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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청계천(2) : 청계천 주변엔 어떤 볼거리, 즐길거리가 있는가

by 혜강(惠江) 2005. 12. 27.

 

청계천(2)

청계천 주변에는 어떤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을까?

 

역사, 문화, 생태 환경으로 되살아난 삶의 현장

 


 글 · 남상학

 

 

 

 

 


  청계천은 역사와 문화적으로도 우리에게 많은 의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복원공사 전 구간이 5.8㎞에 이르고, 다리만 해도 22개나 된다. 청계천의 새 물길을 따라가면 과거와 현재, 자연과 첨단이 공존하는 청계 10경을 만날 수 있다.  성인 걸음으로 시간당 4㎞를 걷는다고 하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러나 이것저것 구경하다보면 4∼5시간은 족히 걸릴 정도로 다양한 볼거리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각종 조형물과 역사유적, 경관조경 등 볼거리도 풍성해 다 돌아보더라도 지루하지는 않다.  22개의 다리 외에도 각종 조형물과 총 9개의 분수가 조성돼 있다. 각각의 다리와 시설물들에도 경관 조명을 설치해 아름다운 청계천의 풍경을 밤에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또한 청계천 주변에는 역사적 문화적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고궁, 영화관, 서점들과 우리나라에서 찾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품을 망라한 전문시장이 곳곳에 있고, 전문상가와 재래시장이 밀집해 다양한 볼거리와 쇼핑기회를 제공한다. 그런가 하면 쇼핑하다 요기를 채울 수 있는 특색 있는 다양한 먹거리를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청계천 물길이 열리면서 청계천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청계천이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 흐르기 시작하는 청계광장에서 고산자교가 있는 마장동까지 물길을 따라 호기심에 어려 산책길을 걷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새로 열린 청계천 물길을 따라가며 만나는 ‘유람 포인트’10경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의 고궁, 문화 시설, 쇼핑, 먹거리와 연계하여 보고 즐길 거리를 정리해 본다.

 

 

(1) 청계천의 시작 청계광장 - 폭포·조명 도심 야경 뽐내

 

 

   서울의 서북쪽 북악산, 인왕산 사이에서 발원된 청계천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흐르기 시작하는 곳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동아일보사) 앞에 조성된 700여 평의 광장이 청계광장이다.  광장에 살치된 조형물 스프링(Spring)은 미국의 세계적 팝아트 작가인 클래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와 코샤 반 브르군(Coosje Van Bruggen) 부부의 작품으로 청계천 복원의 상징으로 2006년 청계광장에 설치됐다. 복원된 청계천의 샘솟는 모양과 서울의 발전을 상징한다. 

   광장과 수변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적으로 보자기 형태를 띠고 있다. 광장 바닥에는 각양각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돼 밤이면 빛과 물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청계천을 133분의1 크기로 축소한 60m의 ‘청계 미니어처’도 설치돼 있다.  광장 바로 아래 2,106평에 설치된 2단 폭포는 하루 6만5000t의 물을 쏟아내며 빛과 물이 만난다. 촛불 형태 분수와 원형의 슈터 분수, 발광소자(LED) 조명과 어우러진 폭포는 도심 야경을 더욱 뽐낸다.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빛과 물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인공폭포 외에도 이곳에는 경기 일동석, 충청 천안석, 전라 고흥석을 비롯해 함경, 평안, 황해의 돌까지 망라한 ‘조선8도석’이 물길 바닥을 장식했다. 이곳 청계광장에서 분수와 모전교를 배경으로 서면 멋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청계천의 들머리인 청계광장 옆 동아미디어센터는 신문박물관(프레시엄·PRESSEUM)이 있어, 한국 신문 100여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산 교육장이다. 또 인근에 일민미술관, 서울갤러리가 있어 학습장으로 활용하면 좋다.  

