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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인천. 경기

김포 여행, 서울의 관문이자 전략적 요충지

by 혜강(惠江) 2024. 2. 11.

 

김포여행

 

서울의 관문이자 전략적 요충지

 

글·사진 남상학

 

 

 

  김포는 지리적으로 서쪽으로 염하를 사에 두고 강화도와 접해 있으며, 한강 · 예성강 · 임진강의 하구에 속한 지역으로 서울의 관문으로 국가의 요충지 역할을 해 왔으며, 지금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개풍군과 접하고 있어서 항상 경계의 끈을 늦출 수 없고 민간인 통제구역이 많아 일부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지역이다. 그러나 드넓게 펼쳐진 김포평야와 수도 서울에 인접한 이점을 살려 크게 발전하고 있다.

 

김포 평화누리길

 

 

  김포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지역인 김포에 조성된 걷기 길로 2010년 5월 8일 개장하였다. 이후 김포를 시작으로 고양, 파주, 연천의 경기지역으로 확대되면서 경기 평화누리길이라고 명명된 한국의 최북단 걷는 길이 완성되었다.

  김포 평화누리길은 평화누리길 1코스~3코스까지를 말하며, 경기도 지역 고양시, 파주시, 연천군 지역까지 확대되어 김포 평화누리길을 포함하여 고양누리길, 파주누리길, 연천누리길 등 12코스로 확장되었다. 189km의 길로 이루어진 이 길은 한국전쟁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평화염원의 길이다. 점차 인천광역시에 속한 강화도와 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까지로 확대, 편성된 평화누리길은 10개 시, 군으로 확대 조성 중에 있다.

  평화누리길의 시작점이 되는 평화누리길 1코스는 '염하강 철책길'이라 불리우는 길로 바다와 산과 철책의 풍광이 어우러진 걷기 길이다. 대명항을 시작으로 덕포진 · 원머루나루를 거쳐 문수산성 남문까지의 14km 구간을 걷는 코스이다. 대명항 인근의 김포함상공원, 덕포진, 문수산성에서 내려다 보는 강화, 김포, 북한지역의 풍경을 볼 수 있다. 4시간이 소요된다.

 

 

  평화누리길 2코스는 '조강철책길'이라 이름이 붙여졌으며 '김포 숲길' 이라고도 불리우는 걷기 길이다. 문수산성 남문부터 홍예문, 조강저수지를 거 애기봉 입구까지 8Km 구간이며, 북한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길이며 민간인 통제구역이 많은 구간이다. 3시간 10분이 소요된다.

  평화누리길 3코스는 '한강철책길'이라는 불리우는 길로, 애기봉 입구를 시작으로 중간지점 후연화사 · 평철새도래지를 거쳐 전류리 포구까지 17km 구간을 걷게 된다. 이 구간에서는 애기봉 정상에서 북한의 '쌍마고지'와 '선전용 위장마을'을 볼 수 있으며 드넓은 김포평야와 철새를 관찰할 수 있는 후평리 평야지대를 거쳐서 한강 최북단의 어촌마을인 전류리 포구에서 마무리된다.

 

김포의 유일한 포구, 대명포구

 

 

  김포 평화누리길 1코스의 시작점인 대명포구는 김포시 대곶면 대명리에 있다. 강화해협을 사이로 강화도와 마주보는 곳이다. 초지대교를 건너기 전,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바로 닿는다.

  대명항에 도착하면 먼저 갈매기가 환영의 인사를 건낸다. 썰물로 훤히 드러난 갯벌이 바다임을 말해준다. 포구 앞으로 길게 뻗은 건물은 대명항 수산물직판장이다. 수산물직판장에는 선주나 어부가 직접 잡은 신선한 수산물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서해에서 난 꽃게 · 대하 · 주꾸미 · 삼식이 · 농어 · 숭어를 비롯해 새우젓 · 멸치젓 등을 살 수 있고, 건어물도 구입할 수 있다. 그 앞으로 늘어선 횟집에서는 횟감을 저렴하게 먹을 수 있다.

  수산물직판장 우측으로 근엄한 자태의 군함이 보인다. 김포함상공원에 설치한 전시용 군함이다. 이 군함은 2차 세계대전과 월남파병에 참전했던 <운봉함>이라고 한다. 62년간 평화를 위한 격동의 역사를 보내고 퇴역하여 안보체험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영상관, 선실재현공간, 한국전쟁 홍보관, 한주호 준위 추모관 등을 꾸며 놓아 흥미 있게 관람할 수 있고, 조타실, 전탐실을 올라가면 군인들이 생활하던 공간을 통해 간접적으로 해군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가장 꼭대기인 함교에 올라서면 서해의 정취를 눈앞에서 느낄 수 있다. 또, 공원에는 해상초계기, 단정, 수륙양용차 등이 있어 볼거리가 많다.

  서울에서 가깝고 인근에 역사의 현장인 덕포진과 덕포진교육박물관, 천연미네랄 라듐천인 약암온천 등이 있어 주말에는 크게 붐빈다.

