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기 및 정보/- 서울

서울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 난지도, 새로 쓰는 서울의 역사

by 혜강(惠江) 2005. 12. 23.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서울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둘러보기

 

 - 난지도(蘭芝島), 새로 쓰는 서울의 역사

 

 


글 ·
남상학

 

 

 

 

1. 인류 화합의 장(場) 서울월드컵경기장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서울특별시 마포구 상암동에 있어 보통 상암월드컵 경기장이라고도 불린다. 이 경기장의 탄생은 2002한일월드컵의 개최와 직접 관계가 있다. 1996년 5월 FIFA에서 2002년 제17회 월드컵축구대회 개최지로 한국과 일본의 공동 개최가 결정되자, 1997년 10월 한국은 한일월드컵 주경기장 위치로 상암동을 선정하였다.

  당시 상암지구는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송전탑, 석유비축기지, 골재야적장 등이 산재해 있어 불모지나 다름없는 땅이었다. 서울시는 이곳에 한일월드컵 주경기장과 함께 주변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결정하여, 1998년 10월 주경기장 및 월드컵공원을 착공하여 3년여의 공사 끝에 2001년 12월 준공한 것이다. 

  경기장은 부지면적은 21만 6710㎡, 연건평 15만 5788㎡의 규모로 지하 1층, 지상 6층, 관람석 6만 4677석으로, 이는 일본 내 최대 축구장인 사이타마경기장 63,700석보다 977석이 많아 아시의 축구전용 경기장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또, 그 규모와 함께 한국적 조형미와 첨단 기술의 조화를 이루어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장 지붕은 마포 나루터를 드나들던 황포돛대와 방패연 모양을 본떠서 설계되었고, 스탠드는 원색을 쓰지 않고 푸른 잔디와도 어울리고 희망을 주는 밝은 회색 빛깔을 사용하는 등 그 형태와 미감이 돋보인다.

   경기장 디자인의 상징성을 살펴보면, 사각방패연은 승리를 향한 희망과 한국문화의 이미지를. 황포돛배는 한강을, 팔각모반은 전통미와 풍요로움을, 방위에 따라 다른 색으로 구별한 경기장 출입문과 관람석은 고구려 벽화 사신도(四神圖)에 기초한 고구려의 미감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경기장에는 25× 9.2m의 초대형 전광판 2개가 설치됐고, 한쪽 스탠드를 접으면 공연을 할 수 있는 가변무대로 바뀌어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음향시설이 좋아 어느 곳에서도 생생한 소리를 접할 수 있는 특수 설계를 자랑한다.  

  2002년 5월 31일 한일월드컵 개막식(開幕式)에 이어서 프랑스-세네갈의 개막전이 펼쳐졌고, 또 6월 25일에는 4강전인 한국-독일 경기가 치러져 월드컵 경기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일월드컵 이후에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경기를 이곳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치루고 있다.

   현재 월드컵경기장은 경기장의 관리 운영에 있어서 시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시설공단이 주축이 되어 경기장의 부대시설을 수익사업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다.  대형할인 쇼핑몰, 복합영상관, 예식장, 스포츠센터, 사우나, 은행, 식음료 점, 리셉션 홀 등 시민들의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어 일석이조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2004년 이후에는 서울연고 프로축구팀이 발족하여 서울시민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2.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올림픽공원  
         
   원래 이 지역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이어서 모두 기피하는 지역이었다. 그런 난지도가 다시 생태환경공원으로 탄생된 것은 앞서 말한 대로 한국이 2002한일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것과 큰 관련이 있다.

  서울시는 상암동을 월드컵 주경기장 입지로 선정하고,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와 함께 주변 환경 정비를 추진하여 일대를 월드컵 경기장과 월드컵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여의도공원의 15배 규모,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비슷한 105만평의 크기로 조성된 월드컵공원은 21세기 서울의 비전을 보여 주는 대공사였다. 기존의 난지도 제1매립지 한강 하류 쪽은 노을공원, 제2매립지 한강 상류 쪽은 하늘공원을 만들고, 두 공원의 북쪽 저지대는 난지천공원, 한강변은 난지한강공원, 그리고 월드컵경기장에 인접한 곳은 평화의 공원으로 조성, 모두 다섯 개의 공원이 생긴 것이다. 

