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 고운식물원
'꽃의 언어' 찾아 떠난 봄길 여행
글·사진 남상학
청양읍 군량리 산 32-4번지에 자리 잡은 ‘고운식물원’은 “봄 속에서 길 잃고 봄 속에서 깨어나고 싶은” 이름처럼 고운 사설 식물원이다. 칠갑산 한 자락을 통째로 식물원으로 꾸며 사계절 내내 꽃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고운식물원은 단순한 식물원이 아니다.
향토식물자원 보존과 자연생태관광 및 자연학습과 아울러 학술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꾸민 종합산림문화공간이다. 따라서 식물원 내에는 체험학습장, 강의실, 농장 등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단체 관람객을 위한 방갈로도 있다.
이런 야심찬 노력은 이주호(62) 원장이 1990년부터 돌투성이 야산 11만여 평을 매입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는 악조건을 무릅쓰고 매만져 18개 작은 정원을 꾸미고 멸종위기의 희귀식물을 비롯한 식물 7400여종을 옮겨심기 시작하여 13년 만인 2003년 4월 드디어 문을 열었다.
백두산을 비롯해 온 나라 곳곳을 돌고, 나라밖 50여 개국에서 수집한 자식같이 귀한 식물이니만큼 꽃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어느 것 하나 정성 어린 손길이 배지 않은 곳이 없다. 그렇지만 인위적인 겉멋보다는 자연의 숨결이 더 느껴지는 곳이다.
식물원규모는 전체면적 37Ha(약 11만평)정도이고, 교육실습장이 10ha(3만평) 정도이다. 식물원에는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인 미선나무(목본), 가시연꽃(초본) 외 15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식물 유전자원으로 초본류 4,000여종, 목본류 1,900여종, 구근류 300여종 등 총 6,200여종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수종으로는 단풍나무 300종, 비비추류 300종, 장비 280종, 무궁화 260종, 작약목단 400종을 보유하고 있다.
또 식물원 내 주요 자생 수종으로는 목본으로 소나무, 때죽나무, 비목나무, 엄나무, 찰피나무, 헛개나무, 산딸나무, 산벗나무, 상수리나무보유하고 있다., 굴참나무, 신갈나무, 개옻나무, 다릅나무, 굴피나무, 병꽃나무, 올괴불나무, 산딸기, 참개암나무, 생강나무, 누리장나무 등 풍성한 나무들이 식물원을 장식하고 있으며, 그 사이사이 은방울꽃, 일월비비추, 고깔제비꽃, 알록제비꽃, 은꿩의다리, 흰여로, 털중나리, 애기나리, 족도리, 뚝갈, 금마타리, 독활 등이 식물원을 곱게 수놓고 있다.
넓은 주차장에서 식물원으로 올라가는 매표소 입구에는 수석전시실과 판매점이 있고, 맞은편에는 식당 고운정이 있다. 판매점에서는 식물관련도서, 아로마제품, 허브제품, 엽서, 압화 제품, 손수건, 전통 고추장, 전통된장 등 특산물과 계절에 따라 피는 야생화, 꽃나무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식물원에 들어서자 양지바른 곳을 골라 튤립, 백합 무리가 노란색, 보라색으로 물들고, 산기슭에는 연분홍 산 벚꽃들이 눈에 가득하다. 여기 세운 비너스 상은 너무나 거대하여 어딘가 부담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초록의 꽃향기에 취해 정처 없이 오솔길을 거닐다 보면 어느덧 솔숲이 뿜어내는 신선한 봄기운에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푸근함과 상큼함이 번진다. 간혹 희귀한 흰 진달래를 발견한다면 소중한 봄 선물이다. 시인 이기철의 <봄길과 동행하다>라는 시를 생각하며 식물원의 꽃들을 만나 보고 싶다.
한나절엔 바람의 발길에 끝없이
짓밟혀라도 보았으면
꽃들이 함께 피어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로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그 꽃의 언어로 편지를 쓰고
나도 너를 찾아
봄길과 동행하고 싶다.
봄 속에서 길 잃고
봄 속에서 깨어나고 싶다.
- 이기철의 <봄길과 동행하다> 전문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관람로를 따라 시계바늘 반대방향으로 관람하게 되어 있다. 구불구불한 오솔길(관람로) 옆으로 깽깽이풀, 동의나물, 피나물, 큰앵초, 물솜방망이, 노랑제비꽃, 양지꽃, 연령초 등 야생화 80~90종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느릿느릿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관목원 색정원, 붓꽃원, 동물정원이 있고, 수련원, 야생화원, 작약모란원, 습지원, 사계정원, 장미원, 비비추원, 튜울립원, 수생식물원이 있다.
