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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파주여행, 임진각에서 분단의 비극 너머 평화를 염원하다

by 혜강(惠江) 2024. 2. 12.

 

파주 임진각에서

분단의 비극 너머 평화를 염원하다

 

 

글·사진 남상학

 

 

  분단의 비극을 말할 때 우리는 쉽게 파주를 먼저 떠올린다. 그 이유는 파주의 판문점과 임진각 때문이다. 판문점은 정전협정 조인 장소이며, 정전협정 이후 유엔군과 북한군의 공동경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며, 군사분계선에서 7km 남쪽으로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위치한 임진각은 6.25 전쟁의 비극이 그대로 남아 있는 대한민국 대표 평화관광지이다. 여기에 만약 북한군이 다시 불법 남침을 시도할 경우 파주는 지리적으로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최단 거리라는 점에서 남북 갈등이 있을 때마다 이슈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파주시 평화누리길

 

 

  평화누리길은 2010년 5월 8일 개장된 DMZ 접경지역인 김포시,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등 4개의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을 걷는 길이다. 평화누리길 총 12개 코스(김포 3코스, 고양 2코스,하다파주 4코스, 연천 3코스로 구성), 189km의 길 가운데 파주 평화누리길은 한국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평화 염원의 길로 6코스~9코스에 해당한다.

  평화누리길 6코스는 ‘출판도시길’로 분동패지하차도→출판도시(이채사거리)→송촌대교→검단사입구→성동사거리에 이르는 16km로 걷는데 4시간 20분이 걸린다. 이국적 정취가 느껴지고 출판도시를 통과해 인공습지를 지나면 곧바로 농촌마을로 이어져 문발리, 신촌리, 송촌리를 지나면 탁 트인 한강 하구와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평화누리길 7코스는 ‘헤이리길’로 성동사거리→프로방스→오금교→내포리쉼터→반구정에 이르는 21km로 걷는데 5시간 30분이 걸린다. 하지만 헤이리마을, 프로방스카페촌 등을 거쳐 가게 되므로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아 체류 시간을 알맞게 조정해야 한다. 이후 펼쳐지는 반구정까지는 한가로운 긴 구간이 계속된다.

  평화누리길 8코스는 ‘반구정길’로 반구정→임진강역→장산전망대→화석정→율곡습지공원에 이르는 13km 구간이며 걷는데 3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방촌 황희와 율곡 이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길이다. 특히, 황희 선생이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냈다는 정자 반구정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 또, 장산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북녘 풍경과 마주한다. 이이 선생이 제자들과 시를 지었다는 화석정에는 왕을 향한 일화가 전해져오는데 이곳 역시 유유한 임진강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평화누리길 9코스 ‘율곡길’은 율곡습지공원→파평면사무소→적벽산책로→자장리 마을회관→황포돛배→장남교(원당리)에 이르는 18km 구간이며, 걷는데 5시간이 걸린다. 이 길은 임진강 절경인 적벽 산책로를 통과하며 한적한 농로와 오솔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비교적 난이도가 크지 않은 코스이다. 이 길 위에서는 전쟁의 아픔과 경기도의 다양한 역사 유적을 만나는 것은 물론 자연과 역사,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자유로를 끼고가는 길

 

►통일교육의 장, 오두산통일전망대 (탄현면 성동리 659)

 

 

  평화누리길 6코스 끝부분에 있는 오두산통일전망대는 1992년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서울의 젖줄인 한강과 북으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자리한 해발 118m의 오두산 정상에 있다. 이곳은 광개토대왕 비문에 나오는 관미성 터(오두산성)가 있는 곳으로 고대로부터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지금은 서부전선의 최북단으로서 남과 북이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2km의 짧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휴전선 155마일 중 비무장지대 폭이 가장 짧은 곳이다.