  또, 청계광장서 조금 떨어진 중구 정동에 가면 조선시대 궁궐인 덕수궁이 있어, 시간을 잘 맞추면 덕수궁의 왕궁수문장 교대의식도 볼 수 있다.  세종로 동아미디어 센터(동아일보 사옥) 옆 청계11빌딩 2층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 광화문점( 02-736-1300 )은 청계천의 물길이 시작되는 ‘청계광장’의 전망을 구경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한눈에 조망하기는 어렵지만 창가에 앉으면 청계광장의 상징인 분수와 폭포, 청계천의 첫 번째 다리인 모전교가 보인다. 청계천을 찾는 가족 단위의 손님들을 위해 50여 개 좌석을 모두 다른 좌석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설치했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 광장 옆(무교동 씨티은행 본점 옆 효령빌딩 1층)에는 ‘JS텍사스’( 02...)가 있다. 120여 개국의 다양한 맥주와 라이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 이국적인 느낌의 빨간 테이블이 놓인 야외 테라스에 앉으면 청계천의 대표적인 다리인 광통교가 보인다. 미국 서부를 연상시키는 실내 중앙의 큰 통 안에 얼음과 함께 맥주들을 꽂아 두어 손님들이 직접 골라 마실 수 있다.

   이 주변에는 ‘JS 텍사스’처럼 야외 테라스를 갖춘 노천카페나 맥주집이 있다. 점심 때 커피, 퇴근 후 생맥주 한잔이 제격이다.  아직 몇 군데밖에 없지만 청계천 주변 상인들이 관철동 젊음의 거리를 비롯해 곳곳에 노천카페를 준비하고 있다.  또 종로를 건너 청진동의 원조해장국의 명가 ‘청진옥’( 02-725-0130 )에서는 구수한 전통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2) 광통교(廣通橋) - 조선시대 첫 도성 안 돌다리

 

 

   모전교를 지나 청계천의 두 번째 다리인 광통교는 조선 시대 돌다리 중 가장 큰 다리로 대광통교라고도 불렸다. 원래 있던 곳은 중구 남대문로1가 조흥은행 본점 앞 광교사거리지만 복원공사를 시작하면서 현재의 위치(서린동)로 옮겨졌다.

   처음에는 토교(土橋)였으나 1410년(태종10년) 현재와 같은 돌다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청계천에 놓은 다리는 총 22개.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광통교이다. 조선시대 최초로 도성 안에 들어선 돌다리이자 대표적인 청계천 다리에 해당한다.  

   어가(御駕)와 사신 행렬이 지나가는 중요한 교통로로 여러 시기에 청계천을 고친 기록이 새겨져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다리에 새겨진 울퉁불퉁한 흔적을 만질 때마다 조선시대 이 다리를 건넜을 많은 사람들을 떠올려 볼 수 있는 곳이다.  태종이 신덕왕후(태조 이성계 계비) 능인 정릉을 지키던 신장석을 뽑아 교각으로 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신덕왕후 강씨가 낳은 형제들 때문에 시련을 겪었던 태종은 ‘사람들의 발에 밟히며 끝까지 고통을 받으라’는 뜻으로, 신덕왕후의 묘를 장식한 돌 신장석의 일부를 뽑아 광통교 교각 받침으로 사용케 했다. 그만큼 광통교는 태종의 신덕왕후에 대한 복수의 사연이 묻어 있는 ‘한 맺힌 다리’로 불리어 왔다.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한 광통교 다리를 자세히 보면 그 다리를 받치고 있는 석축의 불상조각 일부(10개 중 7개)가 거꾸로 되어 있는데, 태종이 계모를 증오하여 정릉의 돌을 옮기면서 악의적으로 뒤집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근에 영풍문고가 있고, 보물 2호인 보신각종이 있다. 지금 보신각에 있는 종은 그 몸체에 새겨진 문양이 우리 전통 양식과 현대감각을 조화시킨 종으로서 높이 3.78m이고 지름은 2.23m이며 무게는 20톤에 해당한다.

   이곳에는 무교통의 명성을 타고 성업 중인 유명 낙지점이 많다.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서린빌딩 옆의 낙지 전문점으로 ‘무교동유림낙지’( 02-723-1720 )와 ‘무교동태화낙지’(02-738-5400), ‘갯벌타운’( 02-725-0556 )이 있고, 생선구이집으로는 ‘대림식당’( 02-739-1665 ), 추어탕의 ‘남원집’( 02-735-0721 ), 홍어삼합의 ‘목포집’( 02-737-9322 ), 설렁탕으로는 ‘이남장’( 02-3210-3335 ) 등이 있다.  




