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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강원도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문화도시 춘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by 혜강(惠江) 2014. 10. 20.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문화도시 춘천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



글 · 사진 남 상 학

 

 

 

 

   강원도 춘천시 스포츠타운길 399번길 25. ‘호반의 도시’ 춘천의 명소인 의암호를 바라보는 삼천동 언덕에 마치 날개를 편 나비처럼 살포시 내려앉은 건물이 있다. 앞으로는 아름다운 호수 풍경을 내려다보고, 뒤로는 소나무 숲을 올려다보는 낮고 긴 벽돌 건물이다. 결코 화려하거나 튀지 않는데도 첫눈에 건축가의 작품 건축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 건물은 1980년 5월 24일, ‘강원 어린이회관’이란 이름으로 탄생했다. 강원도가 1979년 세계 어린이의 해를 맞아 어린이 전용 공간으로 지은 건물로, 설계자는 20세기 한국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꼽히는 고 김수근(金壽根, 1931~1986)이었다.

강원 어린이회관은 당시로선 드물었던 어린이 문화시설로 야심차게 출발한 건물답게 빼어난 경치와 훌륭한 건축의 조화를 이뤄 춘천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휴식 장소이자 인형극축제(1989)와 마임축제(1989)가 시작된 강원도의 문화 중심 역할을 한 건물이다. 김수근의 수많은 작품 중 유일한 어린이용 건축물이기도 하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가 설계한 만큼 건물은 특별했다. 김수근은 ‘호숫가에 피어나는 끝없는 동심 세계’라는 슬로건에 맞춰 건물과 주변 환경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다양한 공간들이 곳곳에 숨어있는 건물을 디자인했다. 빼어난 자연 경관 속에 위치한 만큼 디자인을 최대한으로 시도했다. 도시가 아니라 경치 좋은 호숫가라는 조건에 맞춰 자연 풍광과 최대한 조응하는 건물이다.

높이는 2층으로 낮지만 호수 쪽으로 지붕이 경사진 형태로 꺾여 부메랑이나 비행기 날개를 연상시킨다. 외관과 똑같이 붉은 벽돌로 마감한 내부는 1층과 2층이 하나로 트여 있으면서 긴 경사 계단으로 층이 나뉘면서 다시 합쳐지는 독특한 구조다. 건물 정 가운데는 문처럼 중간을 비워 건물 앞뒤 풍경이 하나로 이어지게 했고, 건물 곳곳에 입구를 마련해 호숫가와 숲으로 쉽게 오갈 수 있게 했다.

1층과 2층 모두 외부로 노출시킨 복도와 휴게 공간을 여럿 만들어 건물 어디에서든 몇 걸음만 걸으면 바깥의 공기를 느끼며 새로운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넓게 비운 중앙 공간은 처음부터 일부러 비워 특별한 공간감을 강조한 부분이다. 계단 대신 길게 집어넣은 완만한 경사로는 ‘건축적 산책로’란 역할이 두드러진다. 천천히 걸으며 걸음마다 달라지는 눈높이를 따라 공간의 느낌도 조금씩 변해간다.

반면 건물 내부는 창문을 바깥의 자연광을 끌어들이는 최소한의 장치로 처리해 어두우면서도 종교 공간 같은 장중함도 함께 느껴진다. 낮고 긴 건물인데도 다양한 공간들이 예상 이상으로 많이 숨겨져 있다.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로 변신


그러나 건물의 운명은 주목받은 출발처럼 순탄하지 못했다. 불과 4년 만에 위탁 운영에 들어간 뒤 여러 번 운영 단체가 바뀌고 때론 임대되기도 하면서 건물은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몇 년 주기로 쓰임새가 달라져야 했다. 춘천시가 원래 취지대로 어린이 문화체험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하고 제대로 운영할 외부 기관을 찾았지만 이 역시 성사되지 못한 채로 다시 몇 년이 흘렀다.

 

그러다가 2014년 4월 29일, 강원 어린이회관은 새 이름을 얻고 변신했다. 한국담배인삼공사(KT&G)가 인수하여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탄생했다.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라는 이름으로. 무엇보다도 의암호 주변 공원과 산책로와 바로 연결되면서 춘천이란 도시의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구 춘천 어린이회관)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로 갤러리, 카페, 공연장, 디자인샵 등 일반인들을 위한 공간, 라이브스튜디오 및 사진 스튜디오 등 아티스트들의 창작을 위한 공간, 공연 및 미디어와 강의 교육실 등 모두의 배움을 위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도는 다소 바뀌었지만, 건물의 모습은 최대한 원래 모습에 가까워졌다. 30여 년 동안 그때그때 내부에 덧댔던 부분들을 거의 모두 걷어내면서 건축가가 추구했던 벽돌 건축의 매력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특히 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야외 공연장은 약 2천석 규모로 예술가와 향유자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상상마당 춘천 스테이(구 강원도체육회관)는 지하 1층, 지상 4층의 건물로 총 58실, 약 200여명이 머물며 문화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숙박 공간과 음악·공연예술 연습실, 컨벤션 시설로 갖춰졌다. 이곳에는 아트센터와 연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머물 수 있는 숙박실과 아티스트들이 창작물을 다듬는 음악 및 공연예술 연습실이 있으며 연회, 세미나, 국제회의 등이 가능한 컨벤션 시설도 갖추고 있다.

이중 방문자들의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실외의 야외공연장과 디자인샵, 그리고 댄싱카페라인이다. 두 팔을 벌려 음악당을 품듯 부채꼴로 펼쳐진 건물의 숲을 향한 뒤쪽에는 2,000석 야외음악당이 마련되어 아늑한 분위기에서 각종 연주를 할 수 있다. 디자인샵에는 이름에 걸맞게 독특한 디자인의 각종 기구와 용품들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톡톡 튀는 디자인은 상상의 날개를 펼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카페 댄싱카페라인은 잔디밭과 툭 터진 의암호의 풍광을 즐기며 차를 나누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호숫가와 건물의 유기적인 결합


상상마당 춘천은 서울 홍대와 충남 논산에 이어 국내 3번째 순서로 등장했지만 문화예술의 도시에 걸맞게 규모는 국내 최대다. 당초 유명 음악가와 가수, 밴드가 모여 개관 기념 콘서트가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해 일정을 바꿔 차분하고 조용히 문을 열어 갤러리에서 개관기념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갤러리Ⅰ,Ⅱ에서 열리는 사진전 '기억하다'는 춘천 어린이회관과 춘천 시민들의 추억, 상상마당 춘천의 탄생 과정을 담았다. KT&G 상상마당 춘천이 주말마다 진행해 온 체험 프로그램은 '종이 로봇 만들기' 와 '나만의 핫패드 만들기'를 시작으로 로보트 태권브이 만화영화 상영, 상상극장, 버스킹 공연, 아트센터 A동 사운드홀 앞에서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세계지도' 체험 행사, 또, 생태여행과 음악공연을 결합한 음악여행 프로그램 ‘겟 투어(GET Tour) 춘천’, ‘러브레이크(Love Lake) Vol.1 힙합스테이 위드 가리온’ 타이틀로 콘서트를, 야외공연장에서 4인조 밴드 뮤지션 트라우트의 '버스커스위스퍼(BUSKER’S WHISPER)'공연이 열렸다.

그리고 10월에는 한상원 밴드, 찰리 정 밴드, 까마귀 밴드, 엉클백스 밴드가 출연하는 'CC·Blues' 공연이 열렸다. 상상마당 춘천은 상상마당 홍대와 논산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인문학, 음악, 사진, 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 강좌를 장·단기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하여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공연, 전시되고 있는 각종 프로그램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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