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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여행기 및 정보/- 남해

경남 통영 장사도 : 봄이여 언제 오시렵니까, 동백섬의 수줍은 기다림

by 혜강(惠江) 2012. 2. 14.

 

경남 통영 장사도   




 

  한려수도에 안긴 작은 섬 장사도가 새로 태어났다. 주민들이 섬을 떠난 지 20여년 만이다. 거제도에 외도 보타니아가 있다면 통영에는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가 있다. 현대판 공도정책(空島定策)이던가. 섬을 비우고 단장하는데 10여 년이 걸렸다. 한때 14가구 80여명까지 주민들이 살던 장사도의 새 이름, 새 모습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로 떠나보자.

 



길게 뻗은 뱀을 닮은 섬, 잠사도? 장사도!

 

 

 


[왼쪽] 하늘에서 내려다 본 장사도. 총면적 약 390만㎡

(약 11만8000평), 해발 108m. 폭 400m에 길이가 1900m

로 길게 뻗은 모양이 뱀과 닮았다고 ‘진뱀이섬’이라고도 불

렸다. 한때 14채의 민가에 83명의 주민이 살았었다. 지난해

1월  장사도해상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장사도해상

공원>[오른쪽]여인상. 소덕도와 대덕도를 바라보고 있다 
 

 

* 중앙광장을 지나 섬의 북서쪽을 잇는 무지개다리로

향하는 길.  한려수도를 바라보는 온실과 죽도 등이

펼쳐진다 



  거제도에서 더 가깝지만 장사도는 통영시 한산면 소속이다. 통영과 거제도에서 장사도로 향하는 배가 출항한다. 도남동 통영항에서는 40여분, 거제도 가배·저구·대포에서는 10~20분 정도 걸린다. 폭은 400m인데 길이가 1900m다. 위아래로 길쭉한 모양이 긴 뱀을 닮았다고 ‘진뱀이섬’이라고 불렸다. ‘진’은 ‘길다’는 의미의 경상도 방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다란 섬의 형상이 누에와 비슷하다고 ‘늬비섬’ 또는 ‘잠사도’라고도 불렸다. ‘늬비’는 경상도 방언으로 ‘누에’를 뜻한다. 잠사도라고 불리던 것이 장사도로 변형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작은 외딴섬에 사람이 처음 살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 섬 한켠의 장사도분교는 언젠가 이곳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이 있었음을 증명한다. 10여 년 동안 섬 전체를 꾸미는 동시에 장사도에 머물던 주민들의 흔적 역시 살려두어 옛날 섬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 장사도해상공원 입구선착장에 도착했다. 대부분 섬은 들고 나는 선착장이 같은데 장사도는 입구와 출구가 다르다. 섬 곳곳에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있지만 그래도 제때 뭍으로 가고 싶다면 입구에서 안내지도 하나 챙겨두자. 참, 장사도는 입도비가 있다는 점도 알아두자. 대부분의 섬은 배삯에 약간의 입도비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장사도의 경우 선착장에 내리면 입도비를 따로 내고 들어서야 한다.

  따뜻한 남쪽나라의 외딴 섬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가 사람들을 반긴다. 섬 초입에서 챙긴 탐방안내도를 보면 지도와 함께 탐방코스가 나와 있다. 대부분 초행길일터. 지도를 들고 찬찬히 걸어보자. 동백나무 그늘에 안겨 올라서자 벌써 입구선착장이 내려다보인다. 장사도에 자생하는 동백나무가 10만 그루나 된다고 하니 거제의 동백섬 지심도와 겨뤄도 부족하지 않을 성 싶다. 걷기 좋게 포장된 길이라 남녀노소 모두에게 무리없다. 중앙광장에 들어서자 탁 트인 바다를 배경으로 여인 조각상이 반겨준다.

