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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서해

대청도, 경관이 아름다운 섬

by 혜강(惠江) 2024. 9. 22.

 

대청도, 경관이 아름다운 섬

 

- 푸른 숲, 깨끗한 해변과 사구, 바위 절벽, 아름다운 노을 -

 

글·사진 남상학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대청도와 백령도를 돌아보는 2박 3일 일정에 올랐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에 속하는 대청도는 백령도와 연계해서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하기에 좋다. 백령도행 여객선의 중간 기항지가 소청도, 대청도이기 때문이다.

  춘천에 사시는 동행자 부부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 아침나절이 아닌, 12시 30분에 출발하는 여객선을 탔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항한 배는 3시간 30분 만에 소청도를 거쳐 대청도 선진포 선착장에 도착했다.

 

 

대청도

 

  대청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북서방면으로 202km 떨어져 있는 아늑하고 조용한 섬이다. 대청도는 서해5(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중에서도 산이 높고 숲이 우거져 대청(大靑)’이 되었다.

  대청도는 그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과 볼거리를 갖췄지만, 백령도의 ‘유명세’ 그늘에 가려져 왔다. 최북단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두무진이 있지만, 실제 자연경관으로 보면 오히려 백령도보다 훨씬 아름답다.

 푸른 숲의 삼각산과 해안 사구, 모래밭 길 따라 빼어난 지질 경관이 즐비하고, 하늘이 내린 낙원처럼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대청도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도보 관광이 제격이지만, 시간의 제약 때문에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주요관광지를 개략적으로 둘러보았다.

 

 

►선진포 선착장

 

  선진포선착장은 대청도의 관문이다. 인천 연안부두와 백령도를 잇는 여객선의 기착지이며, 대청도 어선들이 드나드는 곳이다. 대청도는 마을이 크게 세 군데 존재한다.

  쾌속선이 정박하는 선진포선착장 부근의 선진동 마을은 대청면사무소를 비롯한 대청도의 공공기관이 들어서 있다. 어부상이 반긴다. 첫날 오후 대청도 관광을 마치고, 선착장 주변 ‘돼지가든’(032-836-2010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선착장 주변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모래울해변

  대청도의 해변에는 대부분 모래가 깔렸다. 옥죽동, 농여, 미아동, 지두리 모래울 해변의 모래 해변은 파도가 만들어놓은 물살 무늬가 끝없이 펼쳐져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들 지역에는 해안 사구, 해수욕장, 송림 등이 펼쳐져 있다.

  도착하자마자 먼저 찾아간 곳은 대청도 남서쪽에 자리한 모래울해변이다. 우리나라 10대 해변으로 손꼽힐 만큼 대청도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우거진 해송, 길이 1km, 폭 100m의 희고 고운 금빛 모래,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남태평양의 어느 해변에 와 있는 듯 착각하게 한다.

  원래 이 해변의 이름은 사탄동해변이었다. ‘모래 사(沙)’, ‘여울 탄(灘)’으로 마을 앞에 큰 모래톱이 둑처럼 쌓여 생긴 이름이다. 강한 물살이 많은 모래를 밀고 들어와 만든 해변이라는 의미의 사탄(沙灘)은 그 발음이 악마를 뜻하는 사탄(Satan)과 같아 최근 모래울해변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고 있다.

  해변에 늘어선 소나무는 토종 적송이다. 줄기가 붉은색이고 거북 등처럼 갈라져 있다. 또 기린의 얼룩처럼 줄무늬가 있다. 그래선지 기린송이라고도 부른다. 인근에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동백나무 자생지(천연기념물 제66호)가 있다.

 

▲모래울 해변 숲
▲모래울 해변
▲모래울 해변의 테트라포트(상)와 해변 암벽

 

►해넘이전망대

  광난두정자각에서 우측으로 조금 지나면 해넘이전망대에 당도한다. 오른쪽 서풍받이 방향으로는 마당바위가 눈에 들어오고, 왼쪽으로 독바위 해안과 소청도가 훤히 바라보인다. 멀리 독바위는 삼각형 모양으로 홀로 서 있다.

