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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여행 종합

전통마을- 외암 민속마을, 고령 개실마을, 해남 녹우당, 밀양 밀성 손씨 종가

by 혜강(惠江) 2009. 3. 5.

 

전통마을 4곳

 

봄망울 터지는 옛 집으로 가보자

 

 

박경일기자

 

 

 

▲ 녹우당 종손 윤형식(왼쪽)씨와 종부 김은수씨

 

▲ 개실마을 점필재 종택 돌담

 

▲ 개실마을 점필재 종택 항아리.

 

 

이제 봄꽃이 다투어 피어나는 3월이다. 봄이 무르익으면 굳이 먼 길을 떠나지 않더라도 그 기운이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래도 봄의 정취는 고택에서 만나는 게 제격이다. 회색 아스팔트의 도회지에도 봄이 오면 가로수 새순이 돋고 봄꽃이 피어나지만, 옛 집 마당과 돌담 골목에 머리를 내민 풀꽃을 만나는 감동과 비교가 될까. 3월에 가볼만한 봄여행지로 한국관광공사가 전통마을 4곳을 꼽았다. 언제 가봐도 세월의 묵은 맛이 느껴지는 곳이지만 특히 전통마을에서 만나는 봄볕의 정취는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사는 민속마을… 충남 아산 외암리



아산의 외암민속마을은 50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실제 사람들이 거주해오고 있는 마을이다. 고택들이나 돌담골목은 세월로 묻은 손때와 발길로 반질반질하다.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란 평가도 그래서 나온다. 외암마을의 가장 빼어난 풍경은 전장 6km가 넘는 돌담길. 굽어지고, 갈라졌다가 다시 만나는 돌담길은 봄날의 산책코스로 제격이다. 돌담 너머로, 대문틈으로, 자연을 봄을 준비하는 농촌마을 생활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고택의 민박집 온돌방에서 하룻밤을 묵거나 떡메치기, 두부만들기, 탁본뜨기 등 농촌체험도 해볼 수 있다. 민박 요금은 5만원(6인 이하)부터 17만원(20인 이하)선이다.

외암마을에서 가장 알려진 집은 건재고택.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외암 이간이 이 집터에서 출생했다. 건재고택에서 눈여겨볼 곳은 정원. 사랑채와 문간채 사이의 넓은 사랑마당은 소나무와 향나무 단풍나무들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정원이 아름답기로는 송화댁도 빼놓을 수 없다. 넓은 사랑마당에 물길을 내고 다양한 돌을 가져다 놓아 산중계곡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외암마을 일대에는 고려말 충신 최영 장군이 지었고 조선시대 명재상이었던 맹사성이 살던 맹사성고택(맹씨행단)이 있고, 현충사와 온양민속박물관, 아산 세계꽃식물원, 피나클랜드, 공세리성당 등 여행지들이 즐비하다. 외암마을 안내소 041-540-2110, 아산시청 문화관광과 041-540-2565



고택과 전통체험의 만남 - 경북 고령 개실마을



개실마을은 영남 사림파의 거두였던 점필재 김종직의 후손들이 350여년간 살아온 집성촌. 당쟁에 휘말려 무오사화때 김종직은 비참한 최후를 맞았지만, 용케 화를 면한 후손들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종가의 대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도 50여가구 100여명의 주민들은 모두 20촌 이내의 친척들이어서 집성촌의 전통을 유지해오고 있다.

개실마을의 하이라이트는 점필재 종택. 고즈넉함과 기품이 서려 있는 종택은 전통 한옥의 구조와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마을 뒤쪽으로는 100여년 된 대숲이 울창해 곧은 선비의 정신이 느껴진다. 개실마을은 한옥의 전통미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정갈하게 꾸며져 있어 지난 2007년에는 농림부가 주최한 ‘전국 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개실마을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풍성하다. 한과만들기와 엿만들기, 떡만들기, 칼국수 만들기 등 음식체험부터 도자기체험, 한옥 숙박체험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개실마을 054-956-4022, 고령군청 문화체육과 054-950-6060



500년 비자나무 숲이 지키는 종택… 전남 해남 녹우당


남도의 땅끝 해남에는 고산 윤선도의 고택 녹우당이 있다. 녹우당은 사실 고택의 사랑채를 이르는 말이지만, 지금은 사랑채뿐만 아니라 고택 전체를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녹우당은 윤선도가 수원에 살 때 효종이 스승이었던 그에게 하사한 집이다. 윤선도가 82세 되던 해 낙향하면서 수원의 집을 뜯어 배로 싣고 와서 이곳 해남에 다시 지었다. 지어진 내력 못지않게 집에 얽힌 이야기들도 많다.

 

이 집의 별당에서 다산 정약용이 태어났고, 자화상으로 유명한 증손 공재 윤두서가 학문과 예술을 키웠으며 소치 허유 등 당대의 쟁쟁한 문인이나 예술가들이 머물거나 교류했다. 한때 아흔아홉칸에 달했다던 고택은 55칸만 남아있지만, 여전히 윤선도의 14대 손이 집을 지키면서 정갈하게 집을 간수하고 있다.

녹우당이란 이름의 뜻은 바람이 불 때 집 뒤편의 비자나무 잎들이 내는 소리가 빗소리 같다고 지어진 것. 푸를 녹(綠)자에 비 우(雨)자를 썼다. 집 뒤편의 진초록의 비자나무 숲은 언제 찾아가도 정갈하고 상쾌하다. 해남에서는 유서깊은 절집 대흥사를 빼놓을 수 없다. 대흥사는 요모조모로 뜯어볼수록 깊이 있는 절집이다. 말갛게 씻긴 듯 단청이 다 지워진 채로 달마산에 안겨있는 절집 미황사도 빼어나다. 고산 윤선도 유적지 061-530-5548, 대흥사 061-534-5502



시간을 따라가는 아름다운 고택여행… 밀양 밀성 손씨 종가



교동이란 지명은 조선시대 지방공교육 시설인 향교를 중심으로 유림의 주택들이 밀집해 생긴 마을을 이르는 말이다. 교동이란 지명은 전국에 많이 남아있지만 대부분 옛 풍모를 잃은 지 오래다. 그러나 밀양의 교동은 고택들이 여러채 남아 옛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밀양 교동에서 가장 눈길이 가는 고택은 밀성 손씨 종가. 대개 살림집인 종택들은 문 안을 들어서기가 조심스러운데 이곳 밀성 손씨 종가는 후손이 한식당으로 운영 중이어서 편안하게 집을 둘러볼 수 있다.

 

겹방구조와 곳곳에 고풍스러운 가구 등이 배치된 종택에서는 개화기의 근대 한옥집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큰 사랑채와 작은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이 남아있다. 특히 큰 사랑채의 후원터와 안채의 장독대를 둘러보면 손씨 일가의 풍류와 살림살이의 여유를 짐작하게 해준다.

밀양에서는 진주 촉석루, 평양 부벽루와 함께 3대 누각으로 손꼽히는 영남루를 빼놓을 수 없다. 또 영남 유림의 대부로 손꼽히던 점필재 김종직의 생가 후원재와 그가 후학을 양성하던 예림서원 등도 찾아가볼 만하다. 밀성 손씨 종가(한정식당 ‘열두대문’) 055-353-6682, 밀양관광안내소 055-359-5582

 

 

 

<출처> 2009-02-28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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