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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전라북도

부안 변산반도, 적벽강과 채석강의 기묘한 해식단애

by 혜강(惠江) 2008. 4. 18.

 

부안 변산반도

적벽강과 채석강의 기묘한 해식 단애

- 연필을 거꾸로 세워놓거나 책을 쌓아놓은 듯한 해변  -



·사진 남상학

 

 


  동생 내외와 날을 잡아 떠난 여행길이 날씨도 좋은 데다가 일상에서 탈출한다는 기분에 취해 마냥 흥겹기만 했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여 계획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가보자고 떠난 여행길은 부안 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30번 도로를 타고 오른쪽으로 해안을 끼고 변산반도를 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차는 어느덧 새만금방조제 입구를 거쳐 변산해수욕장을 지났다. 이 길은 여러 차례 다닌 길이지만 동생 내외는 초행길이라 오른쪽 바다를 바라보며 달리는 것이 마냥 즐거운 눈치다. 특히 변산해수욕장에서 고사포 해수욕장을 거쳐 격포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환상의 드라이브길이 아닌가. 이 길을 달리며 처음 발길을 멈춘 곳이 부안의 적벽강이다.

 

 

변산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하섬(위)과 적벽강 옆으로 희미하게 위도가 보인다.

 

  해안 국립공원인 변산반도에는 이름난 두 개의 강(채석강과 적벽강)이 있다. 그러나 이 둘은 모두 강(江)이 아니라 바닷가의 해안 절벽이다. 적벽강이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가 노닐었다는 강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라면, 채석강은 중국 당나라 때의 시성으로 일컬어지는 이태백(李太白)이 술에 취해 뱃놀이를 하던 중에 비친 달의 그림자를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모두가 중국 시인들의 풍류에 빗대어 경치가 뛰어난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 두 곳은 2004년 11월 17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13호로 지정되었다. 

 

 

적벽강(赤壁江)


  한때 전라북도기념물로 지정되었던 적벽강은 고개를 불쑥 내민 사자바위를 중심으로 죽막(竹幕)마을 해변까지 2km에 달한다. 이름만큼 그리 대단한 풍경은 기대하기 힘들어도, 역암과 황토가 뒤범벅이 된 채로 퇴적·산화돼 불그스름한 색조를 띠는 절벽 아래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의 포말이 볼만하고, 뒤로는 채석강의 넓은 해안이 아스라이 눈에 들어와 가슴이 열리는 기분이다. 채석강의 명성에 가려 그냥 지니치기 쉬우나 그 멋스러움은 채석강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지질 형성은 채석강과 비슷하나 붉은색 암반, 특히 형형색색의 수석이 깔려 있어 일품이고, 수많은 해식동굴과 주상절리의 세로형 줄무늬를 온몸에 간직하고 있어 아름답다. 특히 적벽강은 붉은색을 띤 바위와 절벽으로 해안이 이루어져 있어, 노을 질 무렵 햇빛을 받아 바위가 진홍색으로 물들 때 장관을 이룬다. 특히 해안의 바윗돌은 여러가지 모양을 하고 있어 이곳 찾는 탐방객들을 경탄에 몰아넣는다.


  또 절벽 위로는옛날 토속 신앙의 제례의식을 보여주는 수성당이 있고, 평평하고 넓은 구릉에는 철따라 유채,  메밀, 황화코스모스를 심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도록 조성하였고, 적벽루 바로 옆에 있는 죽막마을로 이어지는 길에는 후박나무 군락과 대나무들이 자란다. 그리고 죽막마을을 경계로 하여 남쪽의 격포해수욕장과 채석강으로 이어진다. 적벽강에서 채석강까지는 2.95km.

 

 

북쪽에서 본 적벽강(위)과 남쪽에서 본 모습(아래)
적벽강의 모습이 사자와 닮아 있음을 보여주는 설명판
적벽강의 절벽과 해안의 바위 모습
적벽강 위의 수성당
주차장 뒤 넓은 면작의 공원을 예쁘게 꾸며 놓았다.
죽막마을 후박나무와 대나무 숲

 

 

채석강(彩石江)

 

 채석강은 변산 해수욕장과 함께 외변산의 대표적인 명소로 손꼽힌다.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 오른쪽 닭이봉 밑에 위치한 채석강은 화강암, 편마암을 기저층으로 하고 중생대의 백악기(약 7천만 년 전)에 퇴적한 해식단애가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은 듯한 와층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다.

  수성암 단층이 겹겹이 넓직하게 쌓인 해식단애가 신비로운데, 국내 한 교수는 "채석강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 등 규모가 큰 퇴적암층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퇴적구조가 많이 발견돼, 길이는 길지 않지만 학술적으로는 세계적인 퇴적암 관광지가 될 수 있다" 고 말한다.


  영롱한 색채를 띤 기기묘묘한 해식단애의 모습은 자연의 신비한 섭리를 일깨워 주고 있다. 채석강은 하루 두 차례 물이 빠지면 들어갈 수 있는데, 간조 때는 물 빠진 퇴적암층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다생물과 해식동굴의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간조 때 해식동굴에서 바라보는 낙조와 노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1박을 한다면 채석강 쪽에 숙소를 정하고 걸어서 여유 있게 적벽강을 다 둘러볼 수 있다.  

 

 

닭이봉 아래에 펼쳐진 격포해수욕장

 

채석강 절벽과 해안의 바위들
채석강 정상의 닭이봉전망대

 

 


□ 도로안내
(1) 호남 고속도로: 서울-회덕-태인(IC)-부안-변산(4:00)-10km-격포 채석강
(2) 서해안 고속도로: 서서울-부안(IC)-국도30번-변산(2:50)-10km-격포채석강
(3) 광주-정읍(IC)-국도29번-부안-국도30번-변산(2:00)-10km-격포 채석강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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