  국민의 통일 염원을 담아 건립된 오두산통일전망대는 석조건물로 외관이 우람하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되어 있는데, 지하 1층은 어린이 통일체험관, 지상 1층은 북한 주민이 사용하는 생필품 전시장인 상설전시실, 통일염원실이 있고, 2층은 극장 ‘그리운 내고향’, 3층과 4층은 전망실과 야외 전망대로 꾸몄다. 그리고 옥외에는 여러 대의 망원경을 설치하여 북한 지역을 두루 살펴볼 수 있고, 야외에 통일기원북, 평화의 상징탑, 고당 조만식 선생 동상, 망배단 등을 설치하여 분단의 비극을 통해 통일의 의지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가다듬게 했다.

  실향민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장소이지만, 동족상쟁의 비극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북한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통일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낄 수 있다. 서울에서 가려면 지하철 경의중앙선 금촌역에서 내려 파주 033 마을버스를 타고 오두산통일전망대(통일동산)에서 내리면 된다.

 

►프로방스 (탄현면 성동리 82-1)

 

 

  파주에 있는 프로방스 마을은 동화 속의 한 장면처럼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따뜻한 색을 가진 독립된 건물에서 각각의 컨셉을 갖고 운영되는 상점들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소박한 스타일의 형형색색 건물들은 유럽의 낭만과 열정을 느낄 수 있어 데이트와 맛을 찾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장소로 꼽힌다.

  1996년 품격 높은 프랑스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유럽풍 베이커리와 카페, 이탈리안 레스토랑, 한국적인 음식 등 전 세계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패션, 생활용품, 체험시설 등 삶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된 테마형 마을이다.

  또한, 프로방스 마을은 온실 및 야외 정원을 조성해 꽃과 물이 공존하는 휴식공간을 제공하여 방문객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축제 등을 기획하여 4계절 내내 방문객에게 다양한 문화 공연과 새로운 체험, 아름다운 이벤트를 선사하고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 (탄현면 법흥리 1652-239)

 

 

  임진강을 끼고 자유로를 달려 통일전망대를 지나면 파주 헤 이리 마을이 나온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문화예술의 생산, 전시, 판매, 거주가 함께하는 통합적 개념의 특수한 공동체 마을이다. 헤이리 마을의 어원은 인근 지역에서 불렸던 금산리 농요(農謠)의 후렴구에 나오는 ‘에 헤이 에 헤이리’에서 유래되었다.

  약 15만 평 규모로 통일동산 관광특구 내에 있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꿈꾸며 일정한 자격 조건을 갖추고 심사에 통과한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예술가 300여명이 공동체 마을을 이루며 거주하고 있다. 수많은 갤러리, 박물관, 전시관, 공연장, 소극장, 카페, 레스토랑, 서점, 게스트하우스, 아트숍과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헤이리 마을에 가면 중앙에 갈대광장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정보를 얻은 후에 본격적으로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예술마을은 크게 은행마을, 느티마을, 벚나무골, 창포마을, 참나무골, 밤나무골, 솔마을 등 일곱 개 권역으로 나뉘는데, 규모가 꽤 크니 미리 지도를 살펴 동선을 짜보는 것이 좋겠다.

  이 안에는 20여 개 박물관과 수많은 갤러리, 카페, 게스트하우스, 소극장, 공연장 등이 있고, 예술인들의 창작과 주거공간이 있다. 건물마다 특색이 있어 외부에서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는 곳이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들이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헤이리 마을을 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길을 따라 어슬렁거리며 산책하는 것이다. 산책을 하다 재미있는 건축물을 만나면 카메라에 담고 그러다 마주치는 미술관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각종 미술작품이 자연의 생생한 숨결과 어울려 그대로 또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이 되는 헤이리는 새로운 분위기를 찾는 연인과 가족 나들이 코스로 손색이 없다. 인근에 오두산 통일전망대, 프로방스 마을 등을 둘러 봐도 좋다.

 

아름다운 호수와 정원

 

►마장호수, 출렁다리 (파주시 광탄면 기산리)

 

 

  마장호수는 파주시 관탄몀 기산리에 있는 호수로 주변 푸른 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가족, 연인들의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깔끔하게 조성된 공원과 분수대, 곳곳에 쉬어갈 수 있게 마련된 벤치, 야생화가 가득한 하늘계단, 호수 둘레길,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넓은 호수를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전망대카페를 갖춘 낭만적인 관광지이다.