 

 

(3) 정조 대왕 능행반차도 - 길이 186m 세계최대 규모의 도자벽화

 

 

   광교에서 삼일교 사이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접할 수 있다. 정조 대왕 능행반차도. 반차도는 조선 제22대 정조 대왕이 1792년 윤 2월에 사도세자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모친 혜경궁홍씨를 모시고 화성(수원)을 다녀와서 그 의전행렬을 자세하게 기록한 것. 백자 도판 4,960장을 하나하나 이어 붙여 원본의 모습을 재현한 것인데 웅장함이 엿보인다.

   창덕궁을 떠나 광통교를 건너 화성으로 가는 왕의 행렬은 사람 1,779명과 779필의 말이 그려져 있어 어마어마하다. 원본은 김홍도 등 당대의 일류 화가가 그린 것으로 왕조의 위엄과 질서를 장엄하게 표현하면서도 낙천적이고 자유분방한 인물묘사가 돋보인다.

   왕실 기록화이자 한 폭의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이 반차도는 당시 행차의 격식과 복식, 의상, 악대구성 등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길이 186m, 높이 2.4m. 세계 최대 규모의 도자벽화로 장통교를 중심으로 좌안(북쪽) 옹벽에 설치됐다. 반차도는 프롤로그, 서울의 옛 지도인 수선전도, 반차도, 에필로그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글과 영문 해설판이 있어 우리 문화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이나 외국인들도 거부감 없이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을 지나 만나는 수표교는 일명 ‘냄새 나는 다리’'로맨스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다. 세종 때 만들어진 이 다리에는  소, 말을 거래하고 마구를 파는 마전이 모여 있어 가축들의 배설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청계천의 오염지역으로, 이곳을 지날 때는 항상 코를 막아야 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숙종이 수표교를 건너다가 여염집 문 밖에서 왕의 행차를 보는 아가씨를 보고 반하여 궁에 불렀는데, 그가 바로 장희빈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온다. 

  이 벽화를 감상하는 김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이색적인 공간인 인사동에도 가보는 것도 좋다. 흔히들 ‘전통문화의 거리’ ‘살아있는 민속박물관’이라 부르는 인사동거리는 청담동이나 신천의 거리처럼 나이어린 아이들의 '끼리끼리' 문화가 아니라, 연령과 세대의 차이를 떠나 온가족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장소다. 길을 걸으면 어디선가 짙은 지필묵냄새가 나고, 살짝 열린 공방의 문틈새로 질그릇 냄새가 배어나오는 듯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골목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 퍼포먼스와 수공예 전시장들의 볼거리. 여기에 옛날식 음식과 전통 찻집들이 골목 어귀마다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인사동은 전통적이면서도 이색적이다. 외국인들은 인사동을 찾음에 있어 파리의 '샹젤리제', 뉴욕의 '소호', 모스크바의 '아르바트', 북경의 '류리창' 같은, 한국만의 이색 거리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될 것이다.

   삼일교를 따라 시네코아, 서울시네마, 중앙시네마 등이 있고, 관수교 라인에는 서울극장, 단성사, 피카디리극장이 이어진다. 또 청대문(구 프레야타운) 10층 24시간 영화상영관 ‘MMC’가 있다. 이들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을 본 뒤 청계 야경을 즐겨도 좋다.

   이곳에서 식사를 한다면 장통교 북단 삼일빌딩 옆으로 등갈빗살, 통영굴밥을 전문으로 하는 ‘참숯구이촌’( 02-725-1990 ), 묵은 김치와 함께 먹는 관철동 삼겹살집 ‘떡삼시대’, 화로구이 전문점 ‘화로연’( 02-720-9272 ), ‘화로명가’( 02-733-9285 ), 이탈리아 파스타 전문점 ‘뽀모도로’( 02-738-1991 ) 등이 있다. 피아노거리가 조성된 관철동에도 맛집들이 많다. 장통교 옆 젊은이 취향의 ‘불닭집’ 등도 최근 산뜻하게 단장을 마쳤다.

   젊은이들이라면 장통교를 지나 삼일교에 못 미처 있는 종로1번가 빌딩은 청계천변을 산책하다 한숨 돌리기 위한 쉼터로 제격이다. 1층 ‘내츄럴 해피버거’( 02-722-1777 )에서는 야외 좌석을 마련해 청계천이 보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간단한 요깃거리를 즐길 수 있다. 유기농 재료들로 만든 건강 햄버거를 판매한다.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청계천이 한 눈에 보이는 스파게티 전문점인 ‘몰리제’( 02-739-4777 )가 있다.