  수만 겹의 결을 고스란히 드러낸 채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갯바위인데, 그 풍광이 보는 사람을 압도할 만큼 웅장하다.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한 곳이다.

 

▲바다 위에 솟은 삼격형의 바위가 독바위
▲바다 위로 솟은 삼각형 모양의 바위가 독바위, 그 뒤로 소청도가 보인다.
▲멀리 보이는 곳이 서풍받이

 

농여 해변

 

  농여해변은 대청도 북쪽, 서쪽으로 옥죽동 해변과는 500m 거리에 이웃해 있다. 길이 2km,폭 500m의 티 없이 깨끗한 해변이다. 썰물 때 드러나는 광활한 백사장은 단단한 고운 모래가 융단처럼 펼쳐져 걷기 좋다. 시원스런 백사장 한가운데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 독특한 풍치를 자아낸다.

  대청도 지질 명소 농여해변에는 나이테바위가 있다. 모래가 쌓여서 생긴 사암과 점토가 만든 이암이 반복적으로 층을 이룬 모습이 신기하다. 나이테바위에서 해변을 따라 걸으면 다양한 바위가 흩어져 있다. 농여해변에서 꼭 살펴봐야 할 게 풀등이지만, 밀물 때여서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스러웠다. 농여해변 수평선 위로 시나브로 해가 저물고 있다.

 

▲농여해변의 노을
▲농여해변의 노을을 배경으로
▲농여해변

 

  농여 해변 관광을 마치고 나서, 대청도에서의 하룻밤은 대청동 북쪽의 옥죽동마을의 ‘엘림여행사’ 직영숙소(032-836-8367)에서 보냈다. 

 

▲대청도에서의 하룻밤, 숙소

 

►옥죽선착장

 

  다음날 이른 새벽, 숙소에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옥죽선착장까지 산책했다. 이른 아침이어선지 왕래하는 사람도 없고, 선착장이고 해야 소형 어선이 두어 척뿐  조용하고 한적했다. 

 

▲한적한 옥죽선착장, 방파제 위에 건조시키고 있는 다시마

 

옥중동 해변 사구

 

  아침 식사를 마치고 첫 일정으로  숙소에서 가까운 옥죽동 해안사구를 탐방했다. 해안사구란 해변에 있는 모래가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의해 육지 쪽에 쌓인 모래 언덕을 말한다. 이러한 모래 언덕은 우리나라 해안을 따라 거의 모든 곳에서 나타나지만, 이곳 옥죽동 해안사구가 특별한 것은 그 규모와 높이 때문이다.

  넓게 펼쳐진 농여해수욕장과 옥죽포해수욕장의 아주 가는 모래가 겨울철 강한 북서풍을 타고 육지로 날려가 산등성이에 쌓였는데, 그 면적은 가로 1㎞, 세로 0.5㎞에 이르고 배후산지 쪽으로는 해발고도 80여 미터까지 모래가 쌓여 있다. 바람이 심한 날에는 산을 넘어 반대편 선착장까지 불려 간다고 한다.

  옥중동에는 ‘모래 서 말은 먹어야 시집을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래바람이 불어 주민들의 생업은 물론이고 일상생활마저 불편할 정도로 예전에는 축구장 60개 규모였다. 이후 모래바람을 막고 사구를 안정화할 목적으로 1980년대부터 계속해서 이곳 사구에 방풍림(소나무)를 심었다. 사진 중앙에 보이는 숲이 바로 그 소나무들이다. 덕분에 모래바람도 줄어들었고, 식생은 점차 사구 표면을 덮기 시작했다.

  이제 이곳 옥죽동의 상징인 해안사구는 더 이상 명물이 될 수 없고, 관광객의 발길도 뜸해질 것이다. 물론 주민들의 평안한 삶이 우선이다. 하지만 규모가 크고 한눈에 알아볼 만큼 정형화된 자연환경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또다른 가치가 있지 않을까?

  모래언덕 전망대에는 어린 왕자가 여우를 안은 포토존이 있고거대한 모래언덕이 내려다보인다모래언덕 한가운데 쌍봉낙타 조형물이 있어 마치 고비사막이라도 온 느낌이다.