  수변 경관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3.6km의 순환 산책로는 평탄하여 누구나 물빛풍경이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고, 호수를 가로질러 설치된 길이 220m, 폭 1.5m의 출렁다리는 돌풍과 지진에도 안전하게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물 위를 걷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리 중간 18m 구간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되어 아찔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무서움을 느끼는 사람은 목제발판이나 철망을 걸으면 된다.)

  산책길을 걷고 출렁다리도 건넜다면 15m 높이의 ‘전망대 카페’(15m)에 올라 차를 마시며 호수 전체의 전망을 감상하는 멋을 즐길 수 있다. 출렁다리 이용시간은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호수 주변에 여러 개의 주차장이 있다.  호수 주변에 용미리마애이불입상, 보광사, 벽초지수목원, 공릉관광지등이 있고, 황포돛배와 감악산 출렁다리 같은 파주시 연계 관광으로 볼거리도 많아 꼼꼼한 계획을 갖는다면 아주 알찬 여행지로서 손색이 없다.

 

►벽초지문화수목원 (파주시 광탄면 창만리)

 

 

  2005년 9월, 도마산초등학교 맞은편에 개관한 벽초지문화수목원은 갖가지 주제로 꾸민 정원과 산책로, 연못을 비롯하여 휴게건물, 실내온실, 체험·교육·세미나장, 잔디광장, 화훼재배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벽 같은 입구에 들어서면 약 13만 2,230m²여 평의 정원이 펼쳐진다. 중앙에 설렘의 공간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동양식 정원과 반대편 말리성의 문을 들어서며 시작하는 서양식 정원들로 조성돼 있다. 이 두 개의 정원이 한데 어우러진 식물원에는 교목 100여 종·관목 200여 종·자생식물 600여 종·수생식물 70여 종·일년생초화류 150여 종·숙근초화류 300여 종 등 총 1,420여 종의 식물이 철따라 저마다의 모습을 드러낸다.

  소나무와 야생화·초화류로 꾸민 빛솔원, 초화류와 관목으로 꾸민 유럽풍 정원인 퀸즈가든(Queen'sGarden), 잎과 꽃에 무늬가 있는 식물을 모아둔 무늬원, 초화로 구성된 무지개원, 숙근초·야생화원이 있으며, 단풍터널길·주목터널길·버드나무길 등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한가운데 벽초지(碧草池)라 이름 붙은 넓은 연못에는 둥그렇게 연꽃이 피어나는 연화원이 있다. 연못에 설치된 관찰탐방로(수련길)를 따라 연못 안으로 들어가 각종 수생식물은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연못 한켠에는 각종 수생식물을 심어 놓은 습지식물원이 조성되었고, 연못가에 통나무를 엮어 만든 다리 무심교와 육각정자 파련정이 놓여 있어 운치를 더한다.

  벽초지수목원에는 수목원 외에도 보타니 브런치 카페, 먼치먼치 푸드코트, 기프트 숍, 벽초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갤러리, 화원도 자리 잡고 있다. 벽초지문화수목원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해질녘까지이다.

 

고매한 선비들의 자취를 찾아가다.

 

►반구정과 황희 선생 유적지

 

 

  평화누리길 8코스의 시작점이 되는 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강가에 반구정과 황희 선생 유적지가 있다. 황희 정승은 고려 말기부터 조선 초기의 여러 요직을 거치면서 세종 연간에는 19년간 의정부 최고의 관직인 영의정에 재직하면서 세종 대에 가장 큰 업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청백리였다.

  이곳에는 황희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와 벗하며 지냈다는 반구정(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2호)과 황희 선생의 영정을 모셔놓은 방촌영당(경기도 기념물 제29호) 그리고 황희 선생의 동상 등이 있는 공간이다. 황희 선생 영당은 세조 1년(1455) 후손들이 선생의 유업을 기리기 위해 건립하였다. 6·25 때 전부 불탔으나 1962년 복원하여 영당 내부 중앙에 별도의 감실을 두고 선생의 영정을 모셨다.

