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 회산 백련지
동양 최대의 백련(白蓮) 생산지 장관
- 연꽃이 피면 무안의 경제도 핀다 -
무안=김성현 기자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백련지의 연꽃이 피기 시작했다.
전남 무안군 일로읍 회산 백련지(白蓮池). 33만여㎡(10만 평)의 광대한 수면이 백련으로 가득했고, 직경 50~70㎝ 가량의 커다란 연잎 사이로 새하얀 꽃봉오리가 순결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박삼균 무안군 백련개발담당(계장)은 "수위(水位)와 시비(施肥) 조절로 개화시기를 앞당겨 다음 주말 연꽃이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 백련 산업화 '새바람'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인 이곳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고운 꽃과 향으로 관광객을 불렀던 무안 백련이 단순한 관광자원에서 지역경제를 이끌 산업자원으로 진화 중이다.
호수에서 800m 떨어진 복용촌 마을. 백련 가공공장 자동화 라인에서 연방 백련차 원료가 쏟아져 나왔다. 연간 100t의 연잎을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다. 공장 앞 '백련차 홍보관'에는 백련 잎차와 연꽃으로 만든 연화차, 연뿌리로 만든 연근차, 연 비누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길 건너편엔 연 음식 전문점이 있다. 2층 건물에 레스토랑처럼 쾌적한 분위기다. 안쪽 유리 벽 너머로 연 맥주 제조시설이 보인다. 모든 음식은 연과 연결돼 있다. 연 쌈밥에 연근 피클, 연근 골뱅이 무침, 연 삼겹살, 연 돈가스, 연 김치…. 후식으로는 연 식혜가 나온다.
◆ 연 맥주·연 국수·연 된장
백련차 공장과 연 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다연은 한국인삼공사가 최근 출시한 홍삼연잎 음료(연인의차) 원료를 공급한다. ㈜범우는 백련 라면과 백련 국수, 백련 생수제비 등을, (유)성지농산은 연 떡국, 연 냉면 등을 출시했다. 삼진식품㈜은 백련 김을, 청수식품㈜은 연근 구운소금, 연잎 미용염을 생산한다. 이 밖에도 백련 고추장, 연근 간장, 연 과자, 백련 빵 등 10여 개 업체가 30여 가지의 연 가공식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 업체에 연 원료를 공급하는 ㈜다연은 농가들이 재배하는 백련 전량을 수매, 판로 걱정을 없앴다. 김성두(45) ㈜다연 대표는 "연은 잎뿐 아니라 꽃과 뿌리, 씨까지 산업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며 "400억 원대의 연 산업 시장은 2011년쯤 현재의 녹차 시장 규모인 600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연 맥주(왼쪽), 연 쌈밥(오른쪽)
◆ "백련 소득 벼의 3배"
무안군은 백련을 생산과 가공·유통·관광이 어우러진 복합산업으로 키우기로 하고, 2005년부터 88억여 원을 들여 기초 연구개발과 생산·소득기반 구축, 공동브랜드 개발·홍보 등 사업을 벌였다. 3년 새 연 재배농가는 20가구에서 50가구로, 재배면적은 12㏊에서 40㏊로, 가공업체 매출은 8억 원에서 35억 원으로 각각 늘었다고 군은 밝혔다. 군 균형개발담당은 "백련은 벼에 비해 2.4~3배의 소득을 올릴 수 있어 대체 작목으로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 축제도 '산업'으로
11년째 연꽃(백련) 축제로 치렀던 축제 이름도 바꿨다. 오는 25~29일 여는 행사 이름은 '2008 대한민국 연(蓮)산업축제'다. 이름만 바뀐 게 아니다. 연 산업 주제관에서는 연 관련 업체 20여 곳이 부스를 열어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체험마당에서는 백련탕 테라피(치료) 체험을 비롯, 연 차·연 쿠키·연 쌈밥·연 비누 만들기 등을 선보인다. 행사장의 모든 먹거리는 연 음식으로 차별화했다. 서삼석 무안군수는 "소비 지향적인 꽃 축제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반성에서 출발 했다"며 "연을 소재로 한 산업화를 선점, 무안을 '연 산업의 메카'로 가꿔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산백련지는
무안군 일로읍 회산 마을에 있는 일제시대 축조된 농업용 저수지. 인근 마을 주민이 가장자리에 백련 12주를 구해다 심고 가꾼 것이 번식을 거듭해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곳‘회산 백련’은 재래종으로, 꽃과 잎이 다른 지역보다 크다. 연은 혈당과 혈중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비만 등 대사질환 개선, 피부노화와 주름 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있다.
<출처> 2008. 7. 19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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