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휴양림 4곳
5월의 숲은 휴식이다.
박경일 기자
5월의 여행지로 숲만 한 곳이 없다. 이제 막 새잎을 틔워낸 나무들이 싱그러운 기운을 뿜어내는 숲길을 걷노라면 몸과 마음이 죄다 초록으로 물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모처럼의 가족여행을 떠나면서 숲만을 목적지로 삼을 수는 없는 일.
인근에 여행명소나 즐길거리가 있는 곳이라면 더 좋겠다. 한국관광공사가 ‘5월의 숲’을 즐길 수 있는 4곳을 가려 뽑았다.다들 다양한 시설과 조경을 갖춘 휴양림이나 삼림욕장이고, 인근에 여행명소들이 있는 곳들이다.
대전 장동삼림욕장 - 황톳길 맨발로 걷는 체험
대전의 동북쪽 계족산(423.6m)에 자리한 장동삼림욕장은 대전역에서 불과 7㎞ 떨어진 곳. 1995년 6월 개장한 장동삼림욕장 초입에는 야생화단지가 조성돼 있고, 맨발 지압시설과 씨름장, 물놀이장, 숲속의 문고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여름이면 나무학교가 열리는 임간교실까지는 가벼운 산책코스. 이곳부터 계족산성까지 1.3㎞ 코스는 나무들이 빽빽이 조림된 오르막 산길이다.
계족산성은 능선을 따라 3㎞ 정도 이어져 있는데, 산성 위에 오르면 탁 트인 전망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특히 동쪽 산과 숲 사이로는 대청호의 푸른 수면이 살짝 건네다 보인다. 이 산성에서 보는 낙조 풍경은 대전의 8경 중 하나로 대접받고 있으니 맑은 날 시간을 맞춰가면 산 너머로 지는 아름다운 낙조를 즐길 수 있겠다. 10일 계족산 숲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뛰는 ‘마사이 마라톤’행사가 열린다. 참가비용은 구간 길이에 따라 1000~1만3000원. 문의 02-6399-6927
계족산 아래에는 우암사적공원 등 송시열의 유적지들이 있다. 송시열이 학문을 닦던 남간정사는 빼놓지 말아야 할 곳. 계곡에서 흘러드는 물길을 대청 밑으로 지나게 해놓은 조경이 독특하다. 동춘당은 조선 효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동춘당 송준길이 지은 별당으로,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엑스포과학공원을 들러볼 만하다. 또 한국조폐공사의 화폐박물관 등도 교육여행 목적지로 훌륭하다.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 042-861-1330
강원 횡성 청태산자연휴양림 - 숲 해설 들으며 싱그러운 산책
청태산자연휴양림은 청태산 자락 해발 1200m에 자리잡은 국립 휴양림이다. 워낙 깊은 산중이어서 휴양림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폐부가 상쾌해지고 절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산림문화휴양관 뒤의 휴양림은 숲속체험 데크로드로 이어져 있다. 데크로드는 삼림욕과 함께 갖가지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테마형 산책로. 중간중간 설치된 나무악기 등을 불어보면서 걷는 길이라, 걷는 것을 지루해하는 아이들도 쉽게 따라나선다. 본격적인 등산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휴양림 내에는 6개의 등산로도 갖춰져 있다.
청태산자연휴양림에서는 충실한 숲해설을 들을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숲해설가가 체험코스를 함께 걸으며 전문적인 숲해설을 해준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미처 몰랐던 숲의 소중함과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휴양림에는 목공예 체험, 천연염색체험, DIY목공교실이 있는데, 목공예 만들기 체험에서는 목걸이, 열쇠고리, 휴대전화고리, 솟대장식품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다. 휴양림 숙박객은 무료. 입장객은 3000~1만5000원의 재료비를 내고 제작 후 가져갈 수 있다. 또 휴양림 한편에는 통나무 볼링, 장기알 쌓기, 통나무 징검다리 건너기 등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인근의 농촌체험마을인 산채마을 역시 가볼 만하다. 산나물체험과 나물로 차려진 건강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 033-343-9707
경북 영양 소나무생태경영림 - 아름드리 금강송 군락의 위엄
본신리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은 경북 영양에서 울진군 평해쪽으로 넘는 고갯마루의 오지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금강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금강송림을 제대로 보려면 에코투어탐방코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가족단위 여행이라면 비교적 거리가 짧은 생태 4탐방코스(2㎞·2시간)와 생태5탐방코스(1.2㎞·1.5시간)가 적당하다. 출렁다리를 건너 비탈길을 오르면 낙동정맥의 웅장한 산세와 함께 아름드리 금강송 군락이 나타난다. 산마루 능선을 따라가면 길옆으로 철쭉이 화려하게 피어 있고, 산 정상에 서면 멀리 동해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산길을 따라가는 생태탐방을 하지 않고 자생식물을 한곳에 모아둔 자생식물탐방로만 둘러보아도 만족스럽다. 나무데크 위를 거닐며 자생 야생화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야영데크, 식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미리 예약하면 숲해설사로부터 금강소나무와 한국 자생화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숙소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인근의 검마산자연휴양림을 이용하면 된다. 수하계곡에는 반딧불이생태공원이 있다. 들꽃동산 걷기, 반딧불이와 나비를 비롯한 숲속곤충 관찰하기 등 아이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다. 반딧불이천문대에서는 고성능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다. 일월산자생화공원에서도 흐드러지게 만개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인근에 한양 조씨 집성촌이자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고향인 주실마을이 있다. 조지훈 시인의 생가인 호은종택과 18세기 전형적인 살림집인 옥천종택, 후진 양성을 위해 건립한 월록서당을 둘러볼 만하다. 본신리 금강소나무생태경영림 054-730-8140
전남 화순 백아산·한천자연휴양림 - 고즈넉한 숲속의 정취 만끽
전남 화순은 유난히 산이 많다. 화순의 산을 꼽으라면 만연산(668m), 백아산(810m), 모후산(919m), 옹성산(572.8m), 천운산(601.6m), 개천산(497.2m), 화학산(613.8m), 용암산(545m) 등 이루 헤아리기도 벅찰 지경이다. 산이 즐비하니 그 자락에 기댄 자연휴양림도 여럿이어서 군에서 운영하는 백아산자연휴양림과 한천자연휴양림(사진), 그리고 개인이 운영하는 안양산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백아산자연휴양림은 통나무로 지은 숲속의 집의 정취가 으뜸. 이웃 시설들과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 사생활을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다. 냉난방시설, 취사시설, TV, 냉장고, 침구류, 화장실, 샤워시설을 고루 갖추었으며 야외탁자도 준비돼 있다. 휴양림을 출발해서 백아산 정상까지 등산하는 데는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천운산 자락에 조성된 한천자연휴양림도 찾아볼 만하다. 2003년 개장했으며 10개에 달하는 숲속의 집과 썰매장, 산책로, 잔디밭, 정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천운산 정상에 오르면 무등산, 백아산, 만연산, 용암산이 주르륵 조망된다.
화순에는 운주사나 쌍봉사, 유마사 등의 이름난 절집이 있다. 천불산 골짜기의 운주사는 ‘천불천탑’으로 유명한 절집. 운주사 대웅전 왼편 언덕 위에 올라가면 와불이 있다. 철감선사가 창건한 쌍봉사는 조용한 맛이 느껴지는 절집이다. 쌍봉사의 철감선사탑비와 부도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정교하다. 백아산자연휴양림 061-379-3737한천자연휴양림 061-379-3734
<출처> 2009-05-06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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