  반구정은 황희정승이 말년에 고향에 돌아와 지낸 곳이다. 먼저 반구정에 오르면 시원스레 흘러가는 임진강의 모습이 일품이다. 예로부터 갈매기가 많이 모여들어 갈매기를 벗 삼는 정자라는 뜻에서 이름 지었다. 반구정 옆 앙지대는 반구정이 있던 옛터로 1915년 반구정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지은 육각 정자다. 앙지대는 황희 선생의 덕을 우러른다는 뜻이다. 두 정자 모두 한국전쟁 당시 소실되었지만 1967년 이후 몇 번의 개축과 증축을 거쳐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바로 아래 임진강 줄기를 따라 쳐진 철조망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화석정(花石亭)과 율곡 이이(李珥) 유적지

 

 

  황희 선생 유적지에서 차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화석정이 있다. 파주시 파평면 임진나루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율곡리 임진강 변에 서 있다.

  조선전기 문신 이명신이 건립한 누정(정자)로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초익공(初翼工) 겹처마 팔작지붕 건물이다. 이곳은 원래 고려 말기의 문신 길재(吉再)의 유지였던 자리였다. 1443년(세종 25)에 이명신(李明晨)이 건립하였고 1478년(성종 9)에 이숙함(李淑瑊)이 화석정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이명신의 증손인 이이(李珥)가 중수하여 벼슬에서 물러난 뒤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시를 지으며 학문을 논하였고, 중국의 칙사(勅使) 황홍헌(黃洪憲)이 정자를 찾아와 음시(吟詩), 청유(淸遊)하였다고 한다. 난간에 기대어 바라보면 서울의 삼각산과 개성의 오관산이 아득하게 보인다. 정자 안에는 ‘화석정중건상량문’을 비롯하여 여러 개의 현판이 걸려 있다.

  정자 옆에는 율곡 이이가 8살 때 썼다는 쓴 화석정 시가 돌비에 새겨 있는데, 율곡은 어린 시절 자연을 벗 삼아 시간을 보냈으며 벼슬에서 물러난 후에는 화석정에서 제자들과 시와 학문을 논했다고 전해진다. 그 옆에 500년 된 느티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자운서원 일원

 

 

  화석정을 둘러봤으면 다음은 법원읍 동문리에 자리한 율곡 선생 유적지로 갈 차례다. 서원으로 들어서면 왼쪽 언덕으로 숙종 때 명필 김수증이 썼다는 자운서원 묘정비가 있고, 안으로 더 들어가면 율곡기념관과 자운서원(경기도 기념물 제45호)이 나오고 그 뒤로 가족 묘역 등 크게 3개 영역으로 나뉘어 있다.

  율곡기념관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볼거리와 영상물이 가득하다. 전시된 유물 중 많은 부분이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과 관련한 유물로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시인으로, 또 화가로 재능 있는 삶을 살았던 그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율곡은 신사임당의 친정이 있는 강릉에서 태어났지만, 여섯 살이 되던 해에 파주 율곡리의 본가에 들어와서 열세 살에 이미 진사 초시에 합격했다.

  자운서원은 조선 광해군 7년 율곡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잔디광장 좌측에 보이는 건물이다. 효종 원년에 '자운(紫雲)'이라는 사액을 받았으나 고종 5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돼 터만 남아 있던 것을 1970년 정화사업에 의하여 다시 지어져 지금은 깔끔한 분위기의 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이 아름다운 때는 가을인데 노란 은행잎이 쌓인 11월 초면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다.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 임진각

 

 

  임진각은 서울시청에서 북서쪽으로 약 56km, 군사분계선에서 7km 남쪽으로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자리 잡았다. 임진각 일대는 6·25전쟁 중에는 전쟁이 치열했던 곳이라 지금도 다양한 전쟁 유물이 산재하여 있어 평화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전쟁 초기에 폭파되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임진강 철교, 공산군의 포로였던 국군과 유엔군이 자유를 찾아 건너왔던 자유의 다리, 참전기념비 · 전적비 등 한국전쟁의 비극을 말해주는 수많은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14만 평 규모의 대단지 안에는 임진각을 비롯하여 평화누리공원, 임진각 평화 곤돌라, 6·25전쟁 납북자 기념관, 어린이 놀이시설 등의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서 평화와 통일을 상징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

