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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충청남도

온양민속박물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산 교육장

by 혜강(惠江) 2006. 3. 7.

 아산 온양민속박물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산 교육장


 

글·사진 남상학

 

 



  아산시는 오래 전부터 온천 휴양지이며, 현충사를 비롯한 이순신 장군의 묘소가 있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외암민속마을을 비롯하여 전국 최대 규모의 온양민속박물관이 있어 우리들에게 더욱 친근하다.

  온양민속박물관은 아산 시내 온양 권곡동에 자리한 온양민속박물관은 22,000평의 대지 위에 조상들의 생활 전반에 결친 민속자료를 전시한 국내 최대의 민속박물관이다. 우리 민족이 살아온 발자취와 민속자료들을 입체적으로 전시하여 관광객으로 하여금 우리 고유 전통문화의 정취를 느껴보게 하고 세계 속에 한국문화의 독창성을 선양할 수 있는 산 교육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통한식으로 지어진 정문을 들어서면 1,900여 평의 본관 전시실이 있고, 민속자료 20,000여 점이 4개의 전시실과 1개의 소전시실에 나뉘어 13개 분야로 상설 전시되고 있다. 그리고 박물관 본관 전시실 뒤로는 야외전시관이다. 

 

 



 1전시실은 '한국인의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생활 양식과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인의 일생(낳기와 기르기, 자라는 모습, 혼례, 직업과 환갑, 상례, 묏자리)을 비롯하여 의식주 등의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의 모습은 오래 전부터 전래된 전통을 바탕으로 중국을 통하여 들어온 유교와 결합하면서 그 특성을 이루어 왔다. 여기에 각 지역마다 기후·지형 등의 영향을 받으며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제각기 다른 생활 모습들이 망라되어 있다.

   제2전시실은 '한국인의 삶터'로 꾸며져 농업, 길쌈, 어업, 대장간 등 직업과 관련된 것들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농업을 생업으로 삼아왔다. 따라서 농본 국가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으며, 그래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였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서 생업 수단으로 농업에 사냥과 채집·어업을 병행하였다. 많은 산지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까닭에, 한국인의 생업은 이들이 혼합·발전하여 왔다. 


  또 제3전시실은 '한국인의 아름다움' 코너로 민속공예, 민속신앙과 오락, 학술제도 등에 관한 자료를 생동감 있게 전시하고 있으며, 전통혼례를 올릴 수 있는 생활문화관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에는 불교를, 조선시대에는 유교를 치국이념으로 삼았으므로, 이들을 바탕으로 학문·예술·제도·신앙 등이 역동적으로 변화·발전하여 한국 문화를 특징 지워 왔다.  또 이와 같은 사회문화적 상황에서 자연과학도 더불어 발달하였다. 이들 속에 한국인의 아름다움과 사고가 면면히 녹아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별전시실에서는 해마다 개관기념일에 맞춰 민화와 불교미술품을 기획전시하고 있다. 또 국내외 박물관의 교류전, 개인 수장가의 애장전, 연구 성과전 등 다목적 전시를 하고 있다. 

 

 




야외전시장


  실내 전시관과는 별도로 시원스레 야외에 조성된 넓은 야외전시장에는 정각(정자와 비각)· 너와집 등 전통가옥을 비롯하여 연자방아, 디딜방아 등 각종 방앗간과 우물, 장승, 그리고 비각, 해태석상, 3층 석탑 등의 석조물들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는 민속놀이터도 조성되어 박물관으로의 모습을 완벽하게 갖추어 놓았다.

  민속은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 생활 터전을 마련하면서부터 시작되어 오랜 역사에 거쳐서 축적된 생활 그 자체이다. 따라서 민속은 우리 겨레의 얼과 사상이 담긴 구체적 생활양식이며 기층문화이다. 
 
  이러한 민속은 어느 나라건 그 시대의 여건과 환경에 적응하여 변화하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전승되는 생활문화의 성격을 띤다.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요소가 실제생활에 추가되는 반면에 어떤 부분은 소멸된다. 그러므로 비록 끊임없이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민속의 틀은 큰 변함없이 지속된다. 

 
   따라서 우리 겨레는 오천년의 유구한 세월동안 외래문화를 수용하면서도 고유문화에 자연스럽게 포함시켜 외래문화를 우리 땅에 토착화시킬 수 있었다. 우리가 우리 문화의 주체성과 독자성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산업발달에 따른 생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대중 매체의 발달로 인하여 외래 문물의 과다한 유입은 어느새 전통문화의 근간을 흔들기 시작했다. 

 더구나 전통적 생활양식의 산물인 유형적 민속자료들이 그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밝혀지기도 전에 사라져 가고 있는 슬픈 현실을 맞고 있는 것이다. 과거를 잃는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의 지나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우리의 얼과 정신을 송두리째 잃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조상 전래의 민속자료를 총체적으로 정리하여 전시하고 있는 온양종합민속박물관은 전통문화를 보존, 계승하고 민족성을 유지하는데 소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민속은 분명 소중히 아껴야할 우리의 뿌리인 셈이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생각하게 하고,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을 크게 일깨워 주는 유산이다. 

  더구나 이런 중요한 몫을 하는 온양민속박물관은 정부나 자치단체의 것이 아닌 한 문화재단의 소유라는 점에 의미가 크다. 계몽사(啓蒙社) 회장 김원대(金源大)씨가 잊혀져가는 조상들의 슬기롭던 생활풍습의 자료를 수집·보존하여 역사연구와 학술자료로 삼기 위한 민속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을 통감하여 재단법인 계몽문화재단에 의하여 설립되었다. 어린이 도서를 펴내는 출판사에서 시작, 여러 방면의 문화 사업을 해 온 한 기업인이 이룬 대단한 성취다. 

   그렇다면 수준 높은 문화와 유서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양반골 안동이 고향인 그분이 어떤 연고로 온양에 민속박물관을 지었을까. 그분은 당시 현충사 성역화 사업이 열기를 더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무궁히 뻗어나갈 중국을 겨냥한 중서부 지방의 발전상을 예견하고, 교역의 중심 거점 지역으로는 아산항을 꼽았다고 한다.

 

 



  그분은 이미 삼십 년 전에 서해안 시대의 개막을 미리 내다보았다는 결론이다. 기업가다운 탁월한 혜안과 높은 식견. 당시야 누가 서해안고속도로는 물론 서해대교 그 웅자를 꿈이나 꿨으랴.  이런 저런 이유로 아산시는 온천휴양지로서 뿐만 아니라 외암민속마을과 더불어 민속박물관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결 정감을 갖게 한다.

 

◎* 충청남도 아산시 충무로 123 온양민속박물관
Tel. 041-542-6001-3

* 지하철 1호선 온양온천역 하차 후 도보 15-20분
* 기차 온양온천역 하차 후 도보 15-20분
* KTX 천안아산역 하차 후 지하철 1호선 온양온천역 환승,
하차 후 도보 15-20분 or 택시탑승 시 10분
* 아산버스터미널 하차 후 시내버스 970번 환승 후 온양민속박물관 하차 or 택시탑승 시 기본요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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