  평화의 공원에는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주말을 즐기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으며, 하늘공원에서는 매년 10월경에 억새축제가 열려 가족 방문객들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 난치천공원에는 게이트볼 장 및 인라인 스케이트, 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다양한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또 한강변의 난지한강공원에는 유람선 선착장, 잔디광장과 캠프장, 요트장 국궁장(國弓場) 등이 있어 시민들에게 여가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3. 생태환경 공간으로 거듭나기까지(난지도의 파란만장한 역사)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곳이 생태환경공간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죽음의 땅' 난지도가 2년여 만에 도심 속 희귀생물들의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 반갑다. 한강변에 또 하나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1) ‘꽃섬’으로 불리던 난지도(蘭芝島)  

   본래 난지도는 한강 하류에 발달한 범람원(氾濫原)으로, 이 섬에 철따라 온갖 꽃들이 만발하야 ‘꽃섬’이라 불렸고, 특히 난초(蘭草)와 지초(芝草)가 많이 자라고 있어 난지도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또 옛날 지도인 <경조오부도(京兆五部圖)>나 <수선전도(水善全圖)>에는 꽃이 피어 있는 섬이라는 의미의 ‘중초도(中草島)’로 기록되어 있다. 또 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오리섬’ 또는 ‘압도(鴨島)’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한 마디로 난초의 향기 가득한 섬이었다.   또한 철따라 온갖 꽃이 만발해 있어서 한강 줄기의 경치와 어울렸고, 물이 맑고 깨끗하여 새들의 먹이가 되는 수생 동식물이 풍부해 겨울이면 고니 떼와 흼뺨검둥오리 등 수만 마리의 철새들이 날아드는 자원의 보고(寶庫)였다.

   그리고 무, 땅콩과 수수, 개구리참외 등을 많이 재배하였는데, 특히 난지도의 개구리참외는 어른의 팔 한 아름 가득 찼으며, 난지도의 땅콩 역시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수확량이 많아 풍요로운 섬이었다.  또 그 당시 난지도에는 조개가 지천이어서 아낙네들이 물길을 건너와 조개를 캐면 남정네들이 소를 끌고와 실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2) 쓰레기의 산(山)으로 변하다  

   그런 난지도가 갑자기 운명이 바뀌게 된 것이다. 서울이 거대도시로 급속하게 변하면서 매일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를 처리할 수 없게 되자, 1977년 난지도에 제방을 만들고 1978년부터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난지도는 불명예스럽게 쓰레기매립장이라는 오명(汚名)을 얻었다.

   난지도 전체면적 82만 3000평(272만㎡) 가운데 매립 면적이 57만 7000평(190만 7000㎡)에 이르렀고, 이곳에 생활쓰레기, 건설폐자재, 하수슬러지, 산업폐기물 등이 함께 뒤섞여 그야말로 비위생의 극치를 이루었다.  세계에 유래가 없는 95m 높이의 평평한 두 개의 쓰레기산(山)이 생겨났다. 이렇게 쌓인 쓰레기양은 1993년 2월 완전 폐쇄될 때까지 15년간 무려 8.5t 트럭 1300만 대분인 9197만 2000㎥에 이르렀고, 따라서  포화상태에 이른 난지도 매립장은 악취· 먼지 공해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또 메탄가스와 침출수(浸出水) 등으로 환경이 악화되어 생물이 살기에 부적합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한 마디로 ‘죽음의 땅’이었다.  따라서 이곳은 폐기물 더미 속에서 쓸 만한 물건을 찾아 생계를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움막을 짓고 살면서 많은 사회문제를 일으킨 아픔의 현장이 되었다.  

 

 

(3) 드디어 난지도 안정화(安定化) 사업을 시작하다

  그러나 쓰레기 산(山) 난지도를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는 자각이 생기면서 서울시는 새로운 매립지를 선정하고 난지도를 살리려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그 첫 번째 노력이 바로 난지도의 안정화(安定化) 사업이었다. 매립지반의 안정화를 위해 1994년에 기본 설계를 끝내고, 쓰레기에서 배출되는 메탄가스와 오염된 물의 환경적 처리를 위한 사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2001년 8월까지 매립가스의 포집 및 처리와 침출수 처리 시설을 완료하고, 불안정한 경사면(傾斜面)을 보완하였다. 침출수 처리를 위하여 매립지 6,017m 둘레를 차수벽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200m 간격으로 침출수 집수정 31개를 만들어 이것을 이송관을 통해 침출수 처리장으로 이송하면, 여기서 1차로 처리하고, 난지 하수처리장에서 2차 처리하여 한강으로 흘려보내는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또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120m 간격으로 106개의 가스 포집공을 만들어 가스관을 통해 열생산 공급시설(지역난방공사)로 옮겨, 2001년 11월부터 월드컵경기장과 인근 아파트 등에 냉난방 연료로 재활용하게 한 것이다.   악취의 원인이 되는 메탄가스의 재활용은 난지도 지역의 대기환경개선과 함께 에너지 대체효과라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올리곤 셈이다.  

