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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삼척 오지 여행, 이끼폭포 숨어있던 '비밀의 숲' 열리다

by 혜강(惠江) 2018. 6. 20.

 

강원 삼척 오지(奧地) 여행

이끼폭포 숨어있던 '비밀의 숲' 열리다. 

 

 

삼척 = 글·사진 박경일 기자

 

 

 

비밀스러운 느낌의 강원 삼척 도계읍 무건리의 이끼폭포. 협곡에서 가장 깊고 높은 상단 폭포다. 하단의 폭포는 초록 이끼가 핀 바위를 부드럽게 치마처럼 감싸고 쏟아진다. 무건리 이끼폭포는 험한 지형 탓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지만 삼척시가 지난해 10월 생태탐방로를 놓으면서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그러나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나무 덱과 전망대가 들어서면서 이끼폭포의 신비한 느낌과 감격의 농도는 옅어졌다.

 

  강원 삼척의 깊은 산중에 박하 향기 같은 폭포가 숨어 있습니다. 폭포는 도계읍 무건리의 가파르고 실낱같은 산길을 따라 오래 걸어 들어가야 하는 깊은 산중에 있습니다. 따로 이름은 없었습니다. 동네 이름을 따서 그냥 ‘무건리 이끼폭포’라고 부르지요. 이름은 건조하지만, 폭포는 그 이름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신령스러운 습기로 촉촉합니다.

  폭포는 초록 이끼가 가득한 어둑하고 촉촉한 협곡 사이로 떨어져 내립니다. 통칭해서 하나의 폭포처럼 부르긴 하지만, 사실 협곡에 이끼 사이로 쏟아지는 폭포는 여럿이랍니다. 중심이 되는 폭포부터 두 개의 단(段)을 이루지요. 여기에 하단 폭포 옆으로 이끼폭포가 하나 더 있고, 상단의 왼쪽 동굴 안에도 또 폭포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이렇게 네 개쯤이지만, 비가 내린 뒤에는 협곡 곳곳에서 폭포가 비단처럼 내걸립니다. 폭포가 아니라 초록 이끼로 뒤덮인 현란한 분수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무건리 이끼폭포는 그 빼어난 경관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에는 사진을 찍는 이들이 알음알음 찾아드는 정도였지요. 그 이유는 딱 하나, 폭포로 가는 길이 멀고 험해서 그랬습니다. 폭포에 도착해서도 하단 폭포에서 비경이 펼쳐지는 상단 폭포로 오르려면 가는 밧줄 하나에 의지해 수직의 바위를 타고 위태롭게 올라서야 했습니다. 도저히 용기가 안 나서 거기까지 왔다가 되돌아서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요. 그 빼어난 경관에 비해 무건리 이끼폭포를 아는 이들이 적은 이유는 이랬습니다.

  그러나 이제 무건리 이끼폭포는 누구나 가볼 수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 가을, 삼척시가 이끼폭포로 들어가는 산길을 다듬었습니다. 폭포를 앞두고 만나게 되는 아슬아슬한 급경사의 비탈에도 나무 덱과 계단을 설치했습니다. 폭포 옆으로는 하단과 상단 폭포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까지 놓아두었지요. 나무 덱과 새 전망대가 생긴 게 이끼가 색을 잃기 시작하던 지난해 가을이었으니, 지금이 전망대에서 가장 싱그러운 이끼를 볼 수 있는 첫 계절인 셈입니다.

  폭포로 가는 길은 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깊고 첩첩한 산중에다 인공구조물을 들여놓았으니 말입니다. 압권이었던 비밀스러운 별천지 같은 느낌도 한결 덜해졌습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출입이 잦아지면서 이끼 훼손의 우려도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다행인 점은 가파른 경사의 고개 구시재를 넘어 꼬박 1시간 30분쯤 걸어야 이끼폭포에 당도할 수 있으니,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이 아직 드물다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삼척에서 무건리 이끼폭포보다 더 깊이 숨어 있는 이천폭포, 그리고 검은 물빛의 깊은 소가 굽이치는 덕풍계곡까지 둘러봤습니다. 차고 맑은 물이 넘쳐나는 곳. 그 물에 몸을 담그지 않고,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이른 더위쯤은 단박에 물리칠 수 있는 곳들입니다.