   한화빌딩 맞은 편 1층에 위치한 ‘까페드구띠에 관철동점’( 02-723-5255 )은 예쁜 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실내에서도 청계천과 삼일교를 볼 수 있다. 야외 테라스도 좋다.

 




 

 

 

(4) 문화의 벽 - 자연·인간의 조화 형상화

 


   다리에 얽힌 사연들을 떠올리며, 혹은 청계천 맑은 물소리에 취해 내려오면, 오간수문 상류에 위치해 있는 ‘문화의 벽’을 만난다. 동대문 패션타운 부근 오간수교 상류 왼쪽 옹벽에 설치된 ‘문화의 벽’은 ‘미래로 가는 길’(자연·환경)을 주제로 현대미술가 5명이 제작한 5개의 작품으로 이뤄져 있다.

   전갑배 서울시립대 교수는 청계천 맑은 물속에서 아이들이 물고기, 자라, 개구리 등과 함께 노는 `서울의 노래'를, 장수홍 서울대 교수는 청계천 맑은 물에 비친 별들을 형상화한 ‘별’을 각각 내놨다.  또 강석영 이화여대 교수가 생동과 율동을 주제로 새로운 미래를 표현한 ‘생성-빛’을, 백명진 서울대 교수가 청계천의 과거와 미래 이미지를 담은 ‘기억의 저편’'을, 배진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복잡한 미로에 청계천을 투영한 ‘시각의 미로’를 각각 제작했다.

   석기조합토, 백자토, 자기질 점토 등을 활용하여 각각 가로 10m, 세로 2.5m 크기로 제작된 작품들은 복원된 청계천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형상화했다.  이 ‘문화의 벽’은 색동작가 이규한씨가 동대문 앞 오간수교 하류 왼쪽 산책로변 옹벽에 가로 18㎙, 세로 1.5㎙ 크기로 제작한 ‘색동벽’과 아울러 청계천에 문화의 향기를 더한다. 청계 수변에서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곳의 오간수교는 일명 ‘빠삐용의 다리’로 불린다. 오간수교는 청계천의 물줄기가 도성을 빠져나가는 지점에 놓여 있어 죄인들이 도성을 빠져 나갈 때 통로로 이용됐다. 명종 때에는 임꺽정이 옥에 갇힌 가족을 구한 뒤 이 다리를 통해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곳에서 벗어나와 머리를 식힐 겸 잠시 사당이나 궁을 찾는다면, 종로3가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사당인 종묘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숲이 우거져 더욱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맛보며 정전(正殿)과 별묘인 영녕전(永寧殿) 외에 전사청(典祀廳)· 재실(齋室)· 향관청(享官廳) 등을 관람할 수 있다. 문화재 감상은 물론이고 연못과 울창한 숲길이 산책 코스로 그만이다.

   종묘 뒤쪽에는 또 사적122호이며,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이 있다. 이곳에는 국보인 인정전과 돈화문, 인정문, 선정전, 희정당, 대조전, 구선원전 등의 보물이 있다. 조선시대 궁궐의 후원을 엿볼 수 있는 유일한 궁궐로 남아있다.  창덕궁 옆에는 사적 123호인 창경궁이 있다. 한때 창경원으로 불린 창경궁은 상왕인 태종을 모시기 위해 세종이 지었던 수강궁 터에 세워진 것으로 임진왜란 후 창덕궁과 함께 중건되어 그 쓰임새가 더욱 커진 이궁(離宮)이다.

   수표교부터 나래교까지의 구간은 말 그대로 예전부터 시장통이다. 반차도에 취해 걷다보면 청계4가 세운교와 배오개다리에 이른다. 세운교의 좌측에는 시계골목, 배오개다리의 우측에는 유서 깊은 광장시장과 방산시장, 평화시장이 있고, 세운교 남북으로 1970년대 근대화를 상징하는 대림상가, 세운상가 일대는 볼거리 많은 ‘쇼핑의 거리’다. 이곳에는 각종 의류와 잡화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또 청계5·6가 평화시장 1층엔 50여개의 고서점들이 늘어서 있다. 1970, 80년대 문인과 지식인, 그리고 대학생들에게 문화적인 자양분을 공급했던 곳이다. 켜켜이 쌓인 책 속에서 진주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교과서, 고서, 외국서적을 싼값에 살 수 있다. 찾는 책이 없으면 주인이 다른 가게에서 수소문해 주기도 한다.

