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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및 정보/- 베트남, 필리핀, 인니, 말레이

필리핀 보흘섬, 돌고래 따라 달리는 보트 체험

by 혜강(惠江) 2019. 1. 7.

 

필리핀 보흘섬 

 

돌고래 따라 달리는 보트 체험… 자연 그대로의 보홀섬

마닐라=보흘 = 권승준 기자

 


 

문화유산 많은 마닐라, 페인식 유적 곳곳에

마르코스가 호화판 개조 대통령궁 투어 인기

反개발의 섬 보홀, 스쿠버다이빙 명소 스노클링만 해도 바다거북 쉽게 만나

모래톱 섬 버진아일랜드
망망대해에 서 있는 듯 세상 끝에 온 느낌, 인생샷 찍을 만한 곳

 

 

리핀 보홀섬은 세계 다이버들이 찾는 스쿠버다이빙 명소지만, 평범한 관광객들은 스노클링만으로도 스쿠버다이빙 못지않게 바닷속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보홀섬에서 보트를 타고 10분만 달리면 스노클링 천국으로 불리는 발리카삭섬에 다다른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발리카삭섬 해변은 이 천국을 찾아온 보트로 가득하다. /보홀(필리핀)=이경호 영상미디어기자

 

 동남아 여행이란 게 어찌 보면 거기서 거기다. 리조트와 해변, 관광지, 쇼핑몰, 식당가를 쳇바퀴 돌듯 몇 번씩 오가며 스노클링을 하다가 요트를 타고, 푸짐한 새우나 게 요리를 먹고 나서 기계적인 코스로 짜인 관광지 구경에 나선다. 그 중간에 기념품 가게에서 가족들 선물 좀 사고 나면 어느새 저녁이고, 식당에서 새우와 게 요리가 또 기다린다. 패키지 투어라면 중간에 한국 식당이 한두 번 정도 포함되어 있는 게 차별점.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동남아 관광지 중 하나라는 필리핀이라고 다를 바 없다. "왜 필리핀에 놀러 가냐"고 물으면 많은 경우 "가성비가 좋아서"라는 답이 돌아온다.


 정말 필리핀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이 가성비일까. 다른 이들은 몰라도 필리핀 사람들은 동의하지 않는다. 관광이 제1 산업인 나라의 국민답게 필리핀 사람 하나하나가 필리핀 여행에 관한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필리핀 사람 그 누구라도, 평범한 여행을 비범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 하나쯤 갖고 있다. 여행이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면, 이 필리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필리핀을 더욱 깊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현지에서 직접 만난 필리핀인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새로운 필리핀을 들여다봤다. 

 

디제이(마닐라 시티투어 가이드)

 

 

 

 

 

 "필리핀에서 한류(韓流)는 A급 문화죠. 모두가 한국과 한국의 스타들을 사랑해요. 저도 한류에 반해 한국에서 3년 동안 유학했어요. 마닐라에는 저 같은 한국 유학파 가이드가 수백 명은 될 거예요. 한국을 사랑하는 만큼이나, 한국인들에게 필리핀 문화를 알려주고 싶은 사람들이라고 해두죠. 마닐라의 매력이 뭐냐고요? 마닐라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도시일 겁니다. 16세기에 스페인 식민지가 된 후, 마닐라는 유럽과 아시아의 온갖 문화가 뒤섞인 무역 중심지였죠. 게다가 19세기엔 미국 식민지가 되면서 아메리카 문화도 들어왔어요. 필리핀이 1970년대까진 일본 다음으로 부유한 동아시아 국가였단 걸 아시나요. 마닐라 곳곳엔 그 모든 영화로운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어요.

 

 

 

 

마닐라의 세계 문화 유산 산 어거스틴 성당.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인트라무로스'는 들어보셨죠? 1571년에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구(舊)도심이죠. 침입자를 박살내던 요새유적지 '포트 산티아고'나 세계문화유산 '산어거스틴성당'도 다 이 지역에 있어요. 동아시아에서 지하감옥이나 16세기 스페인식 극장 같은 유적을 볼 수 있는 건 마닐라뿐이라고 자부합니다. 사람들이 잘 모르지만 국립영상자료원이나 국립극장 같은 건물도 필수 코스예요. 1970년대에 세워진 건물들은 당대 최고의 아방가르드 양식들이거든요. 유럽 못지않은 멋진 건축물들이죠.

 마닐라 시티투어의 화룡점정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필리핀의 대통령궁 '말라카낭궁'일 거예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 여사가 '아 거기요? 살기에는 불편한 곳이에요'라고 했던 바로 거기요. 스페인 귀족의 대저택을 개조한 곳인데 내부도 마르코스 대통령이 끝내주게 리모델링했죠. 유일한 단점이라면 대통령궁 투어는 2주 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야 한단 겁니다. 귀찮지만, 그 정도 수고를 할 가치가 있을 겁니다. 한국인들에게만 특별히 추천하는 거예요(웃음)."

