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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기 및 정보/- 제주도

제주 동부 '힐링 트래블' & 게스트하우스, 마음까지 치유되는 그곳

by 혜강(惠江) 2012. 12. 25.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161-1

제주 동부 '힐링 트래블' & 게스트하우스

마음까지 치유되는 그곳

 

글, 사진 : 정은주(여행작가)

 

 

 

  

 

  2012년도 어느덧 달력 한 장만을 남겨놓고 있다. 북적거리는 도시를 떠나 자연 속을 거닐며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연말연시, 제주 동부 지역으로 떠난 '힐링 트래블'. 혼자 떠나도 문제없다. 여행자들이 모이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더욱 풍성한 추억을 얻을 수 있다.

 



자박자박 걷는 힐링 트래블 1번지, 비자림

 

 

비자림 들어가는 입구

  

거목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길

[왼쪽/오른쪽]비자림 들어가는 입구 / 거목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숲길

 

 

 

  제주 동부 지역은 여느 곳들과 비교해 개발의 손길이 덜 미친 덕분인지 자연 그대로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산간 지역으로 들어서면 휴양림을 비롯해 걷기 좋은 숲길이 많다. 그 중에서 꼭 가봐야 할 곳으로 비자림을 빼놓을 수 없다.  

 

  500~800년 된 오래된 비자나무들이 울울창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단일 수종 숲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비자림은 군락지 일대가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되어 관리 보호 차원에서 입장료를 징수하고 있다(어른 1,500원, 어린이 800원 / 문의 064-783-3857)
 

 

 

비자나무들의 향연

자연이 빚어낸 비자나무들의 향연이 예술작품처럼 다가온다

 


   제주도와 남도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비자나무는 잎이 바늘처럼 뾰족한 상록침엽수로 겨울철에도 푸른빛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비자림을 사철 어느 때 방문해도 비자나무의 푸릇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해온 비자림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멋대로 자란 듯하지만 조금만 관찰해보면 그들만의 규칙과 질서가 들여다보인다. 온전하게 지켜진 자연의 섭리가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그 어떤 훌륭한 정원사나 예술가도 결코 자연을 따라잡지 못한다. 오히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기에 지금까지도 비자림이 그만의 멋을 지켜올 수 있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두 나무가 하나가 된 연리목

[왼쪽/오른쪽]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도 만나게 된다 / 두 나무가 하나가 된 연리목이 신비스럽다

 

 

 

   검붉은 화산송이가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내는 산책길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여유롭게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숲 안쪽에는 '새천년나무'로 명명된 수령 800년이 넘은 오래된 거목과 두 나무가 자라면서 하나로 합쳐진 연리목이 있다.

 

   무엇보다 지명도에 비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이 아니어서 혼자 호젓하게 걷기 좋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흐린 날에 걷는 것이 오히려 더 운치 있다. 비자림은 언제 어느 때 가도 좋은, 제주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힐링 트래블' 1번지이다.

 



 

동부 지역 오름의 여왕,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 오르는 길에 바라본 용눈이오름

다랑쉬오름 오르는 길에 바라본 용눈이오름. 유려한 곡선미가 돋보인다

 


 

 제주 동부 지역 힐링 트래블을 논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오름이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제주 여행의 마지막은 이 오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이른바 숨은 아이콘으로 오름에는 제주의 자연과 삶, 역사, 문화가 모두 담겨 있다.


  제주에는 약 386개의 오름이 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 정확한 개수는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먼 옛날 화산이 폭발하면서 함께 생성된 작은 화산체인 오름은 제주도 전역에 퍼져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동부 지역에 유명한 오름이 많다. 동부 지역을 대표하는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 '오름의 랜드마크'라고 불릴 정도로 제주도에서도 손꼽히는 오름이다. 비자림과도 가까워 코스로 묶어서 다녀오면 좋다.


  멀리서도 우뚝 솟은 모습이 위엄 있어 보이는 다랑쉬오름은 동부 지역 오름들 중 가장 높은 키(382.4m)를 자랑한다. 정상부에 오르면 지표면에 올록볼록 솟아난 수많은 오름이 한눈에 잡히며 저 멀리 한라산까지 내다보인다. 정상부에 움푹 파인 분화구는 감탄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그 넓이와 깊이가 한라산 백록담과 맞먹을뿐더러 분화구 둘레를 걷는 데만도 30여 분이 소요될 정도다. 먼 옛날 이 분화구를 통해 시뻘건 용암과 화산 가스, 각종 쇄설물이 터져 나왔을 것을 상상하면 아찔해진다. 무시무시한 화산이 지금은 이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변모했으니 자연이 지닌 양면성에 새삼 놀라게 된다.

