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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문화일반

<영화> 코믹 스릴러 ‘스쿠프’, 로맨틱한 만남 뒤에 숨겨진 비밀

by 혜강(惠江) 2007. 2. 2.

 

* 영화 코믹스릴러  “스쿠프(Scoop)”

로맨틱한 만남 뒤에 숨겨진 비밀

 

 

 

* 원제 : 스쿠프(Scoop)
* 감독 : 우디 앨런
* 주연 : 우디 앨런, 스칼렛 요한슨, 휴 잭맨
* 개봉일 : 2007-02-01 

* 감상 : 2월 1일 / 대한극장(좋은벗님네와 함께)

 

 

  런던에서 휴가를 즐기던 미국인 기자 지망생 산드라는 마술사 시드니의 공연에 우연히 참여하게 된다. 마술박스 속에 들어가 있는 동안, 얼마 전 죽은 유명 기자 조 스트롬벨의 영혼과 마주치게 되는데….

   저승을 향하던 배 안에서 당대 최고의 특종기자 조 스트롬벨은 중요한 정보 하나를 얻는다. 내로라하는 귀족집안의 도련님 피터가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타로 카드 연쇄 살인’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 마지막 특종을 놓칠 수 없었던 스트롬벨은 미국인 기자 지망생 산드라와 어수룩한 마술사 시드 앞에 나타나 취재를 요청한다. 

   시드와 좌충우돌하며 취재를 계속하던 산드라는 피터의 매력에 취해 사랑에 빠지고 상황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조는 그녀에게 영국 상류사회 최고의 귀족인 완벽남, 피터 라이먼이 악명 높은 ‘타로 카드 연쇄살인범’이라는 일생일대의 특종거리를 안겨준다.

   산드라는 특종을 위해 피터가 속해 있는 상류사회에 잠입하여 그의 관심을 끌 작전을 펴는데…. 그 작전은 수영장에서 물에 빠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도발적인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해 피터와의 로맨틱한 만남에 성공한 산드라는 그에 대한 본격적인 탐색에 나선다.

 

 

 

 

  산드라가 피터의 정체를 캐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피터의 소지품과 집을 뒤지는 장면, 부드럽고 따스한 웃음 뒤에 숨겨진 피터의 악마적 이중성, 그리고 알프레드 히치콕이 즐겨 쓰던 ‘맥거핀’(macguffinㆍ미끼 속임수라는 뜻으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종의 영화적 트릭) 효과 까지. <스쿠프>는 가슴을 죄는 여러 스릴러 장치들을 동원, 극장 안에 불이 켜질 때까지 관객의 호흡을 가쁘게 한다.

   시드와 좌충우돌하며 취재를 계속하던 산드라는 피터의 매력에 취해 사랑에 빠지고 상황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산드라는 라이먼이 살인범이라고 의심하면서도 그의 매력에 빠져든다.

 

   달콤한 로맨스 뒤에 숨겨진 그들의 비밀, 그리고 하나씩 고개를 드는 의혹들. 산드라와 피터의 흥미진진한 연애는 결실되는 듯하다가 피터의 혐의가 점차로 드러나자 피터는 산드라를 개인 산장에 초대하여 산장에 있는 호수에 익사를 가장하여 산드라를 제거하려고 호수에 빠뜨린다.

 

   피터의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이 들이닥친 그 때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산드라가 호수에서 헤엄쳐 나와 그들 앞에 나타난다.



* 매력만점 초보기자, 스칼렛 요한슨! 영국의 완소귀족남, 휴 잭맨!
  이들의 달콤하고 수상한(?) 만남이 펼쳐진다!

 

 

   평생을 기다려온 특종거리를 우연히 잡게 된 풋내기 학생기자 산드라와 모든 것을 다 가진 완벽한 귀족남이지만 엄청난 비밀을 숨겨둔 의혹의 남자 피터의 수상하지만 로맨틱한 연애담 <스쿠프>. 영화는 매력으로 똘똘 뭉친 두 배우의 열연과 적재적소에서 터져 나오는 유쾌한 유머, 그리고 알콩달콩한 로맨스까지 담아내며 올 겨울 최고의 로맨틱 코미디로 완성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특종의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풋내기 학생기자로 분한 스칼렛 요한슨은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육감적인 매력에 깜찍 발랄함과 귀여움이라는 새로운 무기로 무장하여 더욱 강력하게 관객들의 눈길을 끌어들인다.

 

  영화 속에서 새로움과 특별함으로 완벽한 남자를 사로잡는 그녀의 매력은 스칼렛 요한슨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매력만점의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잘생긴 외모에, 돈 많고 남부러울 것 없이 성공한 영국 귀족남이 되어 스크린으로 돌아온 휴 잭맨의 새로운 변신 또한 놓칠 수 없다.

   코미디영화의 진수로 일컬어지는 우디 앨런의 역작 <스쿠프>는 그 어떤 전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우디 앨런 표’ 코미디로 다시 돌아온 그를 만나볼 수 있다.  풋내기 학생기자의 천방지축 취재소동 <스쿠프>는 스칼렛 요한슨과 휴 잭맨이라는 화려한 캐스팅과 함께 ‘우디 앨런’이라는 거장 감독의 이름이 함께한다.

