몰, ‘갈라지는 2개의 바닷길이 그것이다. 선착장 마을에서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면 마을 풍경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난다. 아담한 백사장은 길이 200여m 하얀 모래밭이다. 윤기 흐르는 검고 흰 자갈들이 섞여 이룬 얼룩무늬가 군데군데에 눈부실 정도로 유난히 흰 ‘여름속의 눈밭’이라고나 할까?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리며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하얗게 바랜 조개와 소라 껍데기들이 파도 따라 한쪽으로 밀려와 하얀 밭을 이룬다. 서해에서는 드물게 맑은 물속 조개껍질이나 자갈들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다. 해수욕장의 동쪽 끝은 바위지대이고, 부근 산자락엔 소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운치를 더한다.
또 국화도에서는 섬 동쪽과 서쪽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섬이 뭍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도 동서로 수평선이 아스라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섬사람들은 “일출은 선착장의 왼 끝 바위에서, 석양은 섬 서쪽의 갯바위에서 바라보는 게 최고”라고 일러준다. 새벽녘 서서히 바다를 밝히는 일출, 온통 벌겋게 바다를 채색하며 떨어지는 일몰의 장관을 서해에서 한꺼번에 감상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그리고 국화도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갈라지는 두 개의 바닷길, 즉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북동쪽의 매박섬(토끼섬), 남서쪽의 두지섬 모두 썰물 때면 물이 빠져 백사장 또는 바위들로 연결돼 3개의 섬을 연결하는 긴 바닷길이 드러난다. 썰물 때에 갯바위와 모래밭이 드러나 걸어서 건너갈 수가 있다. 특히 당진화력발전소와 왜목 마을이 건너다 보이는 무인도 두지섬까지 이어진 길은 온통 바위투성이로 군데군데 바닷물이 고여 있는 곳도 있다. 이들 섬 주변은 고동을 비롯한 각종 조개가 지천으로 깔려있어 누구든지 망태기 하나들고 나서면 1시간 만에 가득 채워올 수 있다. 삶아 먹으면 조금은 씁쓸한 맛도 나며 이곳에서의 군것질거리로는 최고이다.
요즘 국화도가 많이 알려지면서 게(박하지)와 바지락, 고동을 채취하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체험어장으로 지정된 매박섬 입구에서 1인당 3,000원씩 받는다. 입장료를 내면 채취한 것을 담을 그물망을 나눠주고 호미도 빌려준다. 바지락, 조개잡이는 물이 많이 빠질 때일수록 좋으므로 매월 음력 초순이나 보름이 적당하다. 그러나 두지섬에서는 섬사람들의 소득증대를 위한 보호구역이어서 여행객들이 채취하는 것을 금한다.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이곳의 민박집들은 대부분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쯤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국화도의 아름다움은 만조 때의 그윽한 섬 풍경이다. 바다 건너편 무인도인 입화도와 풍도 사람들의 바지락 채취지인 도리도가 어른거리는 바다에 떠있는 풍경이라든가. 가까이는 해수욕장 북쪽 끝에서 바라보는 매박섬의 고즈넉한 모습, 선착장에서 바라보는 두지섬의 호젓한 모습들, 그리고 바로 건너다보이는 당진화력발전소 등 풍경이 그것이다. 그리고 해변을 거닐며 하얀 조개껍질들을 밟는 건 덤으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가는 길
*당진 장고항에서 국화페리에 승선
국화도는 화성시에 위치한 궁평항에서 배로 40여분 정도 이동하거나 충남 당진의 장고항에서 10분 내외로 이동하면 도착할 수 있다. 화성 궁평항에서는 오전 9시, 11시, 오후 4시(4~10월 기준, 주말에는 오후 2시 추가 운항), 오전 9시, 11시, 오후 3시(10~3월 기준)에 출발한다. 40분 소요. 이용요금(왕복) 대인 2만원, 소인 1만원
충남 당진군 석문면 장고항에서는 4월~10월에는 하루 4번(08:10, 11:10, 15:10, 18:00) 배가 뜬다. 소요시간 10분. 왕복 요금은 대인 1만원, 소인 6000원이다. 차는 가지고 갈 필요가 없으므로 용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무료).
▲숙식
국화도 바다펜션( 031-357-0748 , 011-9800-8025 , 식사가능)
사계절휴양지( 031-357-7311 , 011-438-7318 )
해적선펜션( 031-357-7647 , 011-9161-5684 )
국화도향기( 031-355-7127 / 010-5035-7127 , 식사가능)
썬하우스( 031-355-6231 , 016-712-4641 )
* 국화도 선착장
*선착장 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 선착장 앞에 세운 국화도 표지판, 낮에는 밋밋하지만 밤에는 LED전관판으로 변함
*마을 앞 휴게시설(쉼터, 체육, 공연무대 등)
* 선착장에서 바라본 매박섬
* 선착장에서 바라본 두지섬(도지섬), 만조여서 모두 물에 잠겨 있다.
*펜션마을은 국화식당 옆길로 오른다.
*언덕 너머 펜션마을로 오르기 전의 이정표
*펜션마을로 가는 언덕에서 만난 국화교회와 펜션
*언덕배기에서 만난 꽃
* 앞마을 너머에 자리잡은 펜션마을, 우리가 묵은 숙소(아래)
*펜션마을 앞 해변이 국화도 유일의 해수욕장이다.
* 또 하나 밀물이 되면 섬이 되는 매박섬(토끼섬)
* 해변에 깔린 굴껍질, 조개껍질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선 어촌체험을 진행한다.
* 매박섬 가는 길
* 국화도에서 보는 일몰 광경
* 우리가 묵은 바다펜션과 식사
*선착장 위 언덕에 세운 팔각정과 해맞이전망대, 이튿날 아침식사 전에 오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지섬
*도지섬 가는 길
*당진화력발전소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해안산책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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