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어느 아침
남상학
먼동 트기 전
이른 아침 젖은 길섶에
가늘게 눈 뜨는
풀꽃들의 미소
눈 부신 햇살이 긴 목을 빼고
나뭇가지의 새 둥지 앞에서
잔칫집에 초대된 손님처럼
기웃거린다
순간 번쩍이는 금화를 흩뿌리며
빈 하늘 가득 솟구치는 날갯짓
푸르고 싱싱한 복음이듯 들려오는
청아한 생명의 노랫소리
푸른 소나무 언덕 넘어오는
싱그런 바람에
앞산 위로 흘러가는 뭉게구름처럼
맑은 정신이 되살아 온다
감당할 길 없는 눈부심 속에
두고두고 마음으로 익힌 얼굴이
부서지는 햇살 사이로
선명하게 다가오고
나는 풀꽃들이 반기는
냇가 길섶에 앉아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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