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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 타임머신 타고 구석기시대로 날아 가볼까?

by 혜강(惠江) 2008. 5. 29.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

 

"타임머신 타고 구석기시대로 날아 가볼까?"

 

 

 

 

▲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재현한 퍼포먼스.

 

 

 경기 북부 지역의 젖줄인 한탄강과 임진강. 남한과 북한을 가르는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한민족의 쓰라린 현대사를 일깨워주는 강들이지만, 수십만 년 전에는 구석기시대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던 곳이기도 하다. 

 

 동아시아 구석기시대 역사를 다시 쓰게 한 한탄강변의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에서는 어린이날인 5월5일을 전후해 구석기축제가 성대하게 열린다. 가족과 함께 축제에 참가해 선사시대 인류의 삶도 체험해보고, 휴전선 가까이에 솟은 고대산에 올라 조국 통일도 기원해보자.

 

 

                                                  
▲ 연천리 구석기축제 포스터. 올해는 5월2일부터

 

 

  한탄강 유역의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은 한국과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 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78년 당시 미군이던 그레그 보웬씨가 우연히 발견한 이후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굴조사를 한 결과 주먹도끼, 사냥돌, 주먹찌르개, 긁개 등 여러 종류의 석기가 많이 나왔다. 그 중 유럽과 아프리카 지방의 아슐리안(Acheulean) 주먹도끼(찍고 자르는 기능을 갖춘 도끼)가 동아시아에서는 처음 발견되어 세계 고고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에는 찍개 문화만 존재한다’는 당시까지의 이론을 뒤집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시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지금으로부터 20만~30만 년 전 유적이라는 게 정설이다.

 

 

구석기시대 생활모습 알려 주는 유적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전곡리 구석기 축제는 5월2일(금)부터 6일(화)까지 닷새 동안 연천군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대에서 펼쳐진다. 연천 구석기축제위원회는 올해 축제의 주제를 ‘전곡리 안의 숨소리’, 슬로건을 ‘위대한 발견 그 후 30년’이라고 내걸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연천리 구석기축제의 체험행사 중 하나인 석기사용교실. 아이들이 돌로 감자 껍질을 까는 체험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곡리 구석기축제는 구석기문화와 선사문화를 교육·놀이·체험 등을 통해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형 축제다. 그래서 작년과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대한민국 우수축제로도 선정되어 지속적으로 교육 콘텐츠를 개발,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체험교육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올해는 1억5천만 원의 지원금까지 받은 터라 여느 해보다 다양한 행사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주먹도끼 발견 30주년을 맞아 축제기간 중에는 한탄강·임진강 유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토대로 한 특별전시전이 눈길을 끈다. ‘전곡리 선사유적지 발굴 사진전’, ‘그레그 보웬 주먹도끼 특별전시’, ‘전곡리 고고학 아카데미’ 등이 준비되어 있다.

  축제 첫날인 2일(금)은 전곡리 안의 몸짓(13:00·18:00), 아크로바틱 공연(14:00), 연천하모니(18:00), 전곡고등학교 락밴드·한여울 락밴드(19:00) 등 공연만 펼쳐질 뿐 평일인 탓에 다른 행사는 많지 않다. 

 

 

▲ 선사시대 사람들처럼 자연에서 얻은 도구를 이용해 불 피우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녀.

  

3일(토)은 오전에 캐릭터뮤지컬(10:00), 연천하모니(11:00)에 이어 전곡고등학교 락밴드(13:00), 전곡리 안의 울림(15:00) 공연이 있다. 그리고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KBS 라디오 공개방송이 진행된다. 이때 ‘연천 하늘에 비전을 쏘다’라는 주제로 개막식 축하공연과 불꽃놀이 행사도 펼쳐진다. 실질적으로 토요일이 개막일인 셈이다. 

 

 

주말과 어린이날에 다양한 행사 집중 

 

 방문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4일(일)은 저녁 7시부터 국내 최정상급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함께하는 경희대 특별공연과 포크송 라이브 공연, 지역주민 노래자랑으로 구성된 심야 콘서트가 펼쳐진다.

