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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동해안 최북단 비무장지대의 ‘고성 DMZ박물관’ 탐방

by 혜강(惠江) 2018. 10. 30.

 

 

동해안 최북단 비무장지대의 ‘고성 DMZ박물관’ 탐방

 

냉전이 낳은 비극을 딛고, 다함께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자

 

강원 고성군 현내면 통일전망대로 369 (현내면 송현리 212)

 

 

글·사진 남상학

 

 

 

 

 고성 통일전망대를 둘러본 후 내킨 김에 인근에 위치한 DMZ박물관을 찾았다. 고성 DMZ박물관은 남·북한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을 담아 동해안 최북단인 군사분계선과 근접한 민통선 내에 건립된 박물관이다. 따라서 DMZ박물관을 관람하려면 통일전망대 출입 때와 똑같이 통일전망대 안보공원 또는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서 출입절차를 밟아야 한다.

 

 DMZ박물관 입구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면 UN참전국가의 국기가 펄럭이는 게양대 뒤로 유난히 큰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DMZ박물관이다. 민가도 없고 호젓한 곳에 자리 잡은 DMZ박물관은 면적이 꽤 넓었다. 연면적 1,424㎡에 지상 3층 규모다.

 

 

 

 

 

 

 

 전시실 외에도 200석 이상의 대강당과 4개의 소회의실, 다목적 센터를 구비하고 있어 각종 회의나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카페테리아 매점 등이 있다. 야외에는 야외무대, 생태저류지, 넓은 주차장 등이 있고 곳곳에 나포된 북한의 선박들이 전시되어 있다.

 

 2층 전시공간은 1. ‘축복받지 못한 탄생’, 2. ‘냉전의 유산은 이어진다’, 3.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 등 3개 존으로 구분되어 있고, DMZ 영상실, 공예체험관 등이 있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에는 냉전이 낳은 비극, 민족 분단의 비극 등이 전시되고 있다. 1953년 7월 27일 판문점에서 유엔군사령부 대표단 수석대표의 자격으로 미국의 윌리엄 해리슨 육군중장과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 합동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북한의 남일 육군대장이 각각 서명한 정전협정서를 비롯하여 수 백 차례에 걸친 회의를 기록한 회의록 원본, 6.25전쟁을 취재한 종군외신기자 타자기 및 6.25전쟁 보도사진, 미군포로 편지 등이 전시되어 있어서 분단 당시의 형편을 보여준다.

 

 

 

 

 

 

 

 

 '냉전의 유산은 이어진다.' 코너에는 아픔과 비극의 땅 DMZ, 그날의 기억, 전쟁의 참상, 전쟁의 무덤 DMZ, 냉전 뒤 감춰진 전쟁, 냉전의 흔적을 찾아, 멜팅포트 정막 속의 사람들, 땅속의 소리 없는 전쟁 대인지뢰, 소통의 길목, 호국선영의 숨결을 찾아,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등이 전시되고 있다.

 

  군사분계선 표지판, 대한 청년단 완장, 분단의 비극을 증언하는 전사자 유해 발굴 유품, 노동당사, 땅 속의 소리 없는 전쟁을 상징하는 대인지뢰 등이 DMZ가 아픔과 비극의 땅임을 증명한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에는 공존과 희망의 땅 DMZ, 역사의 땅 DMZ, 생명의 땅 DMZ, 희망과 평화의 가교 승일교, DMZ를 흐르는 강줄기 등이 전시되고 있다. 마치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동해선 남북 연결 철도 및 도로구간 내 발굴 유물과 이곳에 서식하는 산양과 수달들을 소개한다.

 

 

 

 

 

 

 3층에는 ‘다시 꿈꾸는 땅 DMZ’,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와 기획전시실, 뮤지엄솝 등이 자리를 잡았다. '다시 꿈꾸는 땅 DMZ'에는 평화철도, 다시 열리는 기찻길을 따라 하나가 되는 길, 남북통일의 길, 장벽이 허물어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 등이 전시되고 있다.

 

 

 

 

 

 

 

 

 DMZ박물은 현재 안보교육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하겠으나 앞으로는 남북한 분단의 현장인 이곳 비무장지대(DMZ)가 통일한국의 평화와 세계적인 역사문화의 관광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구상의 시 <초토의 시> 한편에 담아본다.

 

하꼬방 유리 딱지에 애새끼들

얼굴이 불타는 해바라기마냥 걸려 있다.

 

내려쪼이던 햇발이 눈부시어 돌아선다.

나도 돌아선다.

 

울상이 된 그림자 나의 뒤를 따른다.

어느 접어든 골목에서 걸음을 멈춰라.

 

잿더미가 소복한 울타리에

개나리가 망울졌다.

 

저기 언덕을 내려 달리는

체니(少女)의 미소엔 앞니가 빠져

죄 하나도 없다.

 

나는 술 취한 듯 흥그러워진다.

그림자 웃으며 앞장을 선다.

 

 이 시는  6·25 전쟁 직후, 아직 아물지 않은 민족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이 시는, 폐허가 된 조국의 비극적 현실을 따뜻한 인간애와 굳센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또, DMZ 영상실에서는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대성동 기정동 마을, DMZ 역사 이야기, DMZ에 점령당한 자연, 펀치볼 양구 해안마을, 향군촌 철원 대마리마을 등이 상영되고 있다.

 

 야외에는 정자와 물레방아, 생태연못, 철책걷기 체험장, 야생화동산이 조성되어 있고, 나포된 북한의 배와 탱크·자주포가 전시되어 있다.

 

 

 

 

 

 DMZ는 누구도 허용하지 않지만 절대 잊혀서는 안 되는 땅, 지난 60년 동안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곳. 그 DMZ가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바뀔 날을 기대하며 발길을 옮겼다.

 

 개관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휴관일은 1월 1일과 매주 월요일이다. 관람시간 종료 1시간 전에 매표를 마감한다. 관람료와 주차료 모두 무료다. (문의 : 강원도 DMZ 박물관, 033-68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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