  중앙광장에서 한 숨 돌렸다면 바다와 마주한 온실을 왼쪽에 두고 무지개다리로 향하자. 다리를 건너기 전 오른쪽 샛길로 이어진 장사도분교에도 들러보자. 지금은 분재원으로 꾸며져있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달팽이·승리·다도전망대로 향한다.



섬 전체가 한려수도 전망대

소덕도·대덕도·매물도·죽도·비진도가 한눈에

 

 




[왼쪽] 무지개다리위를 지나 장사도 서북쪽 전망대를

향하다 뒤돌아 본 풍경. 붉은 다리는 장사도의 랜드마

(?) 무지개다리다. 금방 지나온 온실과 학습관은 물

바다에 안긴 소덕도와 대덕도 그리고 매물도까지

펼쳐진다 [오른쪽] 섬 주민들이 살던 집은 ‘섬아기집’

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 선인장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들을 볼 수 있는 온실

옥상산책로와 내부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섬의 북서쪽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승리전망대가 기다리고 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 같은 죽도를 필두로 비진도와 용초도, 한산도까지 펼쳐진다. 보석처럼 박힌 섬들이 한려수도 물길을 밝힌다. 저 멀리 뾰족 솟은 통영 미륵산까지 보인다. 1592년(선조25), 이순신 장군은 비진도와 용초도 근처를 지나 이곳 장사도, 가왕도, 병대도를 경유해 옥포해전에 나섰다. 임진왜란 해전 최초의 승리였다.   

  전망대를 보고 돌아오는 길은 무지개다리 아래, 장사도의 옛 모습과 공원 조성과정 등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다. 다리를 지나 중앙광장에서 바라보던 온실로 향한다. 온실 위 옥상을 걸으며 바라보는 바다는 물론 온실 내부에서 큰 유리를 사이에 두고 바다를 바라보는 선인장과 풍란도 눈길을 끈다.

  저 아래 너와지붕을 따라가니 섬아기집이 나온다. 섬주민들이 살던 집이란다. 부엌 아궁이며 너와지붕에서 조용한 섬마을 정취가 묻어난다.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학습관을 지나 미로정원으로 향한다. 아쉽게도 수리중이다. 다시 뒤돌아서서 동백터널길로 향한다. 이름처럼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60m 가량 이어진 붉은 동백은  벌써 피고 지기도, 꽃망울을 품고 있기도 하다. 개화시기에 따라 춘백(春柏), 추백(秋白), 동백(冬柏)으로 나뉘는 동백(冬柏). 장사도의 동백은 진정 동백인 것일까. 이곳의 동백은 3월에 만개한다. 붉은 동백꽃으로 방울방울 물든 이 터널을 지나갈 수 있을까.

 

 

 



* 동백섬 장사도. 이름 그대로 겨울에 핀다는 동백(冬柏). 이

겨울, 장사도에서는 거짓말처럼붉은 동백이 활짝 피고 진다.

 

                           

 


 

[왼쪽] 한려수도를 배경으로 펼쳐진 야외공연장. 봄이

되면 진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오른쪽] 메일로드.

청마 유치환과 이영도 선생의 시비 뒤로 자리빨간 우

체통. 사랑은 한려수도를 따라 오련가!


 

  꽃송이째 떨어지는 동백꽃은 그 모습이 눈물방울 같다. 옛날 인근의 거제도 전역은 동백으로 가득했단다. 유배당한 이들이 동백의 낙화 모습이 목이 잘리는 것 같아 없앴다고 전해진다. 동백터널을 빠져나오면 화장실이 기다리고 있다. 그 옆으로 멋들어진 야외공연장이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정기적으로 공연이 진행되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두자. 