# 촉촉한 협곡의 황홀한 경관…무건리 이끼폭포

 

▲ 강원 삼척의 응봉산 아래 덕풍계곡. 계곡은 청량한 숲과 맑은 물로 그득하다. 삼척시가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탐방시설을 교체하고 있다

 

 

  이끼폭포란 온통 초록 이끼로 뒤덮인 바위를 타고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말한다. 이끼폭포는 지리산에도, 가리왕산에도, 그리고 여기 삼척에도 있다. 호사가들이 꼽는 ‘우리나라 최고의 이끼폭포 세 곳’은 다음과 같다. 지리산의 실비단 폭포, 가리왕산의 장전계곡, 육백산의 무건리 이끼폭포. 다른 두 곳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무건리 이끼폭포는 이름이 덜 알려졌다. 그 빼어난 경관을 감안한다면 과소평가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무건리 이끼폭포는 해발 1200m가 넘는 육백산 자락인 두리봉과 삿갓봉 줄기 사이의 깊숙한 협곡에 일부러 숨겨둔 듯 꼭꼭 숨어 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이야기가 전할 정도로 깊은 곳이다. 게다가 일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이끼폭포가 알려진 뒤에도 이끼 훼손을 이유로 삼척시가 2013년을 전후해 한동안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사실 이름난 곳도 막상 가보면 이름값을 못하는 경우가 하나둘이 아닌데 비교적 무명(無名)인 무건리 이끼폭포는 그 앞에 선 이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든다. 서늘한 대기와 촉촉한 습기의 이끼 사이로 내걸린 여러 줄기의 폭포가 마치 태고의 신비를 보여주는 듯 선계(仙界)와도 같은 경관을 완성한다.

  무건리 이끼폭포는 멀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깊은 산중에 숨어 있다. 이끼폭포가 황홀한 것은 순전히 경관 때문이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험하고 멀다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멀어서 지금의 경관을 오래 간직할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도 된다.

  폭포에 가려면 차를 가져가야 한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워낙 오지라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갈 방법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차로 다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끼폭포로 이어지는 임도 끝까지 차로 간 뒤에 거기서부터 4㎞ 남짓의 제법 가파른 산길을 두 발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산길을 걷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린다. 폭포 하나 보러 가는 데 왕복 3시간이 넘게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임도 앞까지 가는 길에서는 대형 트럭을 자주 만나게 된다. 자원개발회사 태영이엠씨의 삼도사업소 석회석 광산이 길가에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부지런히 실어나가는 석회석은 철광석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철용이나 철의 순도를 높이는 제강용으로 주로 쓰인다. 삼도사업소 광산 주변은 흰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석회석을 실어나르는 대형 트럭으로 분주하다. 좁디좁은 길 위에서 쿵쾅거리는 광산 소음과 수시로 드나드는 대형 트럭 등을 보고 있노라면 이내 심란해진다. 이런 수선스러운 풍경 뒤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있다는 것도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무건리 이끼폭포의 기괴한 지형도, 매혹적인 옥색 물빛도 다 석회암이 만들어내는 비경이다.