 

 

 

낮은 언덕처럼 보이는 아끈다랑쉬오름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보는 다랑쉬오름

[왼쪽/오른쪽]낮은 언덕처럼 보이는 아끈다랑쉬오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다 / 용눈이오름에서 바라보는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15~20분 정도면 정상부에 닿을 수 있다. 탐방로 경사면이 가팔라서 쉬엄쉬엄 가는 것이 좋다. 다랑쉬오름이 다소 벅차다면 오름 둘레를 도는 탐방로를 따라가거나 바로 맞은편에 있는 아끈다랑쉬오름을 올라보자. '아끈'은 제주 방언으로 '작은'이란 뜻. 풀이하면 작은 다랑쉬오름이 된다. 낮고 편편해 보이는 작은 언덕 같은 아끈다랑쉬오름은 아래서 보는 것과 달리 올랐을 때 만나게 되는 풍경이 반전을 이룬다.  

 

  다랑쉬오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용눈이오름은 오르기가 쉬워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좋다. 오름을 오를 때에는 한 걸음씩 높이 올라갈 때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달라지니 앞만 보고 가기보다는 간간이 뒤를 보며 한 템포씩 쉬어가야 제맛이다. 다랑쉬오름에 있는 탐방안내소에서는 자전거도 대여해준다. 도보여행자라면 자전거를 타고 다랑쉬오름, 용눈이오름, 비자림까지 엮어도 훌륭한 힐링 트래블 코스가 된다.

 

 

힐링 트래블을 위한 아지트, 온더로드 게스트하우스

 

 

 

여행책과 소품들이 가득한 온더로드 내부편안한 잠자리로 꾸며진 여자 도미토리 룸 내부

 

 [왼쪽/오른쪽]여행책과 소품들이 가득한 공용 공간 / 편안한 잠자리로 꾸며진 여자 도미토리 룸

 


 

  비자림에서 5분 거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온더로드(On the Road)'는 힐링 트래블을 위한 아지트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비자림 가는 길목, 동쪽 일주도로변에 있는 온더로드 게스트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길 위'에 놓여 있다. 게스트하우스 건물 앞에 서면 온더로드란 이름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뚜벅이 여행자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어 차 없이 다니는 이들에게 편리한 숙소이다. 시외버스 동일주노선을 타고 평대초등학교 앞에 내리면 바로 뒤편에 게스트하우스가 자리해 있다.


  온더로드는 '여행 중'이란 또 다른 뜻도 있다.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여행을 계속하는 곳'이 이 집의 모토다. 주인장도 손님도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이다 보니 언제나 여행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숙소 구석구석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여행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부분 주인장의 여행 기록과도 같은 소박한 기념품들이다. 자신의 추억을 공유하고자 하는 게스트들이 기증한 여행 기념품들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주인장이 상시 게스트들과 함께 오름을 오르고 있어 특히 차가 없는 뚜벅이 여행자라면 한번 눈여겨볼 만하다. 오름 투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예약할 때나 가기 전날 신청하면 된다. 보통 오전 중에 다랑쉬오름이나 용눈이오름을 다녀오며 구좌읍 밖의 오름 탐방도 계획하고 있다. 때때로 오름 대신 비자림을 가기도 한다.


  게스트하우스는 2012년 7월에 문을 열어 시설이 깨끗하고 깔끔하며 모든 방에 2층 침대가 갖춰진 도미토리로 이뤄져 있다. 총수용 인원은 13명. 내 집 같은 아늑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입실 시 침대 시트와 베갯잇, 수건을 제공하며 남녀 분리된 샤워실에는 샴푸와 치약을 비롯한 각종 세면도구가 갖춰져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침에는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토스트와 과일, 커피, 주스가 준비되며 셀프로 운영된다. 1인 2만 5,000원

 

 

여행정보

 

1.찾아가는 길

 

* 자가운전

제주국제공항 → 용문로 → 월성사거리에서 시청 방면 우회전 → 오라오거리에서 좌측 9시 방향 → 서광로 → 동일주도로 → 평대초등학교 사거리에서 우회전 → 비자림

* 대중교통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동일주 노선 버스를 타고 평대초등학교에서 내리면 비자림행 읍면 순환 버스로 갈아탈 수 있다. 다랑쉬오름은 이곳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10분 정도 걸린다.

 

2.맛집

평대해녀촌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 생선조림, 고등어구이 / 064-782-5020
연미정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 해물탕, 생선회 / 064-784-8856
다시버시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 묵은지고등어조림 / 064-783-5575

 

3.숙소

마리의 당근밭 :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 064-782-1273

빌레트의 부엌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 070-4406-3255

미쓰 홍당무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 070-7715-7035

 

<출처> 2012. 12. 24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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