 

앤디(보홀섬 돌고래 투어 보트 조타수)

 

 "보라카이 아니면 세부! 한국인들은 왜 그 두 곳밖에 모르죠? 필리핀엔 섬만 7000개가 넘는다고요. 보라카이나 세부도 좋지만, 더 좋은 곳도 많아요. 바로 제가 사는 보홀 같은 곳요. 보홀은 그야말로 반(反)개발의 섬이에요. 자연을 보전하기 위해 쌀농사도 전통 농법을 고수하는 곳이죠. 40년 전 한국 농촌의 모습을 여기서 볼 수 있답니다.

 

  보홀은 스쿠버다이빙의 명소로 유명하지만, 보통의 여행객들은 스노클링만 해도 바다거북 정도는 쉽게 볼 수 있어요. 물론 동남아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바다거북이 보홀의 전부는 아니죠. 보홀을 대표하는 명물, '안경원숭이'는 꼭 봐야 합니다. 멸종위기종인 이 작은 동물은 마치 선글라스를 쓴 것 같은 큰 눈에 사람 손만 한 조그만 몸통까지 오직 귀엽기 위해 존재하는 동물 같습니다.

 


 

보홀 섬의 명물 돌고래 투어.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보홀 여행의 정점은 누가 뭐래도 돌고래 투어죠. 아쿠아리움이나 동물원에서 보는 게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서 질주하는 돌고래를 보는 거랍니다. 장난이 아니죠. 하지만 돌고래 투어의 진짜 묘미는 돌고래를 보는 데 있는 게 아닙니다. 비밀인데, 드넓은 망망대해에서 보트 한 척에 몸을 싣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최고의 경험이죠. 이 바다에선 한낮에도 소나기가 종종 내려요. 보트를 타고 그 소나기가 끝나는 곳까지 달려가는 순간, 그러니까 주변의 풍경이 순식간에 폭우 속 우중충한 바다에서 맑은 햇볕이 내리쬐는 푸른 바다로 바뀌는 그 순간, 보트 앞머리에 앉아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느껴지나요? 그 짜릿한 기분이."



안젤리나(버진아일랜드 상인)



 "세금 도피처로 유명한 카리브해의 그 버진아일랜드랑 착각하면 안 돼요. 보홀섬과 발리카삭섬 중간에 있는 작은 섬, 버진아일랜드예요. 섬이라고 이름 붙었지만, 사실 바다 한가운데 솟은 모래톱에 가까운 곳이죠. 망망대해 한가운데 솟은 모래톱 가운데 나무 한 그루와 넓은 뻘밭, 그리고 저 같은 상인들이 만들어놓은 간이 천막 상점들만 있는 섬이죠.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인생샷 찍는 게 유행이라죠? 여기선 다른 어디서도 찍을 수 없는 인생샷을 찍을 수 있어요. 뻘밭 한가운데 서서 찍어보세요. 마치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것처럼 나온답니다. 모래톱 가운데 나무 앞에 서서 찍어보세요. 마치 세상의 끝에 온 사람처럼 보인답니다.

 그러니, 우리가 파는 맥주와 닭꼬치가 조금 비싸다고 해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세상의 끝에서 맥주 한 캔 마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값이 포함된 거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래도 아깝다면, 저 옆에서 뛰어노는 제 손주들을 봐주세요.

 


 

 

갈 때

: 가성비만 따지면 필리핀 갈 때 필리핀항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국적기보다 10%가량 싼데 서비스 질은 큰 차이가 없고, 보홀 직항편도 아침·저녁으로 2편씩 꼬박꼬박 뜬다. 기내식도 비빔밥에 볶음고추장까지 챙겨주는 한국인 맞춤형이다.

놀 때
 
: 마닐라 시내 유적지 대부분은 입장료가 있다. 1페소가 약 20원인데 포트 산티아고 75페 소, 마닐라대성당 10페소, 산오거스틴성당은 무료 입장이다. 말라카냥궁 입장료는 30페소. 보홀에서 돌고래 투어는 4시간 코스와 6시간 코스가 있다. 4시간 코스는 스노클링 포함, 6시간 코스는 버진아일랜드까지 돌아본다. 4시간 1500페소, 6시간 1800페소가 시세인데 보트 크기별로 약간씩 차이가 난다. 보홀의 어느 리조트 데스크에서나 예약할 수 있다.



<출처> 2019. 1. 5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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