# 폭포 하나 보기 위해 걷는 왕복 3시간

 

 

 

▲ 강원 삼척 도계읍 신리 너와마을의 전통집인 너와집. 나무 널로 지붕을 이었다


    

  석회석 광산을 지나 차로 1㎞ 남짓 더 올라가면 이끼계곡으로 올라가는 임도의 들머리다. 임도 초입에는 산불감시초소와 차량 출입을 막는 차단기가 있다. 여기서부터 차량 교행이 불가능해 차량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폭포로 이어지는 임도의 끝까지 거리는 대략 4㎞. 초반 2㎞ 정도는 구시재 고갯길을 오르는, 시멘트로 포장된 오르막 임도이고 나머지 절반쯤이 비포장 흙길이다. 차를 타고 임도 끝까지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길이 워낙 좁은 데다 시멘트 포장도로와 비포장 흙길의 한쪽이 거의 수직을 이룬 벼랑이다. 혹시라도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는 십년감수 하는 아찔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당도하면 길 아래로 이끼폭포 500m를 알리는 표지목이 세워져 있다. 무건리 이끼폭포는 이 표지판을 따라 10분쯤 가파른 경사를 내려간 자리에 있다. 길이 다듬어지기 전에는 험한 비탈이라 자칫 발을 헛디뎌 미끄러지는 게 예사였지만, 지금은 난간을 받치고 나무 계단을 놓아 길이 편안하다.

  오솔길 옆에는 초등학교 분교 터가 있다. 1966년 11월 16일 개교했다가 학생 수 감소로 1994년 3월 1일 폐교돼 그해 10월 철거된 소달초등학교 무건분교장이다. 분교장 자리에는 철거하고 미처 치우지 못한 잔해 일부를 모아두었다. 마치 거기에 학교가 있었음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꺼내놓은 증거처럼….

  지금은 떠나고 없지만, 분교가 들어섰을 무렵 마을에는 300여 명이 모여 살았다. 학교 건물도 5동이나 됐단다. 폐교 이전까지 무건분교를 졸업한 학생은 모두 89명. 22회 졸업생 수가 89명이니 한 해 평균 4명이 이 학교를 졸업한 셈이다.


 

# 길을 다듬어서 훼손을 막을 수 있을까



   나무 덱을 다 내려가면 이끼폭포가 있다. 나무를 짜서 놓은 덱 광장에 세워둔 안내판에는 둥글고 너른 바위 위를 물이 치마처럼 흘러내리는 하단 폭포를 ‘제1 이끼폭포’, 바위 위의 깊은 협곡 안쪽에서 길게 떨어지는 폭포를 ‘제2 이끼폭포’로 이름 붙여 놓았다. 기왕 이름을 지어야 했다면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었을까.

  아래 나무 덱 광장에서 보는 투명한 옥빛의 소(沼)로 부채처럼 쏟아져 내리는 제1 이끼폭포는 화사하고 우아하다. 반면 나무 덱 계단 위쪽에 놓인 전망대에서 보는 제2 이끼폭포는 바위마다 뒤덮인 초록의 신비로운 이끼들로 비밀스러운 분위기다. 나무 덱이 놓이기 전에 폭포를 찾은 이들은 하단 폭포에서 아슬아슬하게 밧줄을 잡고 올랐다. 이 과정에서 이끼를 밟을 수밖에 없어 하단 폭포의 이끼는 이때 대부분 망가졌다.

  제2 이끼폭포도 이끼를 딛고 폭포 위쪽까지 드나드는 이들 탓에 적잖이 훼손됐다. 이끼는 성장 속도가 느려서 한 번 훼손되면 원상회복하는 데 자그마치 20년이 걸린다. 출입을 통제해도 극성스러운 이들이 몰래 숨어들었다. 통제구역이라 보는 시선이 없으니 훼손도 더 심해졌다.

  삼척시가 이끼폭포로 가는 길을 다듬고 나무 덱을 놓은 건 이런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이다. 아예 이끼폭포로 관광객을 불러들이되, 출입 지역을 덱으로 한정해 이끼를 보전하겠다는 것이다.

 

 

 

삼척시 가곡면 동활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416번 지방도로를 달리면 줄곧 산촌마을의 풍경이 펼쳐진다.