  어린이날이라 자녀들과 함께 온 관광객이 많은 5일(월)은 공연의 초점이 어린이들에게 맞춘 프로그램도 여럿 있다. 어린이마당이 세 차례(11:00, 12:30, 13:30)나 진행되고, 오후 4시부터 2시간 동안은 재미있는 TV미술관 공개방송과 벨라트릭스 전자현악 공연, 경기도립무용단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마지막 날인 6일(화)은 KBS 전국노래자랑과 연천 추억만들기 콘서트가 개최되며, ‘추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내일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리는 불꽃놀이(21:00)를 끝으로 축제의 막을 내린다.

 

▲ 축제행사 중의 하나인 농경체험.

  

 

한편, 닷새의 축제기간 중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선사체험마을, 고고학아카데미, 농경생활 문화체험, 어린이놀이터 등 상설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연계관광 프로그램으로는 태풍전망대, 군부대, 휴전선 걷기 등 연천군에 속한 군사분계선을 테마로 하는 DMZ 관광투어와 고구려 3대성 등 연천군에 문화재 답사투어를 매일 1회 상설 운영할 예정이다.

 

 

다양한 가족캠프 프로그램도 준비

 

▲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맨손으로 물고기잡기 체험.

  

 

 올해는 가족캠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탄강유원지 캠핑카를 활용한 구석기 가족캠프, 그리고 가족이 체류할 수 있는 녹색농촌마을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구석기가족 캠프의 캐러밴 현황을 보면 준비된 차량은 총 20대(6인승 12대, 4인승 8대)로, 이용요금은 1박 기준(당일 14:00~다음날 12:00) 6인승 70,000원, 4인승 50,000원이다. 캐러밴 차량에는 냉난방기, 전자렌지, 조리시설, DVD, 화장실·샤워실, 침구, 식기세트 등이 갖춰져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4월 말 현재 축제기간의 휴일(주말 및 어린이날 연휴) 예약은 마감된 상태라 평일 예약만 가능하다. 문의 031-839-2066 문화관광과 김석인.


  연천군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관람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고 연천의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관광객들이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화장실과 쉼터 등 편의시설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왼쪽부터)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는 어린이들은 대상으로 한 행사가 많다. / 떡메치기도 참가자들이 한번쯤 해보고 싶어 하는 체험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4월 중순 방문했을 때 관광지의 가장 기초적인 이정표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 토요일인 12일 전곡리 구석기유적지에서 만난 한 가족은 “전곡역에서 내려 20~30분쯤 걸어왔는데, 이정표가 제대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인도도 없었다”며 불편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최근 승용차를 이용한 여행은 물론 경원선 열차를 이용해 연천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연천군은 열차 여행자들을 위해 전곡역과 구석기유적지 사이 2km 정도의 거리를 ‘아슐리안 거리’, 혹은 ‘주먹도끼 거리’ 등으로 명명해 걸어서도 접근이 쉽게끔 가꿔나가면 좋을 듯하다.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 추진위원회 전화 031-839-2561~3

 

 

휴전선에 가로막힌 경원선 신탄리역

 

 연천은 구석기유적지 외에도 구경거리가 많다. 경원선 신탄리역은 달리던 기차가 멈추고 더 이상 나가지 못하는 종착역이다. 군사분계선으로 인해 종착역 아닌 종착역이 된 셈이다. 서울에서 철원, 안변을 거쳐 원산에 이르는 경원선은 1914년 개통되었다. 당시 ‘신호장’이던 신탄리역은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북한에 속했다가 1951년 서울 수복 때 탈환했다. 지금 경원선은 국토의 분단으로 신탄리역까지만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열차는 이곳에서 멈추어야 한다.