 

  우디 앨런의 서른 일곱 번째 작품으로 그의 진가가 아직 쇠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회심의 역작 <스쿠프>. 우디 앨런의 유머에 이미 익숙한 팬들이라도 <스쿠프> 속에서 번뜩이는 그의 비범한 재치에 감탄해 마지않을 것이다.  어느덧 30년을 넘게 이어온 그만의 독특한 유머는 ‘우디 앨런 표’ 코미디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우디 앨런의 특화된 코미디는 최근의 몇몇 ‘심각한’ 영화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리드미컬하게 주고받는 맛깔스런 대사들과 순발력 넘치는 유머를 <스쿠프>에 가득 담고 다시 돌아온 그는 많은 영화팬들에게 우디 앨런 표 코미디의 진수를 맛보여 준다.

   부정을 폭로하는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볍게 꼬집어내는 묘안을 부린 이번 영화는 풍부하게 쏟아져 나오는 낯익은 유머들이 반복되는 듯하다가도 뜻하지 않은 변주로 또 한 번 웃음의 묘미를 안겨준다. 자칫 딱딱해지고 지루해질 수 있는 장면 사이사이 등장하는 유머 넘치는 대사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극적 재미를 더한다.

   특히 “전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죠. 근데 크면서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어요” 등 어눌한 말투로 폭포수처럼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알렌의 재치만점 수다는 압권이다. 웃음과 서스펜스 그리고 달콤한 로맨스가 황금비율로 섞인 <스쿠프>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비견할만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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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느낌] - 중앙일보(2007. 1. 2자)

       

그만의 한방! 우디 앨런표 코믹 스릴러  - 스쿠프 

 

* 감독 : 우디 앨런 / 출연:스칼릿 조핸슨, 우디 앨런, 휴 잭맨

* 장르 : 코믹 스릴러 / 등급:12세
* 20자 평 : 다시 돌아온 우디 앨런표 코미디. 뻔한 얘기라도 그만의 한 방을 내장한 우디 앨런의 힘.

 

 

 

 


  우디 앨런은 우디 앨런이다. 어떤 얘기를 하든, 심지어 아주 뻔한 얘기를 하더라도 그만의 서명을 확실히 찍는다. 특유의 비틀기와 변칙이 있다. 그만의 한 방이다. 예전만큼 기민하지는 못하다 해도 여전히 흥미로운 감독이다. 한동안 평단은 "서부극이라도 억지로 시켜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게 닦달해야 한다"고 닦달해 댔지만 이 유쾌한 노장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하다. '매치 포인트'에 이어 선보인 농담 같은 영화 '스쿠프'로 또 한번 가볍게 유영할 태세다.

  전작 '매치 포인트'는 새로운 우디 앨런의 출발을 알리는 영화였다. 오래된 장기인 코미디와 결별하고 사랑과 야망.배신을 소재로 진중한 치정극을 선보였다. 골수 뉴요커인 그가 맨해튼을 떠났고 런던에서 3편을 찍겠다고 선언했다. 배우도 스칼릿 조핸슨, 조너선 뤼스 마이어스 같은 꽃미남 미녀를 골랐다. 의외의 변신은 성공이었다. 시장은 환호했고 평단도 꼬리를 내렸다.

   '스쿠프'는 두 번째 런던 영화다. 새로운 우디 앨런('매치 포인트')과 익숙한 우디 앨런의 중간쯤에 있다. '매치 포인트'때 "그녀를 주셨으니 더 이상 신에게 불평할 수 없다"고 극찬했던 스칼릿 조핸슨이 다시 낙점됐다.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내용이지만 긴장감보다는 소동이 부각되는 코믹스릴러다. 저승길에 특종을 잡은 민완기자의 유령이 이를 제보한다는 설정부터가 기발하다.

  미국의 기자지망생 산드라(스칼릿 조핸슨)는 방학 중 런던의 친구 집에 머문다. 유명 배우의 인터뷰를 따내기 위해 무작정 호텔방으로 찾아가지만 술을 거절 못하고 섹스만 하고 돌아오는 풋내기다. 어느날 마술사 시드니(우디 앨런)의 쇼에 참가자로 뽑혀 마술상자 안에 들어간 그녀는 스타기자 조의 유령을 만난다. 저승 가는 배에서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알게 된 조의 유령이 이 사실을 제보하러 온 것이다. 산드라는 특종의 꿈에 부풀어, 범인으로 지목된 젊은 백만장자 피터(휴 잭맨)에게 접근한다. 산드라는 시드니와 함께 미국의 갑부 부녀 행세를 하는데, 더없이 친절하고 잘생긴 피터와 사랑에 빠져 버린다.

 

  '엑스 맨'의 분장을 지워버린 휴 잭맨이 매끈한 미남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그러나 역시 영화의 재미는 스칼릿 조핸슨과 우디 앨런의 콤비 플레이. 우디 앨런의 새로운 페르소나 스칼릿 조핸슨은 평소의 팽팽한 관능미를 덜어내고 털털하고 어수룩한 모습을 선보인다. 덕분에 영화가 훨씬 가볍고 밝아졌다. "유대교였지만 나이 들면서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다" "고뇌가 두뇌 에어로빅이라 1g도 살이 안 찐다"는 대사를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내는 수다쟁이 우디 앨런은 그 자신이 명감독 이전에 명배우임을 입증한다.

  우디 앨런이 종적을 감추는 결말 부분에는 허를 찌르는 묘미가 있다. 이 또한 우디 앨런의 선명한 날인이다. '매치 포인트'에서 호흡을 맞췄던 레미 아데파라신의 유연한 카메라가 런던과 영국 상류사회의 구석구석을 훑는다. (양성희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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