 

적략적 요충, 덕포진

 

 

  덕포진은 대명포구와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조선 시대 외세의 침입을 막는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당시 한강과 연결되는 강화해협은 김포와 강화 해안선을 따라 촘촘하게 진 · 보 · 돈대를 만들어 침략하는 적을 방어했다.

  김포 덕포진은 강화도와 김포 사이 해협 ‘염하’의 김포 쪽에 설치된 조선 시대 진영으로, 바다를 사이에 두고 강화도의 광성보와 마주하고 있는데, 시야가 막힌 데다가 해협이 매우 좁고 물살이 빨라서 적을 방어하는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했다.

  고려 고종이 몽고의 침략을 피하여 강화도로 가는 길에 배를 타고 이곳 바닷길을 지나다가 위험을 느낀 나머지 손돌(孫乭)이라는 사공이 흉계를 꾸몄다고 오해하여 그를 처형하였으나,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가자 잘못을 뉘우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손돌의 억울한 죽음은 덕포진의 끝자락에 자리 잡은 작은 비석으로 전해진다. 부근에는 당시 사공이었던 손돌의 무덤이 있으며, 지금도 덕포진 앞의 좁은 바닷길을 ‘손돌목’이라 부른다.

  또한, 1679년(숙종5) 강화의 광성 · 덕진) · 용두의 여러 돈대와 함께 돈대가 축성되었으며, 구한말, 프랑스와 미국의 서양 군함을 맞아 병인양요(1866년)와 신미양요(1871년)의 격렬한 전투를 치룬 역사의 현장이다. 불과 140여 년 전, 수많은 병사의 목숨을 앗아간 아픔의 장소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당시 지휘소였던 파수장터를 중심으로 당시에 사용된 토와 포탄, 상평통보 등 수많은 유물이 출토되어 당시의 상황을 후세에 알려주고 있다.

  현재 덕포진은 48,794㎡가 사적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으며, 중요시설로는 대포를 쏘는 포대와 높직한 평지에 높게 축조한 소규모 군사 기지 돈대 터, 대포에 사용할 불씨를 보관하고 포병을 지휘하던 파수청이 복원되었다.

 

덕포진 교육박물관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1996년 김포시 대곶면에 개관했다. 옛날 학교에서 사용됐던 다양한 자료를 주로 전시한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초등학교 교사였던 김동선·이인숙 관장이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다. 1990년 아내인 이인숙 관장이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자, 남편인 김동선 관장이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간에 모은 교육 자료와 퇴직금으로 설립하였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이다.  1층은 1960년대 교실을 재현한 인성교육관으로 옛날 학창 시절의 추억인 풍금, 이름표, 성적표, 학생증 등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난로 위에 놓인 옛날 도시락이 향수를 일으킨다. 2층은 교육사료관으로 일제강점기부터 1~7차 교육과정 관련된 사료와 지금은 어른이 된 성인들이 추억에 젖을 만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3층 농경문화관은 농경문화부터 우리 조상의 전통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덕포진 교육박물관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옛날 교실에서 이인숙 선생님의 풍금 노래 수업을 들은 후 박물관을 관람하는 ‘학교종이 땡땡땡’과 매년 주제가 바뀌는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등이 있다. 매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1월 1일과 설날, 추석 때에는 오후에만 개관한다.

 

서울 진입의 관문, 문수산성

 

 

  문수산(높이 376m)은 김포시 월곶면 북단에 있는 산으로, 북쪽으로 한강이 흐르고 그 너머로 북한과 마주하고 있다. 조선 숙종 때 축성한 문수산성(文殊山城)이 있으며,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이곳을 점령하였던 적이 있다. 산성 안에 문수사(文殊寺)가 있다.

  1694년(숙종 20)에 축성된 문수산성은 강화의 갑곶진(甲串鎭)을 마주보고 있는 문수산의 험준한 줄기에서 해안지대를 연결한 성으로, 둘레 2.4km의 요새로 강화 입구를 지키는 성이었다. 다듬은 돌로 견고하게 쌓았고 그 위에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을 둘렀다. 당시 성문은 취예루, 공해루 등 세 개의 문루와 세 개의 암문이 있었다. 이 가운데 취예루는 갑곶진과 마주보는 해안에 있었으며 강화에서 육지로 나오는 관문 구실을 하였다. 지금은 해안 쪽 성벽과 문루가 없어졌고, 문수산 등성이를 연결한 성곽만 남아 있다.

  1866년(고종 3년) 병인양요 당시 이곳 문수산성에서 프랑스 제독 로즈가 이끄는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에 침입하였다. 이때 초관(哨官) 한성근(韓聖根)이 문수산성을 지키고 있었는데, 산성의 남문(南門)으로 쳐들어오는 프랑스군을 격퇴하였다. 이때 북문, 서문, 남문이 소실됐으나, 그 후 북문과 남문은 장수가 군사를 지휘하는 장대와 함께 복원됐다. 1964년 사적로 지정되었다.

  2023년 조사에서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피하기 위한 방어시설 여장, 공해루(서문)로 추정되는 성문지 기초 등을 발굴하는 성과를 올렸다. 주변 관광지로는 애기봉, 문수산 산림욕장, 김포국제조각 공원 등이 있다.