 

▲ 축제 참가자 가족이 가상발굴을 통해 구석기 유물을 찾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실향민들은 옛 기억이 남아있는 철도에서 먼발치에서나마 고향의 모습을 상상하기 위해 신탄리역을 찾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대산(832m)을 오르기 위해, 연인들은 호젓한 열차여행의 추억을 위해 신탄리역에 내린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조국의 상황을 설명해줄 수 있는 교육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탄리역에서 북쪽으로 철길을 따라 300m쯤 가면 레일은 끊기고 철도중단점 입간판이 서있다. 여기서부터 금강산 125.1km, 원산 131.7km, 통천 171.7km, 두만강 757.2km 거리다. 철로를 따라 철길 주변을 거닐 수 있다. 신탄리역 전화 031-834-8887. 

 

▲ 연천의 여학생들이 축제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한탄강변인 연천읍 고문리에 위치한 재인폭포는 길이가 100m, 너비 30m, 물깊이 18m의 폭포로 주상절리 암벽과 장쾌하게 내리꽂는 폭포수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이 폭포는 고을 수령의 탐욕으로 인한 재인의 죽음과 그 아내의 정절이 얽힌 전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연천읍 동쪽에 있는 동막골 유원지는 맑은 계류와 기암괴석이 잘 어우러진 휴식지.


  임진강변 전곡읍 미산면에는 고려 태조 왕건을 모시는 숭의전(崇義殿·사적 제223호)이 있다. 이곳 잠두봉 바위틈에서는 오래 전부터 맑은 샘물이 솟았는데, 궁예의 부하로 있던 왕건이 임진강을 운항할 때면 늘 이곳에 들러 샘물을 마시고 몸과 마음의 평정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나중에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세우자 이 샘물은 ‘왕이 마신 물’이라 해서 어수정(御水井)이란 이름을 얻었다. 

 

▲ 연천 전곡리에서 발굴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직접 제작해보고 있는 아이들.

  

왕건이 1천 년도 넘게 마셔온 어수정 샘물을 한 모금 마시고, 하마비를 지나 완만한 길을 따라 잠시 오르면 숭의전이 나온다. 고려 태조 왕건을 비롯한 여덟 명의 임금과 정몽주 등 고려 충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수령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발치로 펼쳐지는 임진강 풍경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숭의전이 지닌 매력이다. 가만히 눈 감으면 1,100여 년 전 후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를 호령했던 영웅의 뜨거운 기개가 강바람에 실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여행정보


숙박 : 전곡읍 전곡리에 한탄강모텔(031-832-7330), 인강파크(832-7717), 휘닉스파크(832-6865), 한탄강호텔(832-8091), 오아시스(832-5046), 희선장여관(832-2140), 신라여관(832-2322), 산유화여관(832-5225), 롯데장여관(835-0777) 등이 있다. 

 

별미 : 연천은 임진강과 한탄강변에 나름대로 전통 비법을 갖고 매운탕을 차리는 식당이 많다. 임진강변의 장남면 사무소 근처에 있는 장남매운탕(031-835-7542)은 임진강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물고기가 자랑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맛이 깊다. 쏘가리 매운탕(500g) 50,000원, 메기매운탕 소(2인) 24,000원, 잡고기매운탕 소(2인분) 30,000원. 전곡리 선사유적에서 승용차로 10~20분 거리인 청산면 궁평리에 있는 망향비빔국수(031-835-3575)는 건면을 장작불로 삶아 졸깃졸깃한 맛으로 유명한 집이다. 반찬은 백김치 하나만 나오는데 맛이 좋다. 또다른 비법은 양념에 있다. 가격은 양에 따라 1인분에 4,000원, 5,000원, 6,000원으로 차이가 있다. 

 

 

 

 

교통

자가운전 서울→3번 국도→의정부→동두천→전곡→구석기유적지 <1시간 소요>
동두천역→전곡역 지하철 1호선 종점인 동두천역(구 동안역)에서 1시간 간격으로 매시 50분에 17회(06:50~22:50) 운행. 요금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17분 소요. 한탄강역에서 하차해도 된다.
의정부→전곡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으로 수시(06:35~21:50) 운행. 50분 소요, 요금 3,100원.
※연천군청 대표전화 031-834-2211

 

 

 

 <출처> 2008. 5 / 월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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