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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광주. 전남

구례, 오산과 사성암

by 혜강(惠江) 2015. 10. 20.

 

구례, 오산과 사성암

벼랑 암벽에 지어진 사성암 에 서디.

 

·사진 남상학

 

 

 

 

  구례읍 남동쪽에 있는 오산(해발 531m)의 정상에 오르면 사성암 암자를 중심으로 풍월대, 망풍대, 배석대, 낙조대, 신선대 등 오산이 자랑하는 12 비경이 있다기에 구례 관광의 첫 코스로 잡았다. 자동차로 구례읍에서 861번 지방도를 따라 문척교 건너서 우회전하여 사성암 아랫동네 죽마리에 닿았다.   

  정상 가까이에 있는 사성암까지는 길이 가파르고 사성암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개인 차량은 죽연리 마을에 주차하고 마을버스(죽연마을↔사성암)를 타고 가야 한다. 우리는 왕복 3,000원의 요금을 지불하고 마을버스를 탔다.

  마을버스는 관광객을 가득 싣고 가파른 길을 용케 오른다. 위쪽은 워낙 길이 협소하고 커브가 심하여 확장공사를 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사성암을 향해 걸어 올랐다.


  먼저 우측으로 높이 20m가 넘는 벼랑의 암벽에 지어진 건물이 보이고, 더 가까이 다가가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니 약사전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약사전까지는 한 사람이 겨우 올라갈 수 있는 돌계단으로 올라가야 한다.

  이 약사전이 유명한 것은 약사전 안쪽 암벽에 마애여래입상(전라남도유형문화재 제220호)이라 부르는 부처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체 높이는 3.9m로, 주형 거신 광배에 두광이 있으며 소발의 머리에 육계가 솟아 있다.

 

  얼굴의 모양은 원만하며 눈과 양미간, 코, 입 등은 선각으로 간략히 나타냈으나, 그 기법은 옛 전통을 따랐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있다. 이 입상은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고 전해지는데 그대로 믿어지지 않는 것은 불심이 없기 때문이리라. 
 
  50m 정도 돌면 사성암이다. 사성암 역시 기암절벽에 지어져 있다. 사성암은 백제 성왕 22년(544년)에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원래는 오산암이라 불리다가 이곳에서 4분의 높으신 승려인 의상대사,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가 수도하였다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 서성암은 그 독특한 건축양식으로 관광객의 감탄을 자아내지만, 불자들은 기도의 효험 또한 높다 하여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단에 오르면서 수령 800년이 되었다는 귀목나무와 좌선대, 소원바위, 도선굴, 산왕전, 극락전도 볼거리다. 극락전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돌면 전망대가 나타나고 나무계단이 따라 오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타난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한참을 오르니 선바위, 매바위, 530.8m라 적힌 오산 정상 표지석을 만나게 된다.

  오산은 호젓한 산으로 자라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상에 세운 팔각정자에 올라가 사방을 바라보니 굽이치며 흐르는 섬진강과 구례읍, 지리산 연봉들을 볼 수 있다.  ‘오산을 오르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고 두 번 다시 가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사성암 부근의 기암괴석이 어느 산에 뒤지지 않을 만큼 아름답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섬진강 물줄기 또한 일품이기 때문이다. 

  날씨가 맑지 않아 전망이 그리 좋지 않았으나 오산 산허리를 따라 행글라이더를 타는 멋진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구례에 와서 사성암을 보고 오산에 오른 것은 참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마을로 내려오는 버스에 올랐다. 내려가는 급경사 길은 오를 때와는 달리 온몸에 공포를 느낄 만큼 아찔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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