 


(4) 생태환경으로 되살아난 공원 

  이제 죽음의 땅’난지도가 ‘생명이 움트는 공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곳에는 박새 참새 등 수많은 새들이 찾아들고, 사마귀 방아깨비 등 곤충류와 맹꽁이 두꺼비 쇠살모사 등 양서류, 파충류가 찾아왔으며, 족제비 등의 파충류가 보이기 시작했다. 또 하천에는 10여종의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다.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사업소는 지난 1년간 난지도 월드컵공원의 생태계 변화를 조사. 분석한 결과 황조롱이. 족제비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공원에 서식하고 있으며, 국내 미기록 식물 8종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대. 시정개발연구원 동식물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팀도 ‘식물의 경우 공원 조성 당시에 심었던 154종에서 4배 가까이 늘어난 547종이 발견됐다’며,‘빠른 속도로 생태계 복원이 이뤄지고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럽 원산인 솜토끼풀. 꽃갈퀴덩굴(가칭) 등 귀화식물 6종과 서울민바랭이. 금강아지풀(가칭) 등 자생식물 2종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조류의 경우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와 말똥가리. 오색딱따구리 등 53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족제비. 고슴도치. 고라니 등 포유류 11종도 서식이 확인됐다. 이 밖에도 맹꽁이를 공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으며 두꺼비. 쇠살모사. 산제비나비 등도 발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난지도 골프장 인근에서 멧돼지 발자국이 발견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살아난 난지도를 어느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명아주 수풀을 헤치고 동편소리로 날아오른 장끼가
  새벽을 때려눕힌다.

  밤내 앓던 산이 우지끈
  꽃 핀다. 
  족제비가 아카시아 덤불 아래
  막무가내로 달린다.

  푸르름이 이토록 뼈아파서
  평화 없이는 갈 수가 없다

      - ‘난지도의 아침’(장철문 시집)

 

 


 
4. 새로 조성된 다섯 개의 생태환경공원

   생태환경으로 되살아난 난지도 땅에 보란 듯 모두 다섯 개의 공원을 만들어 시민의 휴식처로 꾸몄다. 모두 다섯 개로 꾸며진 공원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특색을 나타낸다.

 

 



(1) 월드컵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평화의 공원

  월드컵 경기장 앞 13만 5천 평에 조성된 평화의 공원은 21세기 최초의 월드컵경기를 기념하고 한국과 서울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현대적이고 품격 높은 열린 광장으로 월드컵 경기장의 앞마당으로서의 역할과 서울 서북부 지역의 중심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월드컵공원 전체를 대표하는 공원으로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새 천년에 이루어야 할 자연과 인간, 문화의 공존과 공생, 그리고 세계인이 화합할 때 비로소 도래하는 ‘평화(平和)’를 기원하는 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유니세프광장은 미래지향적인 열린광장을 의미하며, 한강의 지류를 끌어들여 만든 난지호수는 7,400평의 공간에 속새, 꽃창포 등 정화능력이 뛰어난 수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리고 이 물은 난지천공원을 경유하여 다시 한강으로 빠지게 되어 있어 언제나 깨끗한 물을 유지시켜 준다.

 

  또 ‘생명의 나무 천만그루심기’ 운동의 일환으로 조성된 희망의 숲, 생태습지 피크닉 장과 모퉁이 월드컵공원전시관이 있어 난지도의 역사와 재생 과정, 쓰레기의 발생량과 처리 현황, 공원화된 후 재생된 생태환경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쓰레기 문제에 대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는 곳이다. 이곳에선 전시관 안내 및 생태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문의 전화 304-0085).  평화의 공원 안에 천년의 문 앞 광장은 한 바퀴가 400m이며 바닥은 인라인 타기 좋은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2) 꽃길 따라 서울 풍광을 즐기는 하늘공원(면적 58,000평)

 

  한강 상류 쪽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중 가장 하늘 가까운(약 100m) 곳에 위치한 초지(草地)공원이다. 면적은 5만 8천 평. 이곳은 난지도 중에서 가장 토양이 척박한 지역으로 자연 천이가 진행되는 생태적 환경을 갖추고 있다기보다는 쓰레기 매립지 안정화공사의 결과로 형성된 인공적인 땅이다.  

