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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련/- 자작시(自作詩)

(시) 꽃밭 / 남상학

by 혜강(惠江) 2020. 1. 3.

 

 

 (시)

 

꽃밭

 

남상학

 

 

깊은 잠에서 눈 뜬
온갖 생명이 일제히

얼굴을 씻고 환호한다.

얼어붙은 땅
오랜 기도의 씨앗들이
맑은 이슬 머금고
천의 만의 꽃으로 피어

사랑하는 이를 향해

두 손 받쳐 들고
고운 잇속 들어내 활짝 웃는다

불면의 밤을 새우며
피눈물로 뜨겁게 피워 올린
아픈 사랑의 이야기들
얼마나 놀랍고 황홀한 고백인가

안으로 속삭이며 애태우던
비밀스런 가슴 이제야 열어 놓고
환한 얼굴로 당신의 뜨락에서
숨 쉬는 기쁨

언제 그이는 오실까
은총의 햇살로 빚은
향기 가득 드리고 싶어
밤낮없이 발돋움하는 마음인데

싱그런 바람 불면

곱게 머리 빗고
한나절 찬미의 꽃술 흔들며
춤을 추다가

푸른 옷자락 내걸린
그리운 하늘가로  너울너울

수천 마리 나비 떼를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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