 

▲방풍림 옆 탐방로를 따라 모레언덕으로 진입하는 길
▲바람의 힘으로 쌓인 모래언덕
▲옥죽동 사구 전망대
▲사구 전망에에서 바라본 모래언덕. 멀리 해안이 보인다.

 

서풍받이 트레킹

 

  모래울해변과 함께 대청도 남쪽 끝으로 이어지는 ‘서풍받이 트레킹’ 코스는 대청도 여행의 압권이다. 서풍받이 트레킹은 광난두정자각에서 출발해 서풍받이와 마당바위를 찍고 오는 왕복 코스다. 정자각에 오르면 두 개의 뿔처럼 튀어나온 봉우리와 그 사이에 자리한 서풍받이전망대가 보인다. 정자각을 나서면 해병할머니 무덤이 보인다. 할머니는 해병대 장병들에게 아낌없이 베풀었고, 해병대에서 그 고마움을 기리기 위해 묘비를 세웠다고 한다.

  서풍받이 트레킹코스는 해안은 물론 곳곳에 군락을 이룬 소나무 숲을 걷는 코스다. 해발 80m의 거대한 수직 절벽으로, 눈부신 흰색 규암이 서풍받이다. 거센 북서풍과 높은 파도에 의해 만들어진 침식지형이다. 이곳은 대청도의 농여 해변과 연흔이 발달한 미아 해변, 국내 해안사구 중 매우 큰 규모에 속하는 옥죽동 해안사구 등과 함께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섬이 탄생한 10억 년 전부터 섬으로 몰아치는 서풍을 온몸으로 받았다니 고맙고도 든든하다.

  풍파에 직접 노출된 절벽의 서쪽 면은 나무조차 자라지 않아 황량한데, 그 반대편은 갈대원이라 불리는 초록의 식생이 분지를 이룬다. 생명력과 황폐함, 생과 사의 극명한 대조다. 거칠고 험한 지형에 비해 온화하게 놓인 탐방로를 따라가다 보면 서풍받이전망대가 있다. 사진을 찍기에도,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전망대 앞은 널찍한 잔디밭이다.

  전망대에서 언덕을 오르면 서풍받이 트레킹 중 가장 높은 봉우리에 닿는다. 여기에 하늘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는 작은 바위섬인 대갑죽도가 잘 보인다. 사람의 옆얼굴을 닮았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사람 형상은 아니다. 주민들은 대갑죽도를 바라보면서 고기잡이 나간 가족의 무사 귀환을 빌었다고 한다.

  하늘전망대에서 내려와 숲길을 지나면 마당바위를 만난다. 마당바위는 이름처럼 널찍한 바위 지대로, 둘레길에서 보는 경치도 좋아 굳이 마당바위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이어지는 해변은 광난두 해변이다. 이 해변은 타조 알만 한 돌이 널려 있다. 해변 길목에는 갈대원이 있다. 갈대의 정원인 듯하나 감흥은 별로다. 해변에서 다시 출발해 오르막길을 오르면 앞에서 봤던 갈림길을 만나고, 광난두정자각에 닿으면서 트레킹이 마무리된다.

 

 

  이 외에도 대펑도에는 가장 인기 있는 해수욕장인 지두리 해변이 있다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부족하여 방문하지 못하고 오후 1시 10분 백령도로 떠나는 여객선을 탔다. 어제 대청도로 들어올 때는 코리아프린세스호를 탔는데, 오늘 백령도로 들어가는 배는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코리아프라이드호였다. 대청도 선진포 선착장을 출발한 배는 백령도 용기포까지는 12㎞ 정도 떨어져 있다. 대청도로 떠난 배는 25분 만에 백령도에 닿는다.

  이번 대청도 여행은 1박이지만, 따져보면 하루 여행이나 진배없다. 첫날 오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의 여행이니 말이다. 비록 짧은 여행이었지만, 울창한 숲과 모래섬, 해안 사구,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노을이 아름다운 대청도 여행은 아름다운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특히  세계여행 매니아 나봉주 사장님 내외분과 여행에 동행하게 된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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