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삼별초군의 유적
고려 삼별초군의 항몽(抗蒙) 격전지, 용장산성과 남도석성
글·사진 남상학
진도대교를 건너 먼저 찾아간 곳은 용장산성이다. 벽파진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오면 군내면 용장리에 사적 126호로 지정된 용장산성에 이른다. 용장산성은 고려 때 삼별초군(三別抄軍)이 몽고족에 항거한 마지막 격전지다.
삼별초의 흔적, 용장산성(龍臟山城)
이곳은 고려 원종 11년(1270년) 고려 정부가 몽고와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강화도에서 개경환도를 강행하자, 이에 불복하여 대몽(對蒙) 항쟁의 결의를 다짐한 삼별초군이 강화도에서 남하하여 대몽 항쟁의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장군 배중손(裵仲孫)은 원종의 6촌인 승화후 왕온(王溫)을 왕으로 추대하고 항몽의 결의를 다지며 2년 동안 버텼으나, 끝내 몽고군과 고려관군의 연합군에 의해 성이 함락되고, 그 뒤 삼별초군은 남도성으로 퇴각했다.
이곳의 용장산성은 고려 시대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군이 몽고와 싸우기 위해 돌로 쌓았던 성으로,벽파진과 서낭산 주변에 솟은 산지와 안부(鞍部)를 따라 축성되었다.
용장리와 벽파리 거의 전체를 감싼 석축과 토축으로 된 나성(羅城) 형식의 산성인데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르면 성의 둘레는 38,781척이고 높이는 5척이며 둘레가 13㎞에 이르며 산성은 6,026평이나 되었다.
현재 성의 대부분은 퇴락하여 해발 264m의 용장산 좌우의 능선을 따라 석축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고, 성내에 용장사(龍藏寺)와 행궁지(行宮址)가 남아 있다.
최근 진도군에서 석축으로 계단을 쌓아놓아 행궁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정리해 놓았다. 그리고 주변 배중손이 용장산성을 쌓을 때 조성한 것으로 알려진 용장사에는 유형문화재 17호인 석불좌상이 있다.
입구에는 용장산성 홍보관이 있어,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영상실에서는 삼별초의 항전의 자취와 용장산성의 규모 등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잠시 홍보관에 들렀더니 김병철 홍보관이 따끈한 녹차를 내놓고 먼 곳에서 오셨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이곳에서 30리 거리 의신면 사천리에 몽고 병에 쫓기다 죽은 왕온의 무덤이 있다.
- 사진은 용장산성 김병철 홍보관님 -
항전의 흔적은 남도석성(南桃石城)까지
삼별초군의 항몽의 자취는 이 용장산성에서 그치지 않고 진도 남단 임회면 남동리의 남도석성(南桃石城)(사적 127호)으로 이어진다. 남도석성은 진도읍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30분가량 남쪽으로 내려간 진도군 임회면 남도 바닷가에 있다.
남도석성은 한때 삼별초가 목숨을 걸고 항전했던 사적이다. 한말 때 남도 만호가 이곳으로 부임해 와서 남긴 부임도에 ‘고려원종 때 삼별초 배중손이 성을 쌓고 대몽항전을 했다’는 글귀가 보인다. 고려 원종 때 삼별초의 항몽 지도자였던 배중손 장군이 여몽 연합군과 격전을 벌이다가 최후를 마친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
삼별초 이후 남도석성은 조선시대에 들어와 왜적을 막기 위해 크게 중수하였으며, 남도성은 남해안에서 서해안으로 북상하는 바닷길의 요새에 위치하여 왜적들의 잦은 약탈 대상이 되어 수군 만호진을 배치했던 해군기지이기도 하다.
남도성은 둘레 610m에 높이가 4~6m 가량인 작고 아담한 성이지만, 동서남문 등 3개문을 포함하여 옹성은 7개, 성위에 쌓은 치첩(雉堞)은 43개가 아직 남아있다.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지만, 당시 성안에 있었던 동헌, 객사, 군관청, 진무청, 격량고 등은 모두 없어졌으나 최근 일부가 복원되었다.
남문이 복원되어 있고, 성내에는 현재 주민들이 살고 있다. 성 앞쪽에는 석성에서 외곽을 건너다니기 위해 조선시대에 쌓은 홍교 쌍운교와 단운교가 있다. 편마암 자연석을 사용하였으며 전국적으로 보기 드물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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