   쇼핑을 하다 출출해질 때쯤 청계5가 마전교 앞으로 걸음을 옮기면 등장하는 광장시장 안 먹자골목. 1904년 문을 연 광장시장의 먹자골목은 연륜만큼이나 풍성하다. 큰 길 한복판에 늘어선 좌판만도 줄잡아 200여개. 국수, 빈대떡, 파전, 족발, 순대, 비빔밥 등 비싸야 5,000원을 넘지 않아 마음을 넉넉하게 한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4가역에서 청계4가 방향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우래옥’( 02-2265-0151 )이라는 유명한 냉면집이 있다. 또 을지로3가 3호선 지하철역과 청계천 사이에는 ‘을지면옥’( 02-226...)이 자리한다. 두 곳 모두 평양냉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5) 오간수문 - 5개 수문에 은은한 불빛

 


    문화의 벽을 지나면 예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는 오간수문을 만날 수 있다. 오간수교 하류 왼쪽에 설치된 오간수문은 고사분수나 벽천과 달리 물이 물넘이석을 넘어 수조에 고이도록 했다.

   조선시대 수문 다섯 개를 재현했다 해서 오간수문(五間水門)으로 불린다. 1908년 일제가 동대문 주변 성벽을 없애면서 오간수문도 헐어버리고 대신 콘크리트 다리를 설치해 오간수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오간수교는 오간수문 전통 이미지를 살려 5개 수문과 무지개 모양 홍예 아치를 재현했다. 수문마다 각기 다른 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불빛이 수조 바닥과 오간수문을 비추어 정취를 한껏 살린다.

   또 오간수교 아래에는 1760년 영조가 개천 준설에 공이 있는 신하들에게 내린 ‘영조어필(英祖御筆)’과 조선시대 문신 번암 채재공이 1773년 청계천 석축 공사 완공 후 청계천 준설 공사에 대한 영조의 공덕을 찬양한 ‘준천가(濬川歌)’가 새겨져 있다.  칠언배율(七言排律) 형식의 40구 276자로 돼 있는 이 시는 특히 일부 조정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준설 작업을 단행한 영조의 결단을 높이 찬양하고 있다.

   “…육칠월 도성에 장마라도 들면/땅위의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네. / 조정대신들 의론이 분분할 때 / 성군의 결단은 명쾌하고 빠뜨림이 없었네. / 국고재정 아낌없이 쏟아 붓고 / 장정들 앞 다투어 떨쳐나섰네. / 임금님 납시어 살피심에 피로를 모르는데 / 물은 옛길 따라 어찌 그리 편하게 흐르는가./ 땅기운도 막힘없이 소통이 잘 되네….” (채재공의 "준천가"의 일부)

   그리고 1760년 영조가 오간수문 위에서 개천 준설의 역사(役事)를 지켜보는 조선시대 그림 ‘준천도’와 1900년께 촬영된 오간수문 사진을 도자에 전사한 그림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곳은 밤에 더욱 아름답다. 수조 바닥에 설치된 조명이 은은한 불빛으로 퍼져 나와 수조 바닥과 오간수문을 비춘다. 원래 오간수문은 청계천 물이 도성을 빠져나가는 지점인 동대문 옆 성곽에 설치된 5개의 수문으로, 수문 앞에 널돌을 걸쳐놓아 널다리 기능을 하도록 한 구조물이다. 인근에 있는 종로6가 허름한 시장골목은 밤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전태일교에서 종로 쪽으로 가다보면 일명 혼수타운으로 알려진 동대문종합상가 건너편으로 작은 골목이 있다. 일명 생선구이 타운에서 시작해 닭한마리촌, 매운탕과 보신탕, 곱창골목으로 300여m 좁은 골목 양쪽으로 맛집들이 즐비하다. 일부 지저분한 게 흠이지만, 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맨 앞 ‘전주집’을 비롯해 생선구이 골목에서는 고등어, 삼치, 굴비, 꽁치를 굽는 냄새가 하루 종일 식욕을 잡아당긴다.

