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장이규
바다에 내리는 눈
내 사랑이 저렇던가 몰라
바다에는 속절없이 눈이 내리네.
어지간히 참았던
하늘의 이마를 스친 은은한 할 말이
겨우 생기면서 스러져버려
내 목숨도 내 사랑도 저런 것인가
억울하게 한 바다엔 오는 눈이여.
고개 돌리면 보이다시피
天地는 두루 한 빛깔,
눈 맞는 소나무의 어느 아랫가지
잎사귀들은 그런대로 푸른 빛 짙고
또한 서서 있는 사람은
오히려 따뜻한 겨드랑 밑을……
언제나 사랑의 바다는
속절없는 바다
바다의 마음으로밖에는 못 내리는 눈이여.
내일쯤은 울음의 햇볕 속에서
새로 생긴 두어 마리 갈매기가 날으리라.
詩 박재삼
이선희 / 인연
출처 : 블로그 > 시와 숭늉이 만날 때 | 글쓴이 : 청안애어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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