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태화산 남쪽 계곡에 자리한 공주 마곡사(麻谷寺)

by 혜강(惠江) 2008. 5. 6.

공주 마곡사

태화산 남쪽 계곡에 자리한 공주 마곡사

 

 

글·사진 남상학

 

 

 



  예부터 충남 땅에는 ‘춘마곡추갑사(春麻谷秋甲寺)’라는 말이 널리 펴져있다. 봄에는 마곡사로 가볼 일이고 가을에는 갑사가 볼만하다는 말이다.  마곡사라고 봄이 색다를 건 없지만, 작은 계곡가로 신록이 물드는 모습은 실로 아름답다.

 

  마곡사는 본래 이 지역에 마가 많았다 하여 마곡이라 명명되었다고도 하고, 마곡사에 설법을 들으러 오는 신도들이 마치 마를 세워둔 듯 빼곡했다는 데서 마곡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마곡사는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태화산(泰華山) 동쪽 산허리에 위치하는 신라시대의 절로 25교구본사의 하나이다. 마곡사의 사적입안(事蹟立案) 기록에 의하면 640년(선덕여왕 9)에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고려 명종 때 보조국사가 중수하였고 범일(梵日)선사·각순(覺淳)대사 등이 중건하였다.

 

 

 

 


  마곡사 여행은 작은 계곡을 거니면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절들이 계곡 하나씩을 끼고 있지만 이곳 마곡사는 산 중에 있다기보다는 계곡 속에 있다는 표현이 나을 만큼 계곡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태극모양으로 휘돌아 나가는 물길 양쪽으로 절집이 자리 잡고 있는데 한쪽은 스님들의 수양도량으로 소담하고, 한쪽은 기도의 도량으로 웅장하다. 다른 절과는 다른 점이 바로 이 것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옆에 절을 두고도 한참이나 계곡을 돌아서 해탈문과 천왕문에 닿게 된다. 이곳의 해탈문은 계곡 가 벌판에 홀로 서 있다. 멀리로 대웅전이 보이고 그 앞으로 작은 부도밭과 주변에 키 큰 나무들이 서 있을 뿐 그 어떤 꾸밈도 없다.

 

 

 



  해탈교 왼쪽으로 소담스런 담 벽 안으로 여러 개의 건물이 있는데 영산선과 홍성루, 매회당, 수선사 등의 요사채다. 그 중에서 꼭 보아야 할 것이 영산전(보물 제800호). 마곡사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배홀림의 주심포 건물로 납작한 맛배지붕을 하고 있는데 현판에 쓰인 글씨가 세조의 친필이라 하고, 이를 확인이라도 시키듯 왼쪽에 '世祖大王御筆'이란 작은 글씨가 있다. 법당 안에는 영산회상도 밑에 천불이 모셔져 있다.

 

 

 

좌측상단에 '세조대왕 친필'이라는 한자글씨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영산전과 해탈문. 천왕문을 지나면 계곡 위에 다리 하나가 걸쳐져 있고 극락교라 이름 붙여져 있다. 주변 모양 자체가 이승과 극락을 절묘하게 갈라놓은 듯하여 불제자가 아니어도 쉽사리 그 이름에 동화된다. 극락교 아래로는 방생한 잉어들이 떼 지어 다닌다. 여느 절에서 보아왔던 연못속의 잉어들과는 천양지차의 느낌이다.

 

 

 

 

 

  마곡사는 이처럼 자연의 계곡을 연못처럼 이용할 뿐 인공으로 만든 연못이나 물길은 찾아볼 수 없다. 극락교 너머로 우람하게 범종각이 보이고 옆을 지나면 바로 대웅전이다. 두 개의 웅장한 건물이 앞뒤로 서 있는데, 앞이 대광보전, 뒤가 대웅보전이다.

 

 



  절 마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층석탑(보물 제799호)이다. 꼭대기의 기단이 다른 탑들과는 딴판이다. 바로 라마식 탑 모양이다. 꼭대기에 금색의 호리병 모양까지 얹어 있어 더욱 색다르다. 고려 말기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만든 것으로 전 세계 3개밖에 없다는 탑이다.

 

 



  마곡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물은 대웅전인 대광보전이다. 보물 802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건물은 아주 크다. 특히 이곳의 기둥은 2미터가 넘는 싸리나무로 만들어졌다. 대광보전에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는데, 정면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서쪽에서 동쪽을 보고 자리 잡고 있다. 영주 부석사의 모습과 같다.

 

 

 


  대광보전 좌측 앞뜰에는 김구선생이 심었다는 향나무가 서 있다. 김구가 민비시해 사건 후 일본군 특무장교를 처단하고 마곡사에 은거하며 도를 닦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조국 광복 후 마곡사에 들린 김구가 조국의 광복을 기리는 향나무를 이곳에 심었다고 한다. 실제로 김구 선생은 이곳 마곡사 백련암에서 입산해 3년 동안 스님생활을 했다.

 

 

 

 


  이외에도 대웅전에서 뒤로 계단을 올라 대웅보전(보물 제801호)에서 내려다보는 마곡사의 가람배치가 일품이다. 계곡 안쪽으로는 절의 본사격인 대광보전과 부속건물이 있다. 절 앞으로는 태화산 중턱을 올랐다 내려오는 자연 삼림욕 오솔길이 나있다. 이곳 자연 적송 단지의 천연 송림욕은 기가 생기고 겅강에 좋기로 알려져 있다.

 

 



  또 마곡사 입구의 주차장 맞은편에는 마곡사 장승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약 200여점의 장승이 전시되어 마곡사를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를 제공한다.

 

 



찾아가는 길

 

 



1.서울 -> 경부고속도로 -> 천안 ->천안논산간고속도로-> 정안 ic->32번도로로 우회전->100정도에서 정안방향으로 나옴->주유소 앞 우회전->마곡사 (정안 ic부터 이정표 잘 되어 있음.)
2. 평택, 아산->공주방향->유구->마곡사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