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사막 위 신기루와 같은 환상의 도시
글 사진 남상학
▲두바이 중심가의 현대식 건물
아부다비에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른 두바이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아랍에미리트 연합의 가장 활기찬 도시 두바이는 화려한 초고층 빌딩과 끝없는 황금빛 사막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어 이색적이면서도 특별한 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식 건물', '무진장 나오는 원유', ‘모래’, ‘작열하는 태양’, ‘자유로운 쇼핑’ 등과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두바이는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 덕에 '사막 위 신기루와 같은 도시'로 불린다.
세계 최고 마천루, 두바이 빌딩들
약 1세기 전 아랍에미리트 연합에 석유가 생산되기 이전에 두바이는 작은 촌락에 불과했다. 그러나 석유가 발견되고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두바이에는 천지개벽한 도시다. 크릭을 사이에 두고 남쪽 신 시가지에 세계 최고층 빌딩인 828m의 버즈 칼리파를 비롯하여 프린세스 타워, 게보라 타워, JW 메리어트 마퀴스, 에미레이트 타워즈, 버주 알 아랍, 두바이 프레임 등 모두 150m가 훌쩍 넘는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었다.
▲두바이의 현대식 건물들
두바이의 상징, 버즈 칼리파
두바이 버즈 칼리파는 2010년 두바이 다운타운에 세워진 162개 층 828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이다. 세계 2위인 상하이 타워보다 거의 200m 높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 높이만 보자면 서울의 가장 높은 산인 북한산(836m)과 비슷하다. 워낙 초고층 건물이 많은 두바이에서는 외관상 그렇게 높이 보이지는 않지만, 100m 떨어진 거리에서도 육안으로 타워의 끝 부분이 보인다고 하니 그 높이가 세계 최고인 것만은 분명하다.
건물은 바람에 정면으로 맞서는 사각 형태가 아니라 사막의 모래바람을 분산시키는 독특한 구조라고 한다. 총 면적 약 15만 평, 162개 층 중에서 호텔 및 부대시설이 39개 층을 차지하고 있고, 68개 층은 주거용 아파트, 그 나머지는 일반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버즈 칼리파는 세계 최고 높이라는 점에서 이미 시작 단계에서부터 세계가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목했고, 건축은 자랑스럽게도 우리나라 삼성물산이 시공함으로써 건축 기술을 인정받아 일약 글로벌건설사로 부상하였다. 완공 이전 이름은 ‘버즈 두바이’였으나 아랍에미리트의 대통령인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하 얀의 이름을 본 따 ‘버즈 칼리파’로 개칭되었다. 개장식 날 이름이 바뀐 이유는 2009년 당시 두바이가 채무상 압박을 처하면서 아랍에미리트의 맏형님 격인 아부다비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버즈 칼리파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 우리는 124층에 있는 앳터탑 전망대에 올랐다. 앳더탑은 두바이 시내 전경을 360도 모든 각도에서 볼 수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선 초고층 빌딩들로 화려한 두바이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관광객들은 스릴을 만끽하며 유리바닥 끝에서 지상이 보이는 각도로 인증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 828m 높이의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칼리파
▲야간 조명을 밝힌 버즈 칼리파
▲ 버즈칼리파 입구(두바이 몰에서 이어지는 통로)에 세운 버즈 칼리파 조형물
▲버즈 칼리파 전망대에 오르는 엘리베이터 입구
▲전망대에 올라서 내려다 본 조망
▲ 전망대 창가에 앉아 있는 아내의 인증사진.
▲전망대 창가에 그려놓은 새의 형상을 배경으로 가념사진 한장
두바이 최대 쇼핑센터, 두바이 몰
버즈 칼리파에 붙어있는 두바이 몰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쇼핑몰이다. 축구장 5개를 합쳐놓은 크기로 내부 엘리베이터가 95개, 에스컬레이터가 150개에 운영될 만큼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한다. 4개 층으로 이루어진 몰 안에는 1,200여 개의 상점, 160여 곳의 레스토랑 및 카페, 아이스링크, 세계 최대의 실내 아쿠아리움, 전망대가 있고, 분수쇼, 금시장 등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1000만 리터(L) 규모의 수족관을 자랑하는 두바이 아쿠아리움은 샌드 타이거 상어 3만 3000마리를 비롯해 70여 종의 넘는 해양 생물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아쿠아리움이다. 쇼핑몰을 가로지르는 중앙로에서도 수족관의 해양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두바이 몰천정
▲두바이 몰의 이모저모
▲두바이 몰에서 바라본 아쿠아리움, 지나는 행인이 수조의 물고기를 감상하고 있다.
