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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제부도, 바다 위 워터워크, 해안가 경관벤치에서

by 혜강(惠江) 2018. 6. 23.



화성 제부도


바다 위 워터워크, 해안가 경관벤치에서

100만불짜리 선셋을 공짜로 즐기다



제부도(화성) = 강정미 기자



한 해 관광객 200만명 돌파… 디자인섬 제부도


하루에 두 번 '모세의 기적' 썰물 때 2.3㎞ 바닷길 열려…

도로 양옆에 드넓은 갯벌 굽이굽이 달리는 기분 아찔

섬을 향한 워터워크
바닷길 열리고 닫히는 풍경,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조명 밝힌 야경도 압권



제부도와 육지를 잇는 바닷길은 하루 두 번 썰물 때 모습을 드러낸다. 올봄 바닷길 초입에 들어선 '워터워크'(사진 오른쪽)는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신비한 풍경과 환상적인 일몰을 조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경기도 화성 서신면 앞바다에 유유히 떠 있는 제부도.
인구 600명, 면적 0.97㎢에 불과한 이 작은 섬이 전국에 이름을 알린 건
흔히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해할(海割) 현상 때문이다.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한 풍경이 보는 이의 마음을 홀린다. 거기에 낭만적인 일몰,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날 수 있고 수도권과 가까워 주목받았다.

 찾는 사람이 크게 늘면서 섬은 한때 뻔한 관광지가 되는 듯했다.
2016년 시작된 '제부도 명소화를 위한 문화예술섬 프로젝트'는 변화를 가져왔다. 섬 본연의 모습을 살리되 디자인과 예술을 가미한 문화예술섬 프로젝트는 2017년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에 선정됐고, '제부도아트파크'와 해안 산책로의 '경관 벤치'는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지난해 제부도를 찾은 관광객 수가 연 200만명을 돌파하고, 젊은 층 유입이 늘어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섬과 육지를 잇는 기적의 바닷길


 여행은 바닷길 건너는 것부터 시작된다. 출발 전 물때 확인은 필수 항목이다.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섬과 육지를 잇는 길이 2.3㎞, 너비 6.5m의 시멘트 포장도로가 드러난다. 도로가 바다에 잠기는 밀물 땐 입구에서 엄격한 출입 통제가 이뤄진다.


1 제부도엔 다양한 디자인의 경관 벤치가 해변 따라 설치돼 있다. 흔들리는 의자에 누워 경치 감상할 수 있는 '흔들의자'. 2 일몰 명소로 이름난 매바위. 3 해안 산책로에서 바라본 제부도해수욕장. 4 해변에 설치된 경관 벤치 가운데 하나인 '그늘의자'. 



5 문화 공간이자 제부도 풍경을 다양한 각도로 조망할 수 있는 제부도아트파크. 2층 전망대는 가장 인기 있는 장소다. 6 제부도아트파크 외관. 7 썰물에 드러난 바닷길을 달려 제부도를 향하는 차량과 워터워크 너머로 지는 해가 하늘과 바다를 파스텔톤으로 물들이고 있다. 8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더해 새롭게 단장한 해안산책로.



 검색 한 번이면 간편하게 물때 확인 가능한 세상이지만,

물때를 못 맞춘다 한들 아쉬워할 필요 없다. 올 3월 바닷길이 시작되는 서신면 송교리에 만들어진 워터워크(water walk) 덕분이다. 바다 위에 만들어진 길이 44m의 이 구조물은 언제든 제부도를 향해 열려 있다. 밀물과 썰물 사이 바닷길이 열리고 닫히는 신비한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수원에서 왔다는 주부 신수경(40)씨는 "바닷길이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정말 신기하다"며 즐거워했다.

 워터워크에 가만히 앉아 유리 난간을 통해 출렁이는 바다를 보고 있자니

배를 타고 있는 기분이다. 워터워크 위를 걸을 땐 바다 위를 걷는 듯하다.

물이 빠지면 발아래 갯벌이 손에 닿을 듯하다. 압권은 백만불짜리 일몰과 야경. 해가 저물 무렵 노을로 물드는 하늘과 바다, 해가 진 뒤 조명을 밝힌 이국적인 분위기까지 공짜로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기적의 바닷길을 건너는 동안에도 굽이굽이 휘어진 도로 달리는 기분, 아찔하다.