   그 다음 닭한마리촌. 10년 전쯤 스포츠조선에서 골목 ‘맛촌’으로 처음 보도한 곳이기도 하다. 그중 ‘진할매집’은 좌석이 꽉 차 밖에서 기다릴 정도. 커다란 양푼에 닭을 통째로 삶고, 떡과 칼국수, 감자를 건져먹는다.


 

 

 

(6) 고사 분수 - 색색 조명 받은 물줄기 쇼

 

 

   오간수교 상류의 평화시장 앞에 설치된 고사 분수는 높이 10m, 폭 22m 크기로 색색의 조명을 받아 다양하고 환상적인 물줄기를 뿜어 올린다. 밤이면 65개의 노즐(구멍)에서 뿜어 나오는 물이 빨강 노랑 파랑 하양 등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어우러져 화려한 색동저고리를 연상케 한다.

   고사분수의 양쪽에는 분수를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 있다. 조명과 합쳐진 환상적인 물줄기 쇼는 산책 나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분수 주변의 야외무대와 천변 스탠드, 그리고 앞에서 이미 설명한  문화의 벽, 색동벽, 조선 영조 때의 개천 준설 그림인 준천도, 영조어필 등이 조성돼 있어 동대문 상권과 이어지는 문화체험 공간으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나래교~버들다리~오수간교~맑은내 다리로 이어지는 이 일대는 ‘패션의 거리’이다. 두산타워, 밀리오레, 청대문(구 프레야타운) 등 대형 쇼핑몰이 즐비해 24시간 활기에 넘친다. 특히 야간에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패션의 거리를 더욱 아름답게 장식한다.

   또 역사 깊은 동대문종합시장, 동대문 신발도매상가가 있고, 그 맞은편에는 신평화 상가, 동평화 상가, 청평화 상가가 줄을 잇고 있다. 갖가지 의류와 신발과 장신구를 저렴한 가격에 골라 살 수 있는 쇼핑몰들이다. 청계천 산책을 전후하여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좋으리라.   해 떨어질 무렵부터 동대문운동장·야구장 앞에 하나 둘 들어서는 노점상도 새벽까지 눈을 즐겁게 한다. 청계천에서 바라본 동대문 패션타운의 야경이 눈부시다.

  청계천 복원 공사로 터전을 잃은 황학동 노점상들은 동대문운동장에 풍물시장을 개장했다.  이곳에서 흥정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계7가 애완동물시장은 ‘동물 만물상’이다. 거북, 뱀, 도마뱀, 돼지 등 다양한 동물을 만날 수 있다.

   두산타워 등 대형쇼핑몰 근처도 먹거리로 유명한 곳이 많다. 두산타워에서부터 지하철 2·4호선 동대문운동장역까지에는 미니피자, 핫도그, 닭꼬치 등을 파는 노점상이 늘어서 있다. ‘밀리오레’와 ‘헬로apM’ 사이에 있는 ‘동화반점’에서는 제대로 된 중국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동평화시장의 20년 된 만두집 ‘국일분식’은 직접 빚어 손맛이 담긴 만두와 찐빵 전문집이다. 부추, 야채, 고기, 당면이 들어간 쫀득쫀득한 이 집 만두를 한 번 맛본 사람은 잊지 못 한다.  

 

 

 

 

(7) 청계천 빨래터 - 옛 서민 삶의 터전 재현


  

   청계천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에 빨래터가 있다. 한양 천도 후 조선 왕조는 청계천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치수사업의 하나인 개천 사업을 벌였고, 그 결과 청계천은 도성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의 터전이었다. 아낙네들에게는 빨래터이자 아이들에게는 놀이터로 활용되기도 한 것.

   옛날의 빨래터를 되살려낸 이 빨래터는 옛 아낙네의 애환이 담겨 있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세탁기가 일반화된 오늘날에 빨래터는 낯설면서도 아련한 장소인 셈이다.

   비록 지금 이곳에서 빨래를 할 수는 없지만, 다소 고즈넉한 분위기에 물속에 반쯤 잠긴 빨래판 모습의 돌과 그 앞에 정겹게 놓인 징검다리를 보노라면 어디선가 동내 아낙네들의 수다와 빨랫방망이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자라나는 요즘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해주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을 듯하다.  