두바이 몰 분수쇼 관람
버즈 칼리파와 두바이 몰에서 연결되는 분수는 두바이 관광을 완성하는 화룡점정. 음악에 따라 허공으로 치솟는 물줄기를 보노라면, 여행의 피곤도 싹 가신다.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와 함께 전 세계 관광객의 필수 관람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버즈 칼리파 분수대 광장에서 매일 열리는 두바이 분수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음악분수쇼로 유명하다. 22,000갤런의 물을 한번에 150m 높이로 뿜어내며 한 곡에 30분간 진행된다. 오후 6시부터 2-30분에 한 번씩 10시까지 펼쳐지는 분수쇼는 시간대에 따라 배경 음악은 물론 쇼의 내용도 달라진다. 음악에 따라 디자인된 곡은 약 30여 곡 정도 되는데 장르, 국가를 불문하고 꽤 다양한 음악이 각기 다른 분수 디자인으로 재탄생된다. 여기에 세계적인 보이 그룹으로 거듭난 엑소의 ‘파워(Power)'도 분수쇼 플레이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야간의 분수쇼는 한 마디로 환상적이다. 버즈 칼리파의 화려한 조명이 배경을 이룬 가운데 솟구쳐 오르는 물줄기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자아낸다. 화려한 조명 아래서 여러 물줄기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두바이 분수로 모여든다.
▲환상적인 두바이 분수쇼.
인공섬 팜 쥬메이라
두바이에 있는 팜 쥬메이라(The Palm Jumeirah)는 대공사로 만들어진 인공섬이다. 인간의 창조력과 대규모 자금력이 낳은 기적이다. ‘세계 8대 불가사의ʼ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경이롭다. 공사비만 140억 달러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두바이 해안에서 8㎞ 떨어진 바다 위에 야자나무 모양을 본떠 크게 3개의 섬을 조성하였다. 야자나무 모양을 한 이유는 해변의 길이를 최대한 길게 하기 위한 가장 이상적인 기하학적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체 면적은 560ha로 8천 개의 축구장을 합한 것보다 넓다. 섬 자체만으로 가로 5km, 세로 5km에 달하는데, 해안선은 78km로 그 길이가 엄청나게 길다. 2006년 말부터 사람들의 입주가 시작되었는데 이 섬에 아파트와 빌라를 제외하고 호텔만도 50개 이상이 된다. 세계 부호들의 별장과 휴식처가 이곳에 몰려있어 명성을 더하고 있다.
우리는 인공섬 팜 쥬메이라를 개략적으로 살피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팜 쥬메이라 모노레일을 탔다. 모노레일은 팜 쥬메이라 섬의 남북을 관통하는 노선이다. 2009년에 개통된 모노레일은 기관사 없이 자동으로 운행한다.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하면서 궁전 같은 호텔 외관과 아름다운 걸프 만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야자나무 모양을 본떠 만든 인공섬 모형도, 팜 쥬메이라
▲팜 쥬메이라 모형의 그림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는 안내자
▲ 우리는 모노레일을 타고 인공섬으로 들어갔다.
▲팝 쥬메이라로 들어가는 모노네일에서 찍은 주변 사진, 궁전 같은 호텔과 파라솔로 뒤덮힌 해변의 모습
7성급 호텔인 버즈 알 아랍 호텔 조망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아라비아 도우(DHOW)의 돛대 모양을 형상화해서 만들어진 버즈 알 아랍 호텔은 지금은 타계한 통치자 셰이크 라시드(Sheikh Rashid)가 정책적으로 건축한 두바이의 명물이다. 인공섬 위에 세워진 두바이 최초의 호텔인 버즈 알 아랍은 호텔 등급에도 없는 7성급이라 불리며 그 럭셔리함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5성이다.
