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만리포에서
남상학
겨울 만리포
모래밭을 혼자 걸었다
길게 찍힌 연인들의 발자국이
밀려오는 파도에 자취 없이 지워진다
모든 것 쓸려간 자리에
추억들만 남아 희희낙락한다
세월이 얼마간 흘러간 뒤에는
모래 위의 발자국처럼
추억도 그렇게 지워지리라
세월마저 그렇게 잊혀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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