  무엇보다도 하늘공원의 특징은 광활한 초지가 펼쳐져 있다는 데 있다. 배수(排水)를 위해 만들어진 능선을 경계로 하여 X자로 구분된 네 개 지구의 남북 쪽에는 높은 키의 풀을, 동서쪽에는 낮은 키의 풀을 심었다. 그리고 공원 바깥쪽은 비교적 안정화가 많이 진행된 곳이어서 시민들이 그늘에서 쉬어갈 수 있도록 참나무와 같은 교목을 많이 심었다.

 

  높은 키 초지 북쪽에는 억새와 띠를 심어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풀 속에서 시민들이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고, 낮은 키 초지에는 토끼풀, 민들레, 구절초, 엉겅퀴, 제비꽃, 씀바귀 등의 자생종과 토끼풀 같은 귀화종을 합하여 심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토끼풀은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돕고 토양분해 작용을 도와 난지도와 같은 곳에 토양에 알맞은 식물이다. 이 풀 숲에 노랑나비, 제비나비, 네발나비, 호랑나비 등 3만 마리 이상의 나비를 풀어놓아 봄날과 초여름에 하늘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나비는 식물들의 가루받이를 돕기 때문에 난지도의 식물 생태계가 안정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 사이로 난 2,100m의 산책로는 자연관찰로로서 학습장인 셈이다. 

 

  특히 가을이 되면 억새꽃으로 장관을 이루어 도심에서 억새를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가을에는 억새축제가 열린다. 하늘공원은 월드컵공원 개원 이래 주간에는 시민이 이용하고 야간에는 야생동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하여 시민의 출입이 통제되는데, 가을 억새축제 때에는 밤 10시까지 개원 시간을 연장하여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과 함께 억새밭 밤길을 걸으며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된다.

 

  난지도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 서면 서울의 풍광이 한눈에 펼쳐진다. 북쪽으로는 북한산, 동쪽으로는 남산과 63빌딩, 남쪽으로는 한강, 서쪽으로는 행주산성이 보인다. 이런 훌륭한 조망조건을 살려 경사진 면에 전망대를 마련하고, 또 편의시설을 설치하여 이용자들이 쉬고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또 적절한 풍속이 유지되는 공원부지에는 하늘공원답게 높다란 풍력발전기 다섯 대가 설치되어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방전기는 공원 가로등과 탐방객 안내소 등에 전력을 공급해 준다.

 

   입구 오른쪽에 탐방객안내소가 있고, 그 옆의 휴게소에서 간단한 식음료를 들 수 있으나 음식은 각자 준비해 오는 것이 편하다. 월드컵경기장에서 보도를 건너거나 평화의 공원에서 연결되는 육교를 지나 계단으로 오르면 된다.

 

(3) 낙조의 풍광을 감상하는 노을공원(면적 103,000평)

   한강 하류 쪽의 노을공원은 하늘공원의 두 배에 이르는 10만평에 이른다. 이 공원은 해발 95m의 천상공원으로 이 공원은 환경친화의 대중골프장을 조성하고 골프장 주변은 한강의 풍경과 노을을 볼 수 있는 시민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약 6만 평에 조성된 골프장은 9홀로 코스길이는 2,750m에 달한다. 건설 초기부터 찬반 논란에 휩싸인 골프장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무료 개장한다고 하자, 4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난지도시민연대(난지도골프장의 가족공원화를 위한 시민연대)는 이곳 노을공원에서 난지도 골프장을 반대하는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차라리 골프장 대신 가족공원을 촉구하는 '난지도 노을가족공원' 개장 선포식을 갖고, 골프장 개장에 항의하는 한편 이용자 감시 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태세다.