 

애기봉,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애기봉(154m)은 수도인 서울에서 서쪽 최북단인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해발 154고지에 있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가는 곳이며 언덕에서 북한 개풍군과의 거리는 1.4㎞로 아주 가깝다.

 

 

성탄절 트리 점등으로 유명해진 애기봉

 

  애기봉(154m)의 이름은 본래 쑥갓머리산이었으나, 1966년 애기봉을 방문한 故 박정희 대통령이 이 봉우리에 얽힌 평안감사와 애기(愛妓)의 애틋한 설화를 듣고,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던 애기의 한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의 한(恨)과 같다고 하여 ‘애기봉’이라는 친필 휘호를 내리면서 애기봉이 되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남북이 이곳 154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 전투를 벌였으며, 한국전쟁 이후 북방한계선이 김포 북쪽 해상으로 지나는 접경지가 되어 우리 해병대가 주둔하는 군사작전 구역이 되었다.

  우리군은 이곳에 한국전쟁 시 김포지구 전투에 희생된 영령들을 추모하는 전적비와 이북 5도민이 북에 있는 조상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는 망배단, 그리고 애기봉통일전망대를 세웠다. 이 전망대에서는 북한 주민의 생활 모습과 선전용 위장마을은 물론 날씨가 좋은 날에는 개성 뒷산인 송악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그런데 애기봉이 사랑받은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북녘땅이 훤히 바라보이는 높은 지역에 성탄절을 전후하여 크리스마스트리를 점등한 행사 때문이었다. 그 시작은 1954년 애기봉에서 근무한 한 병사가 소나무로 장식 트리를 만든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행사는 계속되어 1978년에 철탑으로 대체되고, 이 트리는 성탄절을 전후하여 북녘땅을 비추는 평화의 상징으로 불을 밝히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성탄 트리는 평화를 기원하는 애초 취지와 달리 남북한 사이에 갈등을 불러왔다. 불빛이 약 25km 떨어진 개성 시내에서도 보이게 되자 북쪽에서 트집을 잡기 시작했고, 남북간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2004년 남북 군사회담 합의로 중단됐다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이 있었던 2010년 7년만에 재개했다. 북측은 등탑이 '대북 선전시설물'이라고 주장하며 철거를 요구했고 포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결국 시설이 낡아 위험하다는 이유로 2014년 철탑을 철거했고, 이후 보수성향 단체들이 성탄 트리 복구를 추진하다가 진보성향 단체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재탄생

 

 

  애기봉 통일전망대는 2021년 10월, 기존의 전망대를 철거한 자리에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북녘땅을 최단 거리에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조강전망대와 평화 · 생태 · 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조강’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로 들어가는 마지막 구간을 의미한다.

  평화생태전시관에는 1공간 <평화>, 2공간 <생태>, 3공간 <미래>로 나누어 평화·화합 의지와 생태 자연의 보호, 새로운 미래에 대한 구상을 강조하여 주변 일대의 생태환경과 애기봉, 조강의 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미디어아트를 비롯해 개성행 열차를 타고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색다른 V.R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조강전망대는 파노라마형 유리창으로 북한 전경을 관람하며 가깝고도 먼 미래에 다가올 북한과의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교육관’과 손에 닿을 듯이 가까운 북녘 풍경을 탁 트인 시야로 조망하는 전망대 ‘루프탑 154’로 구성됐다.

  그 외에 애기봉걷는길, 주제공원, 흔들다리, 생태탐방로, 스카이워크, 평화의 종, 야외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실향민들의 염원을 담아 세운 망배단, 6.25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수집된 탄피와 철조망으로 제작한 평화의 종이 있다. 2023년 12월에는 생태탐방로에 크리스마스트리를 형상화한 대형 트리를 설치하고 10년 만에 다시 성탄 트리에 점등했다.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이기 때문에 촬영이 금지되며, 임시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하므로 방문 시 본인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용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통일을 테마로 한 김포국제조각공원

 

 

  김포국제조각공원은 김포시 월곶면 고막리 435-14에 있다. 1998년 조성된 김포국제조각공원은 민족분단을 실감하는 현장에 ‘통일’을 테마로 한 조각작품들이 전시된 야외 조각공원이다.

  70,000㎡ 넓이에 조각작품들이 수목과 어우러져 환경친화적으로 만들어져 있다. 국내 조각작품 16점과 국외 조각작품 14점, 총 30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조각가인 지오바니 안셀모를 비롯 일본의 고조 니시노, 미국의 솔 레위트와 댄 그레이험, 영국의 줄리안 외피, 벨기에의 빔 델브와, 한국의 전수천, 김방희 등의 작품이 2㎞에 이르는 산책로를 따라 자연과 어우러져 배치되어 있고, 주변에는 야생화와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삼림욕도 겸할 수 있다.

  그밖에 조각공원 내에는 물썰매, 눈썰매를 탈 수 있는 사계절 썰매장과 야외수영장, 청소년수련원(챌린지어드벤처), 레포츠공원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인근에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통진향교, 김포대학교, 문수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주말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산책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평지가 아니라 숲속 산길이어서 운동화나 편안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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