 

 

# 더 깊은 오지에 숨어 있는 이천폭포

   삼척에서 무건리 이끼폭포보다 더 깊이 숨겨진 폭포도 있다. 사람의 발길은 물론이고, 입에도 잘 오르내리지 않는 곳이다. 원덕읍 이천리의 사금산 물골계곡 아래 호산천에 있는 이천폭포다. 폭포의 이름은 물길 아래 마을 이천리의 지명을 딴 것이다. 어찌 이렇듯 수려한 경관을 가진 계곡과 숲이 알려지지 않았을까. 사금산도, 물골계곡도, 호산천도, 이천폭포도 다 생소하기 짝이 없다.

  이천폭포는 삼척 호산항으로 흘러드는 호산천 물길을 끼고 거슬러 올라가서 만나는 마지막 마을 수터(이천3리)에서 사금산 자락으로 더 깊이 들어간 자리에 있다. 이천폭포의 본래 이름은 용추폭포다. 용추폭포에 얽힌 옛 얘기 한 토막. 갓 시집온 색시가 폭포 위에서 빨래를 하다 빠뜨린 결혼반지를 주우려다 급류에 휩쓸려 폭포 아래로 떨어졌다. 이때 천 년 묵은 뱀이 색시를 삼키고 긴 꼬리를 끌고 바위에 기어올라 하늘로 올라갔다. 그때 푹 파인 발자국과 꼬리 자국이 폭포 위 바위에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 있단다. 그 뒤로 가뭄이 들면 죽은 색시의 한을 달래기 위해 여기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전한다.

  이천폭포는 다른 폭포와 달리 ‘위에서’ 물을 보는 폭포다. 물을 건너 폭포 위쪽의 전망대까지 나무 덱이 놓여 있다. 짧은 나무 덱을 딛고 내려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폭포의 모습은 상서로운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힘차다. 고요한 상류의 물들이 폭포에 이르러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장쾌한 물줄기를 토해놓는 모습이며 폭포 아래로 입을 딱 벌리고 있는 푸른 소에서는 두려움마저 느껴진다.

  이천폭포에서 아쉬운 점은 폭포 아래서 물줄기를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찌어찌 폭포 아래 민가 쪽에서 물길을 따라 오르면 폭포 아래로 갈 수 있다는데, 길이 거칠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애초에 폭포 아래쪽으로 길게 나무 덱을 놓으려 했는데, 계곡 쪽 땅을 가진 이가 덱이 지나는 것을 반대해 궁여지책 끝에 폭포 위쪽에 짧게 덱을 놓고 전망대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마을 주민의 설명이다.

  이천폭포가 내걸린 계곡의 지형이나 산세는 무건리 이끼폭포보다 순하지만, 물길이 이어지는 계곡의 길이는 훨씬 더 길다. 사금산 동쪽을 끼고 이어지는 골짜기의 길이가 어림잡아도 20㎞가 족히 넘으니, 물길의 길이도 얼추 그쯤이겠다. 이천폭포도 좋지만 더 멋진 비경이 폭포 위쪽 물골계곡에 숨어 있을 것 같았다. 사금산 임도 차단기 앞에서 돌아서서 미처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차단기 너머로 원시림의 숲 속을 흐르는 계곡의 물길이 보였다.


# 차로 가도, 걸어도 좋다…덕풍계곡



   이끼폭포와 이천폭포. 이 두 개의 폭포에 더 보태고 싶은 곳이 덕풍계곡이다. 응봉산 아래 덕풍계곡은 규모가 워낙 큰 데다 본류의 계곡에서 실핏줄처럼 이어지는 작은 물길이 있고, 곳곳에 푸른 소를 만드는 아담한 폭포도 있어 녹음으로 물드는 이즈음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덕풍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는 새로 덱이 깔리고 있다. 낡은 것을 뜯어내고 길을 다듬어 새로 놓고 있는 덱은 경관과 잘 어울리고 계곡의 자연미를 감상하는 데도 더 좋다. 덕풍계곡을 거슬러 올라가 응봉산 정상까지 갈 수 있지만, 이 코스는 길이 보통 험한 게 아니다. 덕풍계곡 트레킹이라면 차로 덕풍산장까지 간 뒤에 용소골을 따라 1용소를 거쳐 2용소까지 걸어 다녀오는 게 보통. 왕복 3시간 남짓의 딱 적당한 코스다.