도로 양쪽은 드넓은 갯벌. 바삐 움직이는 게와 조개, 유유히 사냥을 즐기는 철새와 비행하는 갈매기를 보는 것도 흥미롭다. 살아 숨 쉬는 바다를 건너는 색다른 경험만으로도 여행 목적의 반은 달성한 기분이다.


디자인·예술을 만난 섬



  제부도의 이정표 역할 톡톡히 하는 빨간 등대는 사진 찍기에도 좋은 명소다.


 

섬을 한 바퀴 돌아보며 여느 섬과 다르지 않은 풍경에 살짝 지루해질 때쯤

해안산책로에 도착했다. 제부항에서 해수욕장까지 해안을 따라 조성된 834m에 이르는 산책로. 기존에 조성된 해안 덱을 철거하는 대신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더해 재정비했다. 하늘색 바탕에 깔끔한 폰트로 정리된 입구의 이정표부터 예사롭지 않다. 디자인을 통일한 이정표와 아기자기한 조형물, 사진 찍는 포인트를 설치해 곳곳에 시선을 머물게 한다. 자연스럽게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소셜 미디어에 올리면서 홍보 효과를 절로 얻고 있다.

 해안 산책로에서 가장 눈길 끄는 건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경관 벤치. '서서의자' '조개의자' '하늘의자' 등 디자인과 앉는 방법을 다르게 한 벤치들이 섬의 풍경을 다양하게 감상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벤치 앞은 유리 난간으로 시야를 넓혔다.

 이 경관 벤치가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 수상작이다. 직접 앉아보면 이제껏 보지 못한 다른 풍경과 감각을 느낄 수 있다.

 해변에도 벤치가 이어진다. 바다와 등진 채 인도에 덩그러니 설치된 기존의 벤치들을

철거하고 '따로의자' '흔들의자' '그늘의자' 등 색다른 디자인으로 바꿨다.

 벤치를 따라가다 보면 해변에 독특한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6개의 노출 컨테이너를 조합해 만든 제부도아트파크다. 2017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수상작이다. 아트파크는 예술을 공유하기 위한 공간이자 제부도를

여러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공간이다. 다음 달 31일까지 강은혜 작가의

'게슈탈트'전이 열리는 1층 갤러리를 제외하면 모든 공간이 열려 있다.

갤러리에선 경기창작센터와 연계해 새로운 전시가 계속된다.

 아트파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2층 전망대다. 길게 뚫린 창밖으로 보이는 수평선과 풍경이 그림처럼 아늑하게 다가온다. 아트파크는 수시로 음악, 예술 공연이 열리는 무대로도 변신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섬의 전경./이신영 영상미디어 기자




제부도만의 잊지 못할 풍경


섬의 진짜 매력은 때묻지 않은 자연이다.
나지막한 탑재산을 뒤로한 채 유유히 뻗은 해안선이 평화로운 제부도해수욕장에서
잠시 쉬어가 본다. 탑재산에선 해안 산책로와 연계한 산책로와 전망대 조성이 한창이다.
해변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개를 줍는 아이들이 까르륵거리는 소리가 넘실댄다.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갯벌이 드러나면 바지락, 맛조개를 캐고 생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체험학습 나온 아이들과 가족들로 붐빈다.

해변 왼쪽엔 매바위가 우두커니 서 있다.
매가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3개의 기암괴석은 해변에서 제법 떨어져 있지만 썰물 때면 바위 가까이 접근이 가능해 주변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매바위는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기암괴석 사이로 붉은 태양이 떨어지는 풍경은 서해에서도 손꼽히는 장관이다.




                  
  이정표 역할 톡톡히 하는 등대도 들러볼 만 하다. 해안 산책로 시작되는 제부항에 우뚝
서 있는 빨간 등대는 여행 사진의 좋은 배경이 돼준다. 등대 옆 피싱피어(fishing pier)
바다를 향해 뻗은 77m의 목제 다리로 강태공들이 반기는 낚시터다.
낚싯대 드리우지 않더라도 바다 위를 걷는 듯 풍경과 여유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다 건너 전곡항과 누에섬의 평화로운 풍경이 어느새 마음에 담긴다.



<출처> 2018. 6. 21 /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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