 다랭이논처럼 꾸며진 객석의 맨 위로 올라오면 메일로드와 닿는다. 청마 유치환의 <행복>과 여류 시조시인 이영도의 <황혼에 서서>가 앞뒤로 새겨진 시비와 함께 우체통이 놓여있다. 통영 시내에도 청마거리가 있건만 외딴섬 장사도에서 청마를 만나는 것은 또 다르게 새롭다. 통영여중 국어교사로 근무하던 유치환은 홀로 된 가사교사 이영도에게 매일 같이 연서를 보내 구애했다. 이쯤 그의 시 <행복> 한 구절 들어보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중략)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시를 읽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면 얼른 적어 옆의 우체통에 넣어두자. 원하는 날짜에 배달 된단다. 한려수도 물길을 타고 흘러가는 마음이 편지의 주인공에게 닿지 않을까. 편지까지 쓰고 나면 시간이 부족할지 모른다. 부지런히 부엉이전망대와 수생식물원, 클레마티스정원까지 살펴보자. 일직선상에 있는 이들은 구경하고 부엉이전망대로 다시 돌아 나와야 한다. 꽃이 피기 전까지는 휑한 느낌을 감출 수 없을 듯 싶다.


 


[왼쪽] 섬의 모양이 여인의 누운 모습과 닮았다고 미인

도라 불리는 소지도. 미인도전망대에서 바라본 소지도
[오른쪽]
출구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 허브 가든 뒤

바다로 유람선이 들어오고 있다. 장사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남짓이다.

 

 

   관리사무동이면서 식당을 겸한 누비하우스를 지나 미인도전망대로 향하자. 소덕도와 대덕도를 필두로 소매물도와 매물도, 가약도,국도,소지도까지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대덕도 뒤편으로 보이는 섬이 바로 소지도. 소지도는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미인도라 불린다. 미인도가 잘 보이는 곳이라 미인도전망대다. 오똑한 콧날이며 볼록한 가슴이 영락없는 여인이다.   

  이제 부지런히 출구선착장으로 향하자. 맨발공원과 허브가든을 지나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해발 100m 안팎의 섬이지만 내려가는 길이 약간 가파를 수도 있겠다. 우회도로가 있으니 관절이 좋지 않다면 그쪽을 이용하자. 출구선착장으로 내려서는 길, 저 멀리 장사도를 향해 달려오는 유람선이 보인다. 헤어질 시간이다. 장사도여, 봄이 오면 한려수도 물길 따라 동백꽃을 보내주련가.

 

여행정보

▶교통

배편
  통영시 한산면 장사도에 가기 위해서는 통영과 거제에서 유람선을 이용해야 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통영IC로 빠져나와 도남동에 자리한 통영유람선터미널(055-645-2307)에서 장사도행 유람선을 타면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거제시 동부면 가배항(055-645-0070)과 남부면 저구항(055-632-4500) 그리고 대포항(055-633-9401)에서는 10~20분이면 닿는다.

  요금은 통영에서 주중 2만1000원, 주말 2만2000원. 거제 가배항과 대포항(대·소병도 경유) 1만6000원, 저구항 1만5000원. 유람선 운항시간은 통영에서는 평일 2회(11:00, 14:00), 주말 4회(10:00, 11:00, 13:00, 14:00) 운행. 거제 가배항 주중 1회(14:00), 주말 2회(11:00, 14:00), 저구항 2회(10:30~11:00, 13:30~14:00), 대포항 2회(10:00, 13:30). 유람선 운항은 유동적이니 반드시 전화로 미리 문의 할 것.

  찬찬히 장사도를 한바퀴 돌아보는데 주어진 시간은 2시간. 타고 온 유람선을 타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장사도 입장료는 1만원. 통영에서 들어올 때는 8500원. 문의,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 055-633-0362, www.jangsado.co.kr

▶숙식

  아쉽지만 장사도에서 숙박은 불가능하다. 통영이나 거제에서 숙박을 해결해야 한다. 너무 아쉬워하지 마시라. 장사도 내에 자리한 카페테리아에서 차 한잔을 즐길 수도 있고 누비하우스에서 멍게비빔밥과 해초비빔밥 등도 맛볼 수 있다. 오는 3월 이후 오픈할 예정이다.

 

 

<출처> 2012. 2. 9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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