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봄으로… 해파랑길] (下) 강릉~고성 구간
강릉 솔향에 취하고… 마지막 코스 DMZ선 통일 염원
정성원
▶ 응봉(해발 122m) 정상에서 내려다본 화진포 호수와 해변. 북한으로 이어진 해안선(오른쪽 위)도 아스라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의 길과 문화
강원 강릉에서 고성까지의 탐방로 215㎞는 해파랑길 770㎞의 대미를 장식하는 구간이다.
강릉엔 유난히 소나무가 많다. 특히 솔바람다리에서 경포대를 거쳐 사천진 해변까지 이어지는 16㎞ 코스는 국내 최장 해송(海松) 길이다. 숲속의 푹신한 길을 걷다 보면 풋풋한 솔향과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안목항에선 40여개의 커피숍이 모인 강릉 커피 거리를 만난다. 동해를 바라보며 맛보는 커피 한잔이 운치 있다. 커피 거리에서 조금 걸어가면 호수에 비친 달과 석양으로 유명한 경포호가 나온다. 봄이면 경포호수를 둘러싼 4.3㎞ 길에 1300여 그루의 벚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룬다. 율곡 이이가 열 살 때 시를 지었다는 경포대, 허균·허난설헌기념관과 오죽헌도 인근에 있다.
강릉엔 유난히 소나무가 많다. 특히 솔바람다리에서 경포대를 거쳐 사천진 해변까지 이어지는 16㎞ 코스는 국내 최장 해송(海松) 길이다. 숲속의 푹신한 길을 걷다 보면 풋풋한 솔향과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질인다. 안목항에선 40여개의 커피숍이 모인 강릉 커피 거리를 만난다. 동해를 바라보며 맛보는 커피 한잔이 운치 있다. 커피 거리에서 조금 걸어가면 호수에 비친 달과 석양으로 유명한 경포호가 나온다. 봄이면 경포호수를 둘러싼 4.3㎞ 길에 1300여 그루의 벚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룬다. 율곡 이이가 열 살 때 시를 지었다는 경포대, 허균·허난설헌기념관과 오죽헌도 인근에 있다.
양양(襄陽)은 그 이름처럼 '해 오름'의 고장이다. 삼척 초곡항, 강릉 심곡항과 함께 동해안 3대 미항(美港)으로 꼽히는 남애항은 양양~속초 구간에서 맞는 첫 번째 일출 명소다. 하조대 앞 절벽 꼭대기의 소나무를 배경으로 떠오르는 태양도 탄성을 자아낸다. 낙산사 의상대에서 바라본 일출은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關東別曲)'에 소개했을 만큼 일품이다. 속초 코스에선 먹을거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속초 아바이마을에선 오징어 순대와 아바이 순대, 가자미식해 등 함경도식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고성군으로 접어들면 해파랑길의 대단원이 가까워진다. 장사항을 지나 삼포 해변으로 향하는 길엔 관동 8경 중 하나인 청간정(淸澗亭)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1억년의 세월이 빚어낸 능파대에선 다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능파(凌波)'는 파도 위를 걷는다는 뜻인데, 해안가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파도의 모습이 신비롭다.
국내 유일의 북방식 전통한옥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왕곡한옥마을과 거진항을 지나면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기붕 전 부통령의 별장, 북한 김일성 별장이 자리한 화진포가 나타난다. 2015년 12월 한국을 휴가차 찾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부부는 화진포 해변 등을 거니는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됐다. 작년 11월 말부터 12월 초엔 싱가포르 단체 관광객 241명이 고성 지역 해파랑길을 찾기도 했다.
통일전망대로 향하는 해파랑길의 마지막 코스엔 DMZ(비무장지대)가 포함돼 통일전망대 출입신고소에서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제진검문소부터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7㎞ 구간은 도보 여행이 제한되므로 출입신고소에서 택시 등 차편을 예약해 둘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갈 수 없는 분단의 현실과 마주칠 때, 통일의 꿈은 그만큼 더 커진다.
<출처> 조선일보 / 2017.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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