식물원의 가장 안쪽 깊숙한 곳에 이르면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잘 다듬어진 잔디광장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야외무대도 있어 행사장으로도 활용되며, 가족,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재미난 놀이와 레크리에이션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잔디광장을 뒤로하고 내려오는 길에 많은 조각상들이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어울려 하나의 작품이 되어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며 잠시 생각하는 시간을 주는 것에 고마울 뿐이다. 작은 공원을 둘러보며 맑은 공기와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숲길을 지나면 어느새 전망대에 다다른다. 이 길에는 만병초원, 수국원, 목련 및 원추리원이 있다.
가장 높은 곳 고즈넉한 동산 위에 위치한 전망대는 고운식물원의 중앙 지점으로 식물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팔각정 모양의 전망대에 오르면 고운식물원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입구 양쪽으로 심은 초화류들과 중간중간에 놓인 조각상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망대 뒤쪽으로는 무궁화원, 단풍나무원, 그리고 산 중턱으로는 침엽수원 및 자작나무원이 울타리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양 옆으로 우측에는 철쭉원, 복숭아나무원, 좌측으론 조팝나무원, 교목원이 있고, 더 내려오면 암석원이다.
식물원에 테마별로 조성한 정원을 따라가다 보면 산양, 사슴, 염소, 반달곰, 공작, 오리 등 약간의 동물을 사육하는 동물농장도 있다. 또 물놀이장, 놀이터(민속놀이 체험학습장) 등 부대시설이 있고, 특히 작은 개울이 흐르고 休카페, 원두막, 쉼터와 편이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어 잠시 차를 마시며 쉬어갈 수 있게 했다. 또 암석원 위쪽에는 방갈로와 약수터가 있다. 식물원을 둘러보려면 바깥쪽으로 도는 코스는 1시간 30분이 걸리고, 전망대를 오르지 않고 안쪽으로 도는 데는 50분 정도 걸린다.
휴원일은 없다, 개방시간은 3월~9월에는 9시~18시까지, 10월~12월에는 9시~5시까지이며, 입장은 폐장 1시간 전에 해야 한다. 입장료는 일반 서인은 8,000원(단체 7,000원), 유치원 초중고생은 4,000원(단체 3,000원),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은 개인, 단체 구분 없이 4,000원이다. 음식물 반입(간단한 도시락이나 김밥류, 과일류 제외)이나 취사는 금지되고,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없다.
고운식물원의 체험프로그램에는 나무곤충만들기(소요시간 20분, 4000원), 허브비누만들기(소요시간 20분, 3000원), 손수건꽃물들이기(소요시간 30분, 4000원) 등이 운영되고 있다.
4월초부터 10월말까지 운영하는 방갈로는 5평(4명 수용, 4개동), 7평(6명 수용, 2개동), 10평(10명 수용, 1개동) 크기의 3종류가 있는데, 모두 침구류, 전기밥솥, 선풍기, 냄비2개. 싱크대, 냉장고 등을 갖추고 있다. 이용요금은 5평 : 7만원, 7평 : 10만원, 10평 : 15만원이다.(입장료 포함가격)
<찾아가는 길>
* 서해안 고속도로 이용시 : 하행시에는 홍성IC 나와서 우회전 - 29번국도 25 Km(49분) - 청양소방파출소(송방사거리)우회전 - 36번 국도 450m(1분) 청송초교(모퉁이)앞 우회전(군량리방면) 3.2Km(5분). 상행시에는 서해안고속도로 대천IC로 나와서 36번국도 28Km(45분) - 청송초교(모퉁이)앞 우회전(군량리방면) 3.2Km(5분)
* 경부고속도로 이용시 : 천안I.C 나와서 좌회전 - 천안대로 2.5 Km(5분) - 충무로 1.2 Km(2분) - 고가 642m(1분) - 충무로 3.4Km(5분) - 21번국도 9.5Km(19분) - 623번 지방도 1.1Km(1분) - 39번국도 2.1Km (4분)616번지방도 19.3 Km(28분) - 32번국도 5.9 Km(11분) - 645번 지방도 6.6 Km(13분) - 621번지방도 75m (9초) 645번지방도 10.4 Km(20분) - 36번국도(우회전) 2.5Km(5분) 청송초교 (모퉁이)앞 좌회전(군량리방면) 3.2Km(5분)
* 천안-논산간고속도로 이용시 : 정안I.C 나와서 - 23번국도 - 36번국도 - 청송초교(모퉁이) 앞 좌회전(군량리 방면)3.2Km(5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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