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
중동 신화(神話)를 이끈 환상의 도시
글사진 남상학
인천국제공항에서 에티하드 항공에 몸을 싣고 10시간 30분 비행하여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국제공항에 첫발을 디뎠다. 중동 붐이 한창일 때 우리 기업이 진출하여 수많은 노동자들이 노력의 땀방울을 흘린 곳. 그래서 놀라운 신화 창조가 이루어진 현장을 돌아보기 위해 나는 멀리서 아랍에미리트를 찾아온 것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아라비아반도 남동부 페르시아 만과 접하고 있다. 서쪽으로 카타르, 남쪽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으로 오만을 경계로 한다. 7개의 토호 국이 연방 국가를 형성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석유로 벌어들인 막대한 부(富)로 사막 위에 환상의 도시를 만들었다. 1인당 국민소득만 8만 불에 달하는 나라. 이런 기반을 토대로 2019년에는 AFC 아시안컵 개최도시로 선정되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를 이루는 주요 도시인 아부다비, 두바이 등은 최근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모로코를 경유하여 스페인으로 들어가는 일정 중에 짧은 시간이지만 이 두 도시를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아랍에미리트의 수도, 아부다비(Abu Dhabi)
아랍반도의 튀어나온 섬에 건설된 도시로 아립에미리트 연방의 수도이다. 아라비아반도 북쪽으로 페르시아 만에 접해 있는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리트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가운데 국토의 87%로 가장 크고, 두바이와 함께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장 번성한 토후국으로 손꼽힌다.
아부다비는 페르시아 만(Persian Gulf)에 투영되는 T자 모양의 섬에 펼쳐져 있다. 셰이크 자이드(Sheikh Zayed)에 의해 설립되고 일본 건축가 타카하시(Takahashi) 박사가 설계하여 이룩한 아부다비는 도시화와 관광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여 최고의 관광지로 변모하였다. 잘 정비된 도로와 빌딩들이 많이 들어선 도시는 사막도시라는 선입관을 깨끗이 지워버리듯 녹음이 우거져 운치가 있다. 물론 가로수조차도 호스로 연결하여 물을 대고 있지만.
내륙과 페르시아 만에 유전이 많아 아부다비의 경제는 거의 전적으로 원유 생산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지금도 아랍 에미리트의 석유의 83%가 아부다비에서 나오기 때문에, 주요 석유 생산국 수도로서 도시 개발에 쓸 많은 재원은 석유 판매로 얻은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거대함', '웅장함', '화려함'이 아부다비의 목표인 것처럼, 아부다비의 건축물은 실로 대단하다. 중동을 대표하는 그랜드 모스크는 물론이고,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7성급의 에미레이츠 팔레스 호텔, 왕궁, 루브르 아부다비 등의 다양한 박물관, 거대한 쇼핑몰까지 구비되어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도시가 되었다.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즈, 아랍연합에서 가장 잘 알려진 호텔
▲최대 · 최고를 지향하는 아부다비의 건축물들, 왕궁을 비롯하여 거대한 건물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아부다비의 그랜드 모스크
아부다비 여행은 그랜드모스크로부터 시작되었다. ‘세이크 자이드 모스크’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이름대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이슬람사원이다.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규모다. 이 그랜드 모스크는 '국가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UAE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자예드 빈 술란 알 나흐얀니 계획, 9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07년 완공했다. 모스크 옆에는 셰이크 자예드가 안치되어 있기도 해서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이곳 사람들에게 기념비적인 건물로 평가된다.
사원은 축구장 5개 크기의 어마어마한 규모로 4만여 명이 한꺼번에 예배를 드릴 수 있다고 한다. 무려 82개 모로코 스타일의 돔이 있으며, 모든 외벽이 흰색 대리석으로 덮여 있어 '화이트 모스크'라고도 불린다.
전체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별도의 절개나 이음 없이 단일로 제작된 바닥의 카펫은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1,200명이 동원되어 2년여 간에 걸쳐 제작되었다고 한다. 크리스털과 보석으로 만들어진 샹들리에는 단연 최고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사원 자체가 보석이라고 할 만큼 정교하고 화려한 이슬람 문화의 정수가 바로 그랜드 모스크에 있다.
무슬림이 아닌 일반인도 입장할 수 있는데, 관습에 따라 외국인이라도 여성은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하며, 머리를 감싸는 스카프를 챙겨야 한다. 남성의 경우 반소매는 가능하지만, 긴바지를 착용해야 하므로 관람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 복장이 적절치 않은 경우, 모스크에서 전통의상인 칸투라(남성)를 빌려주기도 한다.
▲ 아부다비 그랜드모스크
▲ 아부다비 그랜드모스크
▶에미레이츠 팔레스호텔 (Emirates Palace hotel)
아부다비에 있는 7성급 호텔인 에미레이츠 팔레스호텔은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떠있는 궁전처럼 보인다. 에미레이츠 팰리스는 그 화려함과 규모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초특급 호텔이지만 아부다비에서는 호텔 그 이상의 의미이다. 아부다비의 랜드마크이자, 국가 행사시 영빈관의 역할도 한다.
실제로 이 호텔은 처음에 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의 통치자인 칼리파 왕의 궁전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지어졌다가 두바이의 버즈 알 아랍을 보고 호텔로 바꾸었다고 한다. 3년여에 걸쳐 2만 명 이상이 동원된 약 30억 달러 규모의 건축 내력 또한 화제에 오르고 있다. 100헥타아르에 달하는 전체 면적에 건물의 양쪽 끝에서 끝까지의 길이가 1km에 이르는 등 그 규모에 대한 언급 또한 기록의 연속이다. 총 397개의 객실과 2개의 대형 호텔 수영장, 호텔 앞으로 1,3km에 이르는 프라이빗 해변을 보유하고 있다.
114개의 돔으로 이루어진 호텔의 외관도 자랑거리이며, 금과 대리석뿐만 아니라 1,000여 개의 크리스탈 샹들리에로 꾸민 호텔은 아부다비의 필수 볼거리로도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텔 내부에 금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도 에미리트 팰리스에서 발견하는 독특한 재미. 아무나 출입할 수 없고 투숙하는 고객이나 카페 등 부속 시설을 이용하는 예약된 손님만 입장이 허용된다. 우리는 외관을 바라보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용객들은 동선이 길어 자칫하면 헤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7성급 호텔인 에미레이츠 팔레스호텔
▲에미레이츠 팔레스호텔 밖, 사각 박스 같은 조형물 안에는 구슬 같은 것이 매달려 있다. 사람의 얼굴 모습이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이 외에도 아부다비에는 출구 없는 마성의 민속촌 아부다비 헤리티지 빌리지와 테마파크 페라리월드, 마리나 몰, 그리고 2017년 개관한 아부다비 루브르(Abu Dhabi Louvre)가 있다. 특히 아부다비 루브르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첫 해외 별관으로, 건물 전체가 야자수를 모티브로 한 돔 모양의 지붕으로 덮였고 시간대에 따라 건물내부로 들어오는 빛이 변화하도록 독특하게 설계됐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루브르'라는 명칭을 향후 30년간 사용하고 개관 후 10년 동안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대가로 프랑스 정부에 13억 달러를 지불하는 등 막대한 비용을 치렀다. 하루 안에 두바이까지 둘러보는 일정으로 시간이 촉급하여 외양만 바라보고 지나치게 되어 몹시 아쉬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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