 

►임진각

 

 

  관광지 안의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은 단연 임진각이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1972년에 건축되었다. 임진각의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임진각 안에는 식당과 카페, 관광기념품점 등의 편의시설과 북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전시실이 있다. 또, 옥상 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임진강이 흐르고, 임진강 철교, 자유의 다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강 맨 왼쪽에 있는 다리가 임진강 철교 상행선, 중간에 가로지르는 다리가 자유의 다리, 기둥만 남은 것이 임진강 철교 하행선, 그리고 그 뒤 일부만 복원된 다리가 2016년에 시공한 독개다리다. 앞뜰에는 망배단, 망향의 노래비, 평화의 종, 달리지 못하는 철도기관차 등이 자라잡고 있어 수많은 실향민이 찾아와 향수를 달래는 곳이다.

 

►자유의 다리 (독개다리)



 

  자유의 다리는 임진각 광장 앞 망배단 뒤편에 한반도 모양의 통일 연못을 가로지른 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경의선 철교는 상·하행 2개의 교량이 있었으나 폭격으로 파괴되어 교각만 남아 있었다. 그런데 뒤에 전쟁 포로들을 통과시키기 위하여 서쪽 교각 위에 철교를 복구하고 그 남쪽 끝에 임시 교량을 가설했다.

  예전에는 노상리 쪽 자연 마을의 이름을 따서 ‘독개다리’라고 불렸으나 1953년 국군과 유엔군 포로 12,773명이 자유를 찾아 귀환하면서 ‘자유의 다리’로 명명되었다. 현재는 목조 평교(平橋) 형식으로 길이는 83m, 다리의 끝자락은 철조망으로 막혔다. 벽 같은 철망에 통일에의 열망을 담은 깃발이 무수히 흩날리고 있다.

 

망배단과 망향의 노래비

 

 

  망배단은 글자 그대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들이 고향을 향해 제사를 지내며 망향의 상념을 달래는 장소이다. 정초에는 연시제, 추석에는 망향제를 합동으로 지낸다. 주로 평안도 및 황해도 출신 실향민들이 찾아오고 있으며, 2010년대 이후에는 북한 이탈 주민들도 찾아오고 있다.

  망향의 노래비에는 1983년 KBS 생방송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흐르던 ‘잃어버린 30년’의 구슬픈 노래가 새겨져 있다. 당시 이산가족 찾기는 138일 453시간 45분 동안 특별 생방송이 되면서 10,189명의 이산가족을 만나게 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리웠던 삼 십 년 세월, 의지할 곳 없는 이 몸 서러워하며 그 얼마나 울었던가요. 우리 형제 이제라도 다시 만나서 못다 한 정 나누는데, 어머님, 아버님, 그 어디에 계십니까? 목메이게 불러봅니다”

  이 기록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구슬픈 노래는 임진각을 찾는 실향민의 울부짖음이며, 지구상에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또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평화의 메시지를 세계에 알렸다.

 

►경의선 증기기관차, 철도 중단점

 

 

  임진각에는 오래된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다. 이 기관차는 6·25전쟁 중 군수물자를 싣고 평양으로 가던 중 이 열차를 사이에 두고 미군과 중공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당시 무차별 총격으로 파괴되어 반세기 가령 녹슨 채 장단역에 방치된 것을 보존처리하여 2009년 여름 임진각으로 옮겨와 일반에게 전시한 것이다.

  녹슨 때를 벗겨냈지만 1,020여 개의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 등은 참혹했던 전장을 증언한다. 안내판에 경의선 주요 28개 역명과 운행 거리를 새겨 놓았다. 이 역을 거쳐 북으로 달릴 수 있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원해 본다.

  한편, 통일공원 쪽 도로 건너편, 즉 평화공원 서쪽에 철도 중단점이 표시되어 있다. 부산에서 출발하여 신의주를 향하던 경의선 철길이 전쟁으로 인해 끊긴 모습을 볼 수 있다. 휴전선으로 인해 남쪽의 기차역은 임진각에서 약 6㎞ 아래에 있는 문산역이 임시종착역이 되었으며, 도라산역과 판문역 사이에 있었던 장단역은 폭격으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평화의 종(鐘)

 

 

  임진각 ‘평화의 종’은 2000년 밀레니엄을 기념해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만들었다. 총 무게 21t의 평화의 종은 2000년 1월 1일 0시에 21세기를 맞으며 21번 타종이 이뤄졌고, 종각 면적도 21평으로 맞췄다.