  덕풍계곡을 간다면 트레킹을 하지 않고 신리 너와마을 쪽에서 416번 지방도로와 910번 지방도로로 갈아타고 동활계곡을 거쳐 덕풍계곡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며 폐부 가득 들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이 길의 하이라이트는 굽이치는 동활계곡의 협곡이다. 덕풍계곡 초입 주차장에서 다시 덕풍산장까지 이어지는 오솔길 같은 포장도로를 따라 한쪽으로는 숲을, 다른 쪽으로는 계곡을 끼고 호젓하게 달리는 맛도 그만이다.

  하나 더. 덕풍계곡에서 멀지 않은 가곡면사무소 부근에 유황족욕체험장이 있다. 마을 주민들이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는 곳이다. 뜨거운 유황온천수에 담근 발에다 진한 박하 향 허브를 발라주는데, 온몸이 다 부드럽게 이완되는 느낌이다. 청량한 숲과 맑은 물 사이로 걷는 오지 여행을 따스한 물에 발을 담그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면 더 부러울 게 뭐가 있을까.


■ 가는길·묵을곳·먹을것

 

 

 

 


    

무건리 이끼폭포, 이천폭포, 덕풍계곡 가는 길 = 영동고속도로로 강릉까지 가서 동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삼척IC로 나와 등봉교차로에서 우회전, 도경교차로에서 좌회전해 38번 국도로 갈아탄다. 내비게이터로 경동 고사리아파트 입구를 찾아가면 편하다. 아파트 입구에서 산기교와 산기1교를 차례로 건너면 도마재를 넘어 이끼폭포로 가는 임도의 초입까지 길이 이어진다. 영동고속도로 대신 제천, 영월, 태백으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를 타고 가도 된다. 이천폭포는 삼척 호산항으로 흘러드는 호산천의 물길을 왼쪽으로 끼고 옥원이천로를 줄곧 따라가다가 이천2교를 건너자마자 좌회전해 끝까지 가면 된다. 덕풍계곡은 38번 국도를 따라 태백을 지나 통리삼거리에서 우회전해 427번 국도 신리교차로에서 우회전해 굽이치는 동활계곡을 지나면 이내 당도한다.

어디서 묵고 무엇을 맛볼까 = 삼척의 폭포와 계곡을 찾아간다면 삼척의 바다 쪽보다 내륙에서 묵는 것이 좋겠다. 무건리 이끼폭포에서 하이원리조트가 멀지 않다. 하이원리조트는 오는 7월 전천후 물놀이시설 하이원 워터월드를 개장한다. 국내 워터파크 중 실내 규모가 가장 크다.

삼척의 맛집이라면 해산물부터 떠올리지만, 내륙에도 숨은 맛집이 여럿 있다. 그중 하나가 노곡면의 ‘온누리농장쉼터’(033-575-5292)다. 외진 곳에 있지만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이름난 맛집이다. 도계읍에서는 닭갈비와 닭매운탕의 중간쯤 되는 ‘닭사리’ 요리를 내는 음식점 ‘텃밭에 노는 닭’(033-541-9989)이 손꼽히는 맛집이다. 얇게 밀어서 만든 면발의 칼국수를 내는 ‘정업칼국수’(033-541-4617)와 순댓국과 메밀전병을 함께 파는 ‘도계순대국밥’ 등도 추천할 만하다. 태백을 지난다면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는 ‘태성실비’(033-552-5287)와 두부조림과 갈치·고등어를 얼큰하게 조려내는 ‘초막고갈두’(033-553-7388)를 빼놓을 수 없겠다.

 

 

 

<출처> 2018. 6. 20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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