높이가 321m 로 에펠탑보다 더 높고,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보다는 60m 낮다. 높이와 비교하면 객실은 202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거실과 침실이 복층구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 객실이 스위트룸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 표면은 두개의 테플론 코팅이 된 유리섬유 직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테플론 코팅된 표면은 낮에는 하얀 색으로 눈부시며, 밤에는 무지개 빛의 놀라운 빛을 발산하는 캔버스로 사용되어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관을 선사한다. 이 호텔은 당시까지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두바이를 세계에 알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호텔’로 인식되고 있다.
버즈 알 아랍은 1999년 개장 당시만 해도 입장료를 받고 관광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호텔 투숙객이나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경우에만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돛대 모양을 형상화한 버즈 알 아랍 호텔의 외관이 특이하다
현대식 아랍 재래시장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
버즈 알 아랍 호텔 옆에 위치한 재래시장으로, 1,000년 아랍 재래시장을 현대식으로 꾸며놓은 대표적인 실내 수크다. '수크(SOUK)'는 전통시장을 일컫는 말이다. 말이 전통시장이지 현대와 전통을 조화시켜 잘 꾸며놓았다. 따라서 실내에선 다른 곳과는 달리 아랍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부의 높은 천장과 짙은 나무로 꾸며져 동양적이면서도 어딘가 이국적인 느낌이다. 상점들은 특별한 장식 없이도 아랍 스타일 물건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디낫 주메이라는 환경이나 분위기가 상당히 깨끗하나 물건 값은 올드 수크보다는 좀 비싼 편이다. 이곳 수크엔 금 자판기도 있고, 향기에 민감한 바디샵과 향수 파는 곳이 즐비하다.
▲재래시장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로 들어가는 입구
▲재래시장 '수크 마디낫 주메이라' 안내도
▲서양식 재래시장이라 그런지 깔끔하고 상품도 좋아보였다.
두바이 전통시장 수크의 <향료시장&금시장>
전통시장은 두바이 말로 수크(Souks)라고 부른다. 전통시장 수크는 두바이 도심을 파고 든 바닷물 '두바이 크릭(creek)'의 양 주변에 위치해 있다. 두바이 중심부를 'L'자 모양으로 흐르는 운하의 물길 위로는 쉴 사이 없이 아브라(나무로 만든 나룻배)라는 수상택시가 지나다닌다.
목선으로 된 이 작은 배는 크릭을 사이에 두고 신 시시가와 구 시가지를 연결해 준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신시가지와 구시가지의 대조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셈이다. 우리는 아브라를 타고 구 시가지로 이동했다.
▲우리는 신시가지와 구시가지를 연결하는 '아브라'를 타고 이동했다.
두바이 북쪽 구시가지는 첨단의 모습을 지닌 신 시가지와는 확실히 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다. 두바이 전통시장 수크의 주요 판매 품목은 바로 다채로운 향신료와 금이다. 향신료를 파는 시장골목에는 독특한 중동풍 향료 냄새가 진동하고 물건을 흥정하는 현지인들로 북적거린다.
▲두바이 전통시장 수크의 향료 가게
또 두바이의 금시장(Gold Souk)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400여 개의 도매상과 270여 개의 소매상이 모여 있는 이곳에선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금으로 치장한 화려한 가게의 쇼윈도가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두바이를 '황금의 도시'라고도 부르는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된다.
▲두바이 구시장의 금가게들
두바이는 나날이 변모하고 있다. 최근 2~3년 간에도 두바이를 대표할 만한 관광지가 거듭 생겼다. 더 새로운 것을 찾는 관광객에게 두바이는 마치 변화무쌍한 카멜레온과 같은 도시다.
왜냐 하면 지금도 두바이 곳곳에는 "세계 최고, 세계 최초, 세계 최대"를 향해 새로운 건축이 진행 중이다. 2020년 엑스포가 열리는 해까지 두바이에는 각종 프로젝트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으니, 두바이의 변신은 당분간 놀라울 정도로 계속될 전망이다. 더 달라질 두바이의 미래를 머리 속에 그려보며 짧은 두바이 관광을 마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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