  사모 지붕의 종각 아래 설치된 평화의 종은 매해 마지막 날에는 제야의 타종행사도 이루어진다. 북녘땅을 굽어보며 인류 평화와 민족 통일을 염원하는 우렁찬 종소리를 토해낸다. 직접 타종해 볼 수도 있는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타종을 원한다면 임진각 관리사무소나 관광안내소에 문의하면 된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

 

 

  국립 6·25전쟁납북자기념관은 한국전쟁 중 북한군에 의해 납북되어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실종하였거나 사망한 이들에 대한 진위와 납북자 가족 및 유족들의 비극을 알리고자 개관했다. 기념관 내에는 당시 납북의 배경과 원인, 납북의 전개 과정과 고통, 귀환 노력괴 납북자 가족의 아픔,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의 내용이 전시되어 있다.

  그곳에는 납부자 가족들이 납북자 가족임을 드러내 놓고 말을 못 한 채 지내온 세월의 아픔이 배어 있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평화누리공원

 

 

  2005년에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면적 약 99만㎡의 넓은 잔디 언덕에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었던 임진각을 화해와 상생, 평화와 희망, 통일의 상징으로 조성한 공원이다.

  공원 입구에는 생명촛불 파빌리온이 있으며, 생명길을 따라 주변에는 두루나눔전통놀이체험장, 캔들숍, 유니세프 어린이방이 있다. 이곳에서 생명촛불 프로젝트, 통일기원 돌무지 등 세계의 어린이와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부금은 유니세프를 통해 전달된다.

  음악의 언덕에는 약 2만 5천 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 언덕과 수상 야외공연장, 어울터, 두루나눔공연장이 있다.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곳이다. 평화누리를 대표하는 장소는 ‘바람의 언덕’이다. 3,000개의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들이 돌고 있어 가족과 연인들을 위한 포토존과 드라마, CF 촬영지로 인기 만점인 곳이다. 그 옆 어울못이라는 길다란 연못에 수상 카페 '안녕'이 있어 다양한 차를 마실 수 있다.

 

임진각 평화 곤돌라

 

 

  평화곤돌라는 임진각에서 탑승하여 임진강을 가로질러 민통선 지역인 캠프 그리브스 간 850m를 연결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곤돌라 시설이다.

  임진각의 명소는 2020년 9월 14일 정식 개장한 ‘평화곤돌라’다. 2020년 완공된 평화곤돌라는 임진강 남쪽 임진각 관광지와 안보 체험관인 임진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간 길이 850m를 잇는다. 10인용 캐빈 26대(일반 캐빈 17대·크리스탈 캐빈 9대)로 운영된다.

  곤돌라는 최대 50m까지 올라가므로 임진각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크리스탈 캐빈에 올라타면, 바닥이 투명하게 돼 있어 마치 하늘을 날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만든다. 8분 정도면 임진강을 가로질러 캠프 그리브스 상류 정류장에 내릴 수 있다. 승차 구간이 군사보호 구역을 지나게 되므로 케이블카 내부에서 군사시설 및 철책 촬영은 엄격히 금지된다.

  북측 평화전망대 구간에는 ‘호국의 길’(밀리터리 스트리트)도 조성됐다. 이곳엔 대한민국 각 군부대의 상징물이 설치돼 있다. 또 갤러리 그리브스’ 전시관에는 6.25전쟁에 참전한 학도병 이야기와 정전협정서 부본 등이 전시돼 있다. 탑승자는 탑승 전, 보안서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신분증을 꼭 지참해야 한다.