   빨래터를 지나 만나는 영도교는 ‘이별의 다리’로 불린다. 단종과 단종의 정비 송씨의 애끊는 이별의 사연이 담겨 있다. <조선왕조실록> 에 나온 “세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영월로 귀양길을 떠나던 단종과 부인 정순왕후가 영도교 위에서 눈물로 이별했다.”는 기록이 있어 애틋함과 아울러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서 가까운 숭인동에는 동묘공원이 있다. 다산교 인근 차인동에 위치한 동묘는 보물 제142호로 삼국지 장수 관우를 모신 사당이다. 중국의 사당 양식대로 화려하게 지어져 어딘지 모르게 우리 궁궐과 다른 맛이 있다.

   인근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로는 다산교와 영도교 사이에 있는 황학동 벼룩시장이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그 유명한 황학동 벼룩시장. 중고품, 골동품, 음란CD, 군용품, 헌책, 레코드판, 그리고 장물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이 없는 곳’이다.  중고·저가품만 팔아 다른 곳과 구별되는 황학동 시장에서는 말 잘하고 운 좋으면 싼 값에 괜찮은 물건을 건질 수 있다.

   청계7가(패션의 거리)에서 흥인동 우체국 쪽으로 틀어 10분가량 걸어가면 신당동 원조 즉석 떡볶이를 맛볼 수 있다. 1980년대부터 중·고생들 사이에 인기 있던 유서 깊은 동네다. 대부분 하루 24시간 영업한다. ‘마복림 할머니집’( 02-2232-8930 ) 등이 원조로 알려져 있다.


 

 

 

(8) 2만 명의 소원이 담긴 소망의 벽(타일 벽화)   

 

 

  빨래터의 추억을 뒤로하고 영도교와 황학교를 지나면 서울시민의 꿈이 담긴 소망의 벽이 나타난다.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50m 양쪽 구간에 설치되어 있다. 성북천이 합류되기 직전 좌우 양쪽 옹벽에 시민 2만여 명이 각자의 소망을 담아 완성한 것이다.

   50m, 높이 2.2m의 이 조형물은 가로 세로 각각 10cm의 자기질 타일 2만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가각의 타일에는 참가자들의 소원과 희망이 저마다의 솜씨로 그려져 있다. 부모, 친구, 애인에게 하고 싶은 말, 장래 희망, 자녀들에게 바라는 아버지의 당부 등 갖가지 소원이 어설프지만 정감 있는 그림으로 담겨 있어 마치 어린이 집에 놀러온 느낌을 준다.

   또 소망의 벽에는 만남과 화합,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서울시민, 이북5도민, 재외동포 등의 작품들도 설치됐다. 특히 소망의 벽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라면 남다르게 자신의 소망타일을 찾아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청계천 8가에는 보쌈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원할머니본가’( 02-223...)가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당역과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사이에 있다. 30년 전통의 보쌈 전문집 ‘원할머니 본가’는 구수한 고기와 신선한 굴을 넣어 매일매일 담가 내는 겉절이 김치가 입맛을 돋군다. 깔끔하고 고급스런 인테리어로 가족모임이나 손님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역사의 거리에서는 뭐니뭐니 해도 황학동 4거리의 곱창골목이 명물이다. 대부분 20년 이상 곱창을 팔아 일가를 이루고 있다. 상인들은 최근에는 직장인뿐 아니라 데이트족도 많다고 귀띔했다.


 

 

 

(9) 야경이 아름다운 리듬벽천과 터널분수 

 

   

  황학교와 비우당교 사이 청계8가에 이르면 높이 5m, 폭 20m의 대리석으로 된 황학리듬벽천(壁川)을 볼 수 있다. 벽에 까만 돌들을 박아 물고기가 물을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 조형물에는 빨강, 파랑, 초록 등 5가지 색깔이 혼합된 282개의 LED 조명이 설치돼 밤의 운치를 더한다. 수경시설과 함께 저수변에는 목재 데크를 설치하여 시민들이 이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 벽천 앞에 설치된 돌 징검다리를 건너 청계천을 건너는 것도 시골 냇가를 건널 때의 운치를 자아내며,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 시골의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황학리듬벽천에서 비우당교 쪽으로 200m 정도 걸어가면 터널분수가 나온다. 폭이 50m인  비우당 터널분수는 5m 높이의 석축 위에서 총 42개의 노즐에서 물을 분사하며, 물줄기의 분사 거리는 16m에 이른다.  물을 분사해 이국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분사된 물은 청계천변에 조성된 산책로 위를 넘어 포물선을 그리면서 청계천으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이곳 비우당교와 무학교 사이의 성북천 합류지점 우측에는 철거 전 청계고가 모습을 실감나게 전해주는 교각 3개가 서있다. 청계고가도로를 걷어낼 당시 철거하지 않은 일부 교각을 남겨두어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인근에는 40년 전통의 ‘대도식당’( 02-2292-9772 ) 대표적 맛집이다. 메뉴가 등심 하나뿐이지만 소문을 듣고 멀리서도 찾아온다. 상왕십리 양지시장 인근에 있다.


