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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4

국경(國境)의 밤 / 김동환 국경(國境)의 밤 - 김동환 제 1 부 1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 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외투(外套) 쓴 검은 순사가 왔다― 갔다― 오르명 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발각도 안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密輸出) 마차를 띄.. 2020. 4. 23.
웃은 죄 / 김동환 웃은 죄 - 김동환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래기에 샘물 떠주고 그리고는 인사하고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 《신세기》 (1938. 3) 수록 ▲이해와 감상 이 시에는 남녀의 구별이 엄격한 사회에서 이성에 대한 순박한 감정을 재치 있게 표.. 2020. 4. 23.
산 너머 남촌에는 /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南風)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를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 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조선 문단》 18호(1927.1) 발표 ▲이해와 감상 1927년 1월 《조선 문단》 18호에 발표된 .. 2020. 4. 22.
북청 물장수 / 김동환 북청 물장수 - 김동환(金東煥) 새벽마다 고요히 꿈길을 밟고 와서 머리맡에 찬물을 쏴아 퍼붓고는 그만 가슴을 디디면서 멀리 사라지는 북청 물장수 물에 젖은 꿈이 북청 물장수를 부르면 그는 삐꺽 삐꺽 소리를 치며 온 자취도 없이 다시 사라진다. 날마다 아침마다 기다려지는 북청 물장수. - 동아일보(1924. 10. 24)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새벽에 물을 날라다 주는 북청 물장수를 기다리는 마음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서울 거리의 북청 물장수는 매우 유명했다. 자식의 공부를 위해 북청 사람들이 열심히 물장수 일을 한 것인데, 함경도 출신인 시인의 눈에는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물장수가 새벽 일찍 골목을 다니는 것을 '꿈길을 밟고' 온다고 하여 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시각임을 .. 2020. 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