 

DMZ 안보관광

 

 

  임진각에서 출발하는 DMZ 안보관광 투어는 임진각에서 셔틀버스(관광버스)를 탑승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검문소에서 군인들이 탑승해서 신분증을 검사한다. 그리고, 비무장지대로 들어가게 된다. 버스는 임진각을 출발하여 제3땅굴, 도라전망대, 통일촌을 거쳐 임진각으로 돌아온다. 약 2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출입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신분증 지참 필수, 사본 불가) 5명씩 끊어서 성명, 생년월일, 전화번호를 적도록 되어 있다. 단체 관광의 경우에는 미리 양식에 맞추어서 출력을 해와서 제출하면, 현장에서 수기로 작성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평일에는 10회 주말에는 14회 운행한다. 관람 시간은 평일과 주말이 조금 차이가 있다. 거의 매 시간 투어가 있는 편이기는 하나, 인기가 많은 투어이기 때문에 표를 최대한 빨리 사는 것이 좋다. 표를 사고 2간 정도 뒤에 투어를 시작하는 경우도 하고, 오전에 오후에 있는 투어까지 모두 매진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 투어는 3시에 시작하니, 3시 이후에 도착한다면, 투어에 참여할 수 없다.

 

►제3땅굴

 

 

  제3땅굴은 세 번째로 발견된 남침용 땅굴이다. 땅굴이 발견된 지점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군사정전위원회를 지원하는 유엔군 전진기지로부터 2㎞ 떨어진 곳이다. 임진각에서 서북쪽으로 4㎞ 지점이다.

  1978년 10월 17일, 판문점에서 4㎞, 군사분계선 남방 435m 지점에서 땅굴 수색 시추공사를 하던 중, 한 시추공에 박혀 있던 PVC 파이프가 튀어나오고 지하수가 공중으로 12m 가량 솟아오르면서 발견되었다. 문산까지의 거리가 12km, 서울까지의 거리는 52km 지점에 있다.

  이 땅굴은 임진강 하구에서 판문점을 향하여 남북으로 그어진 군사분계선의 서쪽 1,200m 지점으로 추정되는 북한측 지역의 입구에서부터 지하 평균 73m의 암석층을 굴착하여 1,635m가량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다. 폭 2m, 높이 2m로 제2땅굴과 같은 구조인 아치형이며, 전술능력은 1시간에 3만 명의 병력과 야포 등 중화기를 통과시킬 수 있는 규모다.

  2002년부터 일반공개를 시작하여 하루 9번 운행하는 셔틀승강기를 이용, 모노레일을 타고 땅굴 속까지 걸어가지 않아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DMZ 영상관에서는 분단의 역사와 자연생태계 영상을 담은 입체영상물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상징조형물, 기념품 판매장 등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도라전망대

 

 

  도라산전망대는 송악산 OP 폐쇄에 따라 대체 신설되었으며, 북한의 생활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의 최북단 전망대이다. 전망대 안에는 관람석 500석, VIP실, 영상실, 주차장(30~40대)등의 부대시설이 있으며 일반에게는 1987년 1월부터 공개되었다.

  전망대에는 수십 대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서 망원경을 이용하여 개성의 송학산, 김일성 동상, 기정동, 개성시 변두리, 금암골(협동농장) 등을 관찰할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개성공단까지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실향민과 남북분단 현장을 보러 오는 외국인 관광객 등 즐겨찾는 명소이다. 도라산전망대는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으므로 일반 승용차의 출입이 제한되므로 비무장지대 연계관광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최전방 마을, 통일촌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에 건설한 통일촌은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에 이상촌을 건설하려는 목적과 전선 방위와 유휴 경지 활용의 목적으로 1973년에 건설되었다. 내륙 최북단에 있는 통일촌은 일종의 선전마을로서 정부가 주택과 경작권을 제공하고 263명을 이주시켜 조성한 곳이다.

  통일촌은 북한에서 육안으로 식별될 수 있는 위치에서 우리나라의 우월성을 북에 알리고, 민간인 통제구역에 있는 황무지 및 유휴 농지를 개간하여 식량 생산과 안보에 활용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조성하였기 때문에 전략촌이라고 부른다.