  이들이 주장을 들어보면,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30억이 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이용자는 기껏해야 하루 300명으로, 이는 우리 사회에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하는 것이며, 따라서 노을공원은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이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골프장을 조성한 측에서는 이 지역은 아직도 지반 침하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매립지의 열악한 환경에 따른 이용도 저하 문제의 예방적 차원에서, 또 골프장은 안정화 기간 30년 중 지반 침하에 따른 지형 굴곡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토지의 안정성을 높이고자 생태관찰공원과 야생화 단지를 조성하고 관목과 초화류 등을 많이 심었다. 관목이 우거진 곳은 야생동물의 서식가 된다. 또 넓은 잔디밭으로 조성된 진입광장은 휴게 및 운동공간으로 활용하고, 바람의 광장과 서쪽 노을광장은 서해의 낙조 등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개방되고 있다.  


   노을공원 역시 마치 서울 하늘에 떠 있는 천상의 공원과 같아서 그 가운데에 서면 가슴이 후련하다. 3㎞가 넘는 공원 산책로와 조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한강의 모습은 가히 일품이다.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한강을 이곳보다 더 멋지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서울에 또 있을까. 특히 해질 무렵 행주산성 쪽으로 흘러가는 한강이 황금색 노을과 어우러질 때면 이곳은 한마디로 장관이다. 

 

 


(4) 여가활동에 적합한 난지천공원(면적 89,000평)

   난지천공원은 하늘공원, 노을공원의 북쪽 낮은 지대에 길게 조성되었다. 지리적으로 불광천, 홍제천, 향동천 등 한강의 지류들이 만나는 곳에 있다.   이곳은 그간 쓰레기 침출수로 오염된 채 방치되어 있던 개천이었으나, 이제는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고 물고기 떼와 새떼들이 찾아드는 자연형 하천으로 바뀌었다.

   하루 5,000톤가량의 물을 평화의 공원에 있는 난지호수로부터 받아 한강으로 흘려보낸다. 이 하천을 따라 갈대와 버들이 우거져 난지천공원은 5만여 그루가 자라는 푸른 숲을 만들어 생태환경으로 조성하였다.

   수변을 따라 펼쳐지는 산책로에는 장애인, 노인, 청소년들이 즐길 수 있는 여가 및 운동시설이 마련되어 휴식을 겸하여 여가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주요시설로는 진입광장, 잔디광장, 중앙휴게광장 등 관장 3개소와 다목적 운동장, 장애인구기장, 게이트볼장 등 운동시설 3개소, 그리고 연못 및 관찰데크 1개소, 야외무대와 두 개의 야생초 화원이 있고, 어린이놀이터,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상암 새천년 타운과는 보도와 육교로 연결되어 있다.

 


(5) 다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난지한강공원(면적 235,000평)

   한강에 인접해 있는 난지한강공원은 하늘공원, 노을공원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하천의 자연성과 시민이용시설을 조화시킨 공간이다.  상류 측에는 유람선 선착장, 요트장, 캠핑장이 있고, 중앙 지역의 완충 녹지구역에는 운동장, 잔디마당, 국궁장을 마련했고, 하류 측에는 생태환경구역으로 조성되어 난지천한강공원은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한강의 여러 명소를 잇는 유람선 운영으로 월드컵 경기 등 국제 규모의 대회를 개최할 때에는 육로와 함께 수송의 편의를 도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변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홍수로 인한 범람에 노출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그리고 한강난지공원 가까이에 설치한 월드컵분수대 역시 명물이다. 이 분수는 주분수(202m)와 보조분수(30m) 21개로 구성되어 세계 최대 높이의 물줄기를 자랑한다. 시원스레 내뿜는 물줄기를 보며 아름다운 한강의 멋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이 분수는  월드컵 이후에 선유도 인근으로 이전 설치하여 운영 중이다.

 

 


5. 공원을 공원답게 만들어가는 지혜  

 

  그간 쓰레기로 인해 버려진 땅을 복원하여 생태환경공원으로 조성하고 휴식과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이상, 이제 우리는 환경공원에 걸맞은 시민문화를 만들어 가야할 책임이 있다고 하겠다.    하늘공원을 둘러보는 동안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많았다. 억새가 무성한 숲 곳곳에 비닐 쓰레기 비닐봉투와 각가지 음료수 병과 캔들이 버려져 나뒹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공원관리소에서는 환경공원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매점 등 편의시설을 최소화하고 1회 용품의 사용을 금하고 있으므로 물이나 간단한 음식물은 직접 준비하되, 발생한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가야 할 것이다.   또 공원 안에서는 음주・가무・소란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정된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너무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살리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음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양식이 있어야겠다.  

 


<끝>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