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신비의 바닷길
바다가 갈라지는 진도 ‘신비(神秘)의 바닷길’
- 회동리와 모도리 사이 2.8㎞ -
글·사진 남상학
진도여행 계획을 세우면서 진도 고군면 회동리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그 이유는 ‘신비의 바닷길’의 현장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도가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해변, 회동교회 바로 옆에 있는 영칠민박( 061-542-0726 )에 짐을 풀었다.
진도의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에는 우리가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바다 갈라짐’ 현상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행이 회동리에 도착한 때는 간조로 물길이 빠진 때였으나 날이 이미 어두워져 그 ‘신비의 바닷길’을 볼 수가 없게 되어 새벽에 보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그날 밤 회동리 해변에서의 즉석 이벤트 하나 . 나이를 잊은 채 노래와 춤을 엮어 우리만의 흥겨운 잔치를 베풀었는데 ~
바다 갈라짐은 달과 태양의 거리가 가까워져 인력이 가장 강하게 작용할 때, 즉 사리(음력 초순과 대보름) 기간에 조수 간만의 차가 커지면서 주변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일시적으로 드러나 바다가 갈라진 것처럼 보이는 대자연의 현상일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와 같은 ‘바다 갈림’ 현상을 볼 수 있는 곳으로는 충남 보령 무창포를 비롯해 전국에 약 20여 곳이 있는데, 그 중 진도의 바닷길이 규모가 가장 크다. 진도에서 ‘바다 갈림’으로 드러나는 이 ‘신비의 바닷길’은 조수간만의 차로 바닷물이 빠져나가면서 길이가 2.8㎞, 폭이 10∼40m쯤 드러난다.
바닷물이 빠질 때는 큰 차가 다닐 만큼 단단하다. 약 1시간동안 계속되는 이 바다 갈림 현상은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가 진도개 연구차 진도에 왔다가 바닷길이 열리는 것을 목격하고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감탄하여 프랑스 신문에 소개한 것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진도 주민들은 바닷길이 가장 크게 열리는 봄(2∼4월)과 가을(9∼10월)에 마을의 수호신인 뽕할머니와 용왕에게 어업과 농사의 풍년을 비는 영등제(靈登祭)를 함께 지낸다. 이곳에는 영등제와 관련한 '호랑이와 뽕 할머니'의 전설이 전해지는데, '회동'이라는 마을 이름도 전설에서 나온 '호랑이 마을'이란 뜻의 '호동(虎洞)'이 '회동(回洞)'으로 바뀌어 부르게 된 데서 유래하게 되었다.
* 회동리 바닷가에 만든 뽕 할머니기념상(위)과 할머니와 호랑이 조각상 *
"뽕 할머니의 이야기는 옛날 옛적에 손동지(孫同知)라는 사람이 제주도로 유배 도중 풍랑으로 표류하여 지금의 회동마을에 살게 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호랑이의 피해가 심하여 마을의 이름을 ‘호동’ 이라 불렀다. 그 후에도 호랑이의 피해가 날로 심하여 살기가 어렵게 되자 마을 사람들이 뗏목을 타고 의신면 ‘모도(茅島)’라는 섬마을로 피신하면서 뽕 할머니 한분만 남기고 오게 되었다. 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만나고 싶어 매일 용왕님께 기원하였는데 어느 날 꿈속에 용왕님이 나타나서 '내일 무지개를 내릴 테니 무지개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라'는 선몽이 있어 바닷길이 열려 그리운 가족과 상봉하였다."
뽕 할머니의 소원에 바닷길이 열렸다 하여 매년 이곳에서 제사를 지내게 되었고 전설은 지금까지 전해온다. 영등제(靈登祭)를 지낼 때면 전국에서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오며, 바닷가에 세워진 뽕 할머니 조각상 앞에서 신비의 바닷길의 장관을 보며 기념촬영을 한다. 그리고 갈라진 바닷길에서 게, 고동, 조개, 낙지 등 갖가지 해산물을 채취하는 체험도 즐긴다.
그러나 매년 8월 열리는 '신비의 바닷길 축제'엔 연인원 100여만 명이 찾아와 회동 쪽에서부터 조개. 소라. 낙지 등을 채취하기 위하여 무분별하게 개펄 등을 파헤치고 있어, 모래흙이 씻겨나가 골이 패이고 웅덩이가 생기는 등 많은 부분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 모도리에서 본 '신비의 바닷길' 모습 -
신비의 바닷길 북쪽에는 가계(佳界) 해수욕장이 인접해 있다. 넓은 모래사장과 3만평이 넘는 주차장이 있으며 민박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청소년수련관이 개관되어 피서지로는 안성맞춤이다. 또한 손에 잡힐 듯한 금호도와 모도 등 섬무리가 맑은 바닷물과 함께 아늑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곳은 낚시터로서도 인기가 있는 곳이다.
회동리에서 물길이 열리는 것을 본 뒤 아침식사를 위하여 인근 식당에 들렀을 때, 지역 주민에게 진도개의 특징을 물어보았다. 그는 자기가 키우는 진도개와 10년동안 함께 살아 가족과 같다며 진도개에 대하여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도개는 야생성이 강하면서도 사람과의 친화력이 뛰어난 보기 드문 개다. 생후 2개월부터 집안에 쥐를 잡는 등 훈련을 받지 않아도 태어나면서부터 야생동물로서의 본능이 매우 강하다. 그러나 주인에게는 양보다 더 온순하며 어느 애완동물 못지 않은 친화력을 갖고 있다. 진도개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든다면, 첫째, 상상을 초월하는 충성심. 둘째, 뛰어난 지적 능력. 셋째, 본능적인 감각과 경계심으로 가정견으로서의 역할 철저. 넷째, 영리한 사냥 기질을 들었다.
* 진도 맛집 하나 : 진도읍 성내리 진도군청 옆 골목 '제진관'(061-544-2419)에서 내놓는 간제미 요리는 17년 전통을 자랑하며 향이 독특하고 맛이 별미. 맛집이 대개 그렇지만 집은 허름하나 간제미 무침은 전국적으로 소문이 나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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