  입주자의 선정은 군복무를 필한 사람이며 5인 가족 이내로 노동력 2인 이상인 기혼남자, 새마을 정신이 투철하고 국가관이 확고한 사람, 신체 건강하고 영농 능력이 있는 사람, 사상이 건전하고 전과 사실이 없는 사람, 주벽 및 도벽이 없고 채무가 없는 사람 중에서 선별하였다.

  우리나라 최북단 마을 통일촌에 위치한 통일촌장단콩마을은 판문점 검문소 안에 있어 일반인들이 찾아가기 쉽지 않아 더욱 끌리는 곳이다.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묶여있는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파주의 특산품인 장단콩을 이용한 다양한 두부 요리를 선보인다.

  방문 시 신분증을 지참하고 통일대교에서 연락해 식당에서 인솔자가 나와야 검문을 통과해 마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2시간가량 머물 수 있으며 식사 후 주변의 통일촌농산물직판장이나 파주 명품 장단콩 가공체험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임진각 가는 길 : 승용차는 1번 국도 통일로와 77번 국도 자유로를 따라가면 된다. 전철은 경의중앙선 임진각 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도보로 8분 걸린다. 그리고 버스는 평일 임진각 역에서 058 이용, 주말에는 일반버스 93-9이나 직행버스 7300을 이용하면 된다.

 

감악산 가는길

 

  임진각에서 나와 동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적성면 감악산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 길가에 영국군설마리전투추모공원이 나온다.

 

►영국군설마리전투추모공원

 

 

   영국군설마리전투추모공원은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설마리에 있는 영국군 추모공원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파주 설마리 일대에서 중국군과 격전을 벌인 영국군 글로스터셔연대 장병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957년 조성됐다. 설마리전투는  1951422일부터 425일까지 감악산 기슭의 설마계곡에서 영국군 글로스터셔 연대 제1대대가 10배 규모의 중국군에게 포위되어서도 목숨을 바쳐 끝까지 맞서 싸운 전투이다.

  공원 입구 평화의 문을 지나면 공원조성비와 글로스터셔 연대의 상징인 베레모 형상의 대형 조각, 영국군 동상, 글로스터셔 다리, 파주영국군설마리전투비가 위치하고 있다. 추모공원의 쉼터는 울창한 나무와 그늘이 있으며 글로스터셔 교 아래 계곡물이 흐른다. 파주시에서는 1976년부터 매년 4월 설마리전투 생존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산화한 넋을 위로하는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감악산 출렁다리 (적성면 설마리)

 

 

  감악산은 파주시, 양주시, 연천군 사이에 있는 높이 675m의 산이다. 예부터 바위 사이로 검은빛과 푸른빛이 동시에 쏟아져 나온다고 하여 감악, 즉 감색 바위산이라 불렀다. 능선에 나 있는 솔향기 그윽한 등산로와 상큼한 흙내음 또한 일품이라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다.

  정상에 오르면 강 건너편으로 휴전선 일대의 산과 들이 눈앞에 펼쳐지며 맑은 날에는 개성의 송악산과 북한산이 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에는 이제는 흔적도 없이 마모되어 글씨를 찾아볼 수 없는 감악산비가 석대 위에 우뚝 서 있다.

  아기자기한 계곡, 운계폭포, 암벽 등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임꺽정이 관군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 숨어 지냈다는 장군봉 아래 임꺽정 굴이 있으며 설마리 계곡에는 6.25 전쟁과 관련한 영국군전적비와 대한의열단 전적비가 있다.

  최근 들어 감악산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해주는 이유는 2016년 설치한 감악산 출렁다리 때문이다. 설마리 골짜기를 연결하는 감악산 출렁다리는 전국 최장 총 길이 150m, 폭 1.5m이며 U자형의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시공되었다. 성인 최대 900명 하중을 버틸 수 있으며, 초속 30m의 바람과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감악산 출렁다리를 지나 시원한 물줄기로 이용객들을 맞이하는 운계폭포, 그리고 범륜사도 위치해 있어 365일 내내 이용객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파주시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정상까지의 등산이 아니더라도, 천천히 출렁다리→ 운계폭포→ 범륜사 입구→ 운계폭포→ 감악산 출렁다리로 돌아오는 코스를 걸으면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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