 

 

 

 

(10) 버들습지와 사과나무 거리 - 철새 찾는 갈대밭 풍경

 

 

  청계천 끝자락에 도시 속의 비경이 있다. 하류로 내려올수록 자연의 냄새는 더욱 물씬 풍긴다. 22번째 마지막 다리인 고산자교에 이르면 가장 자연적이고 생태를 살린 공간으로 꼽히는 버들습지가 나온다.

  청계천에서 자연 생태를 제대로 살린 공간으로 이곳 하류의 버들습지는 도시인에게 자연 생태학습장 구실을 한다. 갯버들과 매자기, 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은 습지를 조성해 환경학습과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놓았다.

  여기에선 청둥오리를 비롯해 백로와 흰뺨검둥오리 등을 볼 수 있다. 곳곳에 소형 LED 조명이 설치돼 밤이면 흔들리는 갈대와 함께 천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류 버들 습지 갈대밭에는 소형 LED 조명을 설치해 밤이 오면 반딧불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또‘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란 대중가요처럼 그 모습을 물씬 풍기는 곳도 있다. 청계천을 따라 걷다가 가장 끝 지점인 고산자교 부근에 도착하면 뚝 위로 충북 충주시에서 기증한 사과나무 120그루가 가로수로 시원하게 서있다. 크지는 않지만 파란 사과가 열려 충청도의 어느 과수원에 온 느낌을 받는다.  복잡한 도심지 서울에서 신선한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이런 의미에서 버들습지는 청계천의 그 어느 구간보다 복원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곳이라 할 수 있다. 

   청계천 물길이 열리면서 물길만 열린 것이 아니다. 마음도 열린다. 답답한 마음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좁은 길이지만 신분의 구별 없이 남녀노소가, 멀리 시골에서 올라온 촌로(村老)와 외국인들까지 물길을 따라 걷는다. 숨 막힐 듯 빽빽이 들어찬 단절의 장소가 만남과 화합의 장소로 바뀐 것이다.  

   청계천이 시작되는 청계광장과 돌계단에는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치솟는 분수와 폭포를 보며 탄성을 지르고, 흐르는 물소리를 감상하기도 한다. 곳곳에 흩어진 역사유적과 삶의 자취를 재현 곳에서는 우리 역사를 돌아보며 선인들의 삶의 흔적을 더듬기도 한다.

   특색 있는 22개 교각과 각종 조형물, 전시마당에 전시된 작품 앞에서는 예술과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역사와 문화와 생활이 숨 쉬는 곳이다.  물속으로는 갖가지 물고기가 유영을 하고, 천변에는 돌멩이 사이로 버드나무와 강아지풀, 억새풀을 비롯한 많은 풀들이 바람을 타고 손짓한다. 양쪽 벽을 의지하고  조롱박과 수세미가 매달려 있고, 어느새 담쟁이 넝쿨이 담을 타올랐다. 자연이 살아 있다.

   아이들은 돌 징검다리를 건너며 즐거워한다. 여학생들이 치마를 걷어 올리고 물속에 발을 담그고 있다. 소망의 벽 앞에서는 그림과 글씨로 빼곡하게 담은 소원들을 보며 자신의 꿈과 소망, 그리고 비전을 내다본다.


  청계천은 이제 서울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생태와 문화의 환상적인 어우러짐이 있다. 밤이 되면 종로나 을지로보다 한층 불야성을 이룬다. 한 마디로 휘황찬란하고 흥겹다. 빌딩은 네온사인으로 단장되어 빛을 드러내고, 조명을 밝힌 다리와 상가는 불야성을 이룬다.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  우리 곁으로 돌아온 청